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나는 누구인가 과학과 사회 12
미셸 세르.실비 그뤼스조프 외 지음, 이효숙 옮김 / 알마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누구인가?"라는 실존적인 질문에 대한 궁금증에서 이 책을 선택해서 읽어보았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있어 실망감도 있었지만 정체성이 나를 알기 위해 필요한 하나의 속성임을 알게 되었다.



내 몸을 구성하는 부분에서 어디까지 뜯어내도 나라는 정체성이 유지되는 것일까? 불의의 사고로 팔 하나 혹은 다리 하나를 잃었다고 해도 나라는 정체성은 바뀌지 않는다. 이빨을 모두 임플란트로 교체하고 주요 관절뼈를 인공뼈로 교체하여도 정체성에 타격을 받지는 않는다. 그렇게 진행해 나간다면 뇌를 제외한 모든 신체기관을 대체하여도 나라는 자의식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일까? 뇌를 구성하고 있는 뉴런, 신경전달물질, 전두엽, 해마까지도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뜯어내어야 나라는 자의식과 정체성에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일까?


태어난 날짜와 장소, 성별, 이름이 나라는 존재를 나타내는 속성일까? 성격과 꿈, 취미, 취향 등이 나를 타인과 구분시켜 주는 것인가? 주민등록증, 여권과 같은 신분증은 나를 식별해 주는 정보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나를 말해주지는 않는다. 신분증은 나에 관련된 주요한 정보가 요약되어 있는 것뿐이다. 홍채나 지문들도 생체적인 구별을 해주는 수단일 뿐이다. 



하나의 개인에게 도달하기까지 인간의 모든 분류의 교차점을 충족해 가면 나에 도달할 수 있을까? 특정한 연월일에 태어났으며 남성이며 키와 몸무게, 혈액형, 졸업한 학교, 소속된 공동체, 근무하는 회사... 등 무수히 많은 분류의 속성들을 정의해 나가면 언젠가는 유일한 하나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나를 말해 줄 수 있을까?



한 사람의 정체성은 감추어져 있다. 내재된 인격은 말과 행동을 통해서 세상에 보인다. 태어나서 두 살이 되기 전에는 인간 발달에 필수적인 행동인 모방을 거친다. 그러다가 2세쯤 되면 엄마와 상호작용을 통해 거울 속에 자신을 보며 자의식을 알게 된다. 그리고 6세까지 자신의 생각을 타인의 생각과 비교하며 시뮬레이션 하는 것을 배운다. 자신의 정신세계와 타인의 정신세계를 비교하면서 어떤 점이 동일한지 어떤 점이 다른지를 구분한다.



우리가 생각을 바꾸면 신경세포들 사이의 신경 임펄스의 흐름이 바뀐다. 사는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정체성의 변화와 자기인식의 변화의 기초가 되는 자신의 이야기에 따라 신경세포 회로들이 재편된다. 


"정체성은 분명한 의미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는 종합적인 가치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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