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커밍 제인
줄리안 재롤드 감독, 제임스 맥어보이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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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터넷으로도 보고, tv 재방송 해줄 때도 보고, 

몇 번을 보아도 재미있다. 

무엇보다도 그 시대의 풍경을 잘 담아낸 것 같고, 

제인 오스틴 역의 앤 해서웨이와 톰 리프로이 역의 제임스 맥어보이도 이 영화 때문에 좋아질 정도로 잘 어울리고 연기도 좋았다.  

로맨스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과 주인공들-매력적인 남자 주인공,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다가 사랑에 빠지는 연인들-이지만(물론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이 현대 로맨스물의 기초를 만든 것이 사실이므로 당연한 일이지만) 실제 그 인물처럼 느껴지는 두 배우들 때문에 끝날 때가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것 같다. 특히 제임스 맥어보이는 그 이후에 찍은 영화들을 볼 때마다 의아해질 정도로 이 영화의 연기는 최고였다.

실제 제인 오스틴 작품의 오만과 편견보다도 훨씬 더 잔잔하고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Becoming Jane>의 명대사

 

1. 제인의 가슴떨리는 조심스러운 고백

    How can I dispose of myself with it?  You are leaving tomorrow....

   <내가 이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일 떠나신다면서요...>

 

 

2. 르프로이의 가슴 떨리는 고백에, 내가 가슴이 뛰었다.

   You must know what I feel. Jane, I'm yours. God! I'm yours,

  I'm yours, heart and soul. Much good that is?

  <지금 내 감정을 당신은 알아야만해요. 제인. 나는 당신것이오. 오! 나는 당신 거예요. 당신 거라구요. 이 마음과 영혼까지도.. 그거라도 괜찮을까요?>

 

 
3. 약혼 후에도 제인에 대한 사랑을 잊지 못하고 산 속에서 르프로이가 제인에게 고백하는 장면. 제인에게 기습키스를 한 르프로이가 제인을 설득하며 

  Jane, I have tried. I have tried but I cannot live this lie.  

Can you? Jane, Can you? Whtat value will there be in life if we are not together? Run away with me. That is exactly what I propose.
 

  <제인, 난 노력했어. 노력했다고. 하지만 난 이런 거짓으론 살진 못해. 당신은? 제인, 당신은 살 수 있어? 우리가 함께하지 못한다면 그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소? 나와 같이 달아납시다. 그게 내 프로포즈요.>

 

 

 

4. 떠나려는 제인 붙잡고, 애원할 때

사랑의 도피 중.. 갈등하는 제인을 붙잡으려는 그(르프로이)의 대사.. 정말 눈물겨웠던 장면.

 Don't think, don't speak, just love me. Do you love me?

<생각도 하지마, 아무말도 하지마. 사랑만 해. 날 사랑하지?,,,>

 

 

 

5. 르프로이를 떠나기로 마음 먹은 제인이 마지막으로 그에게 했던 말.

   Truth, Made from contradiction. But it must come with a smile.Or else I shall count it as false. please..

  <진실은 모순에서 만들어지지만, 헤어져도 미소를 잃지 말아요. 그러면, 사랑했던 것까지 부정하게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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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샤넬 - Coco before Chanel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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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내가 본 코코샤넬은 오드리 토투 주연의 코코샤넬이 아니라 셜리 맥클레인 주연 작품이다. 코코샤넬에 대한 일화는 너무나 많고, 그녀에 대한 책과 영화, 드라마도 여러 작품이 있다. 

셜리 맥클레인 주연의 이 드라마는 내가 처음 접하는 코코샤넬을 다룬 작품이다. 아직 1편밖에 보지 못했고, 다음 주나 되어서야 디자이너 샤넬을 볼 수 있겠지만 전체 작품 중 반만 보았어도 훌륭하고, 뒷이야기가 기대가 된다. 

1편에는 가브리엘이 고아원으로 보내져 처음으로 바느질을 접하는 시기부터, 10년의 은둔을 끝내고 패션계로 복귀한 두 모습이 교차되어 나온다. 

"힘은 성공이 아니라 실패에서 나오는 거야"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려면 남들과 달라야 해" 

"중요한 건 소재가 아니라 시각적인 효과야" 

"이게 샤넬이야" 

위에 언급한 대사를 읊는 셜리 맥클레인의 모습만으로도 샤넬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패션에 관심이 없던 나같은 사람도 샤넬에 대해 알고 싶어진 것은 사실이다. 

<계속> 

1주일 후에 시청한 2편은 1편보다는 말랑말랑한 느낌은 덜했지만 더 풍미가 느껴졌다. 

"난 평생 포기한 적이 없어요. 지금도 그렇고."  

이런 말이 이제 한물 갔다고 평가되던 노년의 샤넬의 입에서 나오니 더 마음을 쳤다. 

"첫판은 졌지만 포기하지 않아요." 라고 말하는 젊은 시절의 샤넬의 모습과 겹쳐졌다. 

"내 주변의 사람들은 이득 때문에 붙어 있는 거에요. 내가 감사해야 할 사람은 내 자신뿐이에요."라고 말하며 막무가내로 자신의 컬렉션을 밀어붙이는 모습에서는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왠지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다. 

"난 강하지도 독립적이지도 않아. 너라면 알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버지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면 뭐라도 하겠어요." 

이렇게 말하는 샤넬을 보면서 강하고 독단적인 면 안에 켜켜이 쌓여 있을 수많은 그녀의 상실감과 외로움을 처음으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성은 자신을 위해 옷을 입어야 해요. 남자를 위해서가 아니라요." 

"왜 여자는 남자처럼 자유로울 수 없는 걸까" 

현재까지도 유효하다. 하지만 처음으로 이것을 문제삼은 사람은 샤넬일 것이다. 이 정신만큼은 그녀가 죽은 이후에도 영원할 것이다. 샤넬의 말처럼.

"정말로 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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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花樣年華) - [할인행사]
왕가위 감독, 양조위 외 출연 / 드림믹스 (다음미디어)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화양연화는 홍콩의 한 아파트에서 이웃이 된 두 상하이 이주민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지역 신문사에서 일하는 차우는 이사하던 날 역시 같은 날에 이사 온 첸 부인을 만난다. 남편의 잦은 출장은 그렇지 않아도 고독한 그녀에게 알 수 없는 정적의 깊이를 부여한다. 이웃인 이들은 물리적으로 지극히 한계가 분명한, 비좁은 공간에서 자주 마주치지만 특별한 관능도 무엇도 주고받지 않는다. 그저 스쳐가는 인연일 뿐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늘 가능성이 숨겨져 있다. 지금 나와의 거리가 0.001cm이었던 이는 남이 될 수도, 의지에 따라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숨이 막히는 쪽은 관객이다. 훔쳐보는 듯한 카메라의 시선과 짧은 조각처럼 연결된 씬들 그리고 마치 상처가 곪아 터질듯 느릿하게 쿵쿵 울려대는 음악의 조화는 바로 그 가능성을 폭발시킨다.


사랑, 차마 말로 다 못할 그 무엇 <화양연화>

이 영화는 한 마디로 사랑영화입니다. 워낙 사랑에 메마른 사람인 탓인지 나는 사랑 이야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러나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까닭은 그저 사랑영화이기 때문은 물론 아닙니다. 이 영화에는 스타일이 있고 무드가 있습니다. 이야기 자체도 좋고, 연기도 좋고, 또 음악도 좋습니다.
줄거리는 역시 생략합니다. 저는 영화소개를 하면서 줄거리를 말하는 것이 무슨 소용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영화는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옛날이야기가 아니니까요. 대체로 좋은 영화는 말로 줄거리를 설명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리고 줄거리 자체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도 많습니다. 그렇지요. 말로 할 수 있는 것이면 그냥 말로 하지 뭐 하러 영화로 만들겠습니까.
주인공은 <양조위> – 영어 이름은 <토니 륭> – 그리고 <장만옥> – 영어 이름은 <메기 장>입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주인공이었다면 전 이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장만옥>이 아니었다면 이 영화는 내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순위’에서 한참 밀려났을 것입니다.
사랑은 말로 하기도 하고, 눈빛으로 하기도 하고, 몸짓으로 하기도 합니다. <화양연화>에서의 사랑은 눈빛으로 하는 사랑입니다. 영화에서는 그 흔한 키스장면 조차 하나 없습니다.
<양조위>를 바라보는 <장만옥>의 눈빛은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가득했다가 이내 떨림으로 바뀌고 그리고는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마침내 그 녀의 눈이 붉어지며 눈물이 흐르면 영화는 막바지로 치닫습니다. <양조위>의 눈에서는 뿌리칠 수 없는 사랑의 유혹과 체념의 고통을 같이 읽을 수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본능적 자석의 끌림과 현실이라는 완강한 버팀이 영화 내내 팽팽히 맞섭니다.
감독은 한 고비를 넘을 때마다 천천히 움직이는 화면에 흐느끼는 듯한 음악을 깔아 보여줍니다. 이 장면들은 볼 때마다 내 가슴을 때립니다. 마치 내가 <양조위>가 된 듯한 느낌입니다. 잘 만든 영화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주인공을 마치 자신처럼 느끼게 한다고 하지요.
이 영화에서 또 하나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은 흔히 말하는 <미장센>입니다. <미장센>은 쉽게 말해 전체적인 화면을 구성하는 방법인데 카메라, 무대장치, 소품, 의상, 분장 등이 어우러지는 것을 말합니다.
부드러운 카메라의 움직임과 좁은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무대장치에 <장만옥>의 눈부신 <치파오>가 더해지면서 미장센은 완성됩니다. <치파오>는 중국여자들이 입는 전통의상입니다. 말하자면 우리의 한복 같은 것인데 우리의 한복과는 반대로 몸의 곡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아주 자극적인 옷입니다.


서로의 배우자가 정을 쌓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이들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낯선 이에게서 같은 배경과 같은 상처를 느끼면서 이들은 오묘한 위로를 받는다. 배우자의 외도는 아픈 상처이지만 그 상처가 준 새로운 만남의 힘은 또 한편으로 강렬하다. 이들은 책에 대해 토론하고, 음식을 같이 먹고, 각자 배우자에게 어떻게 이야기할지 예행연습을 하면서 가까워진다. 두 사람의 행위는 영화 전체를 통틀어 지극히 반복적이다. 같은 동선과 같은 만남 그리고 같은 안부인사. 달라지는 것은 의상일 뿐이다. 영화는 같은 테크닉을 활용해 반복적으로 특정 상황을 묘사해낸다. 그러나 반복된 행위가 같은 결말을 맺는 것은 아니다. 같은 행위는 반복되면서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 이들에게서 낯설음을 제거한다. 영화는 마침내 한 화면에 둘을 나란히 배치시키는데 성공한다. 서로를 마주하는 게 낯익게 될 때까지 영화는 조심스럽게 캐릭터를 매만진다. 그 시선의 예민함이 소름끼칠 정도다. 사물 하나하나에는 의미가 담겨있고 의상에 그려진 그림도 인물에 감정에 따라 화려하게 꽃피다 저문다. 외적으로 절제된 영상은 실상 텍스트의 풍부함이 배어있다.

그러나 도덕적 기로와 양심의 문제를 거스를 수는 없다. 배우자의 외도로 만난 사이가 또 다른 불륜으로 연결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모욕이고 타인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혼란스러운 첸 부인의 마음은 만남이 약속된 호텔 앞에 이르러 절정을 이룬다. 짧고 빠른, 그리고 여러 개의 시선으로 분산된 편집은 극단적으로 초조하고 불안하다. 이들은 가까워질수록 멀어지지 않아선 안 된다. 서로를 품지 않고 급기야 이별에 이르러서야 사랑을 고백한다. 적극적이지도 못했고 꽃피지도 못한 채 도망가고픈, 비겁하고 허무한 기억만을 남긴다. 그러나 서둘러 떠나려는 차우를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공간에 대한 불우한 기억은 자연스레 그 공간을 점유했던 이를 몰아낸다. 그 허무함이 여운이 되어 자꾸만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세월이 흘러 차우는 그때의 추억을 앙코르와트 유적의 작은 구멍에다 묻는다. 시공간이 초월된 유적에 묻힌 비밀은 영원할까. 한편 그가 유적 안에 비밀을 털어놓는 그 시각, 캄보디아에는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이 방문한다. 같은 해 개혁에 대한 국민 투표에서 패배해 사임한 드골이 상징하듯 역사는 한 시간을 놓치지 않고 거칠게 요동친다. 그러나 개인의 고독과 허무를 담은 추억은 바래지 않는다. 역사와 공간은 인간 개개인을 자유롭게 허락하지 않지만 그것이 주체의 부재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꿈틀거리는 인간의 몸짓은 역사 앞에 선다. 낯선 공간이 내린 고독의 형벌은 그와 동일한 다른 이를 통해 치유된다.

아픔과 고통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몹시 아이러니하다. 고통과 쾌락은 희극과 비극이 이어지듯 거대한 원으로 이루어진 듯하다. 정말로 아름답고 행복한 시기는 고통과 고독으로 버무려진 그 시간 바로 직후에 오는 것일까.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뜻한다고 한다. 감성을 숭배하는 자가 있다면 왕가위는 그들 앞에 신의 사도로 군림한다. 

 


여러 블로거의 리뷰를 그대로 옮겼다. 지금 볼 때는 너무나 아름답고, 나이가 들어서 보면 더 저릿할 것 같다. 배우, 영상, 음악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 이렇게 흔한, 단 한 줄의 문장으로 표현될 수 있는 이야기가 이렇게 풀어내어질 수 있다니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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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SE - 아웃케이스 없음
존 카니 감독, 글렌 한사드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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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낮엔 사람들이 아는 곡만 듣길 원해서 아무도 안 듣는 밤에 불러요.
사람들이 안 들어줘요.
난 듣잖아요.

난 당신을 몰라.
그러기에 더욱더
난 당신을 원해
이해 못할 말들이
날 바보로 만들기에
난 대꾸할 수가 없어
서로를 속이는
의미 없는 게임은
우릴 지치게 할 뿐이야
가라앉는 이 배를 붙잡아줘
우린 아직 늦지 않았어
희망의 목소릴 높여봐
당신은 선택을 했고
이젠 결정할 시간이야
날 보는 당신의 두 눈에
눈물이 흘러도
난 돌아갈 수 없어
날 사로잡고
날 지워버린 어두운 감정들
난 깊은 절망에 빠져있어
당신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충분히 괴로워했지
이제 당신이 자유로워질 때가 온 거야
천천히 당신의 노래를 들려줘
내가 함께 할 테니
내게 전화해줘
내가 함께 할 테니.......


진정 날 원한다면
내 마음을 알아줘요
당신은 날
진심으로 믿고 있나요
남들이 날
거짓말쟁이라 욕해도
당신은 날
외면하지 않을 건가요
알고 있나요
난 정말 노력했어요
더 좋은 사람이 되어 당신을 기쁘게 해주려고
왜냐하면
당신은 나의 전부이니까
당신이 바라는 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난 자유롭게 해줄 수 있다면

우리 사이의 작은 틈들은
점점 더 벌어지고
뒤에서, 안에서 터져 나오는 거짓말, 거짓말

언제 깨달으려나
이제 헛된 싸움은 그만두고
무엇이 우릴 멀어지게 했나 생각해봐
시간을 갖고 자신을 되찾으려 노력해봐
우리 사이의 작은 틈들은 점점 더 벌어지는데
우린 너무 늦게 알아버렸어
솔직하지 못한 너는 날 속이기만 했지
순간순간 변하는 너의 마음
따라잡기엔 너무 숨 가빠
한숨 돌리고 되돌아보면
네가 한 말은 모두
거짓말, 거짓말...
우리 사이를 갈라 놓은 건
너의 거짓말, 거짓말...
언제쯤이나 깨달으려나


모든 싸움엔 나름 이유가 있지
포기만이 유일한 살 길일 때
사람들은 모두 떠나버리고
너만이 홀로 남았네
세상 어딘가에서 슬픔에 젖어있는 너


어리석은 실수 그만하고
이제 현명해지기를
조금만 더 인내해줘요
부족한 거 알아요
난 아직 배우고 있죠
미안해요, 당신에게
이런 약한 모습 보여서
나의 천사는 어디 있나요?
내가 우는 게 안 보이나요?
내가 노력하고 있다는 걸
당신도 모르진 않겠죠
당신을 기쁘게 해주려고
난 자신을 버렸어요
부디 내 맘을 알아주기를...


음악이 간절히 필요한 시간, 사람이 간절히 필요해지는 시간, 마침 더블린 거리에서 남자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더블린에는 그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더블린 사람들은 그 노래에 쉽게 마음을 주지 않지만 이방인은 마음이 무너진다. 이것은 너무 익숙한 풍경이다.

더블린은 음악의 도시다. U2와 크랜베리스의 도시이고, 켈트 뮤직과 전자 바이올린 음악이 저녁 내내 흥겹게 울려 퍼진다. 거리를 향해 문을 활짝 열어놓은 오래된 펍에선 매일 밤 축제 전야 같은 흥겨운 파티가 이어진다. 이방인은 도저히 끼어들 수 없는 그들만의 파티다.

저 멀리 동유럽에서 온 그녀는 말을 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밤이 될수록 사람들은 모두 취해가고, 반대로 그녀의 정신은 지나치게 또렷해진다. 외로움은 성능 좋은 각성제처럼 온몸을 잔뜩 긴장시킨다. 낯선 외국에서 보낸 외로운 저녁을 기억한다면, 아무한테나 말을 걸고 싶었던 그녀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도시에서 취하지 않은 단 한 사람, 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한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지는 심정. 
 

<원스>는 도시의 분위기를 살짝 비튼다. 여전히 음악이 흐르지만, 목 놓아 외로움을 호소하는 애절한 록의 선율이다. 외로운 자들만이 그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싸구려 록 음악이 연주된다. 남자의 목소리는 노래라기보다 하나의 외침 같다. 내 손을 제발 잡아달라고 흐느끼는 애처로운 울먹임이다.

여자는 고장난 진공청소기를 강아지처럼 끌고 남자 앞에 나타난다. 그래프톤 거리에서 매일 밤 노래를 부르는 이 남자는 낮엔 고장난 전자제품을 고치며 살고 있다. 사랑하는 여자는 떠나버렸고 인생은 막막하다. 거리에서 장미꽃을 팔며 돈을 버는 여자는 이민자 가정의 가장이다. 결혼했지만 남편은 소식을 끊고 떠나버렸다.

<원스>는 두 사람의 사랑인지 연민인지 모를 마음의 결을 조용히 응시한다. 예쁘게 치장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둔다. 두 사람은 제대로 된 데이트를 하지 않고, 사랑을 고백하지도 않는다. 그저 버스를 함께 타고 공중전화 부스에서 전화를 걸고 대문 앞에서 음악을 듣는다. 그것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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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 앤 센서빌리티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이안 감독, 휴 그랜트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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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으로 번역된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은 사실 플롯이 비슷하고 요즘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는 뻔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뻔한 이야기를 너무나도 아름답게 풀어낸 영화다. 

중국 감독이 영국의 원작을 이렇게 아름답게 영상으로 옮긴 것도 놀랍지만,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영국 특유의 풍경, 다소 스산하지만 담백하고 운치있는 모습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이성적인 언니와 감성적인 동생의 사랑, 요즘 나오는 드라마들에도 많이 나오는 구도이다. 

결국 사랑이란 이성과 감성이 다 필요하다는 것. 

감성적인 마리앤이 대령과의 관계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 이성적인 엘리너가 마지막 장면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특히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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