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 경고

   이렇게 어설픈 프로포즈가 있을까. 계약하지도 않은 조그마한 아파트로 여자친구를 불러내 꽃 한 다발 내밀며 "사랑해. 나랑 결혼해줄래?" 어쩌면 수줍고 어색하고 어설픈 그의 동작들이 한데 어우러져 자연스러움을 자아냈는지도 모르지. 너무 형식적이고 딱딱한 프로포즈보단 훨씬 낫잖아.

  그렇게 우리는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먼저 방송국에 취직해 자기 일이 있는 이 여자는 나를 위해 도서관에도 함께 와 공부도 해줬습니다. 그녀는 책을 보고, 나는 사법시험 공부를 하고. 옆에서 책을 읽다 잠든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렇게 공부를 해서 나는 사법시험을 합격했고,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맘좋은 변호사가 되리라 다짐했습니다. 결혼 후 들어갈 집에 들여놓을 가구를 보기 위해 그녀와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난 너무나 바빴습니다. 그래서 그녀 먼저 가라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가기 싫어하는 그녀를 백화점으로 먼저 보낸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그것이 그녀와의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는 너무나 어설픕니다. 덩치는 커가지고 하는 짓은 완전 미련 곰탱이. 그는 산도 잘 못타고, 움직이기를 싫어합니다. 꼼지락꼼지락. 그래가지고 나랑 어떻게 함께 살아가려고. 그치만 이런 그가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그날은 그와 만나 백화점에 가기로 했던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너무나 바빴어요. 먼저 가라는 말이 왜 그리 서운했던지 하지만 별 수 있어요? 먼저 백화점에 가 가구를 쭉 둘러보고는 백화점 커피숍에 앉아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 줄 선물을 포장하던 그때, 일이 터졌습니다. 갑자기 땅이 흔들리고 우르릉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어두컴컴해졌습니다. 백화점 안이 너무나 더워 이상하긴 했지만 이런 일이 생기니 더더욱 이상했습니다. 그리고 한참 뒤 난 깨어났습니다. 백화점이 무너졌습니다. 난 어딘가에 깔려있었고 두 다리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울지 않았습니다. 침착하자. 무너진 벽 너머에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녀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나는 잠이 들었습니다.

  너무나 무서웠어요. 나는 백화점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갑자기 쿵 소리가 나더니 무너지고 나는 어딘가에 갇혀있었어요. 너무나 무서웠어요. 그런데 옆에 어떤 언니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어요. 보이지는 않았지만 언니와 대화를 하며 많이 기분이 나아졌어요. 그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언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어요. 그렇게 언니는 나를 두고 갔습니다.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들. 이제는 사진 한 장에 담겨 있다. 이렇게 웃던 너는 냉정하고 사무적인 검사의 모습이 되어있고, 나는 네 곁에 없다.



* 우리가 신혼여행을 떠날 곳이야. 지도를 그리고 사전답사를 하며 사진을 찍고 함께 느낄 그 감동들을 연필에 담아 전해. 이 길을 걸으며 나는 너를, 너는 나를 생각해.

  영화는 실제 있었던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고,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진 그들을 위해 슬퍼했다. 울부짖고, 땅을치고, 기절했다. 어제까지, 조금전까지 나와 함께 있던 그가, 그녀가 이제 더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니.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남은 자의 삶은 너무나 가혹하다. 언제나 해맑게 웃던 그의 얼굴은 이제 더 이상 인간미를 찾아 볼  수 없는 차가운 모습의 검사로 변해버렸다. 어느날 배달된 한 권의 다이어리. 민주와 현우의 신혼여행. 피로 얼룩져 더러워진 다이어리. 그렇다. 그녀는 날 위해 십년 전 그날 이걸 포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가르쳐준대로 이제 그녀 없이 나는 홀로 뒤늦은 신혼여행을 떠난다.

   곳곳에서 그녀의 목소리와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가을날의 단풍과 작은 개울가에 졸졸 흐르던 빛 머금은 맑은 물, 바람소리, 새소리, 언젠가 그녀와 함께 와봤던 이곳에서 나는 다리 아프다고 툴툴 댔었다. 민주야. 너를 보낸지 십년이건만 아직 너의 목소리가 생생하다. 그녀가 안내한 뒤늦은 신혼여행길에 나는 한 여자를 만났고, 그녀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네가 나에게 보내준 사람이려니 싶다. 이런 인연이 있을까.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낸 자는 눈물로 하루를 보내고, 떠난 자는 말이 없다. 영화는 가을날의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여줬지만, 그 아름다움 때문일까, 사고로 이제 이 곳에 남아있지 않은 그녀와 이곳에 남아 괴로워하는 그의 모습은 더욱 아프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너와 함께 보고, 또 아름다운 숲길을 너와 함께 거닐어야 하는데. 난 홀로 이곳에 발을 디딘다. 한 걸음 두 걸음. 너를 떠올리며. 잔잔하게 가슴을 울리는 영화다. 장난치며 좋아하던 두 사람의 과거를 엿보며 웃다가도, 이내 다시금 현실로 돌아와 홀로 남은 자를 대신해 눈물을 떨군다. 울었다 웃었다 울었다 웃었다. 그칠만 하면 또 터뜨리고, 또 터뜨리고. 사랑은 멈췄지만 그리움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 영화엔 나오지 않은 장면이지만 참 아름답다.
   이런 곳에 말 없이 서로에게 등을 기대고 자연을, 너를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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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1-11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풍경이 아름다운 영화였어요. 설정은 어설펐지만...

이잘코군 2006-11-11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거기에 푹 빠져서 봤어요.

하늘바람 2006-11-12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유지태 좋아하는데^^

이잘코군 2006-11-12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유지태도, 김지수도 좋아해요. 그래서 봤어요.
 



 * 스포일러 경고

  이런 영화가 있을까 싶다. 대사는 거의 없고, 영화는 온통 나레이션으로 일관한다. 정말 예의 없다. 관객에 대한 예의. 이러면 재미 없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걸까. 극중 벙어리로 나오는 킬라 신하균 만큼이나 관객도 하고팠던 말들을 나레이션으로 대신 하고 싶었던 걸까. 폼 무지하게 잡아보려고 하지만 폼 안잡히는 영화다. 이건 영화 주인공 신하균 또한 마찬가지다. 검정 가죽 자켓에 검정 선그라스 끼고, 심각한 표정 지으며, 똥폼 무지하게 잡아보지만, 어디 폼이란게 겉모습 번드르하게 꾸민다고 나오는건가. 사진으로는 폼이 나올지 모르지만 동영상으론 안나온다.

  인간백정 킬라 신하균. 그는  어찌하다보니 킬러가 되었고, 손에 칼잡고 폼 잡으며 이 세상의 예의 없는 녀석들만 찾아내 골라 죽인다. 정확히 심장을 찔러라. 단 한방에 단 한방에 해치우는거다. 주저없이. 머뭇거림없이 확실하게. 그래 1억만 모으면 된다. 1억이면 난 수술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젠장. 의사를 죽여야된다니. 별 수 없지. 허 이런 이녀석 약먹었네. 하지만 그래도 정확히 칼은 그의 심장을 향해 꽂힌다.



* 이런 어설픈 킬러 봤냐. 아무리 차려입고 폼을 잡아도 폼이 안나온다. 그런데 칼솜씨 하나는 일품이다.
   내꿈은 투우사. 투우사는 폼이 생명인데. 아 정말 가오 안나와.



* 이 여자. 도대체 어쩌자는걸까. 내가 어디가 그렇게 좋은걸까. 말도 못하고, 돈도 없고, 잘생기지도 않았는데. 아 실수. 돈은 있구나. 수술하려고 모아놓은 돈. 단, 나는 돈이 없어 보이는데.

  일이 끝나면 나는 가끔 분위기 있는 술집에 가 양주를 시키곤 말 없이(말을 못하는거다) 한잔 들이킨다. 그런데 꼭 나한테 추파를 던지며 추근덕거리는 여자가 있다. 이 여자 나한테 다가오더니 기습키스를 한방 날린다. 헙. 므으으읍. 그리곤 가버린다. 그런데 오늘은 다르다. 이 여자 우리집에 왔다. 그녀의 카리스마에 당할 수가 없다. 아예 우리집에서 살겠단다. 그녀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 아 난 이 여자 앞에서 너무 작아진다. 이렇게 하는게 아니란다.

 일이 틀어졌다. 나는 이제 죽게생겼다. 이런 젠장. 근데 죽기 전에 알게 되어 다행이다. 그녀의 나의 그녀였다는 것이. 사랑한다 말하고 싶지만 아 말이 안나온다. 그렇다. 나는 벙어리다. 혀 짧은 소리 내며 칼맞고 누워 피흘리며 마지막 한 마디 내뱉는다. 따. 라응. 햬.

  아 슬픈 영화다. 너무 하잖아. 예의 없는 녀석들만 숱하게 가슴에 칼 꽂는 장면 보여주다 결국 주인공까지 칼 맞고 죽고 어쩌자는거야. 아 슬픈 인생들이다. 그에게 죽임을 당한 자나, 죽은 그나, 그를 떠나보내야하는 그녀나, 이런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들이나. 아 정말 예의없어. 자 영화 끝났어. 나가. 빨리 나가. 팝콘은 왜 떨어뜨려 예의없게시리. 니들은 영화관에도 오지마. 다행이다 난 영화관에서 안보고 불법다운씨디로 봐서. 나도 참 예의없지. 돈 주고 봐야지 영화를 다운받아 보면 어떡해. 괜찮아. 예의 없는 영화니깐 나도 예의 없게 대한거야. 다 읽었으면 창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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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1-11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불법다운해서 보셨군요. 예의없는... ^^ 재미나게 읽었어요. 얼른 창 닫아야지. 안 그러면 예의없는 것들이라고 뭐라할라나~

이잘코군 2006-11-11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님은 예의있게 댓글도 달고 추천도 누르셨잖아요.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는 마치 학술 논문과 같은 냄새를 풍기는 제목, 마음에 든다. 이 영화는 17년 동안 여자 없이 살아온 두 남자에 대한 보고서다. 17년동안 여자 없이 살면 어찌되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춘기 남성과 중년 호래비 남성의 이야기라고나 할까. 여기서 '17년 동안 여자 없이'라는 말은, 아마도 '17년 동안 섹스 없이'라는 말과 동의어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그냥 순수하게 쓰여져있는 단어 그대로를 뜻한다면 이건 별 의미가 없어지잖아. 주변에 널린게 여자건만. 단 그들과 섹스를 하지 않았을 뿐.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이미 로맨틱 코미디 배우로서 모습을 보인 봉태규와 어쩐일인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점점 더 원숙하고 코믹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는 백윤식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 기대를 잔뜩 했건만, 영화는 그다지. 보는 내내 웃음은 떠나지 않았지만 아 이거 두 배우가 아니었다면 절대로 보지 않았을 그런 영화가 될 뻔 했다.  마치 코믹성인만화의 장면장면을 이어붙여 만든 영화같달까. 뭐 줄거리나 내용없는 만화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괜찮겠지만, 대개의 관객들은 이 영화에 그다지 많은 점수를 줄 것 같지는 않다. 어떤 기자는 이 영화를 두고 한국에서 이 정도의 야한 코믹물이 나왔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하지만, 글쎄다.



* 우비할배와 도끼소년? 이건 무슨 설정과 상황일꼬.



* 술 취한 그녀를 두고 우리 부자는 이렇게 잤다. 아들이 아버지를, 아버지가 아들을 믿지 못하는구나.

  영화는 아주 관객을 웃기려 작정을 하고 만들었다. 여기저기 웃음장치를 집어넣고, 그간에 개봉되었던 몇몇 영화들을 패러디하여 연속적으로 장면을 집어넣었다. '웃기는 영화'라고나 할까. 패러디의 대상이 된 영화들을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덜 먹히겠지만, 이 영화들은 많은 이들이 이미 본 영화인지라 과감히 패러디를 시도한 듯 하다. 새어머니를 맞이하느냐 아니면 며느리를 맞이하느냐, 그것도 아니면 아버지와 아들이 동서지간이 되느냐 하는 삼류저질불륜코미디영화라고 볼 수 있겠지만, 뭐 이런 불륜이니 뭐니, 인륜을 저버렸느니 이런거 다 떠나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뇌 비워놓고 웃을 수 있는 영화다. 단 뇌를 집에 두고 와야 한다. 가지고 오면 절대로 안된다. 많이 잘 웃었다는 것으로 만족하는 영화. 다른 볼거리, 생각거리는 찾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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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1-11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영화들은 야하거나,욕하거나,신사 숙녀였던 사람을 바보로 만들거나,더럽거나,극단으로 치닫거나...해서 아이들과 함께 보기가 어렵더군요. 어떤 영화든 아이들 손을 잡고 가서 볼 수 있게 무난한 수준으로는 만들 수 없는걸까요?
백윤식은 오래전 드라마 '서울의 달'에서 나왔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혹시 아세요?
채시라와 한석규,최민식이 아주 진지하게 연기해서 긴장감을 갖고 봐야하는데 백윤식과 윤미라가 긴장을 풀어주곤 했죠. 저 드라마 별로 안 보는데 10년도 더 지난 듯 한 드라마를 아직도 기억하는것 보면 인상이 깊었나봐요.

이잘코군 2006-11-11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과 보기엔 적절하지 않은 영화들이죠. 하지만 전 그런 영화들이 좋아요. 어떤 이의 삶의 현실에 천착해 그의 일상을 건드려주는 영화들이요. 아마도 그때 흐르는 눈물은 극중 누군가가 누군에게 차였거나, 버림받았거나 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인생이, 삶이 너무나 그 자체로 '슬픔'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백윤식은 서울의 달에 나왔었나요. 저도 그 드라마 재밌게 봤는데 왜 백윤식은 기억이 안나는지... 흠. 한석규랑 최민식만 생각나요. 채시라하구.

미미달 2006-11-11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이거 책 읽었었는데 완전 가볍고 웃겼던 기억이...
 



  생의 밑바닥까지 다 내려간 한 백인의 삶의 반전 영화. 지금은 유명해진, 그의 랩 가사가 너무나 노골적이고 적나라하고 직설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또 대놓고 언론에 나 누구랑 잤다 라고 이야기하고 다니고, 지네 엄마를 랩으로 까고 하지만, 또 그래서 그를 보는 시각이 편견에 사로잡혀있던 것이 사실이었지만, 2003년의 겨울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그랬다. 에미넴에게 푹 빠져버린 나머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마지막 엔딩 곡 Lose yourself 가 다 끝날 때까지. 그리고 극장을 나오며 그의 음반을 다 샀다. 1,2,3집 모두. 집에 오며 또 거리를 돌아다니며, 씨디플레이어엔 에미넴이 꽂혀있었고, 한동안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했다.



* 디트로이트의 버스에 백인청년이라.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 이곳에서 백인은 인종차별의 대상이다. 

  그의 희망은 분노에서 시작한다. 친구가 마련해준 무대 위 랩 맞짱대결에서 한 마디 말도 못하고 마이크를 놓아버린 그는 쪼다, 지 친구랑 동거하는 엄마에게 뭐라했다 욕먹고 쫓겨나고, 여자친구랑 헤어지며 임신했다길래 잘 곳조차 없는 몸에 유일한 차 한대 그녀에게 줘버리고, 나중에 알고보니 임신은 거짓말, 이미 차는 날아갔고, 새로만난 여자는 지 친구랑 붙어먹고, 나는 또 그걸 봤네, 한대 쥐어패줬네, 그러나 그날 밤 패거리에서 물씬 두들겨맞았네, 눈탱이 밤탱이 됐네, 어린 꼬마 여동생은 창문에서 보며 울었네, 내 인생이 왜 이래 한탄했네, 곁에 있는 친구라고는 버버덕대는 바보, 모두가 직업없는 한심한 인생, 인생이 그렇지 뭐, 뭣같지, 쌓일 대도 쌓인 분노는 무대에서 한 방에. 너희들 날 엿먹였겠다, 좋아 어디 한번 해봐, 나 이대로 안 죽어, 45초 랩으로 한번, 또 한번, 1분 30초 랩으로 막판 KO. 이게 바로 나야. 나야. 나 B 래빗 B 래빗.  



* 이게 바로 나야. 이게 바로 나야. 나 래빗, 래빗. B 래빗. 131 B 래빗.

  완전 양아치같은 이미지로 인식되던 랩퍼 에미넴이 이 영화를 통해 진실되게 보였다. 직업 연기를 하며 자신이 살아온 인생사를 보여주고, 암울했던 시기에서 벗어나는 재도약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 이렇게 힘든 세월을 보내 지금의 자리에 올랐구나. 너 양아치인건 그래도  사실이지만, 그래 너 많이 힘들었겠다 싶다. 분노는 그의 희망이다. 아무렇지 않은 상태로는 무대에 오를 수 없다. 나를 자극해달라. 나를 분노케해달라. 어디 한번 엿먹여주마. 작은 체구에 하얀 피부 자니 스미스. 나 무시하지마. 너 큰코 다쳐. 이 영화를 보며 시원함의 쾌락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이런 녀석이, 이렇게 당하기만 하던 녀석이, 모두가 보는 앞에서 일어섰기 때문이다. 쪼다에서 왕중왕이 됐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나야. 이게 바로 나야. B 래빗, B 래빗. 나는 누구? B 래빗.

  내 인생이 형편없어 보일 때 <8마일>을 보자구. 에미넴이 복수해줄 거라고. 나 무시하지마. 근데 누구에게 갈굼당한 것도, 별다른 금전적 문제도 없고, 그다지 삶이 뭣같지도 않은 지금 나는 왜 이 영화를 보며 이런 쾌락의 대리만족을 느껴야하는거지. 원인도 모르고, 이유도 모르고, 대상도 알 수 없지만 그래 시원했으면 그만 아니야?  오늘밤엔 리사오노와 안드레아 보첼리를 내려놓고, 에미넴을 들어야겠다. 자 play.

 Look.. if you had.. one shot,
or one opportunity
To seize everything you ever wanted..
in one moment
Would you capture it..
or just let it slip? Yo..

His palms are sweaty,
knees weak, arms are heavy
There's vomit on his sweater already,
mom's spaghetti
He's nervous, but on the surface
he looks calm and ready
to drops bombs,
but he keeps on forgetting
what he wrote down,
the whole crowd goes so loud
He opens his mouth
but the words won't come out
He's chokin, how?
Everybody's jokin now
The clock's run out,
time's up, over - BLAOW!

Snap back to reality,
OHH - there goes gravity
OHH - there goes Rabbit,
he choked He's so mad,
but he won't give up that easy nope,
he won't have it. he knows,
his whole back's to these ropes
It don't matter, he's dope
He knows that, but he's broke
He's so sad that he knows
when he goes back to this mobile home,
that's when it's back
to the lab again, yo, this whole rap shit
He better go capture this moment and
hope it don't pass him

(You better...) Lose yourself in the music,
the moment You own it,
you better never let it go (go)
You only get one shot,
do not miss your chance to blow
This opportunity comes once in a lifetime
(You better...) lose yourself in the music,
the moment You own it,
you better never let it go (go)
You only get one shot,
do not miss your chance to blow
This opportunity comes once in a lifetime
(You better..)

Soul's escaping,
through this hole that is gaping
This world is mine for the taking
Make me king, as we move toward a,
new world order a normal life is boring,
but superstardom's close to post-mortem,
it only grows harder
Homie grows hotter, he blows it's all over
These hoes is all on him, coast to coast shows
He's known as the Globetrotter
Lonely roads, God only knows
He's grown farther from home, he's no father
He goes home and barely knows his own daughter
But hold your nose cause here goes the cold water
These hoes don't want him no mo',
he's cold product
They moved on to the next schmoe who flows
He nose-dove and sold nada,
and so the soap opera
is told, it unfolds, I suppose it's old partner
But the beat goes on
da-da-dum da-dum da-dah

(You better...) Lose yourself in the music,
the moment You own it,
you better never let it go (go)
You only get one shot,
do not miss your chance to blow
This opportunity comes once in a lifetime
(You better...) lose yourself in the music,
the moment You own it,
you better never let it go (go)
You only get one shot,
do not miss your chance to blow
This opportunity comes once in a lifetime
(You better..)

No more games,
I'm a change what you call rage
Tear this motherfuckin roof off
like two dogs caged
I was playin in the beginning,
the mood all changed
I've been chewed up and spit out
and booed off stage
But I kept rhymin and stepped right in the next cypher
Best believe somebody's payin the pied piper
All the pain inside amplified by the
fact that I can't get by with my nine to
five and I can't provide the right type of
life for my family, cause man,
these God damn food stamps
don't buy diapers, and there's no movie
There's no Mekhi Phifer, this is my life
And these times are so hard,
and it's gettin even harder Tryin
to feed and water my seed plus,
teeter-totter Caught up
between bein a father and a primadonna
Baby momma drama screamin on her too much for me to
wanna stay in one spot,
another day of monotony has gotten me to the point,
I'm like a snail I've got to formulate a plot,
or end up in jail or shot
Success is my only motherfuckin option, failure's not
Mom I love you but this trailer's got to go
I cannot grow old in Salem's Lot
So here I go it's my shot, feet fail me not
This may be the only opportunity that I got

(You better...) Lose yourself in the music,
the moment You own it,
you better never let it go (go)
You only get one shot,
do not miss your chance to blow
This opportunity comes once in a lifetime
(You better...) lose yourself in the music,
the moment You own it,
you better never let it go (go)
You only get one shot,
do not miss your chance to blow
This opportunity comes once in a lifetime
(You better..)

You can do anything you set your mind to,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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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고독 2007-02-25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ose youself 저 노래 듣고 순간 숨이 멈추었다는....단 한번의 행운을 잡을 것인지 놓칠것인지....좋은 영화에 좋은 노래. ^^
 

  가슴이 답답하다. 무엇인지 모를 아무런 대상없는 불만과 짜증이 뒤섞여 왜, 어떻게, 쌓였는지도 모를 그 감정들을 다 어딘가에 한데 쏟아내고 싶은데, 내가 불만이 생긴 원인도, 짜증이 생긴 원인도, 쏟아낼 대상도 없다. 그저 막연히 '홀로있고 싶음'으로 요약하고 싶다. 나도 내 감정을 잘 모르겠다. 왜 지금 이런 꿀꿀하고 우울한 상태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아주 오랫만에 미니홈피 일촌들을 방문해봤다. 그동안 연락을 끊고 지냈던 사람들에게 아주 짧은 인사 메세지 남기고 왔다. 할룽, 안녕, 오랫만, 잘지내, 등의 별 의미 없는, 정말 짧고 의례적인 인사말들. 하지만 인사말이 무엇이건, 그간 뜸했던 누군가의 방문은 그 사람에게 반가운 일, 나에게도 반가운 일. 그들을 만나 병맥주 한 잔 기울이며 즐거운 수다를 떨고파졌다.

  조금이라도 내 가슴 속 구석탱이에 꾹꾹 눌러 찌그러져있는 녀석들을 뱉어내고자 또 아주 오랫만에 <8마일>이란 영화를 끄집어냈다. 두 시간 넘는 러닝타임에, 겉보기에 영락없는 바보같은 삼류인생을 사는 래퍼 에미넴의 역전 드라마랄까. 지 엄마는 고등학교 동창이랑 붙어먹었지, 남자 떠났다고 술마시고 울고불고 난리났지, 그게 나 때문이라지, 가엾은 어린 꼬마 여동생은 이 꼴을 매일 같이 보지, 사귀던 여자친구는 떠났지, 새로 만난 여자는 다른 친구녀석이랑 붙어먹었지, 나는 그 꼴을 봤지, 녀석을 한대 패줬지, 그리고 패거리에게 물씬 두들겨맞았지, 랩 맞짱을 떴지만 한소리 못하고 무대에서 내려왔지, 병신같은 내 친구는 지 거시기에 총을 쏘고 절둑거리고 있지, 지긋지긋한 트레일러, 갈데도 없는 내 한몸, 그러나 그러나, 볼짱 다본 인생 꾹꾹 눌러담은 내 감정 랩으로 한방에 날렸지, 복수를 해줬지, 시원하지.

  대상을 알 수 없는 불만가득과 짜증을 눌러담아 배설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8마일>을 볼때는 좀 나아진 것도 같다가 엔딩 곡 다 끝나고 나니 다시 되돌아온 기분이다. 해야 할 일은 산적해있고 하기는 싫다. 한달 넘게 쉬었던 밴드는 내일 3시에 잡혀있고, 나는 내일 연주할 곡 조차 들어보지 않았고, 악보는 당연히 그리지 않았고, 나가기도 싫고, 다음 주 수업준비도 하기 싫고, 수요일 부담스런 대학원 발제는 신경만 쓰이지 준비는 안하지, 스트레스는 자꾸 받고 꾸역꾸역 군것질 거리 입으로 집어넣고, 운동은 안한지 오래, 써야 할 리뷰는 한 가득, 글을 써도 맘에 들지 않고, 내 맘에 드는거 하나 없고. 이것이 지금 내 심정이라고나 할까.

  재밌다. 이거. 

O형+양자리(3월21일~4월20일)

성격: 어떤 일을 하더라도 현실을 잘 보고 신중을 기한 다음에 행동을 개시하는 O형+양자리는 더욱 적극성도 탁월하고 유연성도 있기 때문에 아주 이상적인 성격이라 할 수 있다. 리더의 자리를 주면 물을 만난 고기처럼 왕성하게 활동한다.

전체운: 안정보다는 변화와 자극을 추구하는 형으로 주거지도 평화롭고 고요한 마을보다는 사람과 자동차가 붐비는 도심의 한가운데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것은 O형에게 있어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강한 자극과 경쟁이 불꽃튀는 곳은 당신에게 파워를 전해주기 때문에 성공으로 좀더 빨리 다가갈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성공한 뒤에 자기도취에 빠지는 것은 자신을 다시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사랑운: 당신은 쉽게 뜨거워지고 쉽게 식는 사랑의 소유자다. 또한 직선적으로 예감적인 방향으로 질주하는 타입으로 성관계까지 빠른 속도로 변환한다. 당신은 방황기가 있는 20대에 결혼을 한다면 생활이 빨리 안정된다.그리고 가정의 분위기는 밝고 화려하게 꾸미는 것이 좋겠다. 또 한가지 자신보다 지적인 수준이 낮은 사람과 결혼을 하면 불행해질 염려가 있으니 주의하도록.

  재밌다. 정말 그렇다. 이런 내가 좋을 때도 있지만 이런 내가 싫을 때도 있다. 지금이 그렇다. 아 정말 알다가도 모를 놈이다 나는. 어쩌자는건지. 나 홀로 동굴 깊숙히 들어가 혼자 실컷 놀다 나오고픈 기분이다. 빨빨 거리고 돌아댕기며 동굴 속 박쥐랑 생쥐랑 거미랑 이런 녀석들이랑 놀다가 아 지루해, 다시 나가볼까, 뭐 이런 기분.

  지난 과거를 돌이켜보면 정말 그렇다. 이런 패턴의 반복이지 싶다. 3-4개월 단위로 이렇게 동굴에 들어갔다 나왔다 들어갔다 나왔다 반복하는 듯 하다. 한 곳에 꾸준히 머물러있는 성향이 아니다. 예전엔, 지금보다 더 어릴 땐, 난 한 자리에 앉아 뭔가를 꾸준히 하는 성실한 타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나에 대한 착각이었다. 난 한 곳에 있는 녀석이 못된다. 과거의 나에 대한 그러한 인식으로 나를 휘감아 스스로를 죄어왔기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나보다. 그때. 여전히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은 나에게 현재진행형이며, 지금의 나에 대한 인식도 나를 안 것이라 말 할 수 없다. 난 나를 아직 모르겠다. 그저 마음 가는대로 따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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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1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11-11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그럴때 있어요. 당장 해야할 일들을 내팽개쳐버리고 싶고,모든 상황이 귀찮고 특별한 일이 없어도 화가 나고..그런 감정의 기복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늘 겪는 상황이 아닐까 싶어요.곧 기분 전환이 될만한 뭔가가 생기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