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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바퀴로 가는 실크로드 - 내 차로 떠난 실크로드&타클라마칸 14,000km
오창학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대다수, 아니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일상에서의 탈출을 원하고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여행은 짧으나, 기나, 이러한 소망을 충족시켜주는 방법일 것이다. 여기, 아주 특이한 여행을 떠난 이가 있었다. 바로 차로 실크로드를 건넌 평범한 대한민국의 교사 오창학씨다. 저자는 개인자격으로는 한국 최초로 자기 차를 직접 몰고, 실크로드와 타클라마칸 사막을 달렸다.
남을 것인가 떠날 것인가. 떠남을 택하기엔 동기가 너무 미약했다. 누구처럼 일생일대의 변환을 꾀할 시기에 직면한 것도 아니고 직업이나 인간관계가 떠남을 강요할 어떤 처지에 놓인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백가지 이유로도 막지 못할 큰 핑계가 있었다. '떠나고 싶다.' 내 마음이 그렇게 말했다.
너무도 평범했던 고등학교 교사는 1년 반이 넘는 시간을 투자하여, 40일간의 여정을 준비한다. 그의 말대로 그의 여행은 다른 이유보다는 정말 단순히 떠나고 싶단 마음의 결과물이었다. 왠지 유명한 도시나 산, 호수와 같은 멋들어진 공간이 아니 사막이라는 낯설고, 왠지 불안한 공간은 내게 왜 하필? 이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가 경험한 사막은 단순히 메마르고, 낯선 공간이 아닌 열정적이고 새로우며, 변화하는 장소였다.
모래로만 이루어진 사막에 과연 무엇이 있을까 싶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룬 마을, 언젠가 있었다가 사라진 곳곳의 문화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사막 한복판에서도 한류열풍이 불고 있었고, 가오창구청, 쑤바스구청과 같은 유적지도 있었다. 생소한 이름의 유적지들과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이야기들. 이러한 낯설음은 여행을 꿈꾸게 만든다.
익숙함을 떠나는 여행. 어쩌면 저자와 같이 극단적인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최초라는 이름도 좋고, 아직 남들이 이루지 못한 새로운 경험 역시 좋다. 가이드가 제대로 가이드 역학을 하지 못할 정도의 공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공간에 대한 낯설음을 조금씩 없애고, 오히려 흥미가 조금 생겨났을 정도이다.
이러한 긴 여행을 마치고난 일행은...아마 또 다른 여행을 꿈꾸지 않을까 싶다.
'내 갈증은 해소된 것일까? 더 큰 열병 하나만 키우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내가 일상 속으로 다시 돌아갈 수나 있을까? 탄산음료처럼 내 꿈도 마실수록 더 큰 갈증이 나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러면 어떠랴. 갈증이 나면 더 큰 꿈을 꾸면 되는 것을.'
그의 말 그대로다. 나 역시 점차 일상에 익숙해지고, 불안해 하면서 무언가 드라마틱한 변화를 꿈꾼다. 이러한 변화를 실행하기에 여행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지 않을까? 나 역시 새로운 세계와 조우하고, 일상을 벗어 버리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다. 저자의 말처럼, 두려워할 필요도 걱정할 필요도 없이 내 꿈을 현실화시키면 되지 않을까? 모처럼 부럽기만 한 여행기가 아니라, 용기를 얻은 여행기를 만났다. 새로운 시도를 한 저자의 용기와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나만의 새로운 시도를 눈감으며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