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나만의 답을 작성해야할 때

인생기출문제집 - 대한민국 이십대는 답하라 ㅣ 인생기출문제집 1
안철수 외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10월

세상을 살다보면 답이 없는 질문들이 너무 많다. 깊이 생각해보고 대답해야될 질문들이 참 많은데, 보통은 생활에 치이고 당장 눈앞의 일들에 쫓겨 막상 그 질문들에 대답해야할 시기가 왔을 때 그저 닥치는 대로 대답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 하나하나가 우리의 삶을 만들어가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은 우리가 보통 우리 자신에게 던지지 않는 질문들을 던진다. 지금 당장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지만 언젠가 맞닥뜨리게 될 질문들 혹은 이미 맞닥뜨렸던 질문들. 

이 책을 읽으면서 포스트 잇을 잔뜩 썼다. 너무 마음에 와닿는 글귀가 많아서, 남의 답이지만 내 답일 수도 있는 말이 많아서였다. 각 분야에서 성공했다는 사람들이 던지는 질문은 모두 달랐지만, 모두 좀 더 넓게 보고, 남을 생각하고, 나를 돌아보라고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 중 몇가지 인상깊었던 질문은 뮤지컬 배우 최정원씨의 '당신이 이십년 전에 태어났다면 당신의 삶은 어땠을까요?', 도보여행가 김남희씨의 '실패를 기꺼이 맞을 수 있나요?' 등이 있었다. 사실 최정원씨의 질문도 인상깊었지만 그녀의 답이 인상깊었다. 이 질문에 대해 그녀는 그녀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거 자신의 후배들을 만나러 갔는데, 그 때 선생님께서 그런 질문을 던지셨단다. 20년전 척박한 뮤지컬 산업에서 성공한 최정원씨가 현재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수많은 후배들은 그녀가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 이야기했다. 하지만 최정원씨는 전혀 다른 대답을 던진다. 그리고 그녀의 대답은 그녀가 왜 지금 그자리에 섰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이미 익숙한 요리사 에드워드 권, 만화가 강도하, 경제학자 우석훈... 그런 사람을 제외하고도 의사, 스님 등등 그야말로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의 화두를 모아 놓은 책입니다. 쉽게 읽으면 금방 읽히고 조금이라도 고민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어렵게 느껴지는 그런 책입니다. 

이 책은 서문부터 이 책에는 질문만 있고 답이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아니 답은 있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답이. 읽는 내내 답이 없어서 답답하게만 느껴지던 현실에 대한 괴로움이 조금은 덜어진 것 같아 즐거웠습니다. 사실 이 책에 나온 답들이,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답이 내 답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어느 순간 일정 시점에 정신수준은 멈춰버리고 나이만 먹고, 몸만 커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 나온 질문들에 대해서 나만의 대답을 찾아 낼 수 있다면, 나만의 답안지를 작성해낼 수 있다면 나의 정신도 함께 자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제는 그만 미뤄뒀던 숙제를 해야할 때인 것 같습니다. 부디 언젠가 나 역시 후배들에게 나만의 기출문제를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