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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덜너덜해진 사람에게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너덜너덜해진 사람에게’를 접하기 전에 ‘도쿄타워’로 릴리 프랭키의 작품을 접했다. 따뜻하고, 웃긴 작품이었다. 사랑하는 엄마를 떠나 보내는 아들. 그런 ‘도쿄타워’와는 달리 ‘너덜너덜해진 사람에게’는 독특한 이야기로 가득 차있었다. ‘도쿄타워’가 아무래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기에 오히려 ‘너덜너덜해진 사람에게’가 릴리 프랭키의 소설이라는 느낌이 더 잘 와 닿았다.
‘너덜너덜해진 사람에게’는 총 6가지 이야기가 담겨져있다. 대마농가의 신부, 사형, 둥근 파 꽃, 오사비시 섬, Little baby nothing, 너덜너덜해진 사람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대마농가의 신부와 사형이었다. 대마농가의 신부는 일반 현대 도시에서 인정받지 못 하던 다에코가 농가의 남자와 선을 보러 가는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그녀의 이야기에 약간 공감하다, 너무나도 독특한 농촌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유쾌해진다. 람보르기니를 몰고 다니면서 차가 안 좋다고 불평하거나, 일반적으로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농가의 모습이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사형의 경우에는, 미래 사회에서의 사형에 관한 이야기였다. 역시, 생각과는 전혀 다른 사형의 모습에 ‘으악’ 하고 생각했다. ‘도쿄타워’에 보면 주인공이 자신의 어머니께서 두고두고 보실 만한 그러한 작품을 쓰지 못했다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을 말하자면, 마음의 위안을 얻기로는 너무 독특하지 않았나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이렇듯, 릴리 프랭키의 단편 소설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못지 않은 상상력과 소재를 내 앞에 펼쳐놓았다. 하지만, 의외로 표제작은 ‘너덜너덜해진 사람에게’는 앞의 단편만한 힘이 없어 조금 아쉬웠다.
전반적으로 좋은 작품도, 나쁜 작품도 있었지만, 릴리 프랭키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 무척 즐거웠던 독서였다. 음……소설가 릴리 프랭키를 새롭게 만나게 된 기분이었다. 앞으로 또 다른 작품으로 더 잘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