[독서-1687] 피크 코리아 - 한국을 리디자인할 대개조 개념설계

피크 코리아 - 도약과 추락의 갈림길에 선 한국을 리디자인할 국가 대개조 개념설계
백우열 지음 / 현암사 / 2025년 12월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피크 코리아"는 한국 사회를 둘러싼 막연한 불안과 위기감을 감정이 아닌 구조의 언어로 정리해 준다. 한국의 몰락을 예언하는 비관론도, 여전히 잘나간다는 자기만족적 낙관론도 아니다. 오히려 이미 한 번의 정점을 찍은 국가가 어떤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지, 그리고 그 이후를 대비하지 못할 때 어떤 균열이 발생하는지를 차분하게 해부한다.

K-팝과 K-드라마, 방산과 제조업, 반도체와 민주주의까지, 한국이 글로벌 탑10 국가로 불릴 수 있는 근거를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 양 측면에서 정리한다. 이 부분을 읽다 보면 한국 사회가 쌓아 올린 압축 성장의 밀도가 얼마나 이례적인지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 성취가 오히려 현실 인식을 흐리는 ‘국뽕’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초저출산과 초고령화,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정치 양극화, 성장 둔화, 국방 자원의 약화는 각각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증폭시키는 구조적 연결고리로 제시된다. 인구 구조 문제는 모든 영역을 관통하는 근본 변수로 다뤄진다. 합계출산율 0.78이라는 수치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청년 세대가 미래를 설계할 수 없는 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로 해석된다. 노력해도 계층 이동이 어렵다는 체념, 집과 교육과 일자리가 삶의 전부가 되어버린 현실이 출산과 결혼을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로 만든다.

한국 사회 다수는 중도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정치 과정은 극단적 소수의 목소리에 의해 좌우된다는 지적은 현재의 피로한 정치 풍경을 정확히 짚는다. 민주주의는 형식적으로 작동하지만, 국가 운영 시스템으로서의 효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역설은 불편하지만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를 개인의 정치 무관심이 아니라 제도 설계의 실패로 설명하며, 중도로 수렴할 수밖에 없는 정치 구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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