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숍 살인사건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10
S.S. 반 다인 지음, 김성종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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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인은 작가의 필명이자 극중 화자인 '나'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나'의 친구이자 주인공이 탐정 '파이로 번스'이다.
이 '번스'라는 탐정이 친구인 뉴욕 지방 검사 매컴이 담당하는 살인사건에 개입하고 해결하는 시리즈가 이른바 파이로 번스 시리즈로 총 12 개의 작품으로 되어 있다.

벤슨 살인사건 (Benson Murder Case, 1926)
카나리아 살인사건 (Canary Murder Case, 1927)
그린 살인사건 (Greene Murder Case, 1928)
비숍(주교) 살인사건 (Bishop Murder Case, 1929)
스카라베(스케라브, 딱정벌레) 살인사건 (Scarab Murder Case, 1930)
케닐 살인사건 (Kennel Murder Case, 1933)
드래곤 살인사건 (Dragon Murder Case, 1934)
카지노 살인사건 (Casino Murder Case, 1934)
가든 살인사건 (Garden Murder Case, 1935)
유괴 살인사건 (Kidnap Murder Case, 1936)
그레이시 앨런 살인사건 (Gracie Allen Murder Case, 1938)
겨울 살인사건 (Winter Murder Case, 1939) - 유작
영어 제목의 앞글자가 모두 6글자로 통일되어 있는데 이것만 봐도 아, 이 작가 꽤나 강박적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Twenty rules for writing detective stories 같은 것도 만들었겠지.

왓슨이 빠진 홈즈 시리즈는 상상하기 어렵고, 그 보다는 비중이 적겠지만 푸와로 시리즈에서 헤이스팅스는 상당한 존재감을 독자에게 드러내는 반면 극중 화자 반 다인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책의 흐름을 따라 가다보면 읽는 도중 이 책이 1인칭이 아니라 3인칭 시점에서 쓰여진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가 '나'가 등장하면 아차차, 이 책 화자는 탐정 친구였지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만큼 이 소설의 화자는 기능적인 존재이고,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이나 배경 묘사에 대해 작가이자 화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즉 인물의 성격, 인물들간 소통이나 교감, 그들이 살아온 시공간적 배경 등등에 대해서는 사건 해결에 관련이 있는 정보만 제공된다. 마치 정돈된 수사 보고서를 읽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때문에 문학적인 재미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겠지만 본격 미스터리라는 과제는 충실히 수행해낸다.

이 소설은 시리즈 중 네번째 소설이자 가장 정점에 있다고 소개되기도 한다. 그만큼 정교하게 짜여져 있고 결론에 도달했을 때의 쾌감도 최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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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의 시대 - 코로나 버블 속에서 부를 키우는 세계 3대 투자가 짐 로저스의 대예언
짐 로저스 지음, 송태욱 옮김 / 알파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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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운율을 반복한다ㅡ마크트웨인

38살이라는 숫자를 고른 이유는 특별히 없지만, 아무튼 어른이 되어 스스로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40대 직전까지는 유산을 전혀 건네지 않을 생각이다. 스스로 일자리를 찾아 성공하는 것이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의 도움을 받는 것보다는 행복할 것이다. 투자에 대해서는 원하면 가르쳐주어도 상관없겠지만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배울 필요는 없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성공을 거두기에 가장 쉽기 때문이다. 무슨 일을 해도 좋지만 아무튼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 노력하고, 그리고 세계라는 것을 스스로 경험해보고 그 안에서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딸들에게 걸고 있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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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자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9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양병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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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ight was young, and so was he. But the night was sweet, and he was sour.

이 책의 첫 문장이다. 유명한 문장인지 인터넷을 찾아보면 금방 나온다.

로맨스를 품을 만큼 달달한 밤인데도 우리의 주인공은 젊음이 무색하게 기분이 쓰디쓰다. 첫 문장에서부터 낭만이 물씬 풍겨나온다. 그리고 역시 낭만적이다.
낭만적인 배경과 대조되는 우리의 주인공. 뭔가 사건이 터질 것 같은 기분이 간질간질하다. 꼭 풍선이 터질 것 같이 아슬아슬하면서도 언제 터지나 하고 지켜보게 되는 마음이 된다.

잔인한 살인 사건이 벌어진 도시. 익명의 대도시라 대체 누가 범인인지 알기도 어렵다.

The Phantom Lady 라는 제목. 그리고 책을 넘기면 나오는 첫 문장.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세계로 보내는 초대장으로는 아주 훌륭하다.

바에서 만난 신비한 여인, 조용하지만 고급 요리가 나오는 레스토랑, 매혹적인 여배우가 등장하는 공연이 펼쳐지는 극장, 그리고 다시 바.
마치 하룻밤 꿈같은 이야기가 사형집행 전 150일 오후 6시라는 챕터에 펼쳐진다.
그리고 나서 차례는

사형집행 전 150일 심야
사형집행 전 149일 새벽녘
사형집행 전 149일 오후 6시로 이어지더니

시간을 급속도로 건너뛰어

사형집행 전 91일
사형집행 전 90일
.
.
.
로 이어진다.

이 책의 차례만 훑어봐도 긴장감이 느껴지는데 참고로 책의 차례 중 마지막 챕터 3개는

사형집행 그날
사형집행 시간
사형집행 다음 1일 이다.

정교한 트릭을 기대한 독자라면 개연성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비판할 수 있다. 미국이나 서구권에서는 잊혀진 소설로 절판되었다는 이야기도 인터넷으로 찾아볼 수 있다. 그렇지만 점점 조여오는 듯한 압박감, 매력적인 등장 인물에 대한 묘사, 그리고 등장 인물보다 더 고혹적으로 그려지는 배경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물론 개인적인 평가다. 같은 동서미스터리북스에 있는 통과는 반대편에 위치한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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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장석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8
월키 콜린즈 지음, 강봉식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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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인 월장석을 포털 사이트에 쳐보면 국어사전에 다음과 같이 나온다.

 

특정한 방향으로 푸른빛을 내는 알칼리 장석. 닦으면 달빛을 연상시키는 빛을 내며, 닦는 방법에 따라 묘안석 같은 빛이 난다.

 

그럼 또 묘안석은 뭐냐고 할 수 있는데 묘안석은 영어로 cat's eye. 방향에 따라 다른 색을 나타내는 특징을 가지는 보석인데 고양이의 눈을 떠올리면 바로 연상이 될 것이다. 방향에 따라 녹색으로도 흰색으로도 회색으로도 갈색으로도 보일 수 있는 보석.

 

즉 아주 신비로운 빛을 내는 보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월장석은 인도 사원의 보물이다. 당시 동양에 대해 서양이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느낌을 이미지화한 결과일 것이다. 여러 각도로 볼 때마다 달라지니까 알기 어렵고, 신비스럽고, 그러니까 때로는 위험하게도 느껴지는 것은 월장석이기도 하고 당시 서양에서 바라 본 인도, 동양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그렇기에 이런 저런 이유로 인도인들이 많이 등장한다. 영국과 인도의 혼혈인도 등장하는데, 작가인 윌리엄 윌키 콜린스는 영국의 추리 소설가로 젊은 시절 홍차 장사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홍차 문화는 시작은 동양이었지만 유럽에 건너온 후 영국에서 꽃피운 대표적인 문화다. 홍차가 가장 많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나라도 인도다.

이 책에서 인도인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묘사보다는 인간적인 면모가 많이 드러나는 이유는 어쩌면 그 이유일 수도 있겠다.

 

T.S 엘리엇은 이 책을 두고 "영국 최초, 최장, 최고의 추리 소설"이라는 평을 했다고 한다. 물론 현대의 위상을 생각해보면 이후 아서 코난 도일에게 밀린 감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장이 줄어드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재미있었고, 이렇게 두꺼운 책인데도 들고 다니는 것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력 있는 소설이었지만, 전형적인 추리 소설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지 않나 싶다. 이미 추리 소설 트릭에 많이 익숙해진 터라... 읽다 보면 아, 이 사람이 범인이겠구나 하는 느낌이 오는 대목이 있다. 돈이 궁하다거나... 인물에 대한 배경 설명 중 특정 부분이 지나치게 생략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거나...

그래도 반전은 확실히 재미있다. 범인의 정체가 아니라 다른 반전이...

 

그리고 찾아보니 커프는 영국 추리소설 최초의 수사과장으로 불린다고 하며,  이 소설이 후대의 추리소설에 끼친 영향이나 선보인 트릭을 보면...
영국 시골 집을 배경으로 한 절도
내부인의 소행
훈제 청어(이 사람이 범인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더라-는 것)
전문적인 탐정
어리석은 지역 경찰
탐문 조사/심문
수많은 용의자들
가장 의심받지 않은 사람이 범인
밀실살인
범죄재현
막판 반전
등이 꼽힌다고 한다.

 

추리 소설의 기법을 가진 로맨스 모험 소설이라고 하면 요즘 독자들에게 더 잘 다가오려나?

 

아, 그리고 하나 더 추가! 집사 베털레지는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내가 본 집사 캐릭터 중에서는 그야말로 원톱 집사다. 작가도 이 캐릭터에 공을 많이 들였을 것이다. 장이 바뀔 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1인칭 화자로 등장하는데 베털레지의 목소리로 들려오는 이야기가 가장 많은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나는 내 방으로 가서 땀에 흠뻑 젖어서 의자를 앉았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궁리를 했다. 이처럼 불안한 심정으로 있을 때 다른 사람 같으면 결국 흥분해서 정신을 못 차릴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우선 파이프에 불을 붙여물고 나서 <<로빈슨 크루소>>를 펼쳐드는 것이다.
읽기 시작한 지 5분도 안되어 다음과 같은 멋진 한 구절을 만났다.
-161페이지.
<위험에 대한 공포는 실제보다 몇만 배나 더 무서운 것이다. 그리고 불안의 무거운 짐은 우리가 걱정하고 있는 재액(災厄)보다도 훨씬 더 큰 것임을 깨닫게 된다.>
이것을 읽고도 <<로빈슨 크루소>>에 신뢰를 두지 않는 자는 머리의 나사가 헐거워진 사람이든가, 아니면 자만심으로 장님이 될 사람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과는 의논을 해봐야 소용이 없을 것이다. 더 적극적으로 모든 것을 믿어 주는 사람 위에 신의 자비는 약속되어 있는 법이다.

 

"이런 일이 앞으로도 죽 계속된다면,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 되어 버리겠는데요. 의심하고 엿보고 엿듣고....... 우리와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에게는 당연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프랭클린님? 머지 않아 우리는 모두 벙어리가 되고 말 겁니다. 왜냐하면 서로가 남의 비밀을 알려고 엿들을 것이며, 또 모두들 훤히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내가 런던에서 그 고약한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이곳에 왔을 떄는 벨린더 집안만큼 행복한 가정이 영국에 또 있을까 싶었을 정도였소. 그런데 한 번 보시오. 지금의 상태를! 서로 흩어지고 미워하고 공기까지도 수수께끼와 의혹으로 상해 있소! 핸커슬 외삼촌과 그 생일 선물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던 '떨리던 모래'에서의 그날 아침 일을 기어갛고 있고, 베털레지? 월장석은 대령의 복수를 훌륭하게 수행했소, 베털레지. 더욱이 대령 자신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방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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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테일러스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7
도로시 L. 세이어스 지음, 허문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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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독특하고 짜임새 있는 추리 소설이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다...
 
독서의 깊이가 얕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전좌명종술 이야기만 나오면 정말 책을 던져버리고 싶었기 때문에;;
 
종 이야기가 초반에 나오다 말겠지 했는데 계속, 그것도 자세하게 나온다. 추리 소설은 읽으면서 점점 가속도가 붙으며 달려가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종 이야기만 나오면 잘 나가다 잠시멈춤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맥이 좀 풀리는 느낌이 있었고...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나올 정도면 이건 반드시 사건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대충 스킵하기도 애매했다. 그래서 계속 눈을 부릅뜨고 읽었는데... 살짝 스포하자면... 그러니까 사건의 전모가 종하고 관련은 있는데 굳이 전좌명종술을 그렇게 자세하게 책에 상당 부분을 할애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그냥 나만의 생각이다. 분명히 이 부분 때문에 좋아하시는 독자 분들도 있을 것이다. 
 
정작 범인은 누구일 것 같다는 느낌은 의외로(?) 빨리 온다. 그러니까 이런 경우는 서스펜스와 함께 어떻게 그 사람이 범인이 되었을까, 범인은 누구랑 연결이 되어 있을까? 다른 공범이나 피해자가 있을까? 뭐 이런 식으로 상상을 전개해 나가야 재미가 있을 텐데... 하도 종 얘기가 나오니 머리 안에서 완전히 다른 두 부분이 따로 뛰놀고 있는 느낌이었다. 눈으로 책은 읽어나가는데 계속 머릿속에서 종이 울리는 느낌...;;
 
저자는 옥스포드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최초의 여성 중 한 명이며, 신학자이자 언어학자이고 라디오 대본도 쓴 극작가이며 번역가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추리 소설 작가는 그녀의 수많은 부캐 중 하나인 셈이다. 전좌명종술에 대한 이 꼼꼼한 서술은 어쩌면 학자인 또다른 부캐의 영향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인생을 알게 되면 그녀의 소설에 등장하는 피터 윔지 경은...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저자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으면서도 그녀가 평생 그리기만 하고 만나지는 못했던, 혹은 스쳐지나갔더라도 인연으로 묶이지 못했던 이상적인 애인의 모습이라는 것은 충분히 알 만하다. 매력을 느끼는 독자 분들은 많은 것 같지만 역시 아직은 나는 잘 모르겠다. 다른 소설에서는 또 어떨지 모르지.

사족. 영화 살인의 추억과 약간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미치광이 등장하는 부분마다 향숙이를 반복해 말하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 도시가 아닌 한적한 곳에서 벌어졌다는 점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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