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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배매아 지음 / 고유명사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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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책 표지에 있는 한 여자의 얼굴 사진이 인상적이다.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눈빛이 이 책의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했다. 한 인간의 삶은 피아노 오선지에 음표를 그리듯 나무에 새겨진 나이테와 같이 정해지지 않는 무늬를 그린다. 동일한 시간의 흐름에 서있지만 그 가운데 느끼는 감정과 반응은 저마다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책은 그림자와 실체, 기억과 현실 사이의 어두운 공간을 탐구한다. 삶의 복잡성과 감정의 다양성 속에 나타난 주인공들의 삶을 뚜렷하지 않는 무늬와 같은 결로 표현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친구의 죽음과 같은 상실을 겪으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그 슬픔과 상실에 대처한다.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기억과 공간에 머무르며 삶을 공유해 나간다.
주인공은 상대방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한다. 타인에게 비친 자신의 모습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면서 일그러진 형상이 아니라 뚜렷하게 존재함을 확인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한계와 부족함을 인정하고, 내면의 갈등과 번민 속에서 변화와 성장을 하게 된다. 주인공들은 서로를 통해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자아를 발견하며, 자신과 타인 사이의 관계에 대한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감정과 기억, 연결과 상실에 대한 사유를 통해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낯설면서도 한편으로 익숙함을 주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사람과 사물, 현재와 기억, 실재와 환상의 교차점을 섬세하게 탐구한다. 우리의 삶과 인간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자신의 감정과 연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