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10년 동안 살아온 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옮기게 되어서 이삿짐을 정리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익숙해져 있고 불편한 것이 없어서 더 오랜 시간 있으려고 했는데 아내와 아이들 학교 문제를 생각해서 급하게 이사를 결정했습니다. 며칠간 짐 정리를 마치고 나니 이제야 마음의 여유가 생기네요. ㅎㅎ
행복한 청소부
독일의 거리에 있는 표지판을 청소하는 청소부가 있습니다. 매일 유명한 작가와 음악가 들의 이름이 담긴 표지판을 청소하는 것이 일입니다. 표지판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날마다 같은 일을 반복합니다.
자신의 직업을 소중히 여기고 애착을 갖고 거리와 표지판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아이의 질문을 시작으로 청소부는 그 거리의 표지판에 적혀있는 이름에 대하여 아이만큼도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명한 사람들의 이름을 늘 대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그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자세를 바꿔보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글루쿠 - 모차르트 - 바그너 - 바흐 - 베토벤 - 쇼팽 - 하이든 - 헨델
일을 마치고 집으로 와서 표지판의 이름을 종이에 써보았습니다. 그리고는 그들에 대한 책도 읽고 음악회도 가고 오페라 공연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녁엔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오래전에 죽은 음악가들과 좋은 친구가 되어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 같이 대했습니다.
괴테 - 그릴파르처 - 만 - 바흐만 - 부슈 - 브레히트 - 실러 - 슈토름 - 퀘스트너
음악가에 대해 자신이 생기자 이제는 작가들의 이름을 종이에 썼습니다. 그리고는 도서관에 가서 작가들이 쓴 책들을 빌려서 열심히 보았습니다. 어려운 단어와 표현도 있었지만 여러 번 반복해서 이해될 때까지 읽었습니다. 책 속에 이야기들에 담겨 있는 글들을 읽고 있으니 음악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