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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SE - 아웃케이스 없음
존 카니 감독, 글렌 한사드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낮엔 사람들이 아는 곡만 듣길 원해서 아무도 안 듣는 밤에 불러요.
사람들이 안 들어줘요.
난 듣잖아요.
난 당신을 몰라.
그러기에 더욱더
난 당신을 원해
이해 못할 말들이
날 바보로 만들기에
난 대꾸할 수가 없어
서로를 속이는
의미 없는 게임은
우릴 지치게 할 뿐이야
가라앉는 이 배를 붙잡아줘
우린 아직 늦지 않았어
희망의 목소릴 높여봐
당신은 선택을 했고
이젠 결정할 시간이야
날 보는 당신의 두 눈에
눈물이 흘러도
난 돌아갈 수 없어
날 사로잡고
날 지워버린 어두운 감정들
난 깊은 절망에 빠져있어
당신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충분히 괴로워했지
이제 당신이 자유로워질 때가 온 거야
천천히 당신의 노래를 들려줘
내가 함께 할 테니
내게 전화해줘
내가 함께 할 테니.......
진정 날 원한다면
내 마음을 알아줘요
당신은 날
진심으로 믿고 있나요
남들이 날
거짓말쟁이라 욕해도
당신은 날
외면하지 않을 건가요
알고 있나요
난 정말 노력했어요
더 좋은 사람이 되어 당신을 기쁘게 해주려고
왜냐하면
당신은 나의 전부이니까
당신이 바라는 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난 자유롭게 해줄 수 있다면
우리 사이의 작은 틈들은
점점 더 벌어지고
뒤에서, 안에서 터져 나오는 거짓말, 거짓말
언제 깨달으려나
이제 헛된 싸움은 그만두고
무엇이 우릴 멀어지게 했나 생각해봐
시간을 갖고 자신을 되찾으려 노력해봐
우리 사이의 작은 틈들은 점점 더 벌어지는데
우린 너무 늦게 알아버렸어
솔직하지 못한 너는 날 속이기만 했지
순간순간 변하는 너의 마음
따라잡기엔 너무 숨 가빠
한숨 돌리고 되돌아보면
네가 한 말은 모두
거짓말, 거짓말...
우리 사이를 갈라 놓은 건
너의 거짓말, 거짓말...
언제쯤이나 깨달으려나
모든 싸움엔 나름 이유가 있지
포기만이 유일한 살 길일 때
사람들은 모두 떠나버리고
너만이 홀로 남았네
세상 어딘가에서 슬픔에 젖어있는 너
어리석은 실수 그만하고
이제 현명해지기를
조금만 더 인내해줘요
부족한 거 알아요
난 아직 배우고 있죠
미안해요, 당신에게
이런 약한 모습 보여서
나의 천사는 어디 있나요?
내가 우는 게 안 보이나요?
내가 노력하고 있다는 걸
당신도 모르진 않겠죠
당신을 기쁘게 해주려고
난 자신을 버렸어요
부디 내 맘을 알아주기를...
음악이 간절히 필요한 시간, 사람이 간절히 필요해지는 시간, 마침 더블린 거리에서 남자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더블린에는 그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더블린 사람들은 그 노래에 쉽게 마음을 주지 않지만 이방인은 마음이 무너진다. 이것은 너무 익숙한 풍경이다.
더블린은 음악의 도시다. U2와 크랜베리스의 도시이고, 켈트 뮤직과 전자 바이올린 음악이 저녁 내내 흥겹게 울려 퍼진다. 거리를 향해 문을 활짝 열어놓은 오래된 펍에선 매일 밤 축제 전야 같은 흥겨운 파티가 이어진다. 이방인은 도저히 끼어들 수 없는 그들만의 파티다.
저 멀리 동유럽에서 온 그녀는 말을 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밤이 될수록 사람들은 모두 취해가고, 반대로 그녀의 정신은 지나치게 또렷해진다. 외로움은 성능 좋은 각성제처럼 온몸을 잔뜩 긴장시킨다. 낯선 외국에서 보낸 외로운 저녁을 기억한다면, 아무한테나 말을 걸고 싶었던 그녀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도시에서 취하지 않은 단 한 사람, 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한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지는 심정.
<원스>는 도시의 분위기를 살짝 비튼다. 여전히 음악이 흐르지만, 목 놓아 외로움을 호소하는 애절한 록의 선율이다. 외로운 자들만이 그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싸구려 록 음악이 연주된다. 남자의 목소리는 노래라기보다 하나의 외침 같다. 내 손을 제발 잡아달라고 흐느끼는 애처로운 울먹임이다.
여자는 고장난 진공청소기를 강아지처럼 끌고 남자 앞에 나타난다. 그래프톤 거리에서 매일 밤 노래를 부르는 이 남자는 낮엔 고장난 전자제품을 고치며 살고 있다. 사랑하는 여자는 떠나버렸고 인생은 막막하다. 거리에서 장미꽃을 팔며 돈을 버는 여자는 이민자 가정의 가장이다. 결혼했지만 남편은 소식을 끊고 떠나버렸다.
<원스>는 두 사람의 사랑인지 연민인지 모를 마음의 결을 조용히 응시한다. 예쁘게 치장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둔다. 두 사람은 제대로 된 데이트를 하지 않고, 사랑을 고백하지도 않는다. 그저 버스를 함께 타고 공중전화 부스에서 전화를 걸고 대문 앞에서 음악을 듣는다. 그것이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