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답답하다. 무엇인지 모를 아무런 대상없는 불만과 짜증이 뒤섞여 왜, 어떻게, 쌓였는지도 모를 그 감정들을 다 어딘가에 한데 쏟아내고 싶은데, 내가 불만이 생긴 원인도, 짜증이 생긴 원인도, 쏟아낼 대상도 없다. 그저 막연히 '홀로있고 싶음'으로 요약하고 싶다. 나도 내 감정을 잘 모르겠다. 왜 지금 이런 꿀꿀하고 우울한 상태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아주 오랫만에 미니홈피 일촌들을 방문해봤다. 그동안 연락을 끊고 지냈던 사람들에게 아주 짧은 인사 메세지 남기고 왔다. 할룽, 안녕, 오랫만, 잘지내, 등의 별 의미 없는, 정말 짧고 의례적인 인사말들. 하지만 인사말이 무엇이건, 그간 뜸했던 누군가의 방문은 그 사람에게 반가운 일, 나에게도 반가운 일. 그들을 만나 병맥주 한 잔 기울이며 즐거운 수다를 떨고파졌다.

  조금이라도 내 가슴 속 구석탱이에 꾹꾹 눌러 찌그러져있는 녀석들을 뱉어내고자 또 아주 오랫만에 <8마일>이란 영화를 끄집어냈다. 두 시간 넘는 러닝타임에, 겉보기에 영락없는 바보같은 삼류인생을 사는 래퍼 에미넴의 역전 드라마랄까. 지 엄마는 고등학교 동창이랑 붙어먹었지, 남자 떠났다고 술마시고 울고불고 난리났지, 그게 나 때문이라지, 가엾은 어린 꼬마 여동생은 이 꼴을 매일 같이 보지, 사귀던 여자친구는 떠났지, 새로 만난 여자는 다른 친구녀석이랑 붙어먹었지, 나는 그 꼴을 봤지, 녀석을 한대 패줬지, 그리고 패거리에게 물씬 두들겨맞았지, 랩 맞짱을 떴지만 한소리 못하고 무대에서 내려왔지, 병신같은 내 친구는 지 거시기에 총을 쏘고 절둑거리고 있지, 지긋지긋한 트레일러, 갈데도 없는 내 한몸, 그러나 그러나, 볼짱 다본 인생 꾹꾹 눌러담은 내 감정 랩으로 한방에 날렸지, 복수를 해줬지, 시원하지.

  대상을 알 수 없는 불만가득과 짜증을 눌러담아 배설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8마일>을 볼때는 좀 나아진 것도 같다가 엔딩 곡 다 끝나고 나니 다시 되돌아온 기분이다. 해야 할 일은 산적해있고 하기는 싫다. 한달 넘게 쉬었던 밴드는 내일 3시에 잡혀있고, 나는 내일 연주할 곡 조차 들어보지 않았고, 악보는 당연히 그리지 않았고, 나가기도 싫고, 다음 주 수업준비도 하기 싫고, 수요일 부담스런 대학원 발제는 신경만 쓰이지 준비는 안하지, 스트레스는 자꾸 받고 꾸역꾸역 군것질 거리 입으로 집어넣고, 운동은 안한지 오래, 써야 할 리뷰는 한 가득, 글을 써도 맘에 들지 않고, 내 맘에 드는거 하나 없고. 이것이 지금 내 심정이라고나 할까.

  재밌다. 이거. 

O형+양자리(3월21일~4월20일)

성격: 어떤 일을 하더라도 현실을 잘 보고 신중을 기한 다음에 행동을 개시하는 O형+양자리는 더욱 적극성도 탁월하고 유연성도 있기 때문에 아주 이상적인 성격이라 할 수 있다. 리더의 자리를 주면 물을 만난 고기처럼 왕성하게 활동한다.

전체운: 안정보다는 변화와 자극을 추구하는 형으로 주거지도 평화롭고 고요한 마을보다는 사람과 자동차가 붐비는 도심의 한가운데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것은 O형에게 있어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강한 자극과 경쟁이 불꽃튀는 곳은 당신에게 파워를 전해주기 때문에 성공으로 좀더 빨리 다가갈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성공한 뒤에 자기도취에 빠지는 것은 자신을 다시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사랑운: 당신은 쉽게 뜨거워지고 쉽게 식는 사랑의 소유자다. 또한 직선적으로 예감적인 방향으로 질주하는 타입으로 성관계까지 빠른 속도로 변환한다. 당신은 방황기가 있는 20대에 결혼을 한다면 생활이 빨리 안정된다.그리고 가정의 분위기는 밝고 화려하게 꾸미는 것이 좋겠다. 또 한가지 자신보다 지적인 수준이 낮은 사람과 결혼을 하면 불행해질 염려가 있으니 주의하도록.

  재밌다. 정말 그렇다. 이런 내가 좋을 때도 있지만 이런 내가 싫을 때도 있다. 지금이 그렇다. 아 정말 알다가도 모를 놈이다 나는. 어쩌자는건지. 나 홀로 동굴 깊숙히 들어가 혼자 실컷 놀다 나오고픈 기분이다. 빨빨 거리고 돌아댕기며 동굴 속 박쥐랑 생쥐랑 거미랑 이런 녀석들이랑 놀다가 아 지루해, 다시 나가볼까, 뭐 이런 기분.

  지난 과거를 돌이켜보면 정말 그렇다. 이런 패턴의 반복이지 싶다. 3-4개월 단위로 이렇게 동굴에 들어갔다 나왔다 들어갔다 나왔다 반복하는 듯 하다. 한 곳에 꾸준히 머물러있는 성향이 아니다. 예전엔, 지금보다 더 어릴 땐, 난 한 자리에 앉아 뭔가를 꾸준히 하는 성실한 타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나에 대한 착각이었다. 난 한 곳에 있는 녀석이 못된다. 과거의 나에 대한 그러한 인식으로 나를 휘감아 스스로를 죄어왔기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나보다. 그때. 여전히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은 나에게 현재진행형이며, 지금의 나에 대한 인식도 나를 안 것이라 말 할 수 없다. 난 나를 아직 모르겠다. 그저 마음 가는대로 따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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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1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11-11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그럴때 있어요. 당장 해야할 일들을 내팽개쳐버리고 싶고,모든 상황이 귀찮고 특별한 일이 없어도 화가 나고..그런 감정의 기복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늘 겪는 상황이 아닐까 싶어요.곧 기분 전환이 될만한 뭔가가 생기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