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태우스 > 계획은 섰는데

 

 

 

 

이번 주에도 실패다. 로또 말이다. 한두번 실패해 보는 건 아니지만, 이번 주는 좀 기대를 했었던 것이, 꿈자리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지갑을 잃어버리는 꿈을 꾼 것. 이거 좋은 꿈 아닌가. 토요일 낮잠에서 깨어난 나는 부지런히 숫자를 조합했다. 지갑에 7만원이 있으니 7, 꿈에서 테니스를 쳤는데 테니스는 6점을 따야 이기니 6, 꿈에 나온 기자의 나이가 43세니 43... 하지만 결과는 꽝이었다.


몇 년 전부터 로또가 되면 하고 싶은 게 있었다. 오프라인 책방을 하나 만드는 것. 이름하여....‘서점 마태우스!’ 모든 책을 갖다놓고 독자가 고르게끔 하기보다는, 내가 좋다고 생각한 책들을 위주로 진열하고 “이거 읽어라!”라고 권하는 책방 말이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게 바로 매주 나오는 소식지였다. 교보에서 나오는 ‘책과 사람’인가 하는 잡지보다 훨씬 더 볼거리가 많은 소식지를 서점 손님들에게 나눠줘 책 선택에 도움을 주는 거다.


그 소식지의 콘텐츠를 채워 줄 사람들도 내 맘대로 골라 봤다.

-평범한 여대생님; ‘평범한 여대생의 눈에 띈 책다운 책’이란 코너를 맡아 줘야 함. 일주에 한편씩 리뷰를 써주신다.

-이번에는 로또에 될 것으로 믿고 서둘러 귀국하신 마냐님, ‘마냐가 권하는 감미로운 책들’이란 코너를 맡아 2주에 한번씩 리뷰 부탁드립니다.

-리뷰의 달인이신 플레져님은 ‘좋은 리뷰 디벼보기’라는 코너를 맡아 주시기로 함. 매주 한편씩 문제가 많은 리뷰를 좋은 리뷰로 고쳐 줌.

-펑크님, ‘내 리뷰에는 펑크가 없다’ 연재해 주세요.

-시인이기도 한 박예진 님은 ‘논술에 도움되는 책을 찍어주마’란 코너를 맡아 2주에 한편씩 리뷰를 써주세요.

-제가 존경하는 로쟈님은 ‘주제가 있는 책읽기’라는 코너에서 지금 하시는 것처럼 테마에 맞는 책들을 소개해 주시면 되고요

-추리 쪽은 역시 물만두님, ‘만두 먹으면서 추리소설을!’이란 코너를 부탁드리겠어요.


너무 책 얘기만 하면 재미없으니까 이런 것도 하려고 합니다. 책 관련 없는 거라고 돈 덜드리는 거 절대 아닙니다.

-가을산님은 ‘가을산의 공작교실’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공작을 소개해 주시어요.

-파란여우님, ‘염소를 치는 파란여우’를 통해 농촌의 일상을 그려 주세요. <월든>보다 훨씬 멋진 글들이 나올 듯.

-플라시보님은 육아일기 써주세요. ‘플라시보 딸은 어떻게 크고 있나?’란 코너 맡겨드리겠습니다.

-기인님은 ‘sub-60킬로, 기인이 간다’에서 다이어트 비법을 2주에 한번씩 소개해 주시고요, 하이드님은 ‘세계 곱창기행’ 연재해 주세요. 산사춘님은 ‘산사춘의 좌충우돌 폭식기’를, 메피님은 히트작인 ‘마당쇠의 생활백서’ 써주시고요, balmas 님은 ‘발마스와 함께 하는 철학 이야기’ 부탁합니다. 주드님, ‘절세미녀의 연애 스토리’ 부탁드리구요, 아영엄마님과 세실님은 ‘나이 마흔에도 스물처럼 보이기’ 연재해 주시어요. 다우님, ‘일상 속의 여성주의’ 써주시고요 시비돌이님, 바쁘시겠지만 가끔 인터뷰 해주세요! 울보님은 '눈물연기의 모든 것'을, 푸하님은 '웃음의 미학' 연재해 주시어요....


히유, 이러다간 소식지가 무척 두꺼워지겠군요. 매너님과 Kel님께 사진 부탁드리고요, 파비아나님은 소식지 출간에 힘써 주세요. 아프락사스님께는 표지모델을 부탁드립니다 (표지모델은 고정입니다). 치카님과 스텔라님은 인터넷을 관리해 주시어요(그런다고 월급 적게 드리는 거 아닙니다). www.mataeus.com으로 할 거구요, 참 야클님! 여기 댓글 다는 건 님께 부탁드려도 되죠? 원고 독촉은 사야님께서 해주시기로 이미 결정됐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마도 큰 적자를 보겠지요. 그래서 제 서점은 저녁 7시부터는 술집을 겸하게 됩니다. 거기서 나는 이익으로 손해를 줄이려고 애써야겠지요. 손해가 너무 커지면 어떻게 하냐구요? 문을 닫아야지 어쩌겠습니까. 하지만 그 기간이 얼마가 되든지 이렇게 같이 일하는 상상을 하면 즐겁지 않겠습니까? 근데 언제나 로또가 될런지, 차암.

 

* 질문:

1) 등장하신 분들께: 자신의 역할에 만족하십니까? 달리 하고픈 일은?

2) 등장 안하신 분께: 혹시 기발한 할일이 있으시면 써 주세요.

3) 모든 분께:(이건 투표로)이 서점은 과연 몇달을 버틸까요?+

 3개월 이하

 6개월

 1년 이상

 기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kocka > 참여정부의 대미외교에서 지지층이 이탈하는 이유

※ 이 글은 7월 26일자 한국일보의 ‘아침을 열며’에 기고된 글입니다.

한미관계를 놓고 노무현 정부의 국내적 지지층이 계속 등을 돌리고 있다. 전직 관료, 여당, 진보적 논객들마저도 공개적으로 비판의 고언을 시작하였다. 한미관계와 관련된 이러한 지지층의 이동은 한미동맹이라는 안보 이슈와 한미 FTA라는 경제 이슈로 나뉘어 각각 다른 이유로 일어나고 있지만 지지층의 이반이라는 일반적인 현상에는 두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현 정부의 문제해결 능력에 대한 전반적 신뢰상실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시끄럽게 군것만큼 해낸 것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적 이슈인 부동산, 양극화, 실업, 그리고 교육문제 등에서 그런 것 같이 한미관계와 북핵문제도 시끄럽게 굴기만 하고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하는 것이다. 물론 시끄럽게 군것에는 이유가 있다. 상대방과 의견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의 해결은 상대방과의 말싸움에서 끝나지 않는다. 일단 서로 의견의 차를 확인한 다음에는 상대방 보다 더욱 정교하고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대안과 전략을 수립하고 일관적으로 로드맵을 실천하여야 한다. 그런데 현 정부는 이러한 문제 해결의 길로 전진하지 못하고 3년 반 동안 상대방의 공격에 대하여 자신의 시각이 옳다는 고집스러운 말싸움만 하고 말았다. 즉 목표가 문제의 해결이 아닌 노선투쟁의 승리로 바뀌고 말았다.

노선투쟁의 승리는 닫힌 내부 정치의 공간에서 정적을 숙청하고 권력을 획득하는 방법은 되지만 열린 민주주의의 공간에서 복잡한 현대사회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특히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고, 다양한 시각이 공존하는 현대 민주주의의 공간에서 사회적 문제를 말싸움으로 끝장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다 나은 전략 및 정책의 수립과 일관된 추진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현 정부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모든 세력과의 노선투쟁에 오히려 힘을 기울였고, 그러다 보니 지지층은 얇아지고, 정부 내의 인사도 청와대의 노선에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일부에 국한된 회전문 인사가 되었다. 한미동맹과 북핵문제는 노선투쟁으로 해결될 수 없다. 정부는 지식인처럼 논쟁을 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정교한 전략을 수립하여 국민을 안심시키고 문제해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두 번째의 문제는 정부와 국민간의 관계 설정의 문제이다.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현 정부는 입장이 다른 어떠한 상대방과도 말싸움만 하는 바람에 일방적이고 독선적이 되어 버렸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참여정부에서 참여가 배제되고 개혁적 민주정부에서 투명성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가장 첨예하게 드러난 이슈가 한미 FTA이다. 이미 사회주의권이 붕괴하고 세계화와 민주화가 대세인 상황에서 이제 한국을 실패한 사회주의와 쇄국으로 몰고 가고자 하는 세력은 없다. 다만 개방의 속도와 범위, 그리고 개방의 다양한 모델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서 상당한 입장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입장의 차이는 수학 문제와 같이 정답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이익이 사람마다 첨예하게 대립되는 매우 정치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 정부는 갑자기 느닷없이 이렇게 중차대한 문제를 심사숙고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던져버렸다. 국민에 대한 설득과정과 지지도 확보하지 않고, 또 한미 FTA에 대한 연구의 축적과 협상의 주요 쟁점을 투명하게 공개하지도 않고 권위주의적이고 쇄국적인 방법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비판세력이 생겨나면 또 다시 노선투쟁에 돌입하여 온갖 모순이 발견되는 어휘와 논리로 비판세력을 쇄국주의자로 몰아버린다. 이렇게 배타적인 정부의 방식에 대하여 등을 돌리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참여정부는 말한다. 비판만 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라고. 대안은 분명하다. 국민과 함께하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2006.7.31. 미래전략연구원. 이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서양골동양과자점 1
요시나가 후미 지음, 장수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이 중편(4권 정도 만화책이면 '중편'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 같다) 만화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일본 만화의 힘을 느꼈다. 갤러리 페이크가 미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그 방면 전문가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린 만화라면, 이 만화는 비슷하지만 훨씬 사랑스럽게, '양과자' 즉 케익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그 방면 주인공을 바탕으로 한 연애+명랑 만화다.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역시 케익을 먹으러 가야 겠다는 것. 그리고 요리는 역시 예술이라는 것. 한 번 잡으면 놓기 힘들고, 다 읽고 나서도 따뜻한 기분과 배고픈 기분이 든다. ^^;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eeker16 2006-11-02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내가 무지 좋아하던 만화인데. 너 요즘 만화 읽는구나. 내 겨울방학 리스트 1순위-만화보기. 근데 어디에 공유 회원으로 가입하면 이렇게 다운 받아 볼 수 있는 거쥐? (만날 구경만 하다가 댓글쓰고 싶어서 알라딘에 가입하지 않았겠냐. 기특하지.)

기인 2006-11-02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쿄쿄 기특해요. :) 폴더플러스(folderplus) 추천합니다. www.folderplus.co.kr 가서 다운 받으신다음에 코인 충천 조금만 하면 되요. ^^ 아니 누나 그럼 지금까지 드라마 어떻게 보신거에요? +_+

seeker16 2006-11-02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직접 다운 받은 게 아니라 같이 사는 사람이 다운 받았지. 무슨 jjang0u.com인가 하는 곳이었던 것 같아. 네가 추천해준 곳 가봐야지...히히...신나라!

기인 2006-11-02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옹 ㅎㅎ 저도 짱구도 이용하고요, 짱구에서 폴더플러스 같은 거 써요. ㅎㅎ
짱구에서는 어디에 내가 이런거 올렸다 공고하는 거니까요. ㅎㅎ 검색 잘 됬기를 ^^;
 

군대 갔다온 남성과 그 때까지 기다린 여성이 헤어지게 되는 패턴. 여성은 그만큼 참고 기다렸기 때문에 남성에게 보상을 바란다. 더 자신을 사랑해 주기를, 자기에게 더 많은 시간을 쏟아주기를. 반면에 남성은 이제 사회에 적응해야 되고, 취직 걱정도 해야 된다. 자기를 기다려 준 여성에게는 고맙지만, 부담도 되기 시작.

이때부터 싸움이 시작된다.

고시도 마찬가지 아닐까. 고시를 붙은 사람과 그를 기다린(?) 사람. 고시만 붙으면 매일 서로 사랑하면서 보내리라 기대했던 사람. 그러나 고시를 붙은 사람은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을 처리해야 한다.

우리 커플의 경우도, 요즘 부쩍 서로 화도 많이 내고, 상처도 입고, 섭섭해 하기도 하고 있다. 애인의 입장에서 사태를 생각해야 할텐데, 그게 잘 안된다. 섭섭하기도 하고, 상처도 입고...

사귄지 3년이 넘었지만, 20여년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난 우리는 아직도 갈 길이 먼 듯 하다.

논문 스트레스도 있고, 애인과도 스트레스가 있고. 힘들다. 이제 공익도 가야 하고. 첩첩산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창비시선 247
박형준 지음 / 창비 / 2005년 5월
장바구니담기


사슴벌레 한마리 눈밭을 기어간다
바람에 날리는 눈발이
멀리서 무지개로 부서져 내린다

햇빛 너무 환해
눈밭을 헤치고 나온
사슴벌레 한마리
두 뿔로
공중에 뻗은 나뭇가지 끝
무지개 치받는다

허연 河床 같은 낮달이 흘러가고
까맣게 빛나는 두 뿔에
봄은 오지 않아도
봄은 온다-12쪽

곱씹어야 이해되는 시들이 있다. 아니, 보통 시들은 그렇다.
봄은 오지 않아도/봄은 온다 와 같이 불교용어 같은 싸구려 아포리즘 같은 시행은 아마추어 시인이나 시도할 법하지만, 여기서는 여운을 준다. 해석의 키는 '햇빛 너무 환해/눈밭을 헤치고 나온/ 사슴벌레 라는 것.
그래서 '까맣게 빛나는 두 뿔에/봄은 오지 않아도
여기서 끊어서
'봄은 온다'라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