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묘한 것 하나. 태안 기름 유출 사고가 난지 한참 지났는데 왜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다뤄주지 않는거지. -_- 또 삼성이 언론에 돈먹여서 그런건가. 모든 신문과 방송에는 태안 자원봉사에 대한 내용만 수두룩 하고 삼성 얘기는 쏙 빠져있다. 삼성중공업 크레인이 부딪혀서 사고내고 기름 콸콸 흘렸으니 얘네가 책임을 져야할텐데, 삼성은 조용하다. 어떻게 된게. 자원봉사자 30만명인가 나와서 일본해안이 금방 복구되었다는 일본의 예를 삼아 기업이고 학교고 관공서고 자원봉사를 독려하는 모습만 보일 뿐 일 저지른 삼성에 대한 분노는 찾아볼 수가 없다. 왜 그럴까나.

   "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이 책임지는  액수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최원경 애널리스트는 "도의적 책임은 인정할 수 있지만, 삼성중공업은 삼성화재에 선박보험 360억원과 선주배상 책임보험 500만 달러의 보험 계약을 맺고 있어 배상액은 삼성화재가 부담하게 된다. 또한 삼성화재 역시 선박보험의 85%를 해외 재보험으로 넘기고 배상책임의 경우에도 90%를 해외 재보험으로 넘긴 것으로 알려져 손실액은 얼마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 중략 ... 특히 삼성중공업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되레 '쏠쏠한 재미'를 볼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 지역 등에서 단일 선체 유조선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중 선체 수주 물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과연 이들 대기업이 '보험'만 믿고 태안 주민들의 고통을 계속 '나 몰라라'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시사IN 14호)

  일 저질러놓고 손해를 보기는커녕 오히려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다니. 그런데도 서해안이 저 지경이 되고 주민들 일년농사(?) 다 날아가버렸는데 아무런 '사과말씀'도 안하시고 얌전히 사태만 지켜보고 보험으로 처리하겠다? 혹시 물밀듯 밀려드는 자원봉사자들 중에 삼성에서 '지시'해서 오게 된 사람들(삼성직원)이 있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만약 있다 하더라도 그 정도만으로 어떻게 덮을 생각이라면 국민을 우습게 봤다. 태안에서는 고무장갑이고, 흡착포고, 이거저거 모자라서 난리인데, 뒷짐지고 서서 전혀 지원도 안하고 있다. 최소한의 양심조차 없는 기업같으니라고. 모든 물자가 모자라고 기름 빨아들이는 전문기계(?)도 턱없이 부족하다는데 쟤들은 뭐하고 있는건지.

  태안 주민들에 대한 보상뿐 아니라 엎질러놓은 기름 흡수하는 것도 당연한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나몰라라 하고 있다. 그렇게 번 돈으로 도대체 뭐하려고. 하는 꼬라지가 영 마음에 안든다. 지난번 철학자 김상봉, 홍윤기를 비롯 300여명이 서명한 '토삼성격문'에 동참해 삼성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어 더이상 나로서는 쟤들에 대한 분노를 표현할 방법이 없다. 온갖 좋은 이미지로 잔뜩 포장된 광고를 내보내며 생활 곳곳에 침투하고, 정작 가까이에서 책임져야 할 일에는 누구세요, 하고 있으니 어찌 화나지 않으리. 책임규명하던 경찰이며 검찰은 뭐하는지 서로 떠밀고 앉았고. 그리 삼성이 무섭더냐. 에라이 썩을 것들.

  순진하고 착한 국민들만 자원봉사로 고생하는구나. 언론도 자원봉사 독려를 그만두라. 요새는 연예인도 자원봉사 안하면 욕먹는 추세라던데 - 무한도전 멤버들이 가려고 했다가 무슨 사정으로 못갔다고 들었는데 욕먹는다더라, 라인업은 갔는데 - 상황이 아주 요상하게 돌아간다. 정작 책임져야 할 녀석들은 뒤로 빠져서서 어떻게 하면 요 상황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있을까 고민(?)하고 앉았고, 국민들은 너나없이 자원봉사에 열을 올리고 있고. 어느 대학에서는 학교 차원에서 자원봉사 지원을 받아 버스대절해서 내려가더라. 신문이고 방송이고 카메라를 태안 앞바다가 아니라 삼성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화면을 딱 절반으로 나누어 왼쪽엔 태안 앞바다, 오른쪽엔 삼성을 비춰주면 아주 딱이겠구나. 
  

p.s.

잘못 읽으시는 분들이 있는거 같아서, 보충 설명을 해야겠습니다. 저는 '개인의 양심'을 중요시하며, 때로 이건 '개인'과 '양심'으로 따로 해석해도 무방합니다. 위 글 중 "삼성에서 '지시'해서 오게 된 사람들(삼성직원)이 있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라는 부분을 오해하셔서 '삼성직원'을 괄호에 넣었습니다. 삼성이 그곳에 봉사하러 가는 국민들을 지시하고 사주해서 비자발적으로 그들이 갔다고 해석해선 곤란합니다. 이건 말도 안 되는거고요, '지시'의 대상이 있다하더라도 그건 '삼성의 직원'이 그 대상이 될 뿐이지, 일반 국민이 대상이 될 순 없습니다. 더불어 한 가지 더. 삼성 직원 중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있을테지만, 그들의 자발성이 삼성의 과오를 가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추가로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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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7-12-21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을 보며 마냥 좋아할 수는 없더군요. 필수적인 각종 물품마저 모자란다는 말에 정부나 삼성은 도대체 뭘 하나 싶은 생각이-_- 이러한 큰 재해가 발생했을 때 시민들의 자발적인 도움과 참여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만 너무 거기에만 의존하는 것 같아요.

마늘빵 2007-12-21 19:12   좋아요 0 | URL
자원봉사는 분명 그 의미와 가치를 인정받아야하지만, 사건 당사자가 빠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바라 2007-12-22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과장일지도 모르겠지만.. 마치 아이엠에프 때 금모으기 운동을 보는 거 같기도 하고요..-_-

마늘빵 2007-12-22 09:11   좋아요 0 | URL
그쵸. 시일이 지나다보니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전국적인 동원. -_- 삼성은 뒷짐.

Mephistopheles 2007-12-22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겨워요 지겨워 삼성의 저런 행동이...
불현듯 삼성 모 계열사에 취직에 성공한 어떤 동기놈이 오리엔테이션 끝마치고 양복에 그 타원의 삼성빼지 달고 180도 사람이 달라져서 나타났던 기억이 나는군요.

마늘빵 2007-12-22 09:12   좋아요 0 | URL
아주 삼성 가지가지 합니다. 안 끼는데가 없어요. 삼성에 들어가는 걸 최고의 성공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구직자들도 생각을 달리 가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태우스 2007-12-22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기엔 삼성 직원들도 자원봉사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과 다른 봉사자들이 반감을 느낄 게 뻔하기에 삼성로고를 일체 사용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요. 회사 차원에서 가더라도 좋은 삼성버스 놔두고 관광버스를 대절해 간다고 하네요. 그리고 삼성이 내는 돈이 미미하다고 하셨는데, 그 역시 회사 차원에서는 어려움이 많을 겁니다. 삼성이 얼마를 내든간에 "순이익이 얼마인데 겨우 그거 내냐"는 비판이 쏟아질 거니깐요. 삼성이 돈을 냈는지 안냈는지는 모르지만, 자원봉사 얘기는 신빙성이 있는 얘기랍니다. 사실 삼성도 수뇌부가 나쁜 거지 다니는 사람들은 악마가 아니지 않을까요^^

마늘빵 2007-12-22 09:13   좋아요 0 | URL
안내고 뒷짐지고 있는거보다는 '떡값'이라도 내놓는게 낫다고 봅니다. 돈을 내놓는 차원으로 끝내서는 안되고, 장비를 지원하고, 인력을 동원해줘야합니다. 오늘 신문에 또 미술품으로 비자금 은닉했다고 나오던데, 그런 돈은 참 어디서 그렇게 술술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검사 떡값 줄 돈 합쳐서 내면 어마어마하겠구만. 직원을 탓하진 않아요. -_- 구조본이 문제지.

Mephistopheles 2007-12-22 09:47   좋아요 0 | URL
저도 마태님의 말씀엔 80%까지 동의합니다. 삼성내부에서 일련의 이번 일들로 자성의 목소리도 많이들 나오곤 하지만. 워낙 수뇌부의 기업장악력이 막강해 이런 소리는 모기소리처럼밖에 들리질 않습니다. 모두가 악마고 자기기업옹호자일리는 없지만 대부분의 삼성맨,우먼들은 스스로 삼성수뇌부의 수족이 되어 사회적인 성공을 이룰려고 많이들 노력하기도 합니다. 제가 말했던 제 동기놈은 대학때 제법 운동권쪽이였거든요. 그런데 바뀌더라구요 어떻게 개조를 당했는지....

2007-12-22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22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23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24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12-24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헙...ㅡ.,ㅡ
제 글을 삭제했더니 아프님의 댓글도 같이 사라졌습니다.
제 글을 삭제하기 위해 그런 것이지 아프님의 댓글을 없애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십시오. 이런....

마늘빵 2007-12-24 11:43   좋아요 0 | URL
-_ㅜ 그 댓글 다 쓰느라고 힘들었는데 그걸 지워버리시면... 쩝. 이미 지워졌으니 할 수 없지만 나중에 다시 읽고픈 부분도 많았는데. 굳이 지우실 필요가 있나 모르겠습니다.

비로그인 2007-12-24 12:02   좋아요 0 | URL
이럴줄 알았으면 저장해둘걸 그랬네요.
사실은 아까 우리들의 댓글을 컴에 저장하려다 실패해서, 귀찮아서 다시
시도를 안해버렸는데.

Heⓔ 2007-12-24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태안 다녀와서..
블로그에 글을 올렸습니다.
삼성이야기는 맨 첫줄에만 잠깐 언급하고..
나머지는 그냥 자원봉사 가실 분들이 꼭 읽어줬으면 이야기였는데..
다음블로거뉴스라는 곳에 메인에도 올랐었거든요.
몇시간만에 천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읽기도 햇고..
어제 밤에만 해도 있었는데..
오늘 아침 보니까 관리자에 의해 삭제당했습니다 -_-;;;;;;
다른 건 전혀 문제될 게 없었는데..
아마 '삼성'을 안 좋게 이야기한 그 '한 줄'이 포함된 포스팅이..
메인에 걸려있었던 게 문제였나봐요...
다음에 급실망. 실망의 낭떠러지에서 다이빙하던 삼성도 완전 완전 실망!!
흠..그러고보면 알라딘은 참 관대한 것 같아요 =_=

마늘빵 2007-12-25 11:06   좋아요 0 | URL
티스토리 말하는건가요? 히님 블로그 거기에 있었던걸로 아는데. 아니 자원봉사 후기를 적었는데 '삼성'이 한 줄 들어갔다고 그걸 지워버려요? 와, 정말.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절대권력이군요! 이대로 삼성은 그냥 묻혀지려나봅니다. 아무 언론도 다뤄주지 않고 있으니 이거야 원.

Heⓔ 2007-12-25 16:17   좋아요 0 | URL
아..아뇨아뇨..티스토리에서 삭제된 게 아니라..
음..다음블로거뉴스라고.. 블로그 글들이 모이는 곳인데..
예를 들면...알라딘 화제의서재글에 계속 올라 있다가..갑자기 사라진 거죠...
서재에 들어가면 보이는데..화제의서재글에서는 삭제당한 상황.

암만 봐도 문제된만한 부분은 삼성 말고는 안 보이고..
뭐..예를 들어.. 화제의 서재글 옆에 삼성배너가 붙어 있는데
삼성욕하는 글이 화제글에 뜨면 서재지기님들이 당황할 것 같지만 -_-...
[예를 든 상황이었지만...딱 한 줄이었는데... -_ㅠ]
암튼 좀 삼성이 무서워지기 시작했어요 ㅎㅎ;

마늘빵 2007-12-25 22:27   좋아요 0 | URL
아 다음블로거뉴스요. 그런건 있는줄도 몰랐는데. 그렇군요. 어쨌든 조회수가 많아서 메인에 올라갔는데 정당한 이유없이 제거된건 화나는 일이군요! 제가 히님 글을 읽어보지 못해 무슨 내용이 들어갔는지는 잘 모르지만 단지 '삼성'에 대한 말 때문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죠. 언론에 뿌린 돈이 어마어마할텐데.
 


 선거 다 끝난 마당에 이런 말해서 뭣하랴만, 내 홈피에 자주 들러 글을 남기는 중학교 2학년 남학생 하나가 이런 말을 했다. "결국 기호6번 문국현은 10대들의 대통령이었던건가요. 실제로 투표권 없는 10대들은 문국현 지지층이 꽤 많다던데요."  자기 뿐 아니라 주변의 친구들, 더불어 멀리 있는 다른 10대들이 지지했던 대선 후보는 문국현이었다는 말.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지만, 왜 10대들 틈에서 문국현이 지지를 받고, 왜 투표권이 있는 어른들에게서 지지받지 못하는지 대략 짐작은 간다.

  아직 때가 덜 묻은 10대들이 바라보는 대선 후보와 자기주장있고 고집이 강한 세상에 찌든 어른들이 바라보는 대선 후보는 이렇게 다르다. 이명박이 사상 최대의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팔다리에 힘이 쭉 빠지긴 했지만, 그래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 는 생각은 든다. 개개인의 경제사정이 안좋아지고, 20대는 취업을 못해 허덕이고 있는 현실에서, 경제대통령이라는 그럴듯한 구호를 내세우며 여론몰이에 성공한 이명박은, 그 본질과는 별개로, 구호만으로 국민들을 충분히 자극해줬다.

  본질은 앞으로 5년 뒤에 국민들 스스로가 깨닫게 될테지만, 지금으로서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건 오로지 경제를 살리고, 기업투자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말 뿐. 그 말만으로 뭔가가 이뤄지는거 같고, 내 경제사정이 나아지는거 같고, 취업문이 활짝 열릴 것 같겠지만, 빈말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나는 경제를 모른다. 그래서 거시적 차원에서 대한민국의 경제가 어떤 곡선을 그리고 있고, 언제쯤 자연스럽게 상승할지는 예측 불가하다. 경제학자들이 5년 동안은 절대로 나아질 수 없다고 소리치는데도 불구하고 경제가 나아진다면 그를 지지한 국민들의 개인적 사정도 더불어 나아질테니 할 말 없다만 풀릴 시기가 되어서 알아서 풀려 사정이 나아진거라면 이명박은 그냥 운이 좋았을 뿐.  

  10대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 일반화시키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만 - 문국현이라는 사실은, 지금껏 나온 정치인들과는 다른 신선함과 깨끗함을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고, 그들이 바라는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경제대국이 되기 보다는, 대한민국의 국민소득이 5위 안에 링크되기보다는, 자기네 집 평수가 넓어지기보다는, 도덕적이고 깨끗한 대한민국이 되었음 하는 그네들의 바람을 말해주는건 아닐까. 부패와 비리가 없고, 자신의 양심에 의해 깨끗이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을 원하고, 그런 대한민국이 되길 바라는건 아닐까. 이런 10대들에게 투표권을 주지 말자고?

  한때 나는 10대에게 투표권을 줘봐야 그네들의 부모님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서 시키는대로 투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고 생각했다. 그치만 그건 내가 10대들을 너무 낮게 평가한 탓이었다. 그들도 충분히 자기 생각을 가지고 있고, 정치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알지 못할지라도 그들이 바라는 대한민국의 이상은 있다.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살아가는 그들에게도, 그들이 바라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일조할 권리가 있다. 자신의 이익을 계산해서 한 표를 행사하는 어른들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당신들보다 크게, 당신들보다 멀리, 바라보는 10대에게 부끄러워 해야한다.

p.s. 제 일상의 한 부분을 떼어다 짧은 생각을 펼친 것을 확대해석해선 곤란합니다. 모든 10대들이 문국현을 지지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보다는 문국현을 지지하는 중학생을 빌어 하고픈말을 했을 뿐. 주변의 이야기를 떼어다 생각을 줄줄이 엮은 것에 불과하므로, 이걸 현 상황을 한 눈에 바라보는 칼럼쯤으로 해석하면 매우 곤란해요. -_- 하고픈 말이 어디까지인지 의도만 잡아내서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이 글 뿐 아니라 제가 올리는 대개의 글들이 다 그렇습니다. 굳이 부제를 달자면, '주변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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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집단 이기주의
    from 내 안의 폐허에 닿아 2007-12-22 04:18 
      저 역시 계급에 따라서 - 내오랜꿈님은 '계급'이란 용어는 적절치 않다고 전에 말씀하신거 같은데, 제가 이해하기로는. 혹시 내오랜꿈님 이 글 보시고 아니다 싶으면 지적을. - 한 표 행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결국 자기 '이익'을 고려할 거라면 자신의 처지에 맞는 정책을 내놓는 자에게 투표를 해야한다는 것이죠. 제가 말한 계급과 신지님께서 말씀하신 계급의 의미가 조금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경제적인 부분에서의 계급임을
 
 
웽스북스 2007-12-21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스도 안보고 화도 안내려고 노력하는데 계속 화나는 거죠 -_-
10대를 어린애로 가둬두고 싶은 어른들이 10대를 어린애들로 머무르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Heⓔ 2007-12-21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한때 나는 10대에게 투표권을 줘봐야 그네들의 부모님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서 시키는대로 투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고 생각했다.

이건 아프님이 10대들을 낮게 평가했다기보다는..
10대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대에게 적용해도 딱 맞는..
진리와 같은 평가라고 봅니다.
주위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서 시키는대로 투표하는 사람들이..
연령불문하고 참 많으니까요..
10대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겠죠.

사실 전 문국현을 지지했고 주위에도 많이 알렸습니다.
제 블로그와 연이 닿는 블로그나 그렇지 않은 블로그나..
거의 대부분의 블로거들도 문국현을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블로거도 분명 존재했고..오프라인에선 그들이 대부분이었죠.
아마 저 중학생도..
주위에선 문국현을 지지하는 10대가 대부분이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10대들도 참 많습니다..
전 아프님 페이퍼를 보고 놀랐을 정도로 제 주위의 10대들은 이명박이 대세였습니다;

여튼 저는 10대들에게 투표권을 줬다해도 어른들의 결과와 별로 달라지진 않았을거라고 봅니다.
막상 그렇게 되면 더 어린 유치원생들을 언급할 지도 모르구요..

마늘빵 2007-12-21 15:48   좋아요 0 | URL
어떤 하나의 현상을 바라보는데 있어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수 있고, 제가 위에서 서술한 '중학생의 눈'은 그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 히님 말도 맞습니다.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겠죠. 명확한 자기 신념이나 확신이 없다면 주변 사람들의 말에 혹하고 귀를 기울여서 자신의 생각으로 굳히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제게 속삭인 중학생의 경우는 그 아이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같은 후보를 지지했던 것이고, 그래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했던거랍니다. 한 사례를 던져놓고 싶었습니다. :) 애들이나 어른이나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겁니다. 그치만 10대들(여기서 10대는 18세이상)에게 투표권을 주는 문제는, 저런 이유에서만이 아니라 그들 또한 어느 정도 성숙한 머리와 가슴을 가지고 있고,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참여하도록 하는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거에요.

신지 2009-05-08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도 좀 다릅니다. 발달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우선 부모와 선생님의 영향에 강하게 좌우됩니다. 심지어 인간은 20대가 되어서도 자신의 판단 보다는 친구들이나 주변 집단의 영향을, 생각보다, 현저하게 많이 받는답니다.

대학생이어도.. 지금처럼 빡빡한 교육 제도대로라면 사실은, 아직은, 세계를 넓게 보기는 힘든 상황이죠. 우리들은 사회적 동물이고 사회는 많은 경우, 결국 경험해야지만(겪어봐야지만) 알게 되는 것도 있으니까요.

아프락서스님은 아이들의 순수한 점을 강조하셨는데.. 그점은 저도 동감입니다.
어느 초등학교 4학년 짜리가 그러더군요..
"저 아저씨는 왜 자기 얘기는 안하고.. 나올 때마다 다른 사람 얘기만 해?"

스캔들이나 부정, 자신이 아닌..'남의 잘못'은 왜 항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까요?
언론, 미디어, 선거는.. 그런 점을 이용하는 것같습니다.

어른들이라고 해도..알고보면 대중은 항상 수동적입니다.
사실은 영향을 '받는데' 잘 느끼기 어렵죠.
항상 보여주는 것만 보면서도.. 스스로 본다고 착각하는 게 현대사회의 구조라고 생각되어요.

네가티브가 나쁘다는 건 우리들 누구나 다 알고 있는데..
어른들은 언론, 미디어, 정치가 비추는 쪽만 바라봅니다.
하다못해 애들도 남욕만 해서는, 반장선거에서도 이길 수 없다는 걸 아는데 말이죠.


마늘빵 2007-12-21 15:52   좋아요 0 | URL
위에 히님께 드린 댓글을 조금 참고하시고요, 인간관계가 좁고 한정되어 있다는 점 때문에 선생님이나 친구들, 부모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점 인정합니다. 또한 그보다 나이 많은 어른들도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 인정합니다. 한 사례를 던져놓고 싶었을 뿐이고, 위 논지로서 모든 현상을 일반화시켜 설명할 생각은 없답니다. :)

어른과 아이들이 어떤 외부의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수동적인 존재라는 것도 맞습니다. 그래서 언론이 중요하고, 지식인들이 언론을 대상으로 삼아 자꾸 정화시켜려 하는 거겠죠.


신지 2009-05-08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빈말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나는 경제를 모른다... 경제학자들이 5년 동안은 절대로 나아질 수 없다고 소리치는데도 불구하고

ㅡ> 남의 판단을 자신의 판단으로 생각하는 거 아닐까요.

경제가 나아진다면 ... 그를 지지한 국민들의 개인적 사정도 더불어 나아질테니 할 말 없다만 풀릴 시기가 되어서 알아서 풀려 사정이 나아진거라면 이명박은 그냥 운이 좋았을 뿐.

ㅡ> 그러니까 이것은 신념이군요...


마늘빵 2007-12-21 15:55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인지 이건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경제의 흐름은 제가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전문가들이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했고, 그 부분은 그들에게 일임한 것입니다. -_- 제겐 그럴만한 능력이 없으므로.

아래 또한 '신념'이라기 보다는 그렇게 될 경우엔 지금의 지지율이 그냥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한 것이라는 말을 하고팠던 겁니다. 신념은 아니죠. -_-

신지 2009-05-08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아프님 글이 하나의 사례를 던진 것일 뿐 일반화 하지 않았다는 점을 오해하진 않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아프님이나 저나 누구나) 아이들의 말조차도 각자 자의적으로(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해석하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2002년 대선이 끝난 후, 열풍과 함께 극적으로 승리한 여당은 곧바로 선거연령을 현행 20세에서 18세로 낮추자고 했습니다. 결국 19세로 낮추었는데 그런건 너무 당리당략적 아닌가, 생각했었거든요.

저는 원래 '선거연령을 낮추는 것'에는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선거연령'에 대한 다른 생각일 뿐입니다.

제가 문제를 삼는 부분은 그게 아니고..


" 앞으로 5년 뒤에 국민들 스스로가 깨닫게 될테지만......빈말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ㅡ>
이것은 누구의 판단인가요? -_-
그리고 " 경제가 나아진다면 ... 이명박은 그냥 운이 좋았을 뿐." 이라는 말도 이해가 잘 안돼요. -_-

마늘빵 2007-12-21 18:01   좋아요 0 | URL
네. 그 아이가 던진 한 마디를 꼬투리 삼아 제가 단상을 펼쳐놨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당이 선거연령을 내리자고 했던 건 당연히 당리당략적인 발상이겠죠. 그런 이유에서라면 반대입니다. 하지만 다른 이유에서라면 찬성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펼쳐본거랍니다. :) 같은 이유에서 다른 주장이 나올수도 있고, 다른 주장에서 같은 주장이 나올수도 있으므로 개인이 생각하기 나름이겠죠.

아래 화살표 부분은 제 생각이죠. -_-
음 제가 문장을 어렵게 썼나요? -_-a 경제학자들이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것이 앞으로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다, 라고 판단한다면 이명박이 지금에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경제대통령이 된 것은, 실제로 경제가 나아진다고 하더라도, 우연의 일치라는 걸 말한거랍니다.

신지 2009-05-08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앞으로 5년 뒤에 국민들 스스로가 깨닫게 될테지만......빈말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ㅡ>

경제는 모른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에게 일임했는데.. 아프님이 어떻게 저렇게 '믿고' 장담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지금 경제적인 여건이나 상황은 많이 안 좋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에게 경제에 대한 기대를 가진 것이고, 그가 잘못하거나 경제가 더 나빠진다면.. 그 부분에 있어서 이명박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못하면 이명박의 책임이고..경제가 나아지면 우연의 일치입니까. ㅠ

(아프님의 의도를 의심하진 않습니다만..저 부분은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

마늘빵 2007-12-21 18:25   좋아요 0 | URL
아 무슨 말인지 이제 알았습니다. -_- 끄덕끄덕.
그러니깐 명박이가 잘해도 그건 그가 잘해서 그렇게 된 것일수도 있고, 우연일수도 있다, 로 보면 -_- 정확할란가요. 원인이 앞에 있을 것 같진 않지만. -_-

신지 2009-05-08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박이가 잘해도 그건 그가 잘해서 그렇게 된 것일수도 있고, 우연일수도 있다, 로 보면 -_- 정확할란가요.

ㅡ>

흠.. 아집이군요.-_- (대통령과 경제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라고 주장하시는 건지..)

알겠습니다. ^^




마늘빵 2007-12-21 18:38   좋아요 0 | URL
-_- 상관이 있으니까 그렇게 말한거에요. 저로선 계속 뭔가 '덜' 이해되고 있는 느낌. 아무래도 제가 이해력이 딸리는 느낌.

"지금 경제적인 여건이나 상황은 많이 안 좋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에게 경제에 대한 기대를 가진 것이고, 그가 잘못하거나 경제가 더 나빠진다면.. 그 부분에 있어서 이명박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요건 당연하고요. 잘 풀렸을 경우를 두 가지 원인으로 본거랍니다. -_-

신지 2009-05-08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프님의 글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기분이 좀 나빴어요.
알라딘 분들은.. 흔히 이명박을 찍은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바보취급하거든요. 집값 때문이라는 둥, 어리석게 자기 계급에 반하는 선택을 한다는 둥.. ^^

계급 때문에, 연고, 지역 정서로 투표하는 게 '집단 이기주의'지요.


님의 글에는
어떻게 해서 " 앞으로 5년 뒤에 국민들 스스로가 깨닫게 될테지만......빈말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가 빠져 있습니다.

경제는 모른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에게 일임했다..고 말씀하시니 기가 막혔습니다.^^;

그래서 그것은 단지 신념이라고 말한 겁니다.



계급이나 지역, 내편 니편 파당으로(당파적) 나누어서 의견을 정하고..
그냥 '저 사람이 그렇게 말했으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해'라는 식으로 주장을 하면 글을 읽는 사람은 쉽게 납득할 수가 없는 겁니다.

알라딘에서 인기 있는 장하준도 신자유주의에 대해서 비판적이지만, 반기업정서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던가요? (흔히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됩니다)

(나중에 깨닫게 될 거라고 하셨는데) 경제를 장담하는 건 부질 없습니다.

잘 몰라서 그런 것도.. 노망든 것도 아니어요. ^^;

지금 정부와 다르게 정책을 하면 결과가 당연히 다르지 않겠어요?
비평준화, 평준화.. 결과가 다를 겁니다.
방만한 공기업과 공무원, 정부를 축소하여 국가의 개입을 줄이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규제를 풀고, 편가르기 하지 않고,
'이념'보다 일에 더 매진한다면..
결과가 다를 거라고 기대하는 겁니다.

지난 5년에 책임을 물은 거 아니겠어요?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책임을 지게 되어 있잖아요. )

누구든 말이나 글을 항상 정확하게만 사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생각을 아무런 오해없이 전달하기도 어렵구요. 그렇게 이해하겠습니다. :-)



마늘빵 2007-12-21 21:20   좋아요 0 | URL
아 이제 제대로 이해가 됩니다. -_- 그렇다면 '신념'이 맞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바람이기도 하죠. 여기서 사람들이 이명박 욕하고 댓글달며 특별한 자기만의 이유를 달지 않는 것은, 개인적으로 느끼는 감정표현으로 보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대선축시'라는 제목으로 쓴 글같잖은 글도 그렇게 보시면 돼요. 다른 분들의 생각까지 제가 전달할 수는 없고. 일단 저는 그렇단 말입니다. 같은 정치성향을 가진 분들이 모여서 토로하는거죠.

"앞으로 5년 뒤에 국민들 스스로가 깨닫게 될테지만......빈말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요 부분에 그 이유가 빠져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거까지 다 쓰면 너무 장황해지고 길어져서. 국가전체로 봤을 때 경제수치가 어떻게 올라가고 내려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치만 이명박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다소 뻥튀기 됐고, 잘못 반영되었다는 생각입니다. 그가 파이를 키울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파이를 키운다고 해도 그것이 국민 개개인의 삶 속에 녹아들어가진 않을거라고 생각하고요, 그 이유는 그가 갖고 있는 경제관 때문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신자유주의적 사고고, 모든 분야에 경쟁이 도입되고 속도가 붙게 되면 결국 살아남는건 특별한 소수와 거대 기업 뿐일 겁니다. 지금보다 더더더욱 심해지겠죠. 따라서 5년 뒤에 국민들 개개인이 깨닫게 될 거라는 말을 한거랍니다.

'계급'으로 투표를 하는게 집단이기주의인지는 생각해봐야할 것 같고요, 지금으로선 그게 왜 집단이기주의에 들어가는지는 의문입니다.

신지 2009-05-08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집값 때문이라는 둥, 어리석게 자기 계급에 반하는 선택을 한다는 둥.. ^^
(오히려 계급, 당파, 지역 정서로 투표하는 게 '집단 이기주의' 아닌가요? )

라고 수정합니다.

정신분석학자인 김서영씨는 자신의 저서 <영화로 읽는 정신분석>에서 그러더군요.
"나는 영화를 정신분석적으로 밖에는 보지 못한다." 고..
자신도 그것이 한계라고 했지만... 저 역시 그것은 조금 슬프다, 고 생각했습니다.

계급이론은 세계를 바라보는 유용한 프레임을 제공하죠. 그런데 이론은 하나의 수단일 뿐입니다. 이념이 우리 삶에 유용한 것이어야지, 우리가 이념에 복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념 때문에 세상을 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것은 아프님 글과는 관계 없는 제 생각이었구요)


2) 저는 님의 글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지 잘못 표현된 것이거나..
혹은 아프님의 '그런 생각'이 잘 설명되지 않았다고 여겨 .. 조금 의문을 가졌던 것입니다.

성실하게 대화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해가 풀렸습니다. 가볍게 쓰신 글에 엉뚱하게 제 의견을 너무 많이 썼어요.

좋은 밤 되세요. :-)






마늘빵 2007-12-21 21:49   좋아요 0 | URL
아마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과 그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차이는 '모두'와 '어떤'의 차이일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그런 이유로 투표한다, 라는 걸 받아들이는 사람이 '모두'로 해석할 때는 당연 본래의 의미가 확대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안에 자신 또한 포함되므로 기분이 좋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해석의 문제인거 같고요.

저 역시 계급에 따라서 - 내오랜꿈님은 '계급'이란 용어는 적절치 않다고 전에 말씀하신거 같은데, 제가 이해하기로는. 혹시 내오랜꿈님 이 글 보시고 아니다 싶으면 지적을. - 한 표 행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결국 자기 '이익'을 고려할 거라면 자신의 처지에 맞는 정책을 내놓는 자에게 투표를 해야한다는 것이죠. 제가 말한 계급과 신지님께서 말씀하신 계급의 의미가 조금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경제적인 부분에서의 계급임을 말씀드립니다.

저도 처음엔 당황했지만 - 어떤 문제를 제기하는건지 잘 몰라서 - 대화를 통해 오해가 풀렸고, 님의 의견 또한 존중합니다. :) 즐거웠습니다. 꾸벅.
 
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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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토플책을 덮고 바리케이트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 라는 선동적인 메세지는 이 책의 내용과 저자의 메세지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동시에, 인생의 초반부터 삶을 포기한 듯한 무기력한 20대들에게 힘을 준다. 자발적으로 연대해 문제제기하지 못하는 20대들을, 행동하지 못하는 20대들을, 뒤에서 퍽퍽 밀어붙여 올라가게 도와준다. 절망을 보여줌과 동시에 조그마한 희망을 안겨줬지만, 그나마 남은 조그만 희망을 키우는건 그들 스스로의 몫이다.

  나는 매달 88만원보단 많이 벌었지만, 아마 일년동안 번 돈을 평균내면 88만원을 약간 초과할 것이다. 동시에 나는 20대이고, 비정규직이었다. 지금은 백수다. 고학력 백수. '그 누구보다'라고 말할 만큼은 아니지만 비정규직의 설움을 겪었고, 비정규직으로 살아간다는게 얼마나 자존심 상하고 뻑뻑한 일상인지를 알고 있다. 내가 경험한 비정규직은 상황이 그나마 나은 편이었는데 다른 비정규직 20대들의 일상은 나보다 심하면 심했지 낫지는 않았을 것이다. 

 '88만원 세대'라는 말이 언론에 오르내려 책을 읽지 않은 이들도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한번쯤 접해봤을 즈음, 주변에 있는 공업고졸, 전문대졸 학력의 두 살 어린 직장인에게 '88만원 세대'가 의미하는 바를 설명해준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아이 曰 "에이 그건, 다 20대가 게을러서 그렇지, 예전에는 막노동도 뛰고 이 일 저 일 닥치는대로 다 하면서 살았는데 지금 20대들은 그렇게 안하잖아. 다 찾으면 일은 있어. 고등학교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받는 금액이 딱 88만원 맞긴 한데, 이건 너무 오버했다." 

  그래. 그럴 수도 있다. 지금의 20대들은 예전보다 눈이 높아졌고, 막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돈과 시간을 좀 더 쏟아서라도 그들이 생각하는 더 나은 직장에 안착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건 주변에 보여지는 작은 모습들을 묘사한 것이고, 사회 구조적 차원에서 봤을 때 '괜찮은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건 확실하다. 대기업이고 중소기업이고를 떠나서 모든 일반 기업체와 대형 마트들, 그리고 심지어는 대학과 중고등학교에까지 비정규직의 비중이 과거에 비해 현격히 늘어나고 있고, 이 시스템은 '당분간'이 아닌 '지속적'으로 저렴하게 유지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똑같은 일을 시키면서 싸게 부려먹는 셈이다.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도 피 터지게 싸우는 현실이다.

  하루가 다르게 프랜차이즈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얼마전 대학로를 갔다왔는데 딱 하나 있던 그 영화관이 - 비싸서 잘 안가긴 했지만 - 씨지비로 바뀌어있더라. 언제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관이고 슈퍼마켓이고 커피전문점이고 모든 것이 싹 다 거대자본에 의해 싹쓸이 되고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스타벅스는 정치적인 이유로 가지 않았지만 이제는 스타벅스에 가지 말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20대들은 취업을 할래도 해봐야 비정규직이고, 취업 말고 장사를 하려고 해도 망할게 뻔히 보이니 갈 곳이 없다. 20대에 장사를 할 수 있다는 건 매우 무리가 있지만, 20대가 돈을 모아 장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거대자본의 침투를 저지해야 한다.

  내가 장사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건 내 문제는 아닌데 뭐, 하는 식의 사고방식, 그래도 스타벅스가 맛있는걸 어떡해, 라며 '88만원 세대 이론'의 문제의식에 동감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을 이용하는 것은 결국 그 영향이 나에게 오지 않으리라는 믿음 때문인데, 당장은 내게 피해가 없을지 몰라도 결국 나에게까지 그 영향이 미치게 되어있다. 우석훈 씨는 이 책에서 20대의 일부분 약 5% 정도는, 소위 말하는 학벌을 갖추고 좋은 직장에 안정적으로 취업하여 재테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그들은, 자신들과 다른 딴세상 이야기로 치부할지 모르겠지만 결국 피해는 모두에게 돌아온다고 말한다.

  지금의 386세대들은 당시 민주화 투쟁에 열을 올리며 오늘날의 그나마 민주적인 풍토를 조성하는데 일조했지만, 없는 학벌에 낮은 학점이어도 취업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직장을 골라 잡아 갈 수 있었고, 사회적으로도 그들은 대접받았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의 20대들이 자신들이 완성한 민주화의 틀을 깨고 있다고 여기고 있고, 따라서 20대들에게 호의적이지 못하다. 4,50대들은 어떤가 하면 그들도 역시 마찬가지로 쉽게 취업했고, 지금은 각 기업의 높은 자리에 앉아 자신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으며,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이양하지 않으려 한다. 

  지금의 20대들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윗 세대들의 배려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것은 너무나 소극적인 대처 방법이다. 그래서 우석훈씨는 토플책을 덮고 짱돌을 들고 일어나라고 비유적으로 표현했는지 모른다. 비정규직을 갖게 될, 혹은 비정규직에 있는, 혹은 그나마도 못한 젊은 실업자들은, 연대해야 한다. 적어도 같은 처지에 있는 20대가 20대를 배반하는 상황을 연출해선 안 된다. 지금 우리는 비정규직이고 실업자일지 모르지만 함께 뭉치면 살 수 있다. 안정적인 직장에 있는 5%의 다른 20대들을 제외한 나머지 95%의 20대들이 그나마 남은 괜찮은 자리를 자신이 차지하겠다고 발버둥치는건 깊은 구덩이 속에서 서로 나오겠다고 싸우다가 공멸하는 것과 같다.

  연대, 연대 외치지만 사실상 연대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게 없는 현실이다. 기껏해야 거대자본에 저항하면서 소극적인 실천을 할 수 밖에 없다. 거대 자본에 그게 먹히느냐 하면 모든 20대들이 연대해 거부한다면 몰라도, 소수만으로는 끄떡도 하지 않을 것이다. 20대의 주머니를 털기 위한 어떤 기업의 상품을 이들이 연대해서 사주지 않으면 타격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모두가 아닌 소수라면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다. 우석훈씨는 강연회에서 자신이 몇가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지만 일부러 이 책에서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건, 그런 상황에 처한 20대들이 연대해서 머리싸매고 해결해야 할 숙제이지 누군가가 어떻게 하라고 지시해 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했다. 

  중요한건 연대다. 같은 처지에 있는 20대들이 뭉쳐서 - 물리적으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라도 - 그들이 할 수 있는 저항을 해야 한다. 거대 자본에, 또 앞선 세대들에 대해서 자신의 몫을 찾아와야한다. 매우 절망적이고 비관적인 20대의 모습이지만 깨고 나가야 한다. 더불어 '88만원 세대'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양심있는 윗 세대들이 그들이 가진 자본과 권력을 (내놓으면 더 좋겠지만) 가지고 최소한 20대들이 숨을 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

 
p.s.

  지금까지 홍세화를 비롯하여 사회의 진보적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은 틈만 있으면 20대들이 책도 안 읽고 생각 없이 산다고 비판했다. 주변을 둘러보면 결과적으론 그들의 말이 맞다. 책도 안 읽고 오로지 생각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에서 비롯된 재테크, 혹은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한 토플 토익 공부, 자격득 취득에만 몰입해있다. 돈 좀 있는 집 아이들은 대학 도서관에 틀어박혀 고시 공부에만 올인한다. 돈 없는 집 아이는 그나마 매달려봐서 안 되면 일찌감치 때려쳐야한다. 시기를 놓쳐 백수가 되지 않도록.  

  하지만 그들의 비판은 이제 절반만 맞다. 이들은 이들이 처한 상황이 그럴 수 밖에 없음을 들어 스스로를 변호할 수 있다. 아씨 상황이 그런걸 어떡해. 너 같으면 먹고 살 길 막막한데 고상하게 헤겔의 <정신현상학> 들고 앉아있겠냐 머리아프게. 대선을 앞둔 시점에 수능점수 상위권 학교 몇몇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명박의 지지율이 제일 높다고 한다. '이해'는 된다. 경제와 효율을 앞세우는 이명박을 지지함으로써 그들은 자신이 머물 자리 하나라도 더 나오길 기대하는 듯 하다. 다 말아먹은 이명박이 정말 경제 대통령이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88만원 세대의 문제의식과 지적을 토대로 그들이 스스로를 무조건 감싸고 돌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현실이 이러니 어쩔 수 없다, 는 의식보다는 현실이 이러니 뚫고 나가자, 는 의식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런 문제의식과 지적을 핑계로 그들이 재테크와 토익책에 더 몰입해서는 안 될 것이다. '88만원 세대'는 너희들을 '변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너희들이 '함께' 살아나갈 길을 제시해주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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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2-10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재 20대 취업 난의 책임은 지난 10년간 국정을 펼쳤던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 있습니다.


마늘빵 2007-12-10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사님 / 어느 특정 정권에 책임을 떠넘기는건 '정치적'인 견해일 뿐이라 봅니다.

살청님 / 현실은 마주하고 싶지 않지만 눈을 뜨면 현실인걸요. -_-

미즈행복 2007-12-11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대하기 전부터 연대에 대한 희망이 없는것 같아요. 연대해서 이겨본 경험이 없고, 그런걸 본 적도 없으니까요. 연대하다가 망하느니 차라리 혼자 앞가림하자는 것 같아 보이는데...
모두가 너무 경제적인 것에 올인하는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물론 경제적인 것을 무시할 수는 절대 없지만, 예전보다 더욱 경제적인 것에만 다들 눈을 부릅뜨고 있는 것 같아요.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돈 이외에도 많은데 그건 보지 않고 돈만 보고 있는것 같아요. 전에 누군가와 얘기하다가 '안빈낙도' 를 얘기했더니 제 3자가 옆에 있다가 코웃음을 치더라고요. 돈이 좀 없어도, 브랜드 옷을 입지 않아도, 집이 좀 좁아도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걸 못하는게 더욱 문제가 아닐까요? 피천득씨 수필에도 보면 그런 얘기가 있어요. 집이 좁아서 팔고 옮기려고 했더니 가진 돈과 맞지 않아서 스트레스 받으면서 괜히 이런 일 벌였다고 후회하는 얘기요. 자유를 팔아버렸다고요. -결국 집값의 반은 오랜기간에 걸쳐 상환하는 조건으로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했다고 되어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마늘빵 2007-12-11 10:12   좋아요 0 | URL
그쵸. 경험이 없다는게 가장 큰 장벽이에요. 그러니까 다들 꺼려하는 것이고, 해봐야 뭐 되겠어, 라고 생각하는거겠죠. 지금 시대에 안빈낙도는 정말 속세에 미련이 없는 혹은 도통한 사람들에게만 해당하지 않나 싶습니다. 안빈낙도도 돈 많은 사람들의 특권이 되어버린거 같은...
 
한국사회 교육신화 비판
이철호 외 지음 / 메이데이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도서검색창에서  '메이데이'라고 쓰고 클릭하면 대략 출판사의 성향을 알 수 있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책 뿐 아니라 읽은 책 중에서도 메이데이 에서 나온 책은 이 책이 유일한 것 같은데, 이렇게 출판사명을 가지고 궁시렁 거리고 있는 건 별다른 딴지를 걸려는게 아니고, 책장을 굳이 열어보지 않아도 어떤 내용을 담아내고 있는지 쉽게 눈치챌 수 있다는 말을 하고파서다. 대략 교육 문제에 관한 여러 주제들에 관해 평소 관심을 갖고 신문이나 뉴스를 꼼꼼히 챙기신 분들에겐 이 책이 필요없다. 진보성향의 단체 소속의 개인에 의해 한 꼭지씩 쓰여져 엮인 대한민국 교육 비판서이기 때문에 여기 담겨있는 주의주장들은 평소 언론에서 대립구조를 이루는 한쪽의 입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한가지 걸고 넘어지면 나는 전교조에 그리 호의적이지 못하다. 평소 사회에 관한 내 생각들을 따라가면 전교조로 연결되어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고 전교조와 또다른 노선을 걷고 있는 교총이 맘에 드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교총은 전교조보다 조금 더 싫다. 전교조는 단지 그보다 아주 조금 덜 싫을 뿐. 아무래도 하나의 '단체' 안에 여러 다양한 의견을 가진 분들이 모이다보니 내부에 진통이 지속되기도 하는데, 그리하여 나오는 주의주장이나 결론은 그다지 동의해주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교육 현장에서 흔히 목격되는 비정규직 교원에 대한 태도나 학생을 대하는 태도도 전교조에 소속된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못한다. 어쩌면 내가 전교조는 이래야 한다, 라고 감당 못할 기대감을 떠안겼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한국 교육이 제 갈 길을 가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 파헤치고(?) 있다. 학교 교육이 평등하고 중립적이다, 라는 세간의 시선은 왜곡된 것이라고 시작하며, 공교육이 부실해서 사교육이 번성하는 것인가, 대학입시제도를 고치면 교육문제가 해결되는가, 교원을 평가하면 교육의 질이 높아지는가, 간판이 품질을 보장하는가, 등등의 아주 민감한 '정치적인'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각각의 글은 여러 사람들이 하나씩 도맡아 작성했다. 필자에 이름 올린 이들은 홍세화씨를 비롯 참교육연구소 소장 이철호, 민노당 정책연구원 송경원, 대안교육연대 사무국장 이치열, 진보교육연구소 사무차장 박유리 등 단체의 이름을 걸고 나온 이들과 교육 현장에 있는 중고등학교 교사들이다.

  머릿글에서 이철호 저자 대표는 "소수의 경쟁력 있는 인재가 육성되지 않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다수의 학생들이 현 교육제도 아래서 건강하게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은 영어와 컴퓨터에 능숙한 젊은이들을 많이 육성해낼 수 있을지 모르나, 창조적 지식, 높은 수준의 과학적 지식, 문화적 감성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지식인을 양성해내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고 말한다. 문제 의식에 동의한다. 지금 한국 교육의 문제는 평준화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교육 정책이다. 사회에서, 기업에서 필요로 한다는 이유로 그들이 해야 할 역할을 국가의 공교육에 떠맡기고, '大學'의 이름을 먹칠하면서 학원화시키고 있다.

  '경쟁'이라는 이름 하에 모든 것은 용납되고, 마치 '경쟁'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양 부추기고 있는 언론과 정치인들에 의해 빈부격차 벌어지듯 학력까지 벌어지고 있다. 잘하는 놈은 잘하는 놈들끼리 묶고, 못하는 놈은 못하는 놈들끼리 묶어서, 잘하는 놈들은 더 잘하게 만들고, 못하는 놈들은 더 못하게 만든다. 여기에 개입하는 게 '자본'이다. 건너들은 어떤 분의 말씀따라 강남에선 초등학생들이 카프카며 니체며 읽고 있고, 강북이나 지방에선 산수와 한글을 배우고 있다. 태어나면서 부모가 가지고 있는 돈의 액수에 따라 맞춤형 교육이 시작되고, 친구들은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타자가 되어간다.

  한국 교육은 결코 평등하지 못하다. 과거에 교육에 있어서 평등은 기회의 평등을 의미했지만 이제 더 이상 기회의 평등은 껍데기만 남았다. 애초 시작이 다른 학생들을 놓고 기회의 평등을 논하고, 경쟁에서 진 아이에게 기회를 똑같이 줬는데 네가 졌으니 어쩔 수 없다, 라고 말하는 건 폭력이다. 이제 기회의 평등은 그 의미가 정정되어야 한다. 기회의 평등을 논하기에 앞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차별'이다. 어릴 때부터 이런저런 혜택을 받으며 자란 아이의 문을 더 좁게 만듦으로써 기회의 평등을 논해야 한다. '역차별'이라는 말이 나올 법 하지만, 그 아이가 자라며 누린 혜택부터가 이미 역차별의 시작이었다. 이러한 또다른 역차별을 막기 위해선 사사로이 가진 자본에 의해 이루어지는 차이를 충분히 인위적으로 메꿔줘야 할 것이다.   

  한달 평균 50만원의 비용이 사교육에 지출된다는 기사를 읽었다. 왜 사교육을 멈출 수 없을까. 안보내면 그만인데, 안보낼 수가 없다고 말한다. 왜? 학급의 친구들이, 같은 동네 영희, 쳘수도 다 그만큼의 사교육을 받고 있으니까. 불안해서 불안해서 안보낼 수가 없다. 내 아이만 뒤쳐질까봐. 똑같이라도 따라가기 위해서는 그만의 비용을 매달 지출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생각해보자. 그들 모두가 함께 멈추면 된다. 그런데 멈추지 않는다. 영희가 학원 가면 철수도 학원 가고 철수가 학원 가면 순이, 갑수, 말자 다 따라 간다. 그래야 보통이라도 유지를 하니까. 사실 시작은 다른 아이들보다 더 우수해지기 위해서, 더 앞서나가기 위해서였는데, 종국엔 모두가 평균이라도 따라가기 위해서 다니고 있다. 비극이다.

  사교육 번성의 원인은 결코 공교육 부실에 있지 않다. 학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학교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싶어서 생겨난다. 근데 모두가 두각을 드러내고 싶어하다보니 종국엔 사교육이 공교육보다 우선시 된다. 학교에서 우수해지기 위해서, 그래서 점수를 잘받고 내신을 다지고, 좋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대학에 잘 가기 위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가면 결국은 대학이다. 그런데 그냥 대학이 아니라, 일류대학이다. 이미 고등학교 정원보다 대학 정원 수가 더 많고, 지방의 몇몇 대학들은 망할 위기에 처해있는 판에, 대학에 가려고 그 고생을 하지는 않는다. 모두가 하늘대학을 꿈꾸기 때문이다. 하늘대학 나와서 대접받고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서, 그래서 성공한 인물로 기억되고 싶어서.

  민노당 송경원 정책위원장은 이 책에서 이 짓을 멈추기 위해서 첫째, 일류대 거품을 빼자. 둘째, 60만 명의 희망자에 맞게 일류대 문을 더 열자. 더불어 국공립대통합네트워크를 만들자. 나라에 속한 국공립대만이라도 먼저 네트워크를 만들어 함께 뽑고 함께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대학 이상은 평생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 고3 마치고 들어가는 코스가 아니라 언제라도 들어갈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국가나 기업이 노동자의 평생교육을 위해 학습휴가제나 학습비 지원 등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교육을 멈추기 위해서는 공교육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줘야 한다. 저들이 경쟁을 멈출리는 없으므로 경쟁을 멈출 수 있게끔 문을 활짝 열어버리고 같이 뽑고 같이 교육시키는 마인드를 가진다면 어느 정도 해소된다는 것이다. 막연한 꿈이 아니라 모두가 그리하겠다는 합의만 있으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방법이다.

  왜 부모는 자식을 남들보다 더 뛰어나게 만들고 싶어할까. 잘 살게 만들기 위해서다. 그럼 잘 사는게 뭔데? 특목고와 일류대학과 대기업이 잘 삶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버리자. 돈 많이 벌고 풍족하게 살면 그걸로 충분할까. 왜 스스로의 몸만 살찌우려 하고 영혼을 돌보지 않는가. 결국 부모가 꿈꾸고, 아이들이 꿈꾸는 것은, '행복'이라 할 수 있을텐데, 정말 그것들로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걸까. 부모가 자식이고 교사고 기타 등등 동일한 공동체에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 미친 짓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들을 통해 내가 이루고자하는 것은 또 무엇이고, 또 무엇이고, 또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부모의 욕심에 의해서, 혹은 부모가 주입한, 사회가 주입한 대로 내가 세상을 바라보고 있진 않을까,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건 아닐까, 를 고민해야 한다.

  이 책은 공교육과 사교육의 문제, 평준화의 문제 뿐 아니라 교원평가, 학벌사회, 대학선발, 대안교육, 조기영어교육, 자립형사립고, 로스쿨, 구조조정 등에 대해서도 다룬다. 우리가 각각의 커다란 주제들을 살펴보며 생각해야 할 것은, 이런 복잡한 제도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하지만 이 책엔 그런 근본적 물음은 들어있지 않다. 그보다는 언론에서 다루어지는 맥락에 대해, 또 그들이 가진 정치적 교리에 따라 각 주제를 살펴보고 있다. 틀렸다고 말하고픈 것이 아니다. 나는 대략 여기 쓰여져있는 주장에 대해 90%는 동의한다. 10%를 뺀 것은 근본적으로 더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미리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바탕에 두고서 작성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정치적 맥락을 치고서 시작했다면 더 좋은 생각들이 많이 나올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든다. 

p.s. 진보교육연구소, 범국민교육연대, 참교육연구소 등이 전교조와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는 사실 모른다. 앞에서 전교조를 이야기한 것은, 느끼기에 전교조의 주의주장과 여기 거론된 단체들의 대표로 나온 이들의 주의주장이 크게 다르지 않아 보여서이다. 사실상 관련 없는 단체들을 임의로 엮어 개인적 견해를 드러낸데서 오해가 빚어진다면 그건 전적으로 나의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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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7-12-07 0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총은 전교조보다 조금 더 싫다. 전교조는 단지 그보다 아주 조금 더 싫을 뿐."
어느 쪽이 더 싫다는 겁니까 -_-;

마늘빵 2007-12-07 09:10   좋아요 0 | URL
-_- 흐음. 이래서 쓰고나면 한번은 읽어봐야해. 수정하겠습니다. 리을 하나의 차이가 크군요.

미즈행복 2007-12-08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기 전교조와 지금의 전교조는 차이가 많지요. 초기에는 정말 열혈분자(?)들의 집합이었으나 이제는 특별한 생각없이 가입해요. 세 늘리기죠. 전교조 사람들도 '교총보다는 낫지 않냐, 그냥 한달에 만원 회비 내는거 아깝지 않으면 좀 들어달라'고 말하면서 회원을 모집하니까요. 아무래도 사람이 많아지면 순수한 열정은 희석되기 마련일테니까요.

마늘빵 2007-12-09 00:40   좋아요 0 | URL
큰 조직이다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있겠죠. 그 안에서도 각기 다른 생각으로 갈등이 있을테고. 교총도 마찬가지겠죠. 조직이 커지면 어쩔 수 없나봐요. 그 안에서 자정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야겠죠.
 
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품절


"우리들이 진보한다는 것의 잣대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의 풍요에 뭔가를 더 주는데 있지 않다. 그것은 아주 적게 가지거나 거의 못 가진 사람들에게 견딜 만큼 마련해 줄 수 있느냐 없느냐에 있는 것이다." (프랭크린 델라노 루즈벨트)-9쪽

현재의 자본주의 시스템은 "출발선을 같게 하자"라는 '형평성'의 관점에서 사회적 합의를 찾고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물론 초기 자본주의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사회주의라는 큰 복병을 만나게 되었고,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히게 된 셈인데, 이 위기를 극복하게 해준 것이 '형평성'이라는 것이다. 국민들 입장으로서는 '평등(equality)'을 포기하는 대신 형평성이라는 보다 완화된 가치에 동의를 해준 셈이다. 그리고 그 형평성을 실현하는 가장 중요한 장치가 바로 교육이다. 최소한 안정적 시장 경제를 운용하고 있는 선진국 정부와 국민들이 합의한 내용은 고등교육, 즉 대학교육에까지 형평성을 적용하는 것이다. 물론 나라마다 제도적 차이가 존재하지만, 대체로 그렇다. 따라서 "동거하는 주제에 대학은 뭐하러 다녀?"라고 말을 한다면 이건 이 사회의 근간을 깨는 매우 위험한 발언이 되는 셈이다.-46쪽

현재의 시스템에서 18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소년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이다. 첫째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방법이다. 물론 이것도 나의 해법은 해법이다. 두 번째는 등록금 융자와 같은 개인융자로 비용을 지출하고, 나중에 고소득의 연봉으로 빚을 상환하는 방법이다. 전형적인 인간자본론 이론에 따른 해법인데, 만약 대학 졸업 이후 고소득의 연봉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평생 초기 출발 때의 빚을 떠안고 살아야 하는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개인의 삶을 전체적으로 디자인하면서 위험부담이 상당히 큰 방식인데, 투자 이론에서는 이를 '위험선호도'가 높다고 표현하고, 이러한 행위를 '위험감수형 행동'이라고 부른다. 세번째 해법은 부모의 재정에 기대는 것인데, 이는 세대 간 소득 이전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부모로부터의 독립이나 동거와 같은 자신의 의지에 의한 선택은 꿈도 꿀 수 없게 된다.-50쪽

'세대'라는 용어는 이런 위험성을 다분히 내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회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종종 세대 담론을 사용하는 이유는 이것이 '역사성'과 '공간성'이라는 구체성을 추상성에 덧붙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지금 20대'라는 개념은 매년 20대가 갱신되기 때문에 '잡을 수 없이 흘러가는 물'과 같은 개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21세기 초반이라는 특수한 구체성을 부여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개념 자체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연구자들이 세대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보편주의적 접근이 절대로 가질 수 없는 맥락이라는 또 다른 매력 때문이다.-77-78쪽

마케팅 세력이 아닌 어른들은 10대가 독서하고 자신의 삶을 계획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예산과 제도를 비롯한 많은 지원을 해주겠지만, 마케팅 세력은 10대들에게 주어진 용돈을 독서가 아닌 다른 곳에 사용하도록 계속 유도할 것이다. 작지만 이 두 가지 힘의 싸움이 대한민국의 미래와 나머지 힘들 사이의 균형을 결정할 가장 큰 요소이다. 마케팅 세력과 비마케팅 세력은 10대의 용돈이라는 1318 시장에서 그야말로 건곤일척의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여기에 한국의 미래가 걸려있다. 이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는 지표는 간단하다. 10대들이 상대적으로 책을 사는데 더 많은 용돈과 에너지를 지출할지 아니면, 1318 마케팅 세력을 지시하는 화장품과 소비재를 사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나라의 운명이 바뀌는 셈이다. -142쪽

지금의 20대는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며, 곧 비정규직이 될 운명 앞에 서 있다. 8백만 명을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평균은 119만원이며, 전체 임금에서 20대가 평균적으로 받는 비율을 적용하면 88만원이 된다. 그나마도 세전 금액이다. 따라서 하루 8시간을 일하는 20대 비정규직이 한 달에 확보할 수 있는 경제력은 그보다 적다. 이 임금을 기준으로 한 달에 50만원을 저축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려면 죽음과 같은 삶을 감당해야 하는데, 그렇게 10년을 모으면 6천 만원이고, 20년을 모으면 1억 2천만 원이 된다. 그리고 50대가 되었을 때, 그나마 비정규직 일자리조차 남아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렇게 본다면 20대는 평균적으로 전세는 물론 결혼도 하기 어려운 세대이다. 결혼을 해서 손에 얻는 돈은 중산층이 자녀 한 명에게 들이는 사교육비 정도이다. 아니, 이들도 전부 그만한 돈을 들여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 아닌가? TV가 시키는 대로 물건을 사들이고, 잡지가 시키는 삶의 방식을 채택한다면, 20년 후에 1억 2천만 원의 자산 대신 그만큼의 빚이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의 20대, 그들이 바로 '88만 원 세대'이다. -143쪽

프랑스의 68세대와는 달리 386의 자기 결집은 사회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만들어 다음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화하지 못했다. 즉, 대학 국유화를 쟁취한 뒤 다음 단계로 진화했던 프랑스의 68세대와는 달리 우리의 386은 대학개혁에 대해 거의 아무런 청사진이나 의미 있는 노력을 개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학벌사회를 더욱 강화시키며 교육 엘리트주의를 강화시키는, 일종의 역사에 대한 배신을 행한 세대이다. 프랑스나 독일과 같은 유럽 국가들의 68세대들이 공교육 체계를 대학까지 연장시키면서 다음 세대들이 보다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가지고 20살에 독립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은 반면 우리나라의 386은 학벌주의와 경제 엘리트주의를 더욱 강화시키는 반작용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은 차이점은 세대원들끼리 서로 지원하며 일종의 경쟁력을 가지게 만들었을지는 몰라도, 지금 10대와 20대가 맞게 된 조금 황당한 상황들은 사실 이 386세대에게 상당한 역사적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177-178쪽

70년대에 대학을 다닌 학번 중 많은 사람들이 전두환 시절에 대학생 정원을 대폭 늘리면서 운 좋게 대학원만 졸업을 하고도 대학교수가 된 적이 있었다. 그들은 교수가 된 상태에서 야간 대학원을 다니며 박사학위를 받았다. 80년대에 대학에 다녔던 많은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면서 박사과정에 진학하거나 유학 붐을 만들며 교수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문은 잠깐 동안만 열렸고, 석사학위만 가지고도 교수가 될 수 있는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박사를 수용할 수 있는 대학교수직이나 연구직의 숫자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다음 세대의 박사들 특히 인문학이나 특수전공을 가진 사람들은 후에 개인적으로 아주 어려운 삶을 살게 되었다. 이 사람들에게 발생한 운명을 우리나라에서는 '고학력 실업'이라고 부른다. 비슷한 일이 유럽에서도 벌어진 적이 있었는데, 그들은 이걸 '과잉 교육'이라고 불렀다.-182쪽

다른 세대와의 경쟁에서 20대는 서로를 소외시킬 확률이 높은데, 여러 가지 사회적 경험을 공유하면서 단결하고 뭉치도록 배우고 또 그렇게 살아온 앞의 세대와는 살아온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조직에서 인사권을 가진 세대는 유신 세대이지만, 곧 그 권한은 386세대로 넘어갈 것이다. 이 상황에서 별도의 그룹을 만들지 않을 확률이 높은 20대의 아주 일부가 윗세대에게 '포섭'되어 대다수의 20대를 소외시키는 일들이 끝없이 반복될 것이다. 연공서열제가 사라진 상탵에서 발생할 첫 번째 일이 바로 이것인데, 사회적으로 새로운 균형 상태가 나타날 때까지는 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될 것이다. 언젠가 자신들에게 인사권을 비롯한 경제적 권력이 쥐어질 날을 기다리면서 버티는 것이 대부분의 20대가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행위 패턴이라 할 수 있다. 이걸 밖에서 보면 '20대가 20대의 적'이라는 상황으로 해석될 것이다. 20대에게 주어진 승자 독식 게임에서 사실 세대 간 경쟁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매우 거칠고 불행한 승자 독식 게임이다. -191-192쪽

불행을 비교하는 것처럼 비참한 일도 없다. 그러나 한국사회가 극단적인 승자독식 체제로 흘러가면서, 승자와 패자만 나뉘는 것이 아니라 패자들 사이에서도 또다시 변종 승자독식 게임이 벌어지게 된다. 젊은 세대 내부에서 극소수에 해당하는 승자들이 갈리고 나면 패자들끼리 '그들만의 리그'가 벌어지는 것이다. 여성, 고졸 이하 학력자, 지방대학 출신, 전문대 출신 등등의 집단이 벌이는 경쟁이다. 실업 문제와 비정규직의 여성화라는 문제는 '패배한 다수 가운데' 에도 계층이 나뉠 수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물론 여성이면서 지방대학 출신일 수 있고, 남성이면서 전문대 출신일 수도 있으므로 각 집단은 독립적인 게 아니라 중층적이다.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때 벌어지는 승자독식 게임은 '패자부활전'의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를테면 '개미지옥 게임'이라 이름붙일 수 있다. -197-198쪽

현재의 20대가 맞게 된 사회적 고통들의 원인은 20대에게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본질적으로 경제 구조의 변화와 관련되어 있는데, 직접적인 요인 두 가지를 꼽으라면 결국은 한국 경제의 영광의 30년 동안 화려하게 활동했던 중소기업이 지난 5년 동안 붕괴하게 된 것과 사회적으로 경제적 약자들의 탈출구였던 자영업의 경제적 기반이 사라지게 되었다는 점을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두 가지 모두 한국 경제의 독과점화와 관련되어 있는데, 하나는 생산자본에서 발생한 일이고, 또 다른 하나는 유통자본에서 발생한 일이다.
-241쪽

중소기업의 붕괴는 단기적으로는 20대 실업과 10% 미만의 소위 '우아한 직업'에 대한 과잉 경쟁을 만들어내고, 구조적으로 90% 정도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원치 않았던 비정규직과 중소기업으로 내몰리게 되는데, 자신이 원해서 간 것이 아니므로 이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면서 살기는 어렵다. 게다가 기존의 경제조직에서 완전히 내몰린 사람들이 자영업에 대한 창업을 선택할 수 있는가? 이미 유통에서도 대형 할인매장과 편의점을 중심으로 독과점화가 거의 완료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한국 내에서 90%의 젊은이들에게는 불만족 상태에서 '메뚜기'의 삶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2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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