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에 키링! 할 때 '키링' 음성 전체를 한 덩어리로 뇌에서 인식하고 처리하다가 한 단어씩 뜯어보면 키링은 Key + Ring으로 열쇠 고리라는 걸 깨닫는다.


이렇게 단어를 물끄러미 보다가 내재한 뜻을 알아채는 건 보통 한자 개념어에 많은데 자회사, 연고, 관전, 수취하다, 인출하다, 생지, 무지 등이 있다.


모회사와 자子회사 subsidiary 엄마회사 - 자식회사

연고軟膏 부드러운(연한) 기름

운동경기를 관전하다 (술목VO구조) 전쟁을 보다 觀戰


生地생지 = 본연 그대로 상태 = 옷감, 천, 유약 바르기 전 도자기, 특히 반죽!


무지옷 할 때 無地무지 = 무늬가 없고 모두 한 빛깔 = 단색


일어에서 하지下地는 기초, 베이스


비슷하게 미장센, 미장아빔, 오뜨꾸뛰르도 있다.

Mise-en-Scène (put-in-scene) 무대 위에 놓기

Mise-en-Abyme (put-in-심연) 액자식구성 혹은 무한반복구성

Haute Couture (고급 재봉) 하이엔드 맞춤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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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월간 문예춘추 9월호는 아쿠타가와상(芥川賞)의 수상작과 심사위원들의 심사평 전문이 수록된 합본이라 정가대비 2천원 정도 비싼 편이다.


일본은 문학팬이 두터워 수상작은 잡지에서 그대로 읽고 별도로 다른 출판사에서 단행본이 나오면 사는 아날로그형 지식정보 문화라 한다. 책으로 꾸리면서 가필하고 수정하기도 하지만, 굿즈를 정성스럽게 모으고 물건(모노)를 소중히 생각하는 문화라 마음에 드는 작품은 소장하는 것 같다.


일본은 근대예술, 한국은 현대예술이라는 거칠지만 편한 도식으로 생각해보자면, 한국도 예능이나 콘서트의 디지털 영상 원본은 그대로 시청하고, 숏츠나 편집본으로 또 다시 시청한다고 유비해보면 비슷할 수도 있겠다. 잡지에서 로raw한 전문을 읽고 또 책으로 사서 보는 것이.


그리고 깨끗이 읽고 보관했다가 때가 되면 헌책방에 너무 싸지 않은 가격에 팔고 또 책을 사는 듯하다. 일본만화대상, 이 만화가 대단해! 수상한 <책이라면 팔 만큼> 에서 습득하고 추리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햇빛을 최대한 가려 책의 변색을 저지하기 위해 가게가 북향으로 나있다는 유명한 헌책방 거리 진보초 거리뿐 아니라(사실 진보초 안 가보았다. 여행 유투브랑 사이트로만 보았고 베이징 유리창琉璃廠은 가보았다. 헌책방의 대명사라고 하니 그냥 하는 말) 소도시에도 여러 헌책방을 보았었다. 이윤이 나지 않으면 운영될리가 없지.


빔 벤더스의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서도 다 읽은 책 헌책방에 팔곤 했었다. 그 헌책방 주인은 하루종일 책만 읽어서 찌르면 교수 뺨 칠 정도로 디테일하고 전문적이 본격 순수 불문학 이야기가 줄줄 나왔었다. 옛날에 나도 시즈오카 미술관 전시 보고 나와서 근처 거리를 걷다가 발견한 금일 영업하지 않은 문 닫은 헌책방의 바깥의 무인 코너에서 코인 넣듯이 100엔 넣고 햇빛도 받고 먼지도 쌓여 약간 더럽지만 그런대로 안은 깨끗해 읽기엔 괜찮은 책을 산 적이 있다. 100엔 하나는 아니고 네 권 샀었던가 그랬고 물티슈로 닦아서 보았다. 7-80년에 나왔던  책이었는데. 아득한 시절부터 손때를 많이 탔는데도 이정도 외형을 유지하다니. 한겨레 txt에 울산대 도서관이 디지털화하며 종이책 다 갖다 버린다는 기사를, 통도사의 스님이 책 버릴 거면 여기다 갖다 달라고 하는 기사를 읽은 것이 불과 작년이다.


최근 한일 SF교환일기에 보니 일본 작가가 오히려 한국의 출판문화를 부러워하며 책 디자인이 예쁘고 화려하고 소장가치가 높다고 부러워했었다. 한 손에 아담하게 들어와 가볍고 미니멀해 이동할 때나 웨이팅할 때 읽기 좋은 문고본이 한국에는 없어 일본의 그것을 부러워했었는데 양국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10월호에는 쇼와 100년의 아리따운 일본인, 즉 인생이 타인에게 귀감이 될 만한 미덕을 보여주는 일본인 50명이 꼽혔다. 


기사는 이렇게 포문을 열었다. 나라의 대통령과는 정반대인 인물(かの国の大統領と真逆の人間で)로, 나(사심)를 버리고, 이익에 휩쓸리지 않으며, 지조를 지키고, 진실함을 간직했던 일본인에 대한 기록(私を捨て、利に流されず、節を貫き、誠を持った日本人の記録).


쇼와인이라 하니 1926년부터 1989년 태생이다. 이미 유명을 달리한 이도 많지만, 현역도 있으니 아무로 나미에 같은 유명 가수가 있다. 가장 막내는 누굴까 마지막 꼭지를 열어보니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다. 에? 이 사람이 이렇게 옛날 사람인가? 하며 찾아보니 94년생으로 헤이세이인이다. 음, 쇼와인의 기준이 애매하다. 20세기적 덕목, 옛 사람 같은 신념일까? 참고로, 나는 잘 모르지만 야구선수는 한 명 더 있었는데 구로다 히로키다.


50인 중 잘 아는 사람은 거의 없어 한 꼭지씩 읽으면 재밌겠다. 아직 다 안 읽고 휘리릭만 보았다. 대충 7명 정도만 안다.


가수 아무로 나미에

배우 키키 기린

수녀 와타나베 카즈코(이해인 수녀 정도로 책으로 선한 영향력 많이 준 사람이고 228사건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고 한다)

작곡가 류이치 사카모토

패션 디자이너 모리 하나에

가수 야마구치 모모에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


이외에 옛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고, 등산가나 네팔에서 봉사활동한 의료인 등 있음직한 사람들이 보인다.


절찬리에 연재중인 나가노 교코의 명화로 읽는 서양사는 어휘구사력이 높아 배울만한 표현이 많고(특히 한자나 일본 특유의 묘사법), 명화의 인물을 촘촘하면서도 간결하게 묘사했다가 배우와 대중문화로 유비했다가 다시 1600년 전의 그리스도교사로 안내한다. 대단한 필력의 작가다.


광고 코너에서도 깨끗한 하얀 컬러삽지에 번화가에서 만나요! 하는 카피라이팅이 눈길을 끌었는데 1872년부터 긴자 거리의 발달로 시작해 약제상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이게 시세이도의 광고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아주 부드럽고 매끈하게 넛지하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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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유명한 타인을 띄우고 회사의 이윤증가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소진되어 휘발되고 잊혀지는 자가 아니라

이 사람이 투입되면 어떤 섹터가 유의미하게 개선되겠다는 분명한 시그니쳐 능력이 업계에 인정되도록 커리어가 다져지기를 바라요

미감과 취향만으로 개인의 능력의 인식되기는 쉽지 않고 비본질적이라 대체가능하다고 여겨지는 한계가 있다 생각해요

좋은 아이템을 픽하고 드러내는 능력은 미래 예언적이라 불안정하기도 하기도요

그리고 했제 그랬제 결국 내 말 맞았제 같은 사후 재구성적이고 최면적이고 자가 당착적인 부분도 있고요

그러니, 혹은 그러나, 이 모든 허들을 넘어 자기만의 방을 확보하고 나아가 서포터와 팔로우가 노니는 가상의 도시구조를 닮은 퍼스널 브랜딩까지 나아가야하는데 길이 너무 쉽지 않아 군중 속의 고독을 잘근잘근 곱씹는 길이긴하죠

가능한 자가 적고 오랜 노력이 필요한데 인력공급이 적은 반면 수요는 확실한 것 같아요

미술전시든 영화든 책이든 분야가 제공하는 화려함에 도파민 폭격을 받고 휘몰아치는 감정에 폭발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며 초중반에 사람이 늘었다가 시간이 갈수록 재정 관계 생애주기별 요구 등 별별 요인들에 의해 흔적이 사라지고 길고 가늘고 느슨하게 하는 사람만 남아 유일한 공급자가 되어 시장을 쓸어 담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 존버하는 시간의 간극은 폴더폰에서 아이폰과 VR의 시대, 디젤에서 테슬라, OCR에서 제미나이의 범위일지도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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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원어민 같은 독일어잖아! 했는데 독일 출생이었던 건에 대하여.. ㅠㅠ


1993년생 대만계 독일인 작가이자 의사인 료러웨이(廖樂薇 liàolèwēi Leh-Wei Liao)는 독일 괴팅겐(Göttingen 哥廷根 거팅건 gētínggēn)에서 출생했고


2026년 대만을 배경으로 한 첫 장편 소설 《Glaszeit》(가제: 유리시대 Glass+time)이 독일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독일 도서상(Deutscher Buchpreis) 후보(롱리스트)에 오르며 대만계 작가 최초로 노미네이트되는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해외에서 태어난 교포를 대만은 대만+후예를 줄여 (태양의 후예 할 때 그 후예) 대후라고 해서, 대만계 독일인을 덕국 대후 德國台裔라고 하는데.


아래 인용한 포스팅에서 읽어보니 소설은 타이베이와 독일 쾰른을 배경으로 모녀 관계, 여성의 정서적 경험, 의료 현장의 현실, 그리고 대만의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민주화 운동에서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이르기까지 다룬다고 한다.



https://www.threads.com/share/Eu_pAhz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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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진의 얼굴> 좋았다! 이와 비슷한 느낌으로는 네다섯 개인데 창동서울사진미술관에서 잠깐 상영했고 지금은 vmeo나 러시아 유툽에서 볼 수 있는 (따라서 자막은 없는) <게리 위노그랜드: 모든 것은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 (Garry Winogrand: All Things Are Photographable)> 프랑스 누벨바그의 아녜스 바르다 감독과 사진작가가 로드무비 다니는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2017)> 몇 년 전에 사진집과 자서전과 그래픽노블이 번역되어서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비비안 마이어에 대한 책과 미국 다큐멘터리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2013)> 부분적으로는 존 버거의 사진론도 생각나고
김동호 전 영화제위원장의 《미스터김, 영화관에 가다》도 떠오른다.

사진 전시로는, 뮤지엄한미삼청, 공근혜, 회현 피크닉, 저 멀리 부산고은깁슨사진미술관도 같은 감각을 전한다.

깊고 짙고 관찰하고 응시하고 기다리고 기록하는...한 프레임에 최적의 재현을 위해 응축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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