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극단 목화
2016. 3. 23. - 27.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
오랜만에 극단 목화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았다.
- 6년만의 재공연이라고 하니, 나도 6년만에 본 것이다.
처음 극단 목화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본 것이 아마 2009년이었을거고,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했던 공연이었다.
- 그 때 별과 함께 공연을 보았는데, 날이 좀 쌀쌀했던 기억이 있어 늦가을께가 아니었나 싶다.
그 다음이 아마 2010년 추석!. 공연 장소는 한옥마을 안에 있는 서울남산 국악당이었을거다.
생각해보니 진짜 오래 전이다.
극단 목화의 템페스트 공연도 2번 정도 보았고, 간간히 다른 공연도 보았었는데 왜 로미오와 줄리엣을 이렇게 오랜만에 한 것일까?
오랜만에 본 목화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새로웠다.
- 일단 배우가 대거 바뀌었고,
- 극의 연출이 바뀐 것인지, 비장함은 없어지고, 희극에 가까운 비극이 되었다.
- 로미오도 그렇지만 내가 여태까지 본 줄리엣 중 가장 철없지만 귀여운 줄리엣이었다.
- 예전 공연에서는 동물탈을 쓴 배우가 선물(아마도 간단한 초콜렛 같은 것)을 가지고 관객에게 주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극에서는 없었다.
- 줄리엣의 생일 잔치에서 배우의 움직임이 더 역동적으로 변한 것 같고.
- 나랑 별이 완전 마음에 들어했던 로미오의 친구가 다른 배우로 바뀌어있었다.
많은 사람이 기존에 보던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니라서 낯선 사람도 있었을테지만, 난 오랜만에 편하게 극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예전부터 가끔 셰익스피어 5대 희극집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포함되는 경우를 봤었다.
내가 생각할 때 '로미오와 줄리엣'은 분명한 비극인데, 희극집에 들어가는 것이 의문이었다.
- 관련해서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함께한다는 점에서 희극이라고 쓴 내용은 인터넷으로 찾았었지만,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 어쨋거나 젊은 사람 둘이 죽었고, 그 때문에 마지막에는 두 집안이 칼부림을 하며 막을 내리기때문에 난 로미오와 줄리엣이 비극이라고 생각했다.
극단 목화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런 나의 생각을 조금 바꿔주는 공연이다.
비극으로 막을 내리기는 하지만 최소한 로미오와 줄리엣이 서로 사랑을 고백하며 요란을 떠는 모습이 참 귀엽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공연이었다.
난 극단 목화의 공연 스타일이 좋다.
- 연출 방법에 대하여 좋다 나쁘다 말하기가 참 애매하다. 근데 목화의 화법은 내가 꽤 재미있어하는 구조이다.
극단 목화에서는 "십이야"와 "한 여름 밤의 꿈"을 만들면 좋겠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