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고전극장, 연극 이솝우화


공산집단 뚱딴지


2017. 2. 1. - 2. 12.


산울림 소극장

 

 

산울림 소극장은 언제나 오랜만이고, 늘 오랜만이다.

- 언제나, 늘 오랜만이라고 느껴질만큼 아주 가끔 드물게 간다.


작년, 그러니까 2016년에도 두 번 정도 갔고, 두 번 모두 산울림 고전극장 <프로메테우스>를 보러 갔다.

- 첫 번째 프로메테우스는 공상집단 뚱딴지, 두 번째 프로메테우스는 <공상집단 뚱딴지와 작은신화가 같이 만든 연극>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극단 관계자가 두번째도 뚱딴지 단독 공연이라고 알려주셔서 수정.

-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었던 듯.


연극 <이솝우화>


<프로메테우스>처럼 어둡고 날선 공연일 것이라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의외로 훨씬 더 밝고 따뜻한 느낌의 연극이었다.

- 개념없는 늑대여왕은 꼭 누구를 닮았고, 개구리 두 마리의 궁시렁거림과 걱정도 꼭 누구를 닮았지만.


자연스럽다는게 뭐야?

어른 늑대가 어린 늑대를 구하러 가는게 자연스러운거야.

사랑하는 거랑 같이 있는게 자연스러운거야.


자연스럽다는 것이 뭐냐는 질문에 어떤 답이 나올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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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5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ijifs 2017-02-05 11:11   좋아요 0 | URL
저는 좋게 잘 봤습니다. 공상집단 뚱딴지의 공연을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늘 좋았어요

웃는식 2017-02-05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행이네여^^후배가 참여하는 극단인데 반갑네요 ㅎ

sijifs 2017-02-05 17:43   좋아요 0 | URL
그러시군요ㅎㅎㅎ
 

 

연극 사서들


2017. 1. 6~7.


2017. 1. 7. 캐스팅 : 김상엽 김선아 안세호 오민석 홍성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2017년의 첫번째 공연은 [연극 사서들]이었다.


부산에 다녀오느라 버스를 좀 늦게 타거나 고속도로가 막혔다면 못 볼 수 있었다.


다행히 고속버스터미널에는 4시 30분쯤 도착을 했고, 5시 30분쯔음 아르코 예술극장에 도착했다.


도서관에 있는 사서와 장기이용자의 이야기.


도서관 "자주"이용자로서 도서관에 대한 공연을 보는 것도 나름 괜찮았다. - 공감이 갔던 것은 아니지만.


책을 총류로 나누는 것이나 태그를 붙이는 단순 작업에 대해 투덜대는 사람도 즐겁게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모든 중요한 일의 99%는 잡무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 나도 잡무가 귀찮기에 잡무에 대해 투덜대는 것은 이해하나 그래도 잡무를 안 할수는 없지않나.


책이 좋아서 사서가 된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은 사서도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고 이 세상의 모든 일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 영유아가 좋아서 유치원선생님이 된 사람도 결론은 학부모와 이야이해야하고

- 동물이 좋아서 수의사가 된 사람도 결론은 동네 게/고양이 보호자와 이야기 해야하고.


장기 이용자에 대해 허투로 넘어가지 않으려하는 시선은 좋았다.


공연기간이 너무 짧아 아쉬운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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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실수연발


2016. 12. 3 - 28.


출연

이기돈, 문현정, 임영준, 박지아, 김선아, 황순미, 안병찬, 이기현, 정현철, 우정원, 정혜선, 백석광


명동예술극장

 

 

추워지는 겨울에 미친듯이 웃다가 죽을뻔 했다.

- 레알 완전 진짜 웃김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원래 완전 웃기다. 레알 웃기다. 미친듯이 웃기다.


실수연발도 희극이고, 웃기고, 완전 웃기고, 레알 웃기고, 미친듯이 웃기다. - 웃긴거 인정.


어렸을 때 사고로 헤어진 두 쌍의 쌍둥이가 한 공간에 들어가게 되면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때문에 일어나는 실수가 연발해서 실수연발.


실수가 미친듯이 일어나는 공연을 보면서 웃다가 나는 실성연발.


내용이 궁금하면 책을 읽고, 공연을 보면 되는거니 긴 말은 쓰지 않겠다.


연말이라고 이런저런 공연 찾지 말고, 그냥 실수연발 봅시다. 진짜 웃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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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데미안


2016. 10. 21. - 2017. 1. 15.


2016. 11. 12. 낮 3시 캐스팅

싱클레어 심하윤, 데미안 김유진, 프란츠&피스토리우스 원완규, 에바 조수현, 알퐁스 남정우, 크나우어 양지빈

동숭무대소극장

 

 

 

 

<동숭무대 소극장>


 

토요일에 건강검진을 받고, 집회를 가기 전. 연극 데미안을 보았다.

- 박근혜 하야/퇴진 집회가 생길거라 전혀 예상하지 못 한 상태에서 예매한 티켓이었고, 취소하면 언제 공연을 볼 수 있을지 확답할 수 없어서 그냥 봤다.


이 날, 정신이 없었는지 동숭무대소극장을 동숭아트센터로 착각하고 있었고, 공연 시작 30분 전에야 나온씨어터 너머에 있는 동숭소극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인식했다.

- 동숭아트센터 앞에서.


헤르만 헤세가 쓴 책 중 제일 많이 읽었던 것은 "데미안"이 아니라 "수레바퀴 아래서"였다.


1번 읽었던 데미안은 흐릿한 잔상도 제대로 남아있지 않고, 그저 읽었다는 사실만 기억에 남아있었다.

- 단지 꽤 무거웠던 느낌만이 존재했다.


연극 데미안은 몇몇 부분에서 캐릭터의 가벼운 행동 때문인지, 웃음이 많이 났다.


주인공이었던 싱클레어의 중2병에는 공감이 가지 않았다.

-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공감이 간다, 가지 않는다를 넘어서 현실성이 없는 고민이었다.

- 싱클레어의 사랑이 에바라는 사실에서 "이건 뭐 막장"이라는 생각이 뇌를 가득 채웠다.


중2병으로 보이는 싱클레어보다 부모님의 신념에 강요당한 크나우어와 자유를 찾아간 알퐁소의 고민이 더 공감이 갔다.


보다 큰 세계를 희망하는 데미안은 별개의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고.


새가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크나우어, 알퐁소, 데미안. 모두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파괴했다. 신으로 날아갈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세계를 파괴하면 신에게 갈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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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


2016.10.13 ~ 2016.10.30


출연

홍성춘, 강진휘, 남동진, 이종윤, 유성진, 신용진, 한상훈, 현은영, 김애진, 박시유, 반인환, 홍현택, 서유덕


미마지 아트센터 물빛극장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물빛극장>



연극이 시작하면서부터 끝날 때까지, 나는 2가지 의문이 있었다.

1. 2명의 증인이 했던 정확한 증언을 왜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을까?

2. 왜 유죄와 무죄, 죽음과 삶.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가?


연극은 3일 간의 재판 직후, 12명의 배심원이 범인의 유죄와 무죄를 선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사건 내용은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 "아들"은 무죄인가? 아니면 유죄인가?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명제 하나만 보았을 때는 유죄였다.

12명의 배심원이 재판에서 "들었다."고 이야기한 "증언"에서는 분명했다.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


문제는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명제가 사실이냐, 사실이 아니냐였다.


11명은 사실이라고 생각했고, 1명은 사실이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에 11명은 소년이 범인이며, 유죄라고 했다.

1명은 무죄라고 이야기했다. 좀 더 정확하게 따지자면 소년이 범인이 아닐 가능성을 보았다.

- 그 이유는 법정에서 나왔던 증언과 증거자료에 대한 변호사의 변호가 너무 허술했다는 것이었고,

- 오히려 증언과 증거자료를 토대로 "아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 생각된다.


1명이서 11명에게 이야기한다. 우리 좀 더 생각해보자고.

이야기를 하고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재판과는 다른 추론이 생겼고, 증인이 한 이야기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정이 생겼다.

그리고 "아들"은 무죄가 된다.


나의 의문. 1. 2명의 증인이 했던 정확한 증언을 왜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을까? 2. 왜 유죄와 무죄, 죽음과 삶.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가?


일단 1번.

재판에서는 2명의 증인이 나왔다고 한다.

중풍에 걸려서 제대로 걷는 것도 힘든 할아버지 한 명과 살인장소 건너편 아파트에 살고 있는 여성.

이 2명의 사람은 정말 정확하게 진술하고 증언한다.

"12시", "12시 10분", "15초"라는 정확한 시간 표현, "6칸의 기차가 지나가고, 마지막 2칸이 지나갈 때" 살인장면을 목격했다.라는 증언.

->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아마 12시쯤이라거나 잠이들 때쯤이라는 표현이었으면 더 신뢰가 갔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 정확한 표현에 오히려 두 명의 증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근데 경찰, 검찰, 배심원 모두 의심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2번. 도대체 왜! 유죄면 무조건 사형인가? 

"아들"은 이제 겨우 16살이다. 진범일 경우, 살인이라는 큰 죄를 저질렀지만 도대체 왜 무조건 사형이냐는 거다.

-> 아무리 심한 범죄를 저질러도 일정 나이가 지나지 않은 청소년의 경우, 보통 사형까지는 안 가는데.

-> 1957년은 2016년과 조금 달랐나보다.


극이 진행되면서 12명의 배심원이 퍼부는 말과 행동에서 각종 혐오와 차별에 화가 나기도 했고, 짜증나기도 했지만 그것은 사실 아무 것도 아니었다. 현실에서는 더 한 사람도 많으니까.

- 극에서는 사실 "아들"의 유무죄 판결보다는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혐오와 차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 많은 대화가 있었고 많은 말이 있었다.


그 수많은 대화와 말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대사는 노인이 한 말이었다. "나는 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소. 존중하오"

단순히 "아들"이 유/무죄를 따지기 전에 나와는 생각이 다른 사람도 존중하고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무겁고 힘들지만 기억에 남는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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