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탐정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나중길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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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무슨 책들이에요?"

터펜스는 책을 한 권 집어 들며 물었다.

"『바스커빌 가문이 개』....... 아, 이 책은 다음에 한번 더 읽어봐야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어?"

토미가 조심스럽게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말했다.

"매일 30분간 이 분야의 대가들을 만난다고나 해야 할까. 터펜스, 아무래도 우리는 이 방면에서 아직 아마추어야. 하지만 아마추어 수준에서라도 소위 말하는 '기술'을 배워둬서 나쁠 건 없겠지. 이 책들은 모두 이 분야의 거장들이 쓴 추리 소설이야. 나는 여러 방식을 시험해보고 그 결과를 서로 비교해 볼 생각이야."

"흠....... 저는 이 탐정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사건을 해결할지 종종 궁금했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또 다른 책을 집어 들었다.

"당신이 손다이크 박사(영국의 추리작가 오스틴 프리먼이 만들어낸 법의학자 탐정-옮긴이) 흉내를 내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의학적 지식도 없는데다 법률 지식도 그저 그렇고, 과학에 강한 것 같지도 않으니까요."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아주 멋진 카메라를 하나 장만했으니까 그것으로 발자국 같을 걸 찍어 사진으로 확대해 볼 생각이야. 이제 몬 아미(친구), 자네의 작은 회색 뇌세포를 사용해 보라고. 저걸 보고 뭐 떠오르는 거 없어?"

그는 책장의 맨 아래쪽 선반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거기에는 최신형 실내복과 터키제 슬리퍼, 그리고 바이올린이 놓여 있었다.

"정말 대단하네요."

"그럼! 셜록 홈즈 흉내를 내봤지."

토미는 바이올린을 손에 들고 활로 아무렇게나 줄을 켜대기 시작했다. 그 소리를 듣고 터펜스는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냈다.

 

<비밀 결사>의 토미와 터펜스가 부부의 연을 맺은지 6년이 지났다. 첩보기관의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토미와, 집안일에만 열중하는 터펜스는 행복하지만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예전에 함께 일했던 정보부의 옛 '대장' 카터의 제안으로 탐정 사무소를 운영하는 한편 비밀 작전을 돕게 된다. 위에 인용한 부분처럼, 젊은 부부는 수많은 소설 속 탐정들을 모방하는데, 거의 장마다 새로운 탐정들이 계속 등장한다. 그 부분이 코믹하면서도, 한편으로 당대의 모든 추리 소설을 크리스티가 전부 섭렵했기 때문에 이런 묘사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새삼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애 80여편의 소설을 써냈다는 것은 엄청난 양인데, 그 수많은 아이디어가 어디에서 왔을지 짐작이 되었다.

 

아파트의 요정

카터의 방문. 테오도르 블런트라는 이름으로 국제 탐정 사무소 운영 계획을 세우다. 카터의 지시는 러시아 우표가 붙은 파란색 편지를 찾으라는 것. 몇 해 전 이 나라로 망명한 아내를 찾으려는 어떤 육류 도매상의 편지로 우표에다 물기를 적시면 16이라는 숫자가 보인다고. 또 누군가 사무소를 찾아와 16이라는 숫자를 말하면 곧바로 알리라는 것.


차 한 잔

우유부단한 청년 세인트 빈센트. 사무소의 홍보와 함께 두 남녀를 이어주는 터펜스의 재치.


사라진 분홍 진주

여러 집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도벽을 의심받는 여사. 그리고 하녀. 비누를 반으로 잘라 안을 도려내고 보석을 넣은 다음 뜨거운 물로 접합하여 꺠끗이 봉하는 고전적인 수법.


불길한 고객

러시아 우표가 붙은 파란색 편지 봉투의 발견. 그 직후 등장한 수상한 고객.
 

킹을 조심할 것

'나는 하트 3에 걸겠다. 12점을 딴다. 스페이드 에이스. 킹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신문지 옷을 입은 신사

신문지로 만든 옷으로 피살자는 자신을 찌른 사람을 오해하고 잘못된 다잉 메시지를 남긴 것.
 

사라진 여자

살을 빼기 위해 잠적까지 해버린 여자.
 

장님 놀이

아내를 잃어버린 육류 도매상의 등장. 물론 이 모든 것은 암호화된 내용이다. 제 분을 못 이겨 감전사한 가짜 공작.
 

안개 속의 남자

순경도 똑같은 인간. 사랑도 증오도 결혼도 하는.
 

지폐 위조단을 검거하라

출처를 알지 못하는 돈을 쓰고 다니는 레이들로 부부. 아내가 가지고 있는 돈이 위조지폐인 것은 확인하였으나 공급처를 알지 못한다. 아내의 추종자인 행크 라이더는 단순하지만 굉장한 미국 부자.
 

서닝데일 사건

마치 크리스티의 다른 소설 <골프장 살인 사건>이 연상되는 소설. 그 골프장에 가본 적이 있던 토미의 머릿속 시뮬레이션으로 점심 식사 도중에 바로 해결.
 

죽음이 깃든 집

의뢰인이 사망해버린다. 젊고 미인이며 최근 엄청난 재산을 물려 받은 상속인으로 독살 위험을 가까스로 넘겼지만 의뢰한 날 티타임에 샌드위치를 먹은 모든 사람이 사망한다. 단 한 명만 빼고. 그녀의 팔에는 주사 자국이 있다.
 

완벽한 알리바이

매력적인 여성과의 내기로 찾아온 청년. 그녀가 제시한 완벽한 알리바이를 뒤집으면 청년의 청혼을 받아들이기로 한 여성. 결론은? 쌍둥이!
 

목사의 딸

엄청난 재산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숙모로부터 집과 재산을 상속받은 젊은 여인. 알고보니 재산은 보잘것 없었고, 하숙을 치면서 생활비를 그럭저럭 벌어들이던 중, 집에서 폴터가이스트(이유 없이 이상한 소리나 비명이 들리는 일, 혹은 물체가 스스로 움직이거나 파괴되는 현상)가 일어나고 연달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난다.
 

레드 하우스

누가 복음 11장 9절,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암호를 풀고 발견한 금화와 진주. 이제 부자가 된 목사의 딸은 알고 보니 터펜스 아버지의 목사보로 일하던 사람의 딸이었다.
 

대사의 구두

똑같은 가방, 똑같은 이니셜. 잠깐 동안 미국 대사와 상원 의원의 가방이 바뀌었으나 정작 나중에 만난 의원은 애초에 그런 가방은 있지도 않았다고 한다. 대사의 가방을 왜 몇 시간만 손에 넣으려 했을까? 사실은 원래 가지고 있던 가방을 안전히 보관하는 것이 목적이었겠지. 외교관의 짐은 세관에서 검사를 하지 않으니까. 그렇다면 부피가 크지 않은 물건을 밀수하기 위해서? 목욕 소금이 담긴 깡통에 숨어 있는 하얀 가루는 코카인이었다.


16호였던 사나이

러시아 태생으로 영어를 비롯한 6개 국어에 아주 능통한 변장술의 대가. 소련에서 보낸 특수 요원 16호. 대단히 비상한 이 남자의 체포와 함께 터펜스의 임신으로 젊은 부부의 활약의 해피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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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트레인의 수수께끼 -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0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소연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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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출판사 쪽의 책 소개를 보자.

 

호화 침대열차 블루 트레인이 니스에 도착하고, 승무원은 낮잠을 자는 손님을 깨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는 여자가 한 명 있었으니, 그녀는 얼굴을 얻어맞아 짓이겨진 시체가 되어 있었다. 한편 희생자가 가지고 있던 소지품 중 세계 최대의 루비로 유명한 '불의 심장'이 도난당한 사실이 발견된다.

마침 그 열차에 타고 있던 에르퀼 푸아로는, 살인 용의자로 아내와 불화가 있었던 남편이 체포되는 광경을 보고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낀다. 그리하여 그는 살인자가 타고 있을 것이 분명한 푸른 열차에 다시 몸을 싣는다.

 

크리스티의 팬이라면 여기까지만 보고도 다음의 추리가 가능할 것이다.

 

첫째, 얼굴을 얻어맞아 짓이겨졌다는 것은 피해자의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며, 죽은 여인은 전혀 다른 사람일 수 있다는 것. 요즘 같으면 전혀 쓸 수 없는 트릭이다. DNA 검사로 간단히 해결될테니까.

 

둘째, 살인 동기는 크게 두 가지. 희생자가 가지고 있던 세계 최대의 루비와 불행한 결혼 생활. 루비를 노리는 사람은 한 두 명이 아닐 것이며 살인을 저지른 자와 루비를 훔친 자는 전혀 다른 인물일 수 있다는 것. 즉, 독립된 두 개의 사건이 합쳐졌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

 

셋째,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이토록 잔인하고 대담하며 철두철미한 범인이라면, 어쩌다 범죄를 저지르게 된 사람이 아니라 평생 범죄에 몸을 담았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년 동안 기다릴 줄 아는, 그런 거물이라면 절대 사랑 같은 것 때문에 일을 그르칠 리가 없다는 것.

 

이 세 가지를 완벽히 배반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물론 진범의 정체와 공범의 정체 또한 사실 초반에 눈치채기가 쉽다. 크리스티가 깔아놓은 복선 때문이 아니라, 등장 인물을 묘사하는 사소한 정보 때문이다. 굳이 그런 표현은 빼놓아도 좋았을 텐데, 독자에 대한 친절함일 수도 있고, 작가의 자만일 수도 있겠다. 훌륭한 추리 소설이라면 이른바 독자와의 '밀당'이 중요한데, 1928년에 나온 이 작품은 크리스티의 8번째 장편 소설로, 아마 아직 노련함을 갖추지 못한 작가의 작은 실책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진범과 공범을 눈치챈 후에도, 그들이 이 일을 벌인 이유를 정확히 알기가 어려울 정도로 사건이 복잡하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연이어서 추리 소설을 읽다 보니 내 머리가 다 어지러운 요즘이다. 시간가는 것도 모르는 채 어딘가에 몰입하게 하는 것에는 추리 소설만한 것이 없다. 오로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자 유일한 것으로 보이지만, 무작정 가만히 있는 것이 얼마나 고역인지 느껴지는 때가 모두에게 있지 않은가. 그럴 때 추리 소설은 훌륭한 해결책이자, 좋은 벗이겠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오히려 내 머리가 이상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떄가 있다. 하루 걸러 살인을 보다 보면 그것이 비록 허구의 이야기라도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이다. 사실, 실제 삶은 책보다 더 잔인하고 냉정할 수 있는데도. 그러고 있던 차에 책의 마지막 부분 덕분에 작은 위로가 되었다.

 

"기차는 피도 눈물도 없다는 생각이 안 드세요, 무슈 푸아로?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죽어 가는데도 쉬지 않고 변함없이 달리잖아요. 웃기는 얘기죠? 하지만 탐정님은 제 말뜻을 아실 거예요."

"그럼요, 알다마다요. 레녹스 양, 사람의 인생도 기차하고 똑같답니다. 쉬지 않고 흘러가죠. 또 그렇기 때문에 좋은 겁니다."

"왜요?"

"결국 기차도 종착역에서 여행을 마치니까요. 왜, 영국에도 비슷한 속담이 있지 않습니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순간 여행은 끝난다.'"

레녹스가 웃음을 터뜨렸다.

"저한테는 해당되지 않는 말 같아요."

"아뇨, 그렇지 않아요. 당신은 젊습니다. 그것도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기차를 믿으세요, 레녹스 양. 그것을 이끄시는 분은 자비로운 하느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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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살인 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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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23년에 나온 크리스티의 세번째 장편 소설이다.

참고로 첫번째는 1920년에 출판된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두번째는 1922년에 출판된 <비밀 결사>로

푸아로가 등장하는 두번째 소설이자, 역시 그의 친구인 아서 헤이스팅스가 등장하는 두번째 소설이다.

 

크리스티 초기 소설의 특징을 이야기하자면

아이디어는 놀랍지만, 굳이 흠을 잡자면 상대적으로 원숙함은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

반대로 후기 소설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전체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문장도 아름다우며, 인생의 의미를 깊숙이 찌르는 노련함도 느껴지지만 상대적으로 침착함이 과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도 살인 사건을 다루는데 조금 더 흥분되어도 좋을 것 같은데, 하는 아쉬움.

 

<비밀 결사>의 경우는 나중에 부부가 되는 토미와 터펜스가 등장하며, 톡톡 튀기는 하지만 좀 부산스러운 느낌이었다.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이나 이 <골프장 살인 사건>의 경우 청년 특유의 활기찬 느낌은 좋지만 크리스티가 노년에 쓴 소설들 특유의 잔잔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부분은 많지 않다. 나중에 나온 소설일 수록 메모하고 싶어지는 구절이 많아지는 이유인 것 같다. 아마 소설책을 여러 권 내고 나서야 세세한 문장이나 표현에 더 심혈을 기울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사건들이 발생하고,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젊은 등장 인물 간의 로맨스가 튀지 않게 조합되어 꽤 재미있게 읽힌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신데렐라'는 아마도 헤이스팅스와 맺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 소설 이후에 헤이스팅스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빅 포>에서 이미 결혼한 상태로 나오기 때문이다. 이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의 여성은 아마도 이 소설 <골프장 살인 사건> 후 결혼하였고, 함께 남미로 떠났으며, 그곳에서 2남 2녀를 낳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 와중에 종종 영국으로 헤이스팅스가 건너올 때마다 푸아로와 만나 사건을 해결하였으며, <커튼>에서 알 수 있듯이 헤이스팅스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고 아르헨티나에 묻혔다.

 

<빅포>의 제 1장과 2장에서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는 헤이스팅스를 통해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후 푸아로와 함께 프랑스로 떠났고, 그곳에서 아내를 만났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 구체적인 정황을 알지 못해 궁금했었는데 이 소설에서 확인하게 되니 속이 시원했다.

 

이 책의 또다른 재미도 있었는데 프랑스 형사 지로. <구름 속의 죽음>에서 푸아로가 프랑스로 건너가 수사활동을 하면서 만나게 된 파리 경시청의 무슈 푸르니에가 무슈 지로로부터 푸아로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하는 부분이 나온다. 푸아로는 '인간 사냥개'라고 불렀던 그의 몇 년 전 모습을 떠올리며 그가 자신에 대해 뭐라고 했을지 짐작이 가는 터라 웃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사건이 어떤 책에서 나온 것인지 궁금했었다. 차례차례 읽으면 헷갈리지 않았겠지만, 이렇게 시리즈 간에 시간이 왔다갔다 하면서 읽는 것도 마치 퍼즐 맞추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

 

골프장에서 죽은 갑부,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받는 아들, 누군가를 보호하려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을 감추려는 것 같기도 한 갑부의 아내이자 그 아들의 어머니, 과거가 미심쩍은 아름다운 중년 여인과 그녀의 매혹적인 딸, 그리고 매력적인 쌍둥이 자매. 몇 십 년 전의 사건이 끝나지 않고 대를 이어 되풀이된다는 것, 그리고 두 사건 사이에 눈치채기 힘든 연결고리. 여러 모로 재미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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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위의 카드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허형은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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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손님 여덟 명과 자신이 참석한 파티. 이를 테면 네 명의 '탐정' 대 네 명의 살인범!"

 

이 책은 마치 영화 '어벤저스'를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 마블 코믹스의 모든 영웅들이 전부 총출동한 그런 느낌. 애거서 크리스티의 수많은 소설들에 등장하는 인물 중 사건을 해결하는 역할을 맡은 인물 네 명이 등장하는데, 각자의 시리즈에서 제각기 따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지만, 이렇게 한번에 모아놓고 하나의 목적을 위해 서로 힘을 합치는 과정을 보는 것도 즐겁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서문을 지나고, 셰이터나 씨가 푸아로를 초대하는 장면을 지나고, 파티에서 네 명의 '탐정'들이 각각 등장하는 모습에서는 마치 God 노래의 friday night의 한 부분을 듣는 느낌이다. 아마 김태우의 목소리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선수입장~!"

 

"살인범 넷과 탐정 넷, 런던 경시청, 영국 비밀 정보국, 사립 탐정, 추리 소설가. 재치 있는 발상이에요."

 

그럼 한 명 한 명 소개를 해 보자. 먼저 익숙한 탐정 넷. 런던 경시청의 배틀 총경, 영국 비밀 정보국의 레이스 대령, 사립 탐정 푸아로, 추리 소설가 올리버 부인.

 

배틀 총경이야 침니스에 일어났던 두 개의 사건과 <0시를 향하여>에 등장했던 인물. 이 소설 외에도 <위치우드 살인사건>에 등장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원제는 Easy to kill인 이 소설은 황금가지 전집에서는 빠진 것 같아 보인다. 이제 그를 새롭게 볼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되니 좀 아쉬웠다.

 

레이스 대령은 <갈색 양복의 사나이>와 <나일 강의 죽음>에 등장했던 인물. 사실 억지로 머리를 쥐어뜯어야 겨우 기억이 날 정도의 인물이다. 사건에 적절한 단서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뚜렷한 특징이 있거나 결정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해서 기억에 남지 않았나보다. 이 책에서도 네 명의 '탐정'이 모이는 시간에 자신의 정보만 제공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기도 전에 일정상 외국으로 떠나는 것으로 그려진다. 이 소설 외에도 <빛나는 청산가리>에 등장한다고. <죽음과의 약속>에서는 이 레이스 대령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그의 소개장 덕분에 푸아로가 수사를 이어갈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그리고 우리의 푸아로. 마플 양과 함께 크리스티 소설의 좌청룡, 우백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설명이 필요없는 최고의 탐정.

 

"무슈 푸아로에 대해 저도 다 알고 있어요. 『ABC 살인 사건』(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으로 푸아로가 등장한다-옮긴이)을 해결하신 분이시지요."

 

저 'ABC 살인 사건'은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독자들에게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크리스티 스스로도 흡족했던 작품인 것 같다. 이 소설 뿐 아니라 다른 소설에서도 푸아로의 명성을 소개하는 대목에서 꼭 저 작품을 언급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못지 않게 푸아로의 유명세를 입증하는 사건으로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인데, 아니나 다를까, 이 소설에서도 언급이 된다.

 

"칼입니다, 마드무아젤. 열두 명이 한 남자를 찔러 죽이는데 사용한 것이지요.(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오리엔트 특급 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의 내용-옮긴이』) 콩파니 앵테르 나시오날 데 바공 리(오리엔트 특급열차를 운영한 회사-옮긴이)에서 기념으로 준 겁니다."

 

마지막으로 아리아드네 올리버. 그리스 신화의 테세우스가 미궁에서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아리아드네가 준 실 때문. 이 이름을 크리스티가 자신의 소설 속 인물에 부여한 이유는 무엇 때문인지 알 것 같다. 이 소설에서도 톡톡히 그 역할을 해낸다. 이름값이 아깝지 않다는 말. 그러고보니 <인셉션>에서 엘렌 페이지의 이름이었다. 다른 세 인물과는 달리 이 소설이 첫 등장이다.

 

"『서재의 시체(The Body in the Library)』(실은 마플 양이 주인공인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옮긴이)를 쓰신 그분이요?"

"바로 그 올리버 부인이지요."

 

이 부분을 보면 올리버 부인은 크리스티의 분신인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적당한 소설을 알맞은 자리에 편의상 써 넣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한 번 더 확인 사살하는 부분이 나온다.

 

"악당이 몇 명이든 혼자 너끈히 해치우고 시체까지 깨끗이 처리하는 영웅을 독자들이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내가 지금까지 서른두 권을 썼는데, 물론 무슈 푸아로가 지적하셨듯이 기본적인 구성은 똑같아요. 그걸 왜 아무도 눈치 못 챘는지 모르겠어요. 후회하는 건 딱 하나뿐이에요. 주인공인 탐정을 핀란드 인으로 설정한 거예요. 핀란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말이에요. 핀란드 독자들로부터 이렇게 설정하면 안 된다는 둥 핀란드 인은 절대 그런 표현을 안 쓴다는 둥 이것저것 지적하는 편지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거든요. 핀란드 인들은 추리 소설을 무척 즐겨 읽는 모양이에요. 해가 짧은 겨울이 길어서 그런가? 불가리아나 루마니아 사람들은 내 책을 거의 안 읽나 보던데. 불가리아 인 탐정을 등장시켰으면 훨씬 편했을 뻔했어요."

 

이 부분을 보면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벨기에 출신의 푸아로를 크리스티가 그리면서 얼마나 많은 벨기에 독자들로부터 편지를 받았을까, 하는 생각은 전에는 전혀 하지 못했었는데.

 

"스벤 예르손(아리아드네 올리버 부인이 만들어낸 가장 성공적인 캐릭터로, 스웨덴 어를 하는 핀란드 인 탐정이다. 애거서 크리스티 자신이 만들어낸 에르퀼 푸아로에 비유할 수 있다.-옮긴이)처럼 멋지게 척척 해내시겠지."

 

'스벤 예르손'이라는 이름은 '에르퀼 푸아로' 만큼이나 독특한 이름이다. 소설 속 소설의 주인공에 이런 디테일한 설정까지 부여할 정도이니 크리스티는 참 꼼꼼한 작가이다. 또 올리버 부인에 대해 쓸 때마다 즐거워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충분히 들 수 있고. 그녀는 이 소설을 시작으로 <맥긴티 부인의 죽음>, <죽은 자의 어리석음>, <창백한 말>, <세 번째 여인>, <핼러윈 파티>, <코끼리는 기억한다>에 등장한다. 여기서 유일하게 읽어 본 소설은 <창백한 말> 한 권이지만, 올리버 부인은 그렇게 매력적인 인물은 아니었다. 이 소설만 제외하면 다른 소설에서는 푸아로와 함께 등장한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 소설들은 올리버가 아니라 푸아로의 이야기로 기억될 것 같다.

 

나는 이 소설 속의 탐정 네 명은 '선수'라고 비유했는데, 작가인 크리스티는 서문에서 범인 후보 네 명을 '선수'에 비유했다. 한 번 이상 살인을 저지른 적이 있으며, 기회가 되면 또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 동기와 범죄 양상은 각각 다르다.

 

"이런 살인을 저지르러면 대담함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감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먼저 로버츠 박사를 생각해 볼 수 있군요. 가진 패보다 높게 부르는 버릇이 있는 허풍쟁이에다 모험을 해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기 실력에 대해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입니다. 박사의 심리는 범인의 심리와 딱 맞아떨어집니다.

그렇다면 메러지스 양은 용의 선상에서 제외할 수 있겠군요. 유악하고 소심해서 가진 패보다 높게 부르지도 못하며, 신중하고,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고, 매사에 조심하며, 자신감이 부족한 편이니까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대담하고 위험한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가장 적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소심한 사람도 너무 두려운 나머지 살인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겁을 집어먹고 벌벌 떨던 사람이 더더욱 궁지에 몰리면, 막다른 길에 몰려 고양이에게 덤벼드는 쥐새끼처럼 절박한 심정으로 어떤 일이든 저지를 수 있는 겁니다. 만약 메러디스 양이 과거에 살인을 저지른 적이 있다면, 그리고 셰이터나 씨가 그 범행의 전말을 알고 자신을 경찰에 넘길 거라고 믿었다면, 단단히 겁에 질려 물불 안 가리고 빠져나가려 했겠죠. 대담함뿐 아니라 절박한 공포심에서도 살인이라는 똑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이번에는 데스파드 소령을 봅시다. 냉철하고 수완이 좋으며, 성공할 확률이 낮더라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무슨 일이든 시도해 볼 사람입니다. 이것저것 가능성을 따져 보고 할 만하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소령은 결정을 내리면 즉시 실행에 옮기는 사람입니다. 또 성공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위험 앞에서도 결코 굴복하지 않을 사람이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로리머 부인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긴 했지만 정신이나 신체 모두 건강합니다. 냉철한 여성이죠. 계산적인 두뇌가 굉장히 발달한 사람입니다. 아마 넷 중에 머리가 가장 좋을 겁니다. 만일 로리머 부인이 범죄를 저리르기로 마음먹었다면 미리 철저하게 계획을 세웠을 겁니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한 치의 오차도 없게끔 검토하고 또 검토하는 거죠. 그런 점 때문에 나머지 셋에 비해 범인일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부인은 셋 중 누구보다 강인한 성격을 가졌고, 일단 어떤 일을 하기로 마음먹으면 실수 없이 끝까지 해낼 사람입니다.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 여성이에요."

 

<테이블 위의 카드>라는 이 소설은 여러모로 수학적인 부분이 많다. 네 명의 탐정, 네 명의 용의자가 등장한다. 살인 사건 당시 탐정 네 명은 다른 방에서 카드 게임을 하고 있었고, 용의자 네 명은 또 다른 방에서 카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용의자 네 명이 함께 게임을 하던 그 테이블 근처에서 집주인이 있었고, 탐정 네 명이 다른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동안 용의자 네 명 중 한 명에게 살해당했다. 각각의 용의자는 한 번 이상 살인을 저질렀던 과거가 있고, 그 사건이 일어난 경위는 모두 이질적이며, 그것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다. 크리스티의 소설 답게, 푸아로는 용의자 네 명의 심리를 추적하며, 그 도구는 사건 당일의 카드 게임 내용.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서는 술을 먹어 보아야 한다는 말도 있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보라는 말도 있다. 아마 내 기억이 맞다면, 게임하는 모습을 유심히 보라는 내용도 있었던 것 같다. 비록 탐정 앞에서는 냉정한 모습을 보여도, 게임하는 도중에는 어떻게든 심리가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이 소설 또한 어떤 의미에서는 독자들과 게임하는 것 같다. 위에 묘사된 대로 용의자른 단 네 명으로 제한해 버리면, 그에 대해 탐정의 입으로 판단을 내려주는 것은, 어쩌면 가지고 있는 카드를 전부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용의자 네 명 간에 실제로 이루어진 3개의 게임, 그리고 용의자와 탐정들간의 게임, 그리고 독자와 작가와의 게임. 네 명의 '탐정'이 총출동하기 때문에 이른바 아마추어의 수사에서 볼 수 있는 '삑사리'가 없으며, 각각 구분된 네 용의자의 캐릭터 또한 분명하고 확실해서 독자에게 애매한 부분에서 넘어지게 만들지 않는다. 안개가 낀 것 같은 모호한 길을 손으로 헤치며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환하게 밝혀져 있는 대로를 걸어가는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재미를 주다니 역시 크리스티는 추리 소설의 여왕이라는 칭호가 전혀 넘치지 않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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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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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녀가 결혼하여 가정을 꾸린다. 1960년대 영국의 시대 분위기와는 달리, 젊은 부부는 서로에게 충실하며, 성실하고, 무엇보다 가족의 가치를 인생의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두 사람은 전통적인 가정, 대여섯 명의 아이가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무리하여 큰 집을 구입하고, 아이가 태어난다.

 

하나, 둘, 셋, 넷... 아이들은 전부 사랑스럽다. 부모를 비롯하여 친척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자란다. 그리고 다섯째 아이. 그런데 이 아이로 인해 이상적으로 보였던 가족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언뜻 보면 영화 <케빈에 대하여>가 생각나기도 한다. 이 영화는 안 봤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소설은 그 영화와는 완전히 다르다. 온 가족의 파멸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이지만 서로 다른 두 세계가 어쨌든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결말을 보여주니까. 물론 그 두 세계는 절대 섞이지 않겠지만.

 

이 소설은 여러 층위로 읽힌다. 작가는 절대 그렇게 보지 말라고 했지만 계급의 문제로도 읽히고, 문명과 야만의 대립으로도 읽히며, 가족주의에 대한 허상에 대해서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소설은, 주인공인 해리엇과 벤, 그러니까 모자 관계에서 출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웹툰 작가가 <케빈에 대하여>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이 있었다. 딸 하나를 키우고 있는 엄마인 자신의 경우, 자식을 볼 때마다 내가 얼마나 이질적인 존재를 키우고 있는지 의식하게 된다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와 연결되어 있던, 마치 내 팔이나 다리처럼 나의 한 부분이었던 존재가 나와의 연결을 끊고 세상에 나와서 독자적으로 크는 과정은 한편으로는 경이롭겠지만 한편으로는 충격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의 한 부분에서 출발했지만, 나와는 분명히 다른 존재. 거기에 대한 원천적인 공포심을 바탕으로 하고 이 소설을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가 다 알고 있다고, 통제할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 대표적인 것이 아마도 자식일 것이다. 굳이 문학 작품을 동원해서가 아닐지라도, 우리 주변에서는 이런 경우가 너무나 많다. 자식의 모든 것을 장악하려고 하는 부모와, 거기에 대항하는 자녀들 간의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이 책의 해리엇과 데이비드도 자신들이 꿈꾸는 이상향을 완벽히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만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거기에 보란듯이 다섯째 아이는 그 체제 밖에서 있기를 선택한 것이고.

 

이 책을 보다 보면 작가의 개인사가 자꾸 떠오르게 된다. 영국 국적이지만 이란에서 출생하였고, 짐바브웨에서 청소년기를 보냈으며, 두 차례 결혼하고 두 차례 이혼하였으며, 세 자녀를 두었던 그녀의 삶. 문명과 야만의 대립, 통제할 수 없는 자식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심리 상태는 상당 부분 그녀의 삶에서 발췌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팟캐스트 덕분이었는데, 두 남성 진행자의 이야기가 흥미롭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좀 아쉽기도 했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이중적인 심리가 사실 이 책 전반에 흐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어서이다. 이 책만큼은 여자 게스트를 포함시키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동일한 팟캐스트에서 <만들어진 승리자들>을 다룬 적이 있는데, 그 책에서 상대적으로 여성이 역사에 기록되는 횟수가 적은 것은 임신과 출산, 육아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절대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없으며, 오히려 개인적인 발전을 저지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책은, 아마도 훌륭한 예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이 책만큼은, 임신과 출산, 육아를 경험한 여성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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