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 달린 셜록 홈즈 5 - 주홍색 연구 | 네 사람의 서명, 셜록 홈즈 탄생 150주년 기념판 주석 달린 셜록 홈즈 5
레슬리 S. 클링거 엮음, 승영조.인트랜스 번역원 옮김, 아서 코난 도일 원작 / 현대문학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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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달린 셜록 홈즈 시리즈 다섯 번째 책이다. 앞의 네 권이 단편을 수록하였고, 이 책에서는 『주홍색 연구』, 『네 사람의 서명』 두 장편이 수록되어 있다. 아서 코난 도일은 연속으로 장편을 두 편 연재한 후 단편을 연재했다. 이 두 소설은 현재 일어난 사건이 알고 보니 과거 수십 년 전에 일어났던 일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과거의 그림자가 현재까지 드리워진다'(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이런 의미였던)는 구성이다. 물론, 셜록 홈즈의 활약상을 전부 읽었음이 분명한 크리스티가 선배 작가에게 영향을 받아 좀 더 세련되게 다듬었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확실히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는 다소 거친 면이 많다. 마치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이 매끈한 도자기라면,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는 유약을 바르지 않은 도자기랄까. 결혼으로 인해 콤비 관계가 종료되는 설정도 푸아로와 헤이스팅스의 관계와 동일하지만, 이후 푸아로가 다른 조력자와 함께 활동하거나, 헤이스팅스가 푸아로와 동행할 때마다 합당한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에 반해서, 왓슨의 결혼 이후에도 종종 홈즈와 함께 생활하는 모습이 설명 없이 그려져 있어, 후대의 학자들은 왓슨이 사별했다거나, 별거했다거나, 이혼했다거나 하는 등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는 형편이다. 또 베이커 221B에 살고 있는 홈즈가 그의 행동 반경을 영국 밖으로 확장시키지 않는 반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속 푸아로는 영국은 물론이고 온 유럽과 아시아까지 돌아다니는 탐정이다. 셜록 홈즈는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소설 자체의 오류는 눈감아주기에는 많은 편이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셜록 홈즈 소설들의 장점을 잘 문질러 더 빛나게 했고, 단점은 영리하게 제거하였다. 주석 달린 홈즈 시리즈는 분명히 재미있었지만, 크리스티 소설 속 완벽한 세계가 가끔 그립기도 했다.

 

 

주홍색 연구

『주홍색 연구』는 1887년판 《비턴의 크리스마스 연감》에 다른 희곡 작품 두 편, C. J. 해밀턴의 「네 잎 클로버」와 R. 앙드레의 「화약밥」(화약밥은 전시 징병된 신병을 뜻하는 말-옮긴이)과 함께 발표되었다. 『주홍색 연구』단행본은 1888년 7월 워드, 록앤드 컴퍼니에서 처음 발행했다. 미국 초판은 1890년 J. B. 리핀콧 컴퍼니에서 발행했다. 워드, 록 앤드 보든 출판사(당초 출판사의 후신)에서 발행한 1893년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발행인 주석'이 추가되었다. "셜록 홈즈 씨가 대중에게 처음 소개되고, 그의 추리 방법이 묘사된 『주홍색 연구』가 그랬듯이, 코난 도일의 은사이자 셜록 홈즈의 모델인 의사 조지프 벨이 최근 《북맨》에 기고한 글 또한 《북맨》을 읽어보지 못한 독자들에게 자못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우리 발행인들은 생각했다. 환자를 다루는 의사 조지프 벨의 '직관력'은, 그의 제자였던 의사 코난 도일이 《스트랜드 매거진》에서 우리에게 말했듯이, "그저 경이로운" 것이었다. 아래 코난 도일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알 만하군요.' 벨 선생님이 말했다. '당신은 술 때문에 아픈 겁니다. 코트 안주머니에 술병을 갖고 다닐 정도니 말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다.

"'제화공시군.' 그러고는 학생들에게 몸을 돌리고, 그 남자의 바지 무릎 안쪽이 닳았다는 것을 지적했다. 제화공이 무릎에 끼고 가죽을 두드리는 무릎돌이라는 것 때문에 생긴 것으로, 그건 제화공들에게서만 발견되는 특징이었다.

이 모든 것이 내게 아주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의 모습-뚜렷한 이목구비, 매부리코, 꿰뚫어 보는 듯 날카로운 눈-은 줄곧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는 항상 양손의 손가락을 맞댄 채 앉아서(그는 손재주가 아주 뛰어났다), 앞에 선 사람을 관찰하곤 했다. 학생들에게는 정말 훌륭한 친구처럼 아주 자상하고 정성스러웠다. 내가 학위를 받고 아프리카로 떠난 뒤에도, 은사의 탁월한 개성과 남다른 솜씨에 대한 깊은 인상을 한시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 덕분에 어느 날 갑자기 의학을 저버리고 글을 쓰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덕분에 의사 코난 도일은 "의학을 저버리고 글을 쓰게" 되었고, 그 결과가 어떠한지는 이제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이제 셜록 홈즈 씨는 만인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어, 거의 공인이 되기에 이르렀으니, 의사 도일이 초기에 받은 교육과 훈련의 몇 가지 특징을 언급한 글, 곧 의사 도일이 면밀한 관찰을 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한 의사 조지프 벨의 다음 글이 많은 독자들에게 흥미롭게 읽히기를 우리 발행인들은 바라 마지않는다. 의사 도일과 벨에게 감사드리며, 그 글의 게재를 허락해준 《북맨》의 편집자와 사주들에게 충심으로 감사드린다."(의사 벨의 글은 이번 이야기 말미의 부록에 실려 있다.)


  머리말

오늘날 학자들은 물론이고 일반 셜로키언들도 『주홍색 연구』(1888)를 매혹적인 창세기로 여기게 되었다. 이 글에서 셜록 홈즈가 공식적으로는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베이커 스트리트에 살기 전의 왓슨을 잠깐 엿본 후, 셜록 홈즈의 '보즈웰'인 존 H. 왓슨 박사가 병원 실험실에서 홈즈를 처음 만나는 중요한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발견했어! 내가 발견했어!" 이것이 홈즈의 첫말인데, 과연 홈즈다운 적절한 말이다). 두 사람은 하숙집을 같이 쓰기로 한다. 왓슨은 홈즈가 세계 유일의 자문탐정이라는 이색적인 작업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곧이어 왓슨은 복수와 살인이라는 어두운 세계의 이야기에 휘말리게 된다. 홈즈의 뛰어난 탐정 활동에 대한 왓슨의 이야기는 '회상'을 중심으로, 익명의 작가가 1인칭 시점으로 쓴 것이다. 여기서는 브리검 영의 지도 아래 있던 유타 주의 모르몬교도들이 등장한다. 모르몬교도와 미국 서부의 역사에 대해 흡인력 있게 생생히 기록하고 있지만, 그래도 빅토리아 시대 영국인의 왜곡된 견해가 드러나 있다.

왓슨을 처음 만났을 때 27세였던 청년 홈즈에 대한 이번 묘사와 다른 정전의 일반적인 묘사를 비교해보면, 세월이 오래 흘렀어도 홈즈라는 인물이 거의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밀을 잘 털어놓지 않는 무거운 입, 보헤미안 기질, 경찰을 낮잡아 보는 태도 등이 이번 이야기에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또한 홈즈의 마약 사용에 대해서는 암시만 하고 있지만, 다른 여러 악덕과 미덕을 여기서 일찌감치 독자에게 두루 선보이고 있다. 『주홍색 연구』초기 출판본은 저자에게 거의 돈이 되지 않았지만, 나중에 단편 시리즈를 발표해서 대성공을 거둘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다.

  제1부 전 육군 군의관 존 H. 왓슨 박사의 회고록 재판
    제1장 셜록 홈즈 씨
    제2장 추리의 과학
    제3장 로리스턴 가든 사건
    제4장 존 랜스의 증언
    제5장 광고를 보고 찾아온 손님
    제6장 토비아스 그레그슨 형사의 솜씨
    제7장 어둠 속의 빛

  제2부 성도들의 나라
    제1장 알칼리 대평원에서
    제2장 유타의 꽃
    제3장 존 페리어, 선지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제4장 목숨을 건 탈주
    제5장 복수의 천사
    제6장 의사 존 H. 왓슨의 회상 계속
    제7장 결론

  부록 「셜록 홈즈 씨」―의사 조지프 벨의 에세이


네 사람의 서명

『네 사람의 서명』은 1890년 2월 「네 사람의 서명, 그리고 숄토가의 의혹」이라는 제목으로 《리핀코츠 매거진》에 실렸다. 『네 사람의 서명』으로 출간된 것은 1890년 10월 영국의 스펜서 블래킷 출판사에 의해서였다. 미국판과 영국판 책들 중에는 저작권을 허가받은 책도 있고 해적판도 허다했다. 원본은 특정 개인이 소유하고 있어서 손에 넣기 쉽지 않았던 터라 텍스트 변용 사례가 무수히 많았다. 뉴트와 릴리언 윌리엄스의 『주석 달린 '주석 달린 책'』은 주석이 소설의 가치를 전혀 떨어드리지 않는 대단히 유익한 서적이다.


  머리말

『주홍색 연구』의 신입 탐정 홈즈는 이제 잊어라. 『네 사람의 서명』(1890)에서 홈즈의 자신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수수께끼 같은 과거의 일로 고통 받던 미모의 의뢰인 메리 모스턴 양의 사건에 강렬한 흥미를 느끼고 깊이 빠져든다. 대단히 만족스러운 탐정 이야기인 『네 사람의 서명』에서 홈즈는 거의 모든 장면에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한편 왓슨은 나름대로 인생의 장밋빛 순간을 맞이하여 홈즈와 함께하던 생활을 끝내게 되고, 베이커 스트리트에 홀로 남겨진 홈즈는 마약에 빠진다. 『주홍색 연구』사건이 해결된 지 7년, 홈즈는 그사이 평생 기억에 남을 경험을 많이 한 것 같다. 그런 경험들을 밑거름으로 하여 그가 해결하고자 한 이번 사건의 발단은 인도 폭동이라는 역사적 항쟁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험은 기묘한 난쟁이와 의족을 한 사나이, 믿음직한 개, 템스 강 아래로의 숨막히는 추격전 등 영화와 같은 흥미로운 요소들로 가득하다. 『네 사람의 서명』결말 부분에서 범인이 털어놓는 살인과 강도, 배신과 복수의 뒷이야기에서는 영국 식민정책의 속국이었던 인도의 모습과 식민정책이 빅토리아 시대에 미친 영향이 잘 요약되어 있다.

  제1장 추리의 과학
  제2장 사건 진술
  제3장 해결책 모색
  제4장 대머리 남자의 이야기
  제5장 폰디체리 저택의 비극
  제6장 셜록 홈즈의 현장 조사
  제7장 통에 얽힌 일화
  제8장 베이커 스트리트 이레귤러스
  제9장 끊어진 고리
  제10장 원주민의 최후
  제11장 아그라 보물 상자의 비밀
  제12장 조너선 스몰의 이상한 이야기

  부록 『네 사람의 서명』 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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