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를 일등으로>를 리뷰해주세요.
꼴찌를 일등으로 - 野神 김성근
김성근 지음, 박태옥 말꾸밈 / 자음과모음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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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야구를 잘 모른다. 몇번 학교 대항 시합에 쫓아가 응원을 해보기도 했지만, 야구를 알고 즐겼다기보다는 그저 응원하는 즐거움을 맛보았을 뿐이다. WBC다 뭐다 했을 때도 얼핏 귀동냥을 하곤했지만, 온나라가 우~ 했을 때 잠깐 껴든 것 뿐이었다. 그런 나에게 김성근 감독은 전혀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꼴찌를 일등으로라니... 너무 솔직하고 당당하다 라는 느낌이 첫인상이었다.  

 한 사람의 일생에는 참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다. 야신이라고 불리는 김성근 감독의 삶 역시 마찬가지이다. 물론, 야구라는 한단어로 함축될 수 있지만, 그의 삶에는 단순히 야구 뿐만이 아니라, 가족, 재일교포 등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었다. 어렸을 적부터 야구에 열심인 그의 모습이 부러웠다. 좋아하는 일을 일찍 찾아서 그렇게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것은 서른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도 여전히 무얼 해야 좋을지 몰라 망설이는 나에게는 마냥 부러운 모습이었다. 종종 혹독했던 훈련이야기를 하면서 후배들에게 써먹는다는 이야기를 하는 그는 약간 무서웠지만,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일본에서 건너와 한일수교가 미처 이루어지지 않아, 일본 국적을 포기해야 했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도 여전히 '쪽발이'라고 불리며 차별을 당한 그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할 뿐인데... 왜 그렇게 힘들어야 했을까? 더군다나 젊은 나이에 어깨를 다쳐 선수 생활을 포기해야했을 때에도, 감독이 되어서도 2연패를 이루기까지 그는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야 했다. 이렇게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길을 꿋꿋이 걸어간 그가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모든 게임이나 경기는... 아니 세상 어떤 것도 삶에 비교될 수 있지만, 이 책에서 보여진 야구는 인생 그 자체였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삶에 대한 의욕이 많이 사라진 사람들에게 권해주고픈 책이다. 어려움을 이겨낸 사람의 모습은 그 어느 분야에 서있든 감동적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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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를 리뷰해주세요.
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김주영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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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작 [문은 아직 닫혀있는데]를 읽지 못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X의 헌신]과 1,2위를 다투던 책이라 기대를 했었는데, 아직 기회가 없었다. 그러던 와중, 두번째로 번역된 [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를 먼저 접하게 되었다. 사실, 처음 이 책을 읽게 되었을 때는 또다른 탁월한 추리소설 작가를 만날 수 있으리란 생각에 기대가 컸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당히 기분이 안 좋아지는 류의 추리소설이었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추리소설은 교묘한 트릭을 밝혀내는 탐정이 있고, 결국 드러나는 사건의 전말에는 안타까운 이야기나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는 스토리를 선호한다.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하는 까닭도 이 때문일 것이다. 뭐랄까 상식적으로 이해되는 선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좋다. 이해할 수 없는 연쇄살인이나 사건들은 이미 이 세상에도 너무 많다. 현실에서 못 찾는 위안을 얻기 위해 읽는 책 속에서도 그러한 이야기를 읽는 건 너무 무섭다. 그런데, 이 책은 바로 내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과 생각들로 이루어진 책이다.  

주인공 나미키는 책 초반에 자신이 세 여자를 죽여야 한다고 미리 밝히고 시작한다. 잘 알수는 없지만, 그가 죽여야하는 세 여자는 무시무시한 무언가로 변할 각성을 할 위험이 있는 여자들이다. 그의 살인계획은 아직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그의 계획은 당장 오늘 밤에 일어나야할 일이 되고... 그렇게 그는 차근차근 한명씩 해치워나간다. 과연 그의 살인은 정당한 것일까? 그녀들이 죽음을 당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내가 앞서도 말한 기본적인 추리소설의 골격을 갖추고 있지 않은 책이다. 주로 살인범의 머릿속을 쫓아가는 이 내용은 읽어내려가면서 머리가 아파왔다. 끔찍한 사건을 목격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인데, 그 사람의 머릿속을 따라가는 건 더 어려운 일이었다. 더군다나 그 사람의 이유가 공감가지 않을 경우에 그 머리 아픔은 더해간다.  

기대를 했던 것보다는 상당히 다른 이야기였다. 분명, 살인범의 심리묘사 등에 있어서는 있을 법한 이야기이고 세세한 머릿속의 흐름을 잡아내었다고 생각되지만, 결코 기분 좋은 독서는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마치, 훌륭한 영화제에서 수상했지만, 막상 보았을 때 불쾌함과 찝찝함을 남기는 그런 책이었다. 이 책에서 분명 새로움을 찾아내고 놀라워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다만, 나에게는 그 새로움이 무섭고 찝찝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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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연인도 되지마라>를 리뷰해주세요.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 김현진의 B급 연애 탈출기
김현진 지음, 전지영 그림 / 레드박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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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당신의 스무살을 사랑하라'라는 책이 평이 무척 좋아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저 그런 20대 여성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름 괜찮은 평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로웠다. 그러나, 은근히 이 책을 읽을 기회를 갖지 못하던 와중, 그녀의 새로운 책 '누구의 연인도 되지마라'를 알게 되었다. 20대 전반에 대한 이야기도 나름 만족스러웠다는데, 뭐, 총체적 난국에 처한 나의 연애 라이프를 치료하기 위해 이 책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스무살이던 사랑이던 사실 다 내 마음인 것을.  

 이 책을 처음 폈을 때 "스펙 좋아하고 남보다 잘난 남자 잡아서 대한민국 1%가 되기를 원하는 아가씨들이라면 얼마든지 그렇게 살아도 나쁠 것 없다. 다만 그렇게 살기 싫은데, 뭔가 자꾸 세상이 바보 취급하는 것 같아서 서글픈 아가씨가 있다면 나는 지금 오직 그녀를 위해 쓴다. 바로 당신을 위해 쓴다."에 확 꽂혔다. 역시 괜히 평이 좋은게 아니었어. 시원시원하구나! 라고 생각을 했다. 자신을 아껴주지 않는 남자를 만나고,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연애 이야기들을 보면서 참 세상 사람 다양하구나라고 생각했다. 연애 경험 따윈 1줄로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내 알량한 연애 경험 역시 안타깝게 느껴졌다.  

젊었을 때는 많이 사랑해보고, 많이 만나봐야한다는데, 세상에는 위험이 도처에 깔려있나보다. 이렇게 이상한 연애를 한 사람이 많다니... 하지만, 이 책을 읽을 수록 이 책으로 작가를 처음 만났다는데 안타까웠다. 이 책에 나오는 연애는 분명 우리 현실이고, 어느정도 알 필요는 있겠지만, 그녀의 말투와 내용이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거칠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었기에 더더욱 심했다. 세상에 도전하고, 자신의 의견을 똑똑하게 피력하는 그녀의 모습이 나에게 더 멋지게 다가올 수도 있었을텐데... 내 인생에 너무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연애이기에... 그녀의 모습이 너무 부담스럽기도 했다.  

이 책으로 그녀의 매력을 다 알기에는 부족하리라 생각한다. 다른 인터뷰들과 다른 이들의 말을 빌렸을 때 그녀는 젊은 나이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생각을 가지고, 사회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의 매력에 나 역시 빠져볼 수 있게 좀 더 많은 책과 인터뷰들을 뒤지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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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벌써 친구가 됐어요 - 한지민의 필리핀 도네이션 북
한지민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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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기 없는 얼굴에 장난스러운 웃음. 우리가 아는 한지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이 책의 표지에는 그 어떤 때보다 예쁜 한지민이 있습니다. 빤한 내용에, 얇은 두께를 보고 서점에서 훌훌 훑어보다 손에 넣었습니다. 책 안의 "고맙습니다"라는 사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연예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거나, 해외에 나가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감동하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비웃기도 하지만, 저는 그 어떤 말도 다 듣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행동하고, 남을 돕는 그들의 모습이 참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TV에서 종종 보던 그들의 모습은, 비록 연출된 상황일지라도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책까지 내고 책 인세를 전부 기증한다니, 정말 예쁜 마음에 책에 손이 절로 갑니다.  

이 책에는 별 내용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지민씨와 그의 친구들이 필리핀에 가서 아무것도 안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참 많은 일을 했습니다. 선생님이 없는 학교에 선생님이 되어주었고,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며칠 안되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누구보다 그들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내용은 짧막하지만 널찍하게 차있는 사진들로 충분히 많은 이야기들이 전달되어 옵니다. 눈부신 눈동자를 지닌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그런 책입니다.  

 바쁘디 바쁘게 사는 우리들과는 달리 필리핀의 오지인 그곳에서는 모든 일들이 천천히 적당하게 흘러갑니다. 과욕을 부리지도 않고, 뭐든 빨리 이루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모두 적당한 시기와 적당한만큼만 가지려고들 합니다. 그래서 한지민씨의 일행과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모두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얼마나 내가 욕심부리고 살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밝은 표지처럼 짧지만 밝고 희망찬 이야기로 가득찬 책이었습니다. 한지민씨 역시 세상에 수많은 봉사자들 중 한명입니다. 분명, 한지민씨보다 더 열심히 남을 돕고, 이 책에 나오는 곳, 알리원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누가 더 힘들고, 누가 더 대단하다고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이 세상 모든 선행이 아름답듯 이 책 역시 다른 모든 책들처럼 반짝반짝 빛납니다. 간단하지만, 왠지 마음이 조급할 때, 어두울 때,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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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킹트리 - 생각의 프레임을 바꾸는
이안 길버트 지음, 이소영 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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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문득 내가 참 생각을 안하고 사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큭-) 책도 많이 읽는 편이고 잡생각은 많은데 정작 내 인생이 도움이 될법한 일에 대한 생각들은 쓱쓱 지나쳐버리기 일쑤다. 더이상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조금 쉽게 생각의 방법을 바꿀 수 있을만한 책을 찾게 되었고 바로 이 책이 집어들었다. 

이 책은 현명한 아빠 올빼미와 아들 올빼미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하여 어떻게 하면 우리가 생각을 좀 더 창조적으로 할 수 있는지, 좀 더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주변의 작은 동물들이나, 자신들이 서있는 나무,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숲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작은 올빼미 베니는 점점 아빠처럼 현명해져 간다. 

내 말은 반드시 다름 사람들이 하는 대로 행동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야. 항상 누군가의 허락을 기다릴 필요도 없는거지. 그리고 너만의 기준을 만드는 거야. 꼭 기억해라. 할 수 없을 때까지 넌 할 수 있는 거다. 그리고 가끔은 할 수 없을 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 너만의 방식대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P.73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생각이 넓어진다기보다는 점점 헷갈려가기만 했다. 내가 이 책을 잘못 이해한건지, 번역이 이상한건지, 아니면 내용이 문제인건지! 처음 우화형식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너무 쉽게 접근한 나의 문제 같기도 하고... 읽어 내려가면서 생각에 대한 방법론을 깨닫기 보다는 올빼미들의 행동이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내가 올빼미보다 못한 것인가?!) 

물론 중간 중간 주옥 같은 말들도 있었다. 요즘 현대 사회에 항상 강조되고 있는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법에 대한 내용들 중에는 분명 귀담을만한 부분도 있었다. 또한 책의 구성이 짧막짧막한 대화들로 이루어져있고, Fa라는 또다른 섹션이 있어 지루하지 않게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짧막한 대화들을 제대로 이해도 못하면서도 이 책을 끝까지 읽게한 원동력이 되어주지 않았나 싶다. 

생각을 다르게 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철학책을 항상 힘겹게 읽어내려갔던 나이기에 이 책 역시 그런 맥락에서 나의 부족함을 탓해보지만, 우화형식으로 쉽게 접근한 책 치고는 내용의 전달이 매끄럽지 못했던 것 같아 많이 아쉬웠던 책이었다. 

그 곳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그곳에 도전해야 했다. 그렇지 않나? 주변을 돌아도 아는 데를 찾을 수 없다면 그대로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숲을 벗어나 낯선 풍경을 보았을 때의 두려움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겠는가?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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