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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 행운의 절반
스탠 톨러 지음, 한상복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올해초 매달 소설이 아닌 책을 한권씩 읽기로 결심했다. 너무 편중된 독서 취향에 조금이라도 변화를 주기 위해서였다. 원래는 역사라던지, 철학이라던지 좀 더 어렵고 공부가 필요할만한 책을 읽으려 했는데, 이번달은 유독 책이 안 읽혀 결국 책장에 꽂혀있던 이 책을 뽑아 들었다. 보통 이런 자기계발/경영 서적은 쉽게 읽히는 편이고 또 최근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에 대해 약간 회의적이 되어가고 있던 차였기에 읽어봐야지 싶은 마음도 들었다.
회사에서 20만불을 보너스로 벌어들이는 광고인 조. 그는 분명 성공한 사람이다. 하지만 여자친구와의 관계는 삐꺽거리고 팀원들과의 관계 역시 결코 좋다고 말할 수 없다. 회사에서 인스턴트 커피만 마시던 그는 우연히 '맥스 플레이스'란 커피샵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그는 커피, 인생 그리고 친구를 얻게 된다.
사람들이 순수성을 잃었기 때문이지. 제 아무리 첨단 기기로 서로를 연결한다고 해도 그 소통에 진심은 없어. 계산만 있을 뿐이지. 외로움은 진심을 얻지 못해서 생기는 거라네.
핸드폰이 없으면 안절부절하고, 일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메신저를 한다. 이렇게 끝없이 이어지는 커뮤니케이션 속에서도 막상 만나거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답답함과 거리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루종일 옆에서 일하는 동료와도 마찬가지이다. 더이상 관계 속에 진심은 없는 듯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한다.
특히나, 회사생활은 더더욱 심하다. 진심이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심지어 경쟁구도에 속해버린다. 회사생활을 할수록 세상만사가 모두 사람에 의해 벌어지고, 이루어지는구나를 새삼 느끼지만, 회사 생활 속의 인간관계는 씁쓸함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착한 사람에게 좀 더 강해질 것을 요구하고, 부드러움보다는 까칠함이 더 중시된다. 이러한 가치관 속에서 기존의 다정함, 친절함 따위는 어디로 가버렸나, 난 어떤 태도를 취해야하나 마냥 헷갈리기만 했다.
자네에게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지? 그게 바로 자네의 토양이라네. 마음이지. 그 토양을 제대로 관리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나? 성장이 멈추거나 열매가 열리지 않을 거야. 결국 좋은 결실을 내려면 먼저 자기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말이네. ...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익히기도 전에 경쟁하고 이기는 법만 배우니가 세상에 외롭고 불행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일세.
하지만 문득 내가 느꼈던 감정 모두는 결국 내 안에서 발생한 게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는 내가 먼저 따뜻한 말을 건네고 마음을 가다듬을 것을 이야기한다. 남들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더라도, 내가 옳다고 믿으면 된다. 그리 거창한 변화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조가 자신의 변화를 그리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주변 사람들이 그의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듯, 나에게 별거 아닌 일들이 나와 내 주위 사람들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사실 너무 당연한 이야기 아냐?! 라고 생각하면서 그리 재미 없게 읽었다.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야기들, 비슷한 이야기들을 내게 늘어놓았다. 생각했던 대로 금방 쉽게 읽히긴 했지만, 생각만큼 재미있게 읽히진 않았다. 하지만 이 책 분명히 좋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왠지 자기 자신이 까칠하게 느껴지는 하루, 어떤 태도를 취해야할지 헷갈리는 순간 읽으면 도움이 될법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