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리
유월 첫날,게으름을 피울 수 없다고 바쁘게 준비해서 뒷산에 갔다.여시가 저도 데려가 달라고
울고 난리는 피는데 집지키라고 중문을 야멸차게 닫고는 나가는데 집 안에서는 게으름모드였는데
밖에 나오니 정말 공기부터 다르고 기분이 좋다.반팔을 입고 나오고 싶은데 햇빛알레르기 때문에
긴팔에 조끼를 입고 나왔다. 시원한 쿨냉 긴팔이라 그래도 다행인데 산을 조금 올랐는데 벌써
땀이 줄줄 흐른다. 이른 시간에 왔어야 하는데 꼭 준비하다보면 점심경이다. 주말이라 그래도
가끔씩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이 보인다.이젠 숲이 우거져서 깜짝깜짝 놀란다,아주 작은
소리에도 말이다. 새들이 얼마나 여기저기서 지저귀고 부스럭 대는지. 그래도 숲에 오니 참
좋다. 숲냄새가 오월과는 또 다르다. 짙은 나무냄새,떡갈나무냄새도 나고 참나무냄새도 나고
찔레나무냄새도 난다. 숲에 오면 난 냄새가 참 좋다. 하루 하루 다른 냄새가 날 유혹한다.
노루발풀
개복숭아
뽕나무..오디가 익어가고 있다
오늘은 정말 사진을 찍지 않고 산만 올라야지 했는데 [노루발풀]이 보인다. 꽃이 피었겠지 하고
생각을 했는데 아직이다. 좀더 기다려야 할 듯 하다. [은난초]는 꽃이 지고 씨를 맺었던데. 오르는
데 누군가 뒤에서 올라온다.뒤돌아보았더니 울아파트 앞 슈퍼아저씨,내가 잘 아는 아저씨가 혼자
올라고 있다.인사를 나누고 아저씨가 먼저 올라가시고 난 천천히 구경하며 가다보니 아저씬 의자에
앉아서 명상중,난 혼자 힘차게 올라 바로 정상에 도착했다.날이 조금 흐른게 흠이지만 정말 기분
좋다. 옆지기는 통영 사량도를 어느 산을 올라가고 있을텐데.다음엔 둘이 함께 사량도에 가기로
했다.오늘은 둘이 따로국밥처럼 다른 산을 산행하고 있다. 정상에 있는 [개복숭아나무]에도 열매가
조금 컸다. [뽕나무]에 오디도 어느 것은 익어가고 있다. [박하]는 더 튼실하게 자랐고 [고사리]가
있는 곳을 가만히 사려 보았더니 늦게서 올라왔는지 몇 개가 잎이 나오고 이젠 뜯을 수 없지만
그래도 잘 자라고 있어 내년을 기약해 본다.
오디가 익는 유월이다
으아리..꽃잎이 네 장 인것도 있고 다섯장인것도 있다
머루
싸리꽃
하산길에 보니 [으아리]가 활짝 피었다. 눈처럼 하얗게 피어난 으아리,이 꽃은 꽃잎이 4장 이거나
5장이다. 정말 희한하다. 으아리를 보러 들어갔다가 [싸리꽃]도 만나고 [머루]도 보게 되었다.
이래서 숲에 오면 정말 좋다. 뜻 하지 않은 것을 만나게 되기도 하고 초록의 에너지를 온 몸으로
받아 들이는 건강한 느낌 정말 좋다. 숲이 더 우거지니 나무냄새도 짙어지고 공기도 시원하다.
땀이 다시 들어가듯 시원함에 숨을 더 크게 쉬며 내려가는데 정말 몸이 가벼워졌다.거짓말처럼.
때죽나무
오월에는 [때죽나무]꽃이 한창인데 비가 오고 난 후 때죽나무꽃이 많이 졌다. 앞산은 때죽나무꽃이
졌는데 아주 작은 뒷산,같은 산을 길을 내느라 갈라 놓았는데 이 산은 소나무가 많다. 그런데 이 숲 길은
때죽나무가 죽 이어져 있어 때죽나무꽃이 활짝 피면 정말 기분 좋다. 그런데 이곳은 아직 꽃이 많이 있다.
길 끝에 와서 시원하게 메밀차를 반 병을 죽 들이켜고 계속 들으며 왔던 [신날새 해금음악] 을 바람과
함께 듣고 있으니 정말 좋다.아줌마 한 분이 왔다가 옆에서 가만히 음악을 듣다가 가신다. 손을 보니
참나물인지 뭔가 나물이 들려 있다.난 아직 못 본 나물인데. 혼자 계속 음악을 듣고 있는데 바람이 나무를
흔들고 때죽꽃이 떨어져 내리고 나무가 흔들리고 정말 좋다.
때죽나무 꽃
이게 뭘까요~~? ㅋㅋ
비가 오려나...개미들이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긴 줄로 이동하고 있다.
족제비싸리
벌이 바쁘다
으아리
때죽나무꽃을 보며 신날새의 해금음악을 듣다가 '이시간'에 훔뻑 빠져 있다가 천천히 오솔길로
걸어 나오다 와우... 무언가 긴 줄이 움직인다. 지나가다 다시 뒤돌아서 시작부터 다시 보게 되었다.
개미들이 자신들의 페르몬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데 어디 전쟁이라도 난 줄 알겠다. 이 산의 개미란
개미는 모두 다 여기에 있는 것 같다.한참 위로 올라가 보았는데 보이지 않는 부분은 흙이 아니라
낙엽이 있는 부분으로 움직이고 있어 개미 줄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정말 이런것을 보면 자연이
경이롭다는 것.개미들의 이동을 재밋게 구경하다가 오르막을 오르고 내리막으로 내려오는데
무언가 낯 익은 것이 보인다. [족제비싸리]다. 모처럼 벌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족제비싸리
앞에서 또 멈추어서서 벌의 움직임을 구경하다가 산의 초입으로 와서 다시 음악을 들으며 땀을
식혔다. 땀을 많이 흘려서인지 메밀차를 조금 많이 마셨다.다른 날에 비해.
산을 내려와 아파트 담장에 핀 넝쿨장미를 구경하느라 한바퀴 돌았다. 장미가 활짝 펴서 얼마나 이쁜지.
찔레꽃도 있고 때죽나무꽃도 있는데 꽃들이 어우러져 '나 좀 봐줘' 하듯 정말 아름답다. 장마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장미향을 훔뻑 들이마셨다.정말 좋다. 날도 좋고 뒷산에서 땀도 적당하게 흘리고 와서
기분도 좋고,유월의 시작을 좋은 에너지로 시작하는 것 같아 정말 좋다. 유월에도 열심히 뒷산에
다녀야 할텐데 시작처럼 잘 되려나. 암튼 초록에너지로 충전을 해서 유월이 건강할 듯 하다.
201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