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감독 캔터 선생님이 가장 아끼던 아이 앨런이 죽었다. 앨런 마이클스. 



곳에도 폴리오를 퍼뜨려야지라며 놀이터에 나타나 한가득 침을 뱉고 돌아간 이탈리아인들 때문인지, 시드 가게의 핫도그 때문인지, 원인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알지 못한 채로 앨런은 목이 뻣뻣해지고 열이 오르더니 사흘 만에 그렇게 가버렸다. 



바랄 있는 가장 훌륭한 아이. 숙제를 하고, 자기 엄마를 돕고, 안에 이기적인 뼈라고는 하나도 없었던 아이. 그런 아이가 죽었다. 내가 아니라 그애가 죽었냐는 앨런 아버지의 물음에 캔터 선생님은 답을 없다. 장례식 , 앨런의 삼촌 아이사도어 마이클스가 울음을 참으며 추도 연설을 한다. 







앨런의 삶은 끝났지만,” 그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슬픔 속에서도 아이가 살아 있는 동안은 삶이 무한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호기심 때문에 앨런에게는 하루하루가 무한했습니다. 다정함 때문에 앨런에게는 하루하루가 무한했습니다. 앨런은 사는 동안 행복한 아이였고, 무슨 일을 하든 일에 자신의 최선을 다했습니다. 세상에는 그보다 훨씬 나쁜 운명도 있습니다.” (72)




앨런이 자꾸로스 읽힌다. 


그의 삶은 끝났지만, 그의 호기심, 그의 열정, 그의 다정함은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었다. 그의 삶은 끝났지만, 그의 작품은 남아 무한의 시간을 산다. 


계속해서네메시스』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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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8-05-26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스의 죽음을 이틀 뒤에 알고 너무 놀랐어요. 아직 마지막 작품을 쓰지 않았다 여겼는데... 필립 로스도 죽는구나, 생각하니 삶이 더 허무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이런 사람은 불멸이라고 생각했나 봐요. 네메시스 인용해 주신 대목 너무 좋네요.

단발머리 2018-05-26 14:4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blanca님~~
저 역시 필립 로스님의 책 한 권 또는 두 권 정도 더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필립 로스는.... 늙어감에 대해서, 죽음의 대해서, 세월 앞에서 인간의 무력함에 대해 그렇게 많이 말하고 썼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필립 로스는 오래 살 것이다. 그는 오래오래 살 것이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