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구두님의 페이퍼에 쓰신바 대로, '가장 적게 일하고, 많이 돈을 버는 것'이 대다수 사람들의 목표일 것이다. 아니, 어쩌면 '적게 일하고'의 부분에는 별반 강조가 없고 '많이 버는 것'이 목표인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의 목표는 '적게 일하고, 쓸만큼만 벌기'이다. 물론 이 '쓸만큼'이라는 것은 막연하나, 옷을 거의 안 사입고, 책도 최대한 빌려보고, 그렇지만 먹고 싶은 것은 그래도 먹어주는 만큼. 이랄까;;
어짜피 일년에 대여섯번 술마시고, 주종도 맥주나 소주이고, 내가 내는 경우도 거의 없는 나로서는, 진짜 먹는 것에 대부분의 돈을 쓴다.
이제 결혼도 생각해야 되고, 저축한게 없으니 한달 벌어 한달 먹고 사는 인생 불안한 것도 사실이지만, '학생'이라고 아직도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인지, 돈을 많이 벌수록 그만큼 '학생'에서 멀어진다는 생각도 분명 있다.
그러니, 나는 항상 돈을 최소한으로 벌기 위해 노력(?)한다. 국문과 박사과정생이라는 신분은, 특히 논술이 강화된 현 사교육계에서 큰 유혹을 받기 쉽다. 그래도 묵묵히, 나는 이제 한달 먹을만큼 벌었으니 이제 먹으러간다(?)라는 식의 태도. 이것을 나는 유지하고 있었고, 유지하기도 쉬웠다.
나는 충분히 먹고, 충분히 읽고, 충분히 자는 거 이상 원하는게 없기 때문에. (물론 애인이랑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포함 ^^ ) 그런데 이 '충분히 먹고, 읽고, 자는 것'은 돈을 많이 벌게 되면 하기 힘든 것이다. 충분히 자지 못하거나, 충분히 읽지 못하게 되는 것. 돈을 적게 벌던 때보다 덜 자거나 덜 읽어야 한다. 내 경우는 물론 덜 읽게 된다. -_-; (그리고 사실 충분히 먹지도 못한다. 충분히 먹는 것 1주일만 하면... 5kg는 찔것이다. 과장이 아니고. 난 왜이리 늦은밤이 되면 기름진 음식들이 눈앞에 떠다니는지 원... 내 소원은 충분히 먹고, 읽고, 자는 것. 그 중 제일 못하고 있는 것은, 충분히 먹는 것. 흑.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 ㅜㅠ)
그래도 역시, 결혼도 생각하고,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돈이 전혀 없게 되니, '저축'이라는 것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제 한달 벌어 한달 살기에는 '보장' 되어 있는 최소한의 페이도 없기 때문에 막막하다. 그래서 저축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과감히! 정말 과감히, 한달에 20만원씩 2년동안 모아보기로 했다. 남들이 보면 웃을 결정이지만, 나로서는 부담되는 결정이기도 하다. 아으, 결코 '저축'만은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건만. 돈이 돈을 벌게 하는 저축, 이 또한 불노소득인 것을.
배고픈 시급 300원 노가다. 내일부터 저축합니다. 흑. 한달에 20만원씩 2년하면. 그래도 500만원 된다.
ㅋㅋㅋ 왠지 벌써 배부르고 등 따순 기분 -_-;;; 근데, 정말 한달에 20만원씩 초과로 꾸준히 벌어서 저축할 수 있으려나.. 원.. 5월에는 체코 10일 여행 계획인데 ㅡ,.ㅡ;;
뭐 어떻게든 되겠지. 어쨌든 나름 신난다. 나도 저축한다!!! ㅋㅋ
(헉 어찌 페이퍼의 끝이 요상하다. 처음에는 안티-저축 같은 기분으로 시작한 글이었건만. 역시 뭐든 시작할때는 신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