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글은 지나친 일반화와 거짓된 논거를 들고 있어서, 읽어보면 개수작임을 알 수 있음.

서론: 이모티콘의 의미와, 비교문화학적 분석의 필요성

이모티콘(imoticon)이란, 이미지(image)와 아이콘(icon)을 합한 말로, 인터넷에서 먼저 사용되기 시작하여 이제는 오프라인에서도 젊은 친구들의 경우 종종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는 시험 답안에도 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서 예를 들어

* 김소월의 '시혼'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의 '초혼'에서 드러난 영, 혼의 개념에 대해서 쓰라.

라는 문제에 대해

학생1: 샘, '시혼' 안 읽어봤삼 ㅜㅠ;;; 대신 레포트로 쓰면 안될까용? ^^;;;;;;

학생2: OTL 이거 수업시간에 배운거 맞아요? ㅜㅠ;;; 저 대출(대리출석)도 한 번도 안하고 맨날 수업 들어왔는뎅 잉잉~~

같은 답안(?)을 직접 손으로 써서 제출하는 학생도 있으며, 우수답안이라고 하더라도 이모티콘 한 두개쯤은 쓰여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 88올림픽 전후로 태어난 이 땅의 아해들에게 있어 이모티콘은 이미 익숙한 일상의 언어이며 문화이고, 자신들의 내면을 압축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표현법이다.

물론 이는 단순화되고 몰개성적인, 그러나 그래서 효율적이고 직접적인 의사 소통 수단으로서 기능한다. 이러한 이모티콘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우리는 현 젊은 세대의 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이에 반영된 문화적인 심층구조를 파악해보는 것이 이 글의 목표이다. 또 더 나아가, 이모티콘의 서구와 한국에서 큰 차이점을 보인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에 대한 비교문화학적 접근을 통해 한국 사회만의 특질과 차이들을 드러내도록 하겠다.

 

본론 1- 눈웃음과 입웃음: 계층구조에 대한 인식의 차이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모티콘은 이미 젊은 세대의 일상이 된지 오래이다. 특히 그들의 희노애락을 표현하는데 이모티콘이 많이 쓰이며, 그 중에서도 희, 즉 기쁨의 감정을 이모티콘은 잘 드러내준다. 전통적으로 유교적 사회에 있어서 자신의 감정을 크게 드러내는 것은 선비다운 행동이 아니었다. 특히 '기쁨'과 '웃김'에 대한 감정은 글로 드러내는 것을 기피하였고, 이는 어느정도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온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근현대에 와서 글을 읽고 쓰는 계층이 확대되었다고 해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글을 '쓰는' 계층과 글을 읽기만 하는 계층은 분명 지적, 문화적, 나아가 경제적인 격차까지도 있었음이 사실이라 하겠다. 때문에 이 글을 '쓰는' 계층은 자신의 지적, 문화적 우월성을 권위로 내세우며 점잖지 못한 '유머'나 '기쁨'을 나타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물론 식민지 시기 신문이나 잡지에도 꼭 '유머란'이 있어 웃기는 이야기를 적어놓기는 했지만,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웃기게'하는 목적으로 수집해놓은, 또는 외국의 유머를 일방적으로 번역해놓은 것에 불과하였다. '저자'가 웃긴 일을 겪은 후에 '욜라 웃기다 껄껄껄'이라는 식의 글은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모든 사람이 글을 생산하고,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마음껏 배포할 수 있는 지금 시점에서, 개콘과 웃찾사, 개그야와 같은 개그프로그램이 대중의 관심을 받고, 영화는 웃겨야 하고, 배우도 웃겨야 살아남는 이 시점에서, 유머와 이를 보고 '웃겨 죽겠다'며 쓰는 글은 이제 '블로그'의 대세 중 하나이다.

이를 반영하듯(혹은 별로 상관없이) 이모티콘에서 '웃음', '기쁨'을 나타내는 표현이 상당수 존재한다. 이 장에서는 이에 대해서 미국/서구와 한국에서 이를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에 주목한다.

미국/서구(이하 서구로 통일)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기쁨을 표현한다.

:)        : )

전통적인 '스마일 마크'를 왼쪽으로 90도 돌려놓은 이러한 형태. 이를 자세히 보면,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다. 입꼬리만 올라와 있을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서구놈들은 눈은 안 웃고 있는 무서운 넘들 이라고 일반화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는 단지 그들은 '웃음'에서 주목한 부분이 '입꼬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후술 될 테지만, 이에는 또다른 비밀이 숨겨져 있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기쁨을 표현한다.

^_^         ^^             ^o^             ^.~             *^^*            *^_^*

욜라 다양한데, 공통점은 '눈'에 있다는 것이다. 즉 한국에서 '기쁨'은 입꼬리에 주목하였다기 보다는 눈의 반달꼴 모양에 주목했다. 이는 우리의 하회탈에서 볼 수 있듯이, 눈이 초승달 모양으로 휘어지면서 웃는 모습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이는 입꼬리를 그렇게 과격하게 올리지 않으면서 눈웃음치는, 즉 樂而不流哀而不悲(즐거워도 지나치게 흥청거리지는 않고, 애통해 하되 비탄하지는 않는다)는 식으로, 과장되게 웃지 않으면서, 자신이 상대방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정도만을 표현하는 것이다. 여기서 더 웃음의 정도가 높아지만

^^ㅋ     ^^ㅎㅎ            정도로 붙여주지만, 그래도 입꼬리는 알 수 없다.

그런데, 여기에는 더 큰 문화적 차이와 인식론적인 분절점들이 존재한다. 다시 서구의 웃음을 보자.

: )                    : (                 ; (             

그렇다. 그들은 눈은 그래도 놓아두면서 입꼬리만 반대로 해서 감정을 반대로 만들어 놓는다. 이렇게 '기분 나빠'에서 입꼬리는 그대로 두고 눈만 바꾸면 '울음'이 되는 구조, 즉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한 모든 시에는 처음 중간 끝이 있다는 듯이, 삼중 구조로 변화된다.

이는 사실 그들의 시민혁명적 가치관에 바탕을 둔 계층 인식의 차이를 내재한 것으로, 웃는 이(즉 지배층)은 순식간에 찡그린 이(즉 피지배층)이 될 수 있다는 것. 자유로운 계층 이동의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다. 또한 이는 근대의 T-Model과도 같은 포드시스템으로 대량생산가능하고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듯, 한 부품으로 많은 것을 처리하는 근대적 이모티콘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무슨 말 하는 지 모르겠다.)

반면에, 한국의 웃음과 울음을 비교해보자.

^^       ㅜㅠ           

전혀, 저어언혀 다르다. 세종대왕이 무지한 백성들이 어여삐 여겨 맹드신 훈민정음을 그대로 노출시켜서 울음을 만들고 있고, 이는 저 웃음과 전혀 호환가능하지도 않고, 종자도 다르고, 여하튼 완전 다르다. 우리는 분명 알고 있는 것이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다라는 것을. 그 울분을 세종대왕이 '시혜적'으로 만든 훈민정음을 전유하여 그래 너는 왕이고 우리는 '어여쁜 백성'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즉 중세적 이모티콘이라 할 수 있다. 니는 웃어라, 나는 운다. 너는 너고 나는 나다. 나는 네가 될 수 없다는, 이러한 인식. 웃는 놈은 항상 웃고, 우는 놈은 항상 운다는 인식. 이 절망적인 고착적 세계관! 그러나 여기서부터 우리는 출발해야 한다. 본론 2에서는 이러한 중세적 이모티콘이 어떻게 탈근대적이고 혁명적인 이모티콘으로 가치부여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겠다.

중세, 근대, 탈근대를 누구보다도 빨리, 그리고 아직도 동시대적으로 살고 있는 우리가 서구 넘들의 대량 생산된 듯한, 찍어낸 듯한 이모티콘. 지네들은 시민사회에 살고 있다는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많은 이들을 속이고 있는 저 이모티콘. 이를 우리의 중세적 이모티콘은 어떻게 혁명적으로 극복할 수 있고 하는지....

 

(* 공익 근무를 하니, 할 일 없어서;;;;;; 어쨌든 연구 주제네요.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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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12-01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구 주제는 모르겠고, 이력서에 이모티콘 넣는 사람은 도무지 이해가 안 가요. -.-;;

로쟈 2006-12-01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형서씨와 합작으로 쓰셔도 되겠군요.^^

기인 2006-12-01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ㅋ 이력서까지요? 대단하네요~~ ㅎㅎ
로쟈님/ 학부 1학년때, 왜 내 앞서서 보르헤스가 있는거야! 했는데. ㅋㅋㅋㅋ

산사춘 2006-12-05 0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글 보구 미쳐 디지겠어여. 생업고객한테 단어외우게 하려고 이모티콘이 감정표현을 위해 emotion에서 파생됐다고 씨부렸는데.............. 전 왜 무식한데 용감하기까지 한 걸까요?

기인 2006-12-05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원래는 산사춘님이 맞을 껄요? emotion + icon ㅋ
이거 유머라고 쓴 거에요 ㅋㅋㅋㅋ 나름 산사춘님, 마태우스님 유머에 자극받아 나도 나만의 유머를 만드려고 ^^;
이모티콘(emoticon)이 맞을껄요 ㅎㅎ

산사춘 2006-12-05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 저때 제가 술이 떡이 되어가지고... 독해력이 파이였어요. 아이, 민망혀여...

기인 2006-12-05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뭘요~ 언제 산사춘님과 함께 산사춘 한번 마셔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