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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벌써 친구가 됐어요 - 한지민의 필리핀 도네이션 북
한지민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화장기 없는 얼굴에 장난스러운 웃음. 우리가 아는 한지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이 책의 표지에는 그 어떤 때보다 예쁜 한지민이 있습니다. 빤한 내용에, 얇은 두께를 보고 서점에서 훌훌 훑어보다 손에 넣었습니다. 책 안의 "고맙습니다"라는 사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연예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거나, 해외에 나가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감동하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비웃기도 하지만, 저는 그 어떤 말도 다 듣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행동하고, 남을 돕는 그들의 모습이 참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TV에서 종종 보던 그들의 모습은, 비록 연출된 상황일지라도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책까지 내고 책 인세를 전부 기증한다니, 정말 예쁜 마음에 책에 손이 절로 갑니다.
이 책에는 별 내용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지민씨와 그의 친구들이 필리핀에 가서 아무것도 안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참 많은 일을 했습니다. 선생님이 없는 학교에 선생님이 되어주었고,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며칠 안되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누구보다 그들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내용은 짧막하지만 널찍하게 차있는 사진들로 충분히 많은 이야기들이 전달되어 옵니다. 눈부신 눈동자를 지닌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그런 책입니다.
바쁘디 바쁘게 사는 우리들과는 달리 필리핀의 오지인 그곳에서는 모든 일들이 천천히 적당하게 흘러갑니다. 과욕을 부리지도 않고, 뭐든 빨리 이루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모두 적당한 시기와 적당한만큼만 가지려고들 합니다. 그래서 한지민씨의 일행과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모두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얼마나 내가 욕심부리고 살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밝은 표지처럼 짧지만 밝고 희망찬 이야기로 가득찬 책이었습니다. 한지민씨 역시 세상에 수많은 봉사자들 중 한명입니다. 분명, 한지민씨보다 더 열심히 남을 돕고, 이 책에 나오는 곳, 알리원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누가 더 힘들고, 누가 더 대단하다고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이 세상 모든 선행이 아름답듯 이 책 역시 다른 모든 책들처럼 반짝반짝 빛납니다. 간단하지만, 왠지 마음이 조급할 때, 어두울 때, 읽어볼만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