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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쁜 딸입니다 ㅣ 라임 청소년 문학 65
파스칼린 놀로 지음, 김자연 옮김 / 라임 / 2024년 5월
평점 :
"나는 나쁜 딸입니다"는 책의 표지와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색깔로 전개되는 이야기에 잔잔한 감성 스토리를 기대했지만, 그 속에서 가정 폭력에 대한 비명과 절규를 듣게 되었다.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가정 안에, 말할 수 없는 폭력이 자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어른들의 다툼과 폭력은 무방비 상태인 아이들에게 음식 썩은 냄새처럼 고약하게 다가간다.
이야기마다 색깔로 표현된 부분들이 신선하게 다가왔지만, 중간까지 읽으면서는 이야기의 맥락을 잡기 힘들었다. 그러나 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야, 나는 이 이야기가 가정 안에서 반복되는 폭력에 대한 상처와 아픔을 다루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은 일이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것만 같았지만, 가정이라는 사각지대에 놓여 도움의 손길이 닿지 못하고 있다.
한 때는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며 오랜 시간 행복할 것이라 믿고 결혼한다. 결혼 후 함께 살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좋은 모습 뒤에 숨겨진 허물과 단점들이 서서히 고개를 내민다. 사랑한다고 말하며 서로를 위해주던 그 순간들이 점차 사라지고, 현실 속의 갈등과 폭력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책 속의 이야기는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주인공은 부모의 다툼 속에서 언제나 두려움에 떨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어른들의 싸움은 끝이 보이지 않았고, 아이의 마음은 점점 어두운 색깔로 물들어 갔다. 주인공은 그런 상황 속에서 자라며 '나쁜 딸'이 되어버렸다고 자책한다. 그러나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독자는 그녀가 나쁜 딸이 아니라, 그저 어른들의 문제 속에서 상처받은 피해자임을 깨닫게 된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가정 안에서도 끔찍한 폭력이 자행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했다. 이 책은 우리에게 가정이라는 사각지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상처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게 한다.
#청소년 #문학 #가정폭력 #나쁜딸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