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시립 아람미술관에 다녀왔다
25년 고양미술축제의 일환으로 한국작가 단체전을 하고 있다. 눈여겨 볼 만한 작가의 세계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대형위주로 선정해 사진이 한 프레임에 들어올 수 있도록 영리하게 배치했다
복잡하게 생각하시지 말고 이 모듬세트 드시면 저희 가게 메뉴 다 드신 효과가 있어요, 하는 느낌의 잘 구성해놓은 전시다. 퍼포먼스, 설치까지 있다
마침 어제 양평군립미술관에서 봤던 이영희의 작품이 보인다. 대형 풍경에 미세한 인물이 묘사된 작품이다. 어제 작품과 구도가 비슷해서 보니까 제목이 다르다. 일산전시는 산서성가는 길이고 양평전시는 윈난성 가는 길이다
봄에 아트선재와 국제갤러리에서 대거 전시했던 하종현의 작품도 보인다. 국제에서 봤던 마포처에 배압법으로 만든 빨갛고 파란 유채작품(접합)과 학고재에서 봤던 철조망 작품(72년 work)를 볼 수 있다
최승호, 오세문, 오상욱 조각작품이 재밌다. 저고리나 아이 블라우스를 세라믹 질감으로 단단하게 표현하기도 이사짐차량의 짐더미와 측면을 돌출시켜 풍경을 레이어화시키기도한다. 스텐리스로 3x3 작품 사각형을 입체로 만들어 내부9+측면9+반대편8가 추가돼 내부에 반사광이 새로 만들어지 작품도 재밌다

오세문, #, 2012
걷거나 짐을 이고있거나 달려가는 군중들을 표현한 질감탐구가 재밌다. 양각으로 돌출된 부분만 사람의 윤곽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양각으로 돋여져 새로이 생성된 음각부분도 사람의 윤곽을 나타낼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혼합매체로 모여서 직립보행하는 군중들의 물성을 형상화했다
공성훈의 작품은 저렴한 렌즈로 사진을 찍었을 때 다 구현되지 않는 빛과 그림자를 유화롤 표현해냈다. 어두움 속의 아파트 불빛을 표현하기 위해 흰색 유화물감으로 마티에르감을 주고 건물 외곽은 소략했다

디테일, 공성훈, 운동장, 2007
비슷한 방식이 유근택의 수묵에도 보인다. 수묵으로 도시를 표현하면서 창문을 검은 먹으로, 구조를 여백으로 비웠다. 유화와 달리 수묵은 여러번 덧칠하면 한지가 울기에 이정도 풍경화는 쉽지 않다.

디테일, 유근택, 도시, 나의 지평선
집적회로를 용접하는 노동자도 재밌다

디테일, 박은태, 회색모들 추모비,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