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박물관과 담인 복식미술관에 다녀왔다. 정확히 말하면 이대 정문 입구 앞 박물관에 둘 다 같이 있다. 떨어져 있게 표시한 네이버지도와 다르다. 1층은 박물관 상설전, 지하가 기증관과 담인 복식이다


이대 ECC 공사는 05-08년이다. 이 기간에 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공사판인 학교에서 분진을 마시면서 다녔을 것이다. 옆동네 연대 백양로 공사는 13-15년이고 10년부터 송도캠 의무기간이 있어서 이 기간에 학교다닌 이는 신촌에 대한 애착이 크지 않다


롯데월드나 애버랜드 근처에 살면 오히려 잘 안 간다. 특별한 기회라고 생각해 멀리서 오는 방문객이 더 많다. 마찬가지로 재학생들은 모교 박물관은 잘 안가게 된다. 박물관이 위치해 있는 동선은 아침에는 지각하지 않기 위하 통학길이고 저녁에는 얼른 탈출해서 맛있는 저녁을 먹기 위한 귀가길이기 때문이다. 얼마든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졸업하고 학교가 그리워질 때쯤 가게 된다


사우론의 눈과 같은 SNS의 매서운 감시망을 피해 한적하니 열리는 박물관의 컬렉션은 여느 기획전에 못지 않게 훌륭하다. APMA나 호암의 한국전을 보면 대학교 박물관에서 빌려온 것도 많다


벚꽃시즌에 핫했던 호암 겸재정선만 봐도 삼성재단 반, 간송 반에 서울대, 동아대에서 일부 대여해왔다


자수전이 독특하다. 호랑의 털을 비슷한 촉감인 실로 표현하는 것은 비슷한 감각의 전이다. 허나 폭포, 바위, 산수와 같은 전혀 다른 촉감을 실로 표현하면 뇌내 공감각을 자극한다. 유화는 붓을 통해 작품과 거리를 벌린다. 자수는 작품을 매만지며 만든다. 그림노동하는 자의 손땀이 배어든다


교토 국립박물관에서 했던 셋슈전을 보고 새를 눈 여겨보게 되었다. 조그마한 금수인데 목과 날개의 움직임이 다이내믹해서 구도를 얼마나 자연스럽고 다양하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화가의 역량이 증명된다. 화조영모도 12첩에서는 각기 다른 새의 구도를 다채롭게 표현하여 마치 화가의 포트폴리오처럼 보인다. 달항아리는 삐뚤하니 귀엽고, 산수화에는 조그마한 사람이 구석에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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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기울어진 평등 - 부와 권력은 왜 불평등을 허락하는가
토마 피케티.마이클 샌델 지음, 장경덕 옮김 / 와이즈베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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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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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였구나
이석훈 (SG워너비) 지음, 하수정 그림 / 창비교육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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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 민스.캘리 민스 지음, 김미정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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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립 조문자전 x 성곡미술 석난희전 x 예술전당 오세영전

공통점은 무엇인가?


옛날 작품도 최근 작품도 다 있는데 헤진 옛 작품의 맛이 훨씬 좋다는 것.

2000년 부근을 기점으로 그 전과 후의 맛이 다르다.


작품에서 60년 이전 출생 옛날 선생님들 특유의 말씨와 어투가 들려오는 것 같다. 편안하고 익숙하다. 성북 주택가에 있는 최만린 조각미술관 2층에는 영상에서 들려오는 나이든 최만린 선생님의 나지막한 육성음성처럼 자근자근하다. "조각 한 가지만 보고 달려왔어요. 나는 여러 생각하는 사람이 못 돼요"


낡고 헤진 캔버스에서 묻어나오는 풍화된 결은 새것의 매끈함보다 울림이 깊고 짙고 단단하다. 낡은 캔버스의 오래된 붓자국엔 시간이 스며 있고 그 시간은 삶을, 상처를, 사랑을 기억한다. 세월에 깎인 빛이 오히려 진실에 가깝다.


조문자 선생님의 캔버스에 유화작품은 02, 03, 04, 06 2점, 07 3점, 10년해서 9점 있었는데 이 모두 98년 광야에서한 작품과 비교불가다


3층에는 24년작 214x500 대형작품이 있는데 분명 같은 분이 같은 스타일로 더 좋은 재료로 크게 만들었는데 65, 77, 79, 85, 89, 95년 작품이 훨씬 좋다


오세영 선생님도 2001년 이전 작품의 갈라진 물감자국이 코스믹해진 2020년 부근보다 더 좋다. 석난희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그림에서 세월에 빛 바랜 상처와 아픔이 묻어난다. 붓질 하나에 꾹 눌러 참아온 시련들의 숨결이 피어난다. 숨기려해도 숨길 수 없다. 삶으로 세월이 증거된다. 말없이 버틴 고난은 곪은 상처가 피부에 자국을 남기듯, 생의 아픔조차 아름다운 작품의 일부가 된다.


신선한 이미지보다 바랜 색감이 더 길게 눈에 남는다. 익숙한 화면의 균열은 오래 본 사람만이 알아챌 수 있다. 그게 세월의 장독대에서 발효되고 숙성된 그림의 진심이다. 그리하여 오래된 미래. 새로움 속에서조차 낡은 것을 찾는 것이니, 찾는 자는 산삼을 캐는 마음으로 저 벌판을 저 산악을 헤집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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