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독특하고 짜임새 있는 추리 소설이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다... 독서의 깊이가 얕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전좌명종술 이야기만 나오면 정말 책을 던져버리고 싶었기 때문에;; 종 이야기가 초반에 나오다 말겠지 했는데 계속, 그것도 자세하게 나온다. 추리 소설은 읽으면서 점점 가속도가 붙으며 달려가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종 이야기만 나오면 잘 나가다 잠시멈춤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맥이 좀 풀리는 느낌이 있었고...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나올 정도면 이건 반드시 사건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대충 스킵하기도 애매했다. 그래서 계속 눈을 부릅뜨고 읽었는데... 살짝 스포하자면... 그러니까 사건의 전모가 종하고 관련은 있는데 굳이 전좌명종술을 그렇게 자세하게 책에 상당 부분을 할애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그냥 나만의 생각이다. 분명히 이 부분 때문에 좋아하시는 독자 분들도 있을 것이다. 정작 범인은 누구일 것 같다는 느낌은 의외로(?) 빨리 온다. 그러니까 이런 경우는 서스펜스와 함께 어떻게 그 사람이 범인이 되었을까, 범인은 누구랑 연결이 되어 있을까? 다른 공범이나 피해자가 있을까? 뭐 이런 식으로 상상을 전개해 나가야 재미가 있을 텐데... 하도 종 얘기가 나오니 머리 안에서 완전히 다른 두 부분이 따로 뛰놀고 있는 느낌이었다. 눈으로 책은 읽어나가는데 계속 머릿속에서 종이 울리는 느낌...;; 저자는 옥스포드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최초의 여성 중 한 명이며, 신학자이자 언어학자이고 라디오 대본도 쓴 극작가이며 번역가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추리 소설 작가는 그녀의 수많은 부캐 중 하나인 셈이다. 전좌명종술에 대한 이 꼼꼼한 서술은 어쩌면 학자인 또다른 부캐의 영향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인생을 알게 되면 그녀의 소설에 등장하는 피터 윔지 경은...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저자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으면서도 그녀가 평생 그리기만 하고 만나지는 못했던, 혹은 스쳐지나갔더라도 인연으로 묶이지 못했던 이상적인 애인의 모습이라는 것은 충분히 알 만하다. 매력을 느끼는 독자 분들은 많은 것 같지만 역시 아직은 나는 잘 모르겠다. 다른 소설에서는 또 어떨지 모르지. 사족. 영화 살인의 추억과 약간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미치광이 등장하는 부분마다 향숙이를 반복해 말하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 도시가 아닌 한적한 곳에서 벌어졌다는 점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