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네이버 뉴스에 이런 기사가 떴다. 15살 여학생이 45살인가 하는 여교사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폭행했다고. 시작은 여교사가 급식지도를 하면서 여학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뒤로 가서 서있으라고 한 듯 한데, 이에 불만을 품은 여학생이 뒤돌아선 여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때렸다는 것이다. 현장에 있어봐야 진실여부를 알 수 있겠지만 이같은 기사가 하루에 한건씩 뉴스에 뜨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반대로 교사가 학생들 앞에서 자위행위를 했다는 등 문제있는 교사에 대한 기사들도 가끔씩 뜨곤 한다. 어느 집단이건 꼴볼견은 존재하고, 그 배경이 학교와 교실이 되었다고 해서 예외는 될 수 없다. 

  뉴스로만 보고 듣던 사건이 내가 근무하는 그곳에서 벌어졌다. 학교에 경찰이 들이닥친 것이다. 나는 당시 수업 중이었던지라 옆반에 있던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는데, 3학년 여학생 하나가 수업중에 선생님을 향해 글로 담아내지 못할 욕을 퍼붓고 깽판쳤다는 것이다. 두 시간에 걸쳐서. 앞 시간엔 욕을 하고, 뒷시간엔 욕과 더불어 선생님을 향해 의자를 집어던졌다고 한다. 그리곤 경찰에 신고해서 선생님을 데려가라고 했나보다. 작년부터 좀 문제있는 아이다 싶어 말이 많았다. 어르고 달래서 학교에 문제 없이 잘 다니도록 했는데 결국은 한 건 했다. 시작은 역시 꾸지람이었다. 수업태도의 문제를 지적한 듯 한데 기분이 나빴던 것이다.이 학교와서 많이 느끼는 바지만 대개의 많은 아이들이 일단 기분이 나쁘면 자신이 잘못했건 안했건 간에 나를 기분 나쁘게 만든 그 사람이 먼저 잘못한 것으로 간주하고 들어간다. 잘못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적해주면 머리로는 받아들일지 몰라도 마음으로 받아들이진 않는다.

  이건 오늘 내게 있었던 사건이었다. 2학년 한 남학생이 내 수업 때마다 환타지 소설을 보길래 오늘은 미리 빼앗고 시간이 끝나면 주겠노라 했다. 그랬더니 이때부터 억지를 쓰기 시작하는데 보다 걸리면 일주일 압수이고, 지금 빼앗고 주면 한시간만 못보는 것이다, 라고 말하며 설득을 했고, 설득이 먹혔다. 이런걸 설득해야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힘겹다. 어쨌든 수업이 끝났고 나는 수행평가와 관련해 앞에 나온 다른 학생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지우개 조가리가 여러개 날아왔다. 맨 앞에 앉은 그 녀석이 저쪽에서 지우개를 뜯어내 던지고 있던 것이다. 그래서 왜 그러냐, 그랬더니 자기가 계속 불러 책을 달라고 했는데 보지 않았다고 내 시선을 끌기 위해 지우개를 던졌다는 것이다. 순간 당황을 넘어서 황당했지만. 옆에 있는 여학생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선생님 얘 아까부터 선생님 불렀어요. 진짜에요. -_- 더 이상 무슨 말을 하리.

  하나 더. 3학년 한 여학생이 수업 시간에 핸폰으로 게임을 하길래 집어넣으라 말했다. 하지만 바로 꺼내어 다시 게임을 하기 시작했고, 초반엔 못본척 했지만 계속 하고 있길래 애초 말했던대로 압수하고 7일 후 돌려준다 했다. 달라 달라 계속 떼를 쓰다가 결국 나를 쫓아와 왜 안주냐고, 그럼 날짜라도 줄여달라고 화를 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_- 어휴. 당연히 수업시간에 핸드폰은 안되고, 더군다나 시작할 때 지적해서 넣으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꺼내어 게임을 했으니 당연히 잘못한거 아니냐, 했지만 막무가내다. 자기자신만 빼앗겨서 기분 나쁘고 잘못한건 생각지 않는게다.

  정말 기본이 안된 사례들을 매일매일 경험한다. 나름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서 배려한다고 이거저거 다 봐주고 최대한 존중해줬더니 돌아오는건 더 큰 요구다. 내 교육철학이 잘못되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집에 돌아와 패닉상태에서 케이블 티비를 돌리며 멍하니 <공공의 적2>를 봤는데, 강철중 검사가 이런 말을 하더라. "우리가 개냐. 개들 그러잖아. (조용히) 저리가, 그러면 좋다고 따라오고, (무섭게) 이리와! 그러면 도망가고." 여지껏 (조용히) 이리와 그랬는데, 새학기가 시작되면 (무섭게) 이리와! 해야될까보다. 결국 아이들이 기본을 지키는건 그나마 무서운 선생님 앞에서니까.  공맹의 덕치보다는 한비자의 법치가 더 끌리는 요즘이다.

*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앞에 있던 선생님께서 본인의 경험을 말씀하시더라. 어떤애가 계속 자신을 부르길래 가봤더니 그 학생이 떨어뜨린 프린트를 주워달라는 거였다고. 왜 불렀는데 빨리 안오고 안주워주냐고 따졌다고. 할 말을 잃었단다. 듣고 있는 나도 숨이 막힌다. 거의 매일 나눠준 프린트가 내 앞에 떨어지면 주워다가 주곤 했는데 어떤 녀석은 두 손으로 받으며 고맙습니다, 그러고 대개의 아이들은 아무 말 없으며, 적지 않은 아이들이 저 같은 반응을 보이니까. 선생님들이 강남지역으로만 가길 원한다는 기사를 봤을 때 속으로 그 분들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는데 이제는 고개를 끄덕인다. 좀 더 나은 근무환경이란 교사들에게 공부는 못해도 기본은 최소한 지킬 줄 아는 아이들이 있는 곳이다. 많은 분들이 강남지역 아이들은 최소한 그건 되어있다고 느끼는 듯 하다.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 학교 내에서 체벌을 금지하는 것이 과연 옳은일인지 의문이 든다. 예전엔 교단에 서면 절대 매는 들지 말아야지 했는데, 대화와 설득이 먹히지 않고 모든 것을 잔소리로 받아들이고 자신에 대한 억압으로 받아들이는 '다수' 의 학생들을 대함에 있어 더 이상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생각한 방법은 모두 동원해봤지만 먹히지 않았다. 마지막에 남은 것은 매 인데, 몇 차례 가볍게 한 두대 때려본 바로는 효과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는데 일단 선생님과 수업시간을 싫어하게 되고 공부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이다. (하긴 공부로부터 먼 건 원래 그런 아이들이니 크게 달라지는건 아니다. 다만 공부를 가까이 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는 것이 문제다.) 수업시간에 별 탈 없이 딴짓을 하든 뭘하든 조용히 시킬 수는 있지만 그 학생이 공부하도록 하는 욕구로부터는 멀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즉 그저 무서워서 조용히 있을 뿐이지 자기가 잘못을 했기 때문에 뉘우치고 조용히 있는건 아니란 말이다. 그러니 매도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다만.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문제있는 소수를 조용히 시킬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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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9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렌초의시종 2007-06-19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암담하고 답답해요...... 그러고보면 선생이 된다면 아예 아이들에 대해서 많은 걸 포기하자고 다짐하는 저 자신이 한심스럽도록 다행스러울 때가 있어요......

마노아 2007-06-19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학교도 비슷하지만 그곳이 좀 더 심해 보이네요^^;;; 프린트 나눠주고 남으면 저를 불러요. 남았다고..;;;; 그럼 네가 들고와라! 하면 그때 들고 나오죠.
오늘은 한 여학생이 아프다고 했는데, 사실 믿음이 안 가는 녀석이었지만 정말 아플 수도 있으니 엎드려 있으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엠피쓰리를 듣고 있더라구요. 7일간 압수!했더니 자기 것 아니라고 엄청 항의하더군요. 아무튼 뺏어서 갖고 왔는데 여러모로 괘씸했어요. ㅜ.ㅜ

2007-06-19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7-06-19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 네...
로렌초의 시종님/ 곧 님도 현장을 경험하겠지요? 제가 너무 의욕이 강해서 많은걸 알려주려하고 많은 이야기를 해주려고 하거나 학생들을 지나치게(?) 인간적으로 대하나봅니다. 갑자기 고등학교 때 '피바다'라 불리우는 젊은 남자선생님이 생각나네요.사실 부드러우신 분 같았는데 학생들 사이에선 악명 높았죠. 중학교 3학년 때 담임이었던 '학주'도 알고봤더니 눈물 많고 부드러운 남자였고.

정아무개님 / 저도 생각할 때마다 답답하고 멍해집니다. 오늘은 직업을 바꿔야 하나 생각도 해봤습니다. 나약한 생각이겠죠.

마노아님 / 그래도 들고오라면 들고오나봐요. 지시를 해서 말을 들으면 그나마 낫죠. 그런 학생도 있지만, 언제나 문제는 극단적인 일부에 의해서 발생하는 법이니까요. 거의 대부분이 기분이 좋고 나쁨의 여부가 옳고 그름의 판단 잣대가 되더군요. 옳고 그름과 기분이 나쁘고 좋음을 구분하지 못하는 듯 합니다.

데이드리머님 / 매일 힘겹습니다. 수업 준비를 하는 것도 열심히 들으려하는 애들이 많아야 의욕이 생기고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를 고민하는거지, 순 저런 애들만 있는 교실에 가서는 그런 이야기해줘봐야 듣지도 않는데, 이런 생각이 먼저 앞섭니다. 힘듭니다. 매 말고는 방법이 없는건지. 도덕시간에 아무리 대화와 설득, 합리적 사고 등등을 말해봐야 소용 없습니다. 그냥 진도 나가기 위한 설명일 뿐이죠.


멜기세덱 2007-06-19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들을 확 그냥 다 잡아 패부러!ㅋㅋ 아무래도 이건 아니죠? 이런 이야기들 볼 때마다 우리나라 선생님들이 참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됩니다. 모든 아이들을 감싸안고 바람직한 성인이 되도록 도와주는 선생님이 되는 길은 참 멀고도 험한길이지만 말이에요.ㅎㅎ

2007-06-19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7-06-19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세덱님 / 정말 심정은 그러고 싶었습니다. 전에 있던 학교는 자연스러운(?) 체벌이 어느 정도 허용되는 곳이었고, 실제로 선생님들께서도 - 주로 남자선생님 - 안되는 녀석들은 불러다가 꽤 아프게(?) 때리곤 했습니다. 그럼 잘못하면 맞을걸 알기 때문에 다음부터는 잘못하면 잘못했다고 시인은 하더군요. 잘못을 반복해서 저지르더라도 최소한 시인할 수 있는 정도라면 그 아이는 기본은 됐다고 봐야죠. 매가 무서워서 그러는건지 아니면 진심으로 그러는건지 모르지만. "모든 아이들을 감싸안고 바람직한 성인이 되도록 도와주는 선생님이 되는 길" 이란건 그냥 이상인가봅니다. 친구처럼 수다도 떨어주고, 최대한 자유를 허용해주고, 청소할 때면 같이 도와주기도 하고 그랬지만, 또 그러면서 제 마음도 편했지만, 최근 그네들을 보면서 이건 아니구나 싶습니다. 벌써 경력이 꽤(?) 되었는데 매번 이렇게 했습니다. 하지만 다음번엔 그러지 말아야겠습니다. 결국 통하는건 강제와 매 인가 봅니다.

마늘빵 2007-06-19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종님 / 교생 선생님은 학생들에겐 삶의 활력소지요. 그리고 교생으로 나가 좋은(?) 경험하고 오신 분들은 희망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지요. 꼭 교단에 서려고. 그런데 6개월 이상을 같은 아이들과 접하는 교사가 되면 다른가봅니다. 나름 젊고 부드럽게(?) 생긴 저는 초반엔 아이들에게 신선함의 대상이지요. 하지만 그 기간은 3개월을 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초반에 절 좋아하고 그래서 저도 의욕을 갖고 가르치고 더 자상하게 대해주지만 그게 함정이더군요. 거기 빠지면 이제 복구불가능의 영역으로 넘어오게 됩니다. 지금과 같은. -_-

2007-06-19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06-19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아이들 3명을 소위, 특목고에 보냈는데.. 아이들은 선생님들을 존경하고 선생님들께서는 아이들을 존중해 주었습니다. 학교다운 학교였지요. 수준에 맞는 아이들을 모아 가르쳐야 제대로 교육이 됩니다. 외고 과학고에서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매로 다스리거나 아이들이 선생님께 불손하게 대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실력을 갖춘 선생님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authority'와 아이들의 그런 선생님들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아이들 스스로의 자신에대한 자부심이 아이들의 태도를 바르게 하는 듯 했답니다. 저는 그런 풍경을 한 10년간 아이들 학교 보내며 지켜봤답니다. 특목고는 학교다운 학교들입니다.


LAYLA 2007-06-1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잘하면 예의도 바를까요? 공부 잘하는 애들은 예의가 바르다기보단 '눈치'가 빠르다고 여겨집니다만^^ 수행평가도 있고..부모님 체면도 있고(학생성적 좋으면 부모님이 사회적으로 좋은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죠 특히 강남이면 ㅋ)선생님에게 잘해서 아쉬울거 없다는걸 잘 꿰뚫고 있는 애들이죠. 모범생 가면이 도움이 많이 된다는거 잘 알고 있고. 제가 너무 비관적인걸까요? 교사의 입장에선 이러니 저러니 가면이든 뭐든 공부잘하고 말 잘듣는 애가 편하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진실된 마음이 없는 교사와 학생 관계라니 좀 안타깝네요.

비로그인 2007-06-20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목고의 특별한 풍경 중의 하나는 '실력이 없는' 선생님은 아이들이 인정하질 않더군요.
실력없는 선생님들은 특목고에서 오래 버텨내질 못합니다. 아이들이 노골적으로 무시합니다.
또 선생님들은 공부 안하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잘하는 아이들하고 공부해 나갑니다. 따라올려면 따라오고 놀려면 놀아라지요. 공부에 관하여 철저히 자율에 맡깁니다. 요는 대학 스타일이지요.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서로 물어보고 서로 경쟁하며 함께 앞으로 나아갑니다. 이것이 제대로된 학교 교육이지요..


얼룩말 2007-06-20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다 그렇게 되었을까요, 그 애들은..
교사라는 입장에선 그런 애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끌고 가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참..교사 대 학생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서 한판 뜨고 싶은 애들이군요.

기인 2007-06-20 0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효... 참.. 그 정도까지인지 몰랐네요..

마늘빵 2007-06-20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사님 / 아이들마다 개성이 강하고, 각기 성향이 다른 만큼, 다양한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가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봅니다. 현장에 있으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는데, 똑같은 일괄적인 교육은 그 누구에게도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특목고에서 실력이 있고 없고의 여부에 따라서 아이들이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차별한다는 건 좀 그렇군요. 교사채용에 대해서 건너 듣고 경험해본 바로는 특목고에 아무나 채용하지는 않습니다. 나름 검증된 사람들을 뽑아 고르고 골라 채용하는건데, 어떤 기준으로 아이들이 그같은 차별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실력이 아니라 성격에 따라 그런 것일수도.

얼룩말님 / 사실은 끝까지 끌고 가야죠. 하지만 매일매일 너무나 지칩니다. 이제 고작 2년정도의 경력을 가진 저부터도 벌써 지칩니다.

라일라님 / 물론 공부 잘하는 것과 기본적인 예의가 갖춰진 것은 별개의 문제이지만, 대략 눈 앞에서만이라도 기본은 지킬 줄 알죠. 말씀하신대로 부모님 체면이건 아니면 평가 때문이건 그 이유가 무엇이됐든, 그 모습이 가면을 쓴 모습이든 진실된 모습이든 일단 문제는 일으키지 않으니까 수업에 방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같아선 이런 거짓된 모습이라도 보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정도 생각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기인님 / 그쵸. 저도 뉴스에서만 봤는데, 현실이죠.

비로그인 2007-06-20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이 이야기중이라 못 들었으면 앞으로 나와서 다시 이야기를 하던가,
기다리던가 해야지. 어디서 버릇없게 지우개를 던져!! 수업시간에 딴짓 하는게
자랑이야!! "

"이게 어디서 선생님을 오라가라야!! 자기 앞에 떨어진 프린트는 스스로 주울 것이지!
내가 니 시종이야? 그런 싸가지는 어디서 배웠어?"

위의 글을 읽으며 제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 던졌을 말입니다. 정말 어이가 없군요.
엄하게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면 체벌은 굳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저도 전에 학원에서 근무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만. 저는 언제나 말로 다스렸습니다.
물론, 그들에게 나는 '무서운 선생님'이었겠지만, 화를 내야 할 때 외에는 엄하게
한 적이 없었으므로 그들은 저를 잘 따르더군요.

그런 개념없고 버릇없는 학생들을 지도해주는 것이 선생의 몫입니다.
너무 착한 성품의 아프님에게는 무리한 권유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잠시 접고 '나도 화가 나면 무섭다' '더 이상은 봐주지 않겠다' 라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시는게 어떻겠습니까. 그들로 하여금 '잘해줄 때 잘했어야 한다'라는 후회를
주는 것도 좋은 깨달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예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제가 아는 분 중에, 아프님처럼 착하고 아이들을 좋아하고, 인간적으로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지루해하고 어려워하는 역사를 재밌게
가르치실까 고민하신 노력이 보일 정도로 항상 수업을 온갖 액션과 코믹한 이야기들로
엮어 하셨습니다. 물론, 학생들의 반응은 최고였지요. 그러나 그것은 반년만 지속.
아프님처럼 딱 이 시기에 선생님도 아이들에게 '너무 잘해주기만 했다'라는 것을
깨달으셨습니다. 말을 듣지 않고 버릇없는 녀석들이 나오기 시작한거죠.
그래서 내린 그 분의 결단은, '잘해줄 때 너희들도 잘했어야 한다' 라는 것이었죠.
그 후로 그 분은 농담도 하지 않고 무섭게 아이들을 대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학생들은 굳이 표현을 하지는 않았지만, 후회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것도 인생의 가르침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행동에 따라 좋은 환경 혹은 나쁜 환경을 가질 수 있다'라는.


요즘은 선생도 학생들도 잊고 있는 듯 합니다. '선생'의 뜻은 '먼저 선, 날 생'
먼저 태어난 선배가 뒤에 태어난 후배에게 살아가는 법, 사회에서 적응할 수 있는
기본을 가르치는 것이 교과목의 가르침보다 먼저라는 사실을.

날씨도 덥고, 여러모로 힘드시겠지만. 조금은 덕치와 법치의 적절한 조율을 하시면서
힘내시길 바랍니다. ^^
뜻은 반드시 통한다고 하였으니,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반드시 아프님의 가르침의
진심을 알아주는 학생들이 있을 것입니다.

빠샤빠샤 - !!!

마늘빵 2007-06-20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긴 댓글. 한장의 페이퍼군요. 엘신님 감사합니다. 구구절절 맞는 말씀입니다. 제가 느끼고 있는 제 자신의 문제를 지적해주셔서 뜨끔했습니다. :)

홍수맘 2007-06-20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난감하다는 말이 생각났어요.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이렇게 힘들구나, 아이들과의 신경전이 정말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멋진 아프님!!!. 잘 해내실거죠?

마늘빵 2007-06-20 13:15   좋아요 0 | URL
댓글 달기가 여기 따로 창이 뜨는군요. 이걸 왜 몰랐었지. -_-
감사합니다. 어제는 거의 패닉 상태였는데, 오늘 또 좋아라하는 아이들 반에 들어가서 그나마 좀 나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네꼬 2007-06-20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선생님이었으면 만날 울고 다녔을 거예요. 누군가는 맡아주셔야 할 교육, 요즘 같은 때 꿋꿋하게 버텨주시는 선생님들께 고맙습니다. 어수선한 곳이라고 도망치지 않으시는 것만으로도요. 아프님, 마노아님, 모두 ♡

마늘빵 2007-06-20 20:41   좋아요 0 | URL
네꼬님 도망치고 싶단 생각 했었는데 부끄럽습니다. 도망치지 않고 딴 맘(?) 품지 않고 자리 잘 지키겠습니다. :) 감사.

logos678 2007-06-20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아이들이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반항과 공격성이지만, 내면엔 불안과 우울, 소외감과 절망감이 담겨있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에요. 가정에서 신뢰와 지지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구요. 어쩌겠어요?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을... 기운내세요.

2007-06-20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6-20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춤추는인생. 2007-06-21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중고생들은 너무 잘해주면 기어오르고. 또 엄하게 대하면 그것을 싫어하고.
참 입장 난처할때가 많은것 같아요.
전 개념없는 애들보면 아이들도 문제지만 부모님 한번 뵙고 싶더군요.
그런집은 늘 교육상문제가 있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