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만에 집에와서 몸무게를 달아보니 68kg. 한 선배한테 농담처럼 68혁명을 기리기 위해 몸무게를 68로 유지할 거라고 했는데, 진짜 68이 됬다. 출소 후 많이 먹었지만, 역시 시급 300원의 압박으로 미숫가루로 아침과 점심을 대체한 것이 효과가 있었나 보다.

어쨌든, 진짜 시급 300원으로 먹고 살 수는 없는지라 (집에 얹혀사는 것도 아니고 방값도 내야하기 때문에) 과외를 구하고 나섰다.

말이 와전되서 석사때 받던 봉급과 동일하게 받게 되었지만, 뭐 그래도 시급 300원보다는 괜찮기에, 그리고 진짜 이대로 가다가는 길바닥에 내앉게 생겼기에 (사실 그렇기보다는 강제로 집으로 소환;; 되겠지만.) 아버지 친구분 딸 과외를 하게 되었다. (*사실 아버지 친구분 중에 아직도 고등학생 딸이 있으신 분이 있다니! 하고 놀라기도 했지만) 과외 하나로는 먹고 살 수가 없어서 어쩌다 보니 그 집 어머니 친구 분의 따님과 또 그 이웃사촌의 아들까지 도합 3개의 과외가 하루에 들어와 버렸다. -_-;;; 게다가 원래 과외를 하기로 딸의 남동생과 그 집 이웃사촌의 동생도 봐달라고 해서 곧 5개의 과외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음... 워낙 거절을 못하는 성격인지라......... 기 보다는 통장 잔고가 5만원인 상태의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던 상태에서, 그냥 있을때 모아 놓자 라는 생각에 (내 뱃살도 그렇게 해서 쌓이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있을 때 먹자는... -_-; ) 왠만하면 다 봐준다고 하고 말았다... 쩝;

어짜피 주중 3시부터 11시는 시급 300원의 복무를 해야되니 과외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주말 밖에 없다. 그런데 오늘은 또 대치동 모 학원에서 논술강사로 오라고 하니, 이거 주중에는 국가를 위해, 주말에는 내 뱃살을 위해 쉴 새 없이 일하게 될 듯.

어쨌든 오랜만에 과외를 하다보니, 또 3 학부모의 걱정과 각각 5 아이의 고민을 들으니 새삼, 모든 사람들은 나름의 고민과 걱정으로 살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정말 새삼스럽지만. 다 같이 고등학교 학생들이고 그 중 3명은 서울대 미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이지만 고민이 각기 다르다. 학부모님들이 걱정하는 것도 각기 다르고.

전 세계, 60억이 넘는 사람들. 그 사람들 각자에게 너무도 다른 일상과 세계. 각기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문제가 지상과제일 터이다. 훈련소 가서도 나와는 다른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지금 공익 근무를 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나에게 직접적으로 자신의 고충과 고민을 털어놓는 학부모나 학생과의 만남이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것 같다.

어찌됬든. 지금까지는 배고팠지만, 주말에 하는일 없이 빈둥거리면서 잠이나 잤는데.

앞으로 주말에 과외5개와 학원강의 1~2개를 할 생각을 하니... 음.

동선을 잘 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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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6-10-29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만 들어도 압박이 몰려오는 듯한 느낌.
그러다가 살이 더 빠지시는거 아니예욧?

건우와 연우 2006-10-30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동선을 잘 짜셔야겠군요...^^

기인 2006-10-30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쿄쿄 더 빠져도 좋죠. :) 과외 1~2달만 할 예정이라서요 ㅎㅎ
건우와 연우님/ 근데 그게 제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라서 걱정이랍니다 ㅜㅠ

seeker16 2006-11-02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살도 빠져 좋고, 돈도 벌어 얼굴이 설 테고 아주 잘 됐네. 나도 12월 넘으면 과외 구해야하는데...기인아 힘들면 한 개 넘겨주렴! ㅎㅎ(앞으로 지원하면서 원서값이 쏠쏠히 들텐데, 그것 갚아야 되거든. 근데 언제부터 자취생활을 시작한 게얌?)

기인 2006-11-02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석사때부터 자취했어요~ 이제 1월쯤에 다시 집으로 돌아갈 예정 ㅎㅎ
언어 과외인데 괜찮으세요? 영어 과외 필요하다고 그럼 바로 소개시켜드릴께요 ;)

seeker16 2006-11-02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야 동시간 접속이네. 역시 공익 맞구나^^; 난 시험 이틀 남은 주제에 왜 이 모양인지-ㅗ-; 언어는 내가 어떻게 가르치겠어, 당치 않은 소리. 영어과외 좋은 자리 하나 있음 소개해주라. 자취한지 오래됐었구나. 같은 관악구민을 못 알아보았군. 관악구민 체육관 좋다던데, 그 근처인 거지?

기인 2006-11-02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ㅎㅎ 테니스장 4면 있고 축구장, 농구코트, 족구 코트 있고 축구장 주위로 트랙있고 그런데에요. 컥 누나 무슨 시험이요? 유학 시험인가요? 설마 영문과는 박사과정도 시험을 보는 건;; 아니겠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