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을 볼 때 당신은 누굴 보나요 - 수필가 배혜경이 영화와 함께한 금쪽같은 시간
배혜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은 언제부터 영화를 만들고 봤을까. 영화가 나오기 전에는 라디오 방송을 들었겠지. 듣기만 하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처음 텔레비전이 나왔을 때는 라디오 스타는 모두 죽었다고 했지만, 라디오는 여전히 그대로다. 아니 지금은 보는 라디오로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지만 라디오는 사라지지 않았다. 나도 텔레비전은 안 봐도 라디오 방송은 듣는다. 보는 라디오는 아니고 진짜 라디오로 라디오 방송을 듣는다. 이젠 라디오 방송도 꼭 라디오가 아니어도 들을 수 있다. 사람이 언제 영화를 만들었는지 잘 모르겠지만(찾아보면 나오겠지), 듣기만 하다가 보고도 싶어져서 만들지 않았을까. 사진이 나온 다음에 움직이는 영상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했겠지. 그런 걸 생각한 사람 대단하구나.

 

 옛날 영화 거의 본 적은 없지만, 그때는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영화 필름을 틀어놓고 영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건 한국에만 있었을지 다른 나라에도 있었을지. 그것도 영화에서 봤던가. 나도 잘 모르겠다. 소리가 없는 건 없는대로 봐도 괜찮을 텐데, 영상을 보면서 이야기를 해주는 것도 재미있을지도. 사람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지금도 다르지 않지만, 오래전 흑백영화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게 많을 거다. 오리지널 시나리오도 있었겠지. 그걸 나중엔 책으로 내기도 하고, 지금은 영화 각본집이 나온다. 이것 전에는 시나리오가 나오기도 했는데. 영화는 안 보고 시나리오만 본 적 있기도 하다.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았다. 그렇게 많이 본 건 아니어서 잘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영화도 그렇게 많이 보지는 않았다. 그저 어렸을 때 텔레비전 방송으로 해준 영화를 조금 봤다. 영화관에 아주 안 간 건 아니지만.

 

 난 많은 걸 잘 못한다. 음식점이나 카페에 혼자 들어가지 못하고 영화관에도 혼자 못 간다. 그런 것도 혼자 못하다니 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못한다. 그것 말고도 못하는 거 많구나. 그래도 문구점이나 책방과 우체국 그리고 가게(마트)는 간다. 우체국에서는 우표를 달라거나 문구점이나 책방에서는 찾는 걸 물어보기도 하지만, 다른 데서는 못 물어본다. 나 정말 바보구나. 어렸을 때도 못했지만, 지금도 못한다. 나이를 먹으면 좀 뻔뻔해지기도 한다는데, 난 그렇지 않다. 여전히 말을 못한다. 그런 걸 답답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겠지. 그런 사람 싫다. 말 못하는 걸 답답하게 여기다니. 사람이 무슨 말이든 하는 건 아니기도 하고, 말이 없는 사람도 있는 거 아닌가. 말이 없으면 조용해서 좋지 않나. 다른 사람 말도 안 하고. 왜 이런 말로 흘렀지. 영화 보러 영화관에 못 간다는 말을 해서구나. 앞으로도 그렇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이 책 《내가 당신을 볼 때 당신을 누굴 보나요》는 배혜경이 쓴 영화 이야기다. 누군가한테 함께 보자고 말하고 싶다고 했는데. 여기에서 말한 영화에서 내가 본 건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두세편 정도 될까. 두세편도 안 될지도. 영화가 아닌 책으로 본 것도 있다. 이것도 세편 정도구나. 어떤 영화는 듣거나 글을 보기도 했다. 영화를 안 봐도 영화 정보는 가끔 듣고 읽기도 한다. 그런 걸 보거나 읽는 것과 실제 영화를 보는 건 아주 다르겠지만. 이 책을 보면서 고흐를 말하는 영화 참 많다는 걸 알았다. 그나마 고흐는 편지나 다른 글을 봐서 아주아주 조금 안다고 해야겠구나. 그게 아는 게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사람 삶은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 사람만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건 아니겠지만. 어쩌면 그림이나 글을 알려고 작가 삶을 알려는 건지도. 그렇다 해도 그게 다가 아니기는 하다.

 

 무엇보다 좋게 보였다고 할까, 영화를 배혜경은 딸과 함께 봤다는 거다. 영화를 보고 함께 이야기해서 좋았겠다. 책도 함께 보고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다. 여러 가지를 함께 하고 이야기하고 지금도 하겠다. 엄마와 딸이 친구 같은 것도 좋을 듯하다. 영화를 그저 흘려 봐도 괜찮지만, 좀 더 깊이 봐도 괜찮겠지. 난 그런 적 없지만. 영화는 시나리오대로 찍지는 않을 거다. 어떻게 하면 어떤 걸 잘 나타낼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빛과 어둠을 담고 음악도 잘 고르겠지. 영화에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기도 하고. 영화는 영상뿐 아니라 음악도 참 중요하다. 음악이 없다고 해서 심심하지는 않겠지만, 음악이 사람 마음을 잘 나타내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음악과는 다른 음향도 있구나. 아무 소리 없는 공포영화보다 삐걱이거나 불안함을 나타내는 음향이 나오는 공포영화가 더 무섭겠지. 영화 잘 모르면서 이런 말을 하다니. 영화 글을 보다보면 카메라가 담은 걸 이야기하는 것도 있어서. 그런 것도 다 뜻이 있어서 그런다는 걸 알았다. 영화는 은유구나. 그런 영화만 있는 건 아니지만. 난 좀 쉬운 걸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이걸 생각하니 영화뿐 아니라 소설도 그렇다는 걸 알았다.

 

 영화를 좋아하는 삶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삶도 있겠지. 영화를 모르고 안 본다 해도 사람은 산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삶은 나름대로 괜찮겠지. 난 책으로 대신하지만. 책을 보고 영상으로 보면 조금 실망할 때가 많구나. 내가 상상한 게 나오지 않기도 해서. 어떤 상상을 했느냐고 물으면 할 말은 없지만. 소설은 길고 영화는 짧아서 그렇겠다. 짧은 시간 안에 이것저것 담으려면 쉽지 않겠다. 그런 영화를 보고 그 안에 담긴 뜻을 알아내는 것도 멋지겠다. 배혜경은 그런 걸 잘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래전 이야기와 2020년 이야기까지 자기 이야기를 영화 이야기와 함께 한다. 영화가 다가오고 영화에 다가가는. 책도 그렇지만 영화도 그걸 잘 보려고 하는 사람한테만 뭔가를 보여주겠지.

 

 

 

희선

 

 

 


댓글(28)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2-09-28 0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2 2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9-28 07: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혼자서 카페나 식당은 잘 못가겠더군요.
영화관은 혼자서 두 세 번 간 적 있어요.
혼자서 본 영화는 감흥이 오래 기억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목차에 나온 영화를 대충이라도 찾아보고 글을 읽으려니 읽는 속도가 느리네요.
다 읽으신 희선님이 부럽습니다^^

희선 2022-10-02 23:28   좋아요 2 | URL
어쩌면 저는 그저 밖에서 먹는 게 비싸서 그럴지도... 혼자 가는 것도 안 좋지만, 딱히 먹고 싶은 것도 없어요 집이 아닌 다른 분위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을 텐데, 저는 그런 거 없어도 괜찮군요 멋없는...

어렸을 때 영화관 혼자 가 본 적 있어요 그때 왜 혼자 갔는지 모르겠어요 딱 한번 갔네요 영화를 보고 글을 보면 훨씬 좋을 텐데, 어쩐지 글을 쓰신 분한테 미안하기도 하네요 책읽는나무 님은 영화와 함께 글을 보시니 더 잘 보시겠네요


희선

그레이스 2022-09-28 07: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혼자 카페 가는거 좋아해요. 책들고....^^
혼자 식당은 안가요.
영화보는거는 안좋아하는데 정말 봐야겠으면 혼자 가서 보기도 해요~

희선 2022-10-02 23:29   좋아요 2 | URL
지금은 카페에 가서 책읽거나 글쓰기 좋아하는 사람 많네요 그레이스 님은 카페에 혼자 잘 가신다니 멋집니다

꼭 보고 싶은 영화가 있으면 혼자서라도 가서 보는 것도 멋지네요


희선

새파랑 2022-09-28 08: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명작 아닌가요? ^^ 전 식당이랑 카페는 혼자 자주 가는데 극장은 혼자 안가지더라구요 ㅋ

희선 2022-10-02 23:44   좋아요 2 | URL
명작 맞습니다 영화 이야기와 살아가는 이야기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요즘은 잘 하면 영화관에서 혼자 볼 수도 있는 것 같던데, 그런 곳 그렇게 많지 않을지... 재미있는 거여도 혼자 보면 조금 무서울지도...


희선

2022-09-28 0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2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3 0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3 0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09-28 11: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2000년대 초반에 한국영화를 참 많이 봤었어요. 이 책 진작 읽어야지 생각했는데 보관함에 담겨만 있어요ㅠㅠ 요즘 한국영화들은 제가 원하는 이야기들과는 거리가 좀 있어서 안 보게 되더라구요. 저는 혼자서도 잘 먹고 카페도 잘 가지만 영화관에는 혼자 가본적 없는 것 같네요^^; 근데 영화관 갈때마다 생각했지만 혼자 가면 얘기나눌 필요 없이 감상에만 집중하면 되니까 그건 괜찮을 것 같더군요.

희선 2022-10-02 23:49   좋아요 2 | URL
여전히 한국영화를 만들고 보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기도 합니다 왜 저는 영화가 예전과 다른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어요 지금도 좋은 영화 많을 텐데... 어쩌면 영화가 아닌 다른 볼 게 많아서 그런 건지도... 저는 이렇게 생각해도 여전히 영화 좋아하는 사람 많겠습니다 한국에서 하는 영화제 많은 듯해요 누군가와 영화를 보면서 잠깐 이야기 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러면 흐름이 끊겨서 안 좋을 것도 같습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본 영화는 나중에 그 영화 누구랑 봤지 하겠네요


희선

2022-10-03 0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2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09-28 14: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혼자서 뭔가를 하는거 다 쉽지 않아요. 그냥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거 아닐까요?
그리고 저는 집을 너무 좋아하는군요. 혼자서 밥먹고 카페 갈 바에야 집에서 커피 타서 식탁에 앉아 책보고 하는게 훨씬 좋고, 영화는 혼자 보러갈바에야 다운 받아서 보는....
이런건 그냥 선택의 문제인듯요. 이 책도 보려고 사두었는데 못본 영화가 많아서 영화를 좀 보고 봐야지 하니까 자꾸 밀리네요.

희선 2022-10-03 00:05   좋아요 1 | URL
다른 사람은 혼자 뭐든 잘 하는 것 같아도 그게 꼭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해야 하니 하는 걸지도... 이것저것 좀 어질러져 있어도 집이 편하죠 저도 집이 편해요 책은 다른 사람이 있는 데서는 잘 못 보는군요

저는 영화 안 보고 그저 책만 봤네요 영화를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면서 봤습니다 영화를 참 좋아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바람돌이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scott 2022-09-28 17: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한국 영화 잘 안보고 극장에서 조차 안보는데 이 책 배혜경님이 평하시는 한국 영화는 달리보였어요

영화는 블록버스터를 제외하고
보고 싶은 영화는 혼자 봅니다
코로나 이후로는 ott로 시청😄

희선 2022-10-03 00:07   좋아요 2 | URL
한국영화 괜찮은 거 많지요 여기에서 본 글에서 <밀양>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scott 님은 영화 혼자 잘 보시는군요 그것도 좋은 거죠 누군가와 함께 봐서 즐거운 것도 있고, 혼자 조용히 보는 게 좋은 것도 있겠습니다


희선

stella.K 2022-10-03 0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식적으론 뤼미에르 형제가 최초인 걸로 나오지만
또 밝혀진바로는 에드워드 마이브리지가 뤼미에르보다 앞선다는
얘기도 있어요. 마이브리지 전기 영화도 있고.

저는 뭐 조금조금씩은 다하지만 어디가서 혼자 밥 먹는 건
적응이 안 되더군요. 정말 허기가 진다면 모를까.
코로나 때문에 영화가 못 가 봤지만 지금은 갈 수 있어도
못 갈 것 같아요. 영화값 넘 올라서.
영화값만 오르면 그나마 났죠. 물가 넘 올라 앞으로 어찌 살아야할지 모르겠어요.ㅠ

희선 2022-10-03 00:10   좋아요 2 | URL
형제라 하니 ‘형제는 용감했다’는 말이 생각나기도 합니다(이런 제목 뮤지컬이 있네요) 비행기도 라이트 형제가 만들었다고 하잖아요 형제가 처음으로 한 거 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사람이 아니고 둘이 해서 즐거웠겠습니다

저는 밖에서 밥 먹는 거 별로 안 좋아해요 집에서도 대충 먹는데... 영화관에 안 가서 돈이 비싼지 어떤지도 잘 모릅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데, 예전에는 한번 가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지금은 영화 안 보면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그래도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제맛이다 하는 분도 있겠지요 뭐든 오르는...


희선

mini74 2022-09-29 1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못 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게 더 많잖아요 희선님 뭐 또 못 하는게 더 많은들 어떤가요~ 좋은 글들 잘 쓰시는데요 뭘 ~~ 남들이 못하는 걸 잘 하시니까요.

희선 2022-10-03 00:13   좋아요 2 | URL
글 잘 못 쓰지만, 미니 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하고 싶은 거나 할 수 있는 거 하면 되겠지요 못 하는 건 안 해도 되기도 하네요 못 한다고 해서 못 사는 것도 아니고...


희선

파이버 2022-09-29 21: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영화관에 혼자 못가시더라도 어떤가요. 저도 영화관에서 본 영화보다 혼자 집에서 본 영화들이 훨씬 많습니다ㅎㅎㅎ 코로나가 되고 푯값도 많이 올라서 더 부담스러워요ㅜㅜ

희선 2022-10-03 00:22   좋아요 3 | URL
영화관도 돈을 올릴 수밖에 없어서 아쉽게 여길 것 같습니다 올리지 않으면 안 될지도 모르니... 코로나 때문에 사람이 많이 가지 않기도 했으니... 그저 이런 생각만 하는군요 파이버 님 고맙습니다


희선

yamoo 2022-10-01 12: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즘 들어 넷플 영화를 많이 봅니다. 탑건 매버릭은 정말 예상을 뛰어넘는 재미를 듬뿍 줬어요. 상업영화지만 장르만의 매력 넘치는 작품도 많은지라..ㅎㅎ
영화관에 못가도 넷플로 많은 영화를 보는지라....엔날보다 좋은 거 같아요. 워쨌든 영화를 다영하게 접할 수 있는 루트가 많아지니까요..^^

희선 2022-10-03 00:35   좋아요 2 | URL
넷플릭스에서 처음으로 하는 영화도 많지요 그런 말 본 것도 같습니다 예전에는 괜찮았지만, 지금은 예전과 좀 달라졌다고 하는데 왜 바꾸는 건지 그러면 사람들이 싫어할 텐데... 코로나 뒤로 한국에서 만든 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듯도 합니다 저는 안 봤지만, 한국 영상과 음악이 알려지는 건 좋기도 하네요


희선
 
내가 당신을 볼 때 당신은 누굴 보나요 - 수필가 배혜경이 영화와 함께한 금쪽같은 시간
배혜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배혜경은 자기 삶에 찾아온 영화를 놓치지 않고 보고 느끼고 생각한다. 친구 같은 딸과 함께 본 영화는 잊지 못하겠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은 철마다 달라요

 

겨울엔 매섭고 차가운데

봄이 오면 따스하고 부드러워져요

잠시 변덕을 부리고 차가워지기도 하지만

바로 풀려요

 

여름엔 조금 더워져요

더운 바람도 오지 않으면

더 덥겠네요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바람은 시원한 얼굴이 돼요

바람도 가을을 좋아하나 봐요

 

철마다 다르다 해도

바람은 바람이에요

 

 

 

희선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새파랑 2022-09-28 07: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바람은 가을바람이 제일 좋은거 같아요 ^^

희선 2022-10-02 22:59   좋아요 2 | URL
여름 바람은 좀 덥지요 가을엔 시원하고... 봄엔 가끔 세게 불 때도 있네요 그렇게 불어서 미세먼지를 날릴지도...


희선

거리의화가 2022-09-28 09: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철마다 다른 바람을 경험할 수 있네요. 요즘 바람이 참 좋아요!

희선 2022-10-02 23:06   좋아요 1 | URL
바람이 시원한데, 전에 태풍이 지나갈 때는 바람이 아주 세게 불었어요


희선

호우 2022-09-28 12: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도 계절을 나타내는 구나, 하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가을은 걷기에 딱 좋은 계절인 거 같아요~^^

희선 2022-10-02 23:08   좋아요 2 | URL
아직은 철을 제대로 느끼기도 해서 다행이다 싶어요 기후 변화로 언젠가는 그런 걸 못 느끼는 때가 오는 건 아닐지 걱정스럽습니다 그런 거 생각하고 우울해하기보다 지금을 즐기는 게 좋겠네요


희선

바람돌이 2022-09-28 14: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도 가을을 좋아하고,
바람돌이도 가을을 좋아합니다. ^^

희선 2022-10-02 23:10   좋아요 2 | URL
바람과 바람돌이... 비 오고 나면 낮에도 서늘하겠습니다 시월 중순쯤에는 단풍이 반갑게 맞아주겠네요 지금도 조금씩 물들고 있기는 합니다


희선

mini74 2022-09-29 1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이 가져다주는 냄새가 다르다고 어디선가 가을바람은 달다고 읽은 기억납니다. 어릴적 홍시냄새가 나서 가을바람은 단걸까 했던 ㅎㅎ

희선 2022-10-02 23:14   좋아요 1 | URL
가을바람은 달다고 했군요 봄볕보다 가을볕이 좋다고도 하잖아요 가을엔 볕을 더 쬐면 좋을 텐데... 지난주에는 날마다 걷기는 했네요 조금 더운 날도 있었습니다 오늘도 비 오기 전이어서 그런지 좀 더웠습니다 길에서 본 감나무에 달린 감이 거의 익었어요


희선
 

 

 

 

사람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힘으로 사는 게 좋겠지

그게 자기 마음에도 좋을 거야

 

누가 아주 싫어서 죽고 싶기도 하겠지

남 때문에 자신이 죽고 싶다니

미워하는 힘으로라도 살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에 닿는지 지켜 봐

 

끝은 다 똑같겠지만

먼저 가지 마

 

 

 

희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페넬로페 2022-09-28 0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젊었을때는 누군가를 굉장히 미워한 적이 많았어요. 근데 지금은 그런 의지도 없고 열정도 없어요 ㅎㅎ
미움이 사랑과 연결되기도 하더라고요.
그만큼 관심도 있어야 하고요.
좀 나이들었지만 그래도 저는 지금의 제가 더 좋아요.
지금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훨씬 더 많거든요^^

희선 2022-09-28 01:10   좋아요 2 | URL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도 힘이 들겠습니다 미워하고 싫어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게 더 낫기는 하죠 소설에서 복수하려는 마음을 오래 가진 사람 보면 대단하다 싶기도 해요 그런 거 해도 덧없을 텐데... 그게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용서하는 게 좋겠지만 그것도 쉽지 않겠습니다 그건 더 많은 시간이 있어야겠네요


희선

mini74 2022-09-29 1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면 질투의 힘도 있네요. 미워하는 힘은 자신을 좀먹을거 같아요 ㅠㅠ

희선 2022-10-02 22:57   좋아요 1 | URL
질투도 그렇고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도 늘 하기는 어렵겠지요 가끔만 그걸로 살기...


희선
 
마더 크리스마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스기타 히로미 그림,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산타 하면 어떤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흰수염 흰눈썹에 빨간색 옷을 입고 배가 나온 할아버지지. 한국에서는 산타할아버지라 하기도 해. 많은 사람이 산타클로스는 남자다 생각해. 그것도 백인 남자. 피부색이 다르거나 여성은 산타가 되지 못할까. 그건 정해진 게 아닌데 왜 사람은 그걸 남자다 생각하게 됐는지. 예전에는 그런 거 별 생각없이 받아들인 듯해. 지금이라고 내가 아주 자유롭게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꼭 그래야 할까 해. 그렇게 생각해도 오랫동안 굳은 건 바꾸기 어렵기는 해.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겠군. 자꾸 말하면 오랫동안 굳은 것도 바뀔 날이 오겠지. 《마더 크리스마스》처럼.

 

 이제 곧 성탄절이어서 핀란드 어느 작은 마을에 있는 산타협회에서 산타 회의가 열렸어. 산타협회 회장이 물러나고 회장이 맡은 미국 지부 산타를 정해야 했어. 다음 회장은 부회장인 네덜란드 지부 산타가 됐어. 미국 지부 산타 후보로 온 사람은 제시카라는 여성이었어. 거기 모인 여러 나라 산타는 여성이 산타 후보라니 하면서 모두 놀랐어.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산타 후보는 자신이 하고 싶다고 하는 건지 누가 추천하는 건지. 제시카는 제시카 아들 토미가 신청했대. 토미 아버지는 토미가 두살 때 세상을 떠났어. 토미는 엄마인 제시카가 엄마뿐 아니라 아버지 노릇도 해준다고 여겼어. 산타는 아버지 마음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할까. 난 그런 거 처음 알았어.

 

 예전에 아프리카 지부 산타를 정할 때도 문제가 있었나 봐. 피부색 때문에. 산타 모델은 성 니콜라스라지. 성 니콜라스는 서아시아(터키) 사람이었어. 처음부터 산타는 백인이 아니었어. 서양엔 백인만 있다 여겨선가. 잘 알아보면 그렇지 않을지도 모를 텐데. 아프리카 사람도 산타가 됐어. 산타 옷도 늘 같지는 않았어. 오스트레일리아는 성탄절이 여름이잖아. 오스트레일리아 산타는 알로하 셔츠를 입고 파도를 타고 아이들한테 선물을 나눠줬어. 알로하 셔츠 입은 산타도 괜찮겠군. 아프리카 지부 산타는 동물한테 잘 띄는 빨간색 옷이 아닌 풀색옷을 입게 됐어. 산타 모습은 하나가 아니야.

 

 제시카는 미국 지부 산타가 됐을까. 다행하게도 제시카는 미국 지부 산타가 됐어. 아들 토미는 엄마가 산타가 된 걸 기쁘게 여길 것 같은데 제시카가 토미한테 말 안 한 것 같기도 해. 여성 산타라고 해서 치마를 입어야 하나 생각을 잠시 했어. 그것만 아니었다면 좋았을 텐데. 어쩌면 제시카는 산타가 된 첫해에만 치마를 입고 다음부터는 바지를 입을지도 모르지. 그렇게 됐으면 해. 겨울에 썰매 타고 아이들한테 선물 나눠주러 다니려면 옷 따듯하게 입어야지. 이건 내 생각일 뿐일지도 모르겠어. 제시카는 치마 입기 좋아할지도.

 

 

 

희선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2-09-25 1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게이고의 이 스토리 좋아합니다
한창 일본어 공부 할 때 읽었거든요 ㅎㅎ

게이공 초중반부 시절의 이런 스타일 글 위트가 넘쳤습니다 ^^

희선 2022-09-28 00:13   좋아요 2 | URL
이번에 새로운 책 나온 것 같던데... 제대로 안 봐서 어떤 건지 잘 모르겠네요 이 책은 일본말로 보셨군요 이런 생각을 하고 쓴 거 괜찮네요 산타 잘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아요


희선

바람돌이 2022-09-25 12: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런 책도 썼군요. 진짜 이 사람 한 명이 아니고 여러 명이 같은 필명 쓰는거 아닌가 의심스러움요. ㅎㅎ
이 글도 다른 게이고 글과는 다르게 따뜻함이 넘칠 것 같은 그런 느낌이네요.

희선 2022-09-28 00:16   좋아요 1 | URL
지금까지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책 많지요 하나를 쓰면 거기에서 다른 이야기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그런 거 떠올린다고 바로 쓰기 어려울 것 같은데 히가시노 게이고는 별로 어렵지 않은가 봅니다 미스터리에서도 따듯함이 느껴지기도 해요


희선

새파랑 2022-09-25 16: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왠지 마지막에



토미야 산타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단다...

이렇게 말해야 하는게 히가시노게이고 스타일 아닌가요? ^^

희선 2022-09-28 00:18   좋아요 2 | URL
히가시노 게이고가 아이 꿈을 산산조각 낼 사람은 아닐 것 같아요 없어도 있을지도 몰라 하지 않을지... 그건 제가 그럴지도...

토미는 엄마가 산타 모습으로 나타난 거 보고 기뻐했겠습니다 산타가 찾아가는 아이에서 토미도 빠뜨리지 않았기를...


희선

페넬로페 2022-09-25 2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산타가 여성이라는 설정, 좋습니다.
보통 산타하면 북유럽이 생각나는데 여러 곳에 지부가 있는 것도 독특해요
올 크리스마스에는 뭐할까요, ㅎㅎ

희선 2022-09-28 00:20   좋아요 2 | URL
산타 혼자 지구에 있는 아이한테 선물을 줄 수 있을까 같은 걸 생각한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산타가 한사람이 아니고 여러 곳에 지부가 있다면 괜찮겠습니다 누구든 상관없이 산타가 되는 것도...


희선

2022-09-28 0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8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8 0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8 0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2-09-25 21: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히가시노 게이고는 진짜 책이 많기도 하지만, 이전에 나온 책들도 개정판이나 재출간이 많이 되어서인지, 많이 읽어서 친근한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산타만큼은 아니겠지요. 미스터리가 아니어도 이야기 자체를 잘 쓰는 작가라서 그런지, 좋은 책이 많았어요.
잘읽었습니다. 희선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2-09-28 00:42   좋아요 2 | URL
히가시노 게이고 책은 참 많네요 개정판이 줄줄이 나오기도 하고, 그러면서 새로운 책도 나왔네요 히가시노 게이고가 미스터리를 자주 쓰지만, 따듯한 이야기 좋아하는 것 같아요 마음이 따듯해지는...

이번주는 구월과 시월이 함께 있네요 주말이 시월이네요 서니데이 님 남은 구월 잘 보내세요


희선

mini74 2022-09-26 18: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 아릴적에 산타마을에 편지 보냈던 기억나요. 5월에 답장을 받았지요. 비록 프린트된 종이에 크리스마스쿠키 레시피 등이 적혀있었지만 무지 행복했던 기억납니다 ㅎㅎ

희선 2022-09-28 00:48   좋아요 1 | URL
산타마을에 편지를 보내다니, 저는 그런 거 안 해봤습니다 알았다면 했을지도 모를 텐데... 겨울이 다 간 오월에 답장을 받았군요 그래도 답장이 와서 기뻤겠습니다 그 해 겨울에 크리스마스쿠키 만드셨을지...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