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뒤흔든 최대 역모사건 - 조선 천재 1000명이 죽음으로 내몰린 사건의 재구성
신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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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나 세상에나 새로운 세계를 열어나가려는 혁명가들은 존재한다. 물론 개인의 욕심이 우선할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보다 우선적으로 당시의 제도와 관습을 타파하려는 움직임이 그 주류를 이룬다. 기득권층을 허물고 모두가 다같이 살수있는 세상을 꿈꾸지만 역사라는 커다란 물결은 성공한 이들보다는 실패한 이들이 더 많았음을 우리에게 증명해주고 있다. 조선이라는 나라 역시 대표적인 신분제 사회이기도 했다. 소수의 양반을 제외한다면 나머지 사람들의 삶이란 그저 끼니를 걱정하고 따뜻한 잠자리만을 원하는 중세의 봉건적인 생활을 그리 벗어나지 못했다. 기득권층인 그 소수의 양반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내주지 않으려 스스로 결집하기도 하고 자신과 대립하는 반대쪽 세력에 대해서는 단하나의 양보도 없이 그들을 제거하려 애썼다. 그러한 세력대결은 결국 조선의 역사에 무오, 갑자, 기묘, 을사사화라는 이른바 4대사화를 불러오고 만다. 그리고 그 피비린내가 가시기도 전에 인구 500만이던 조선의 전국토를 피로 물들인 기축옥사가 일어나게 된다.

기축옥사는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직전인 선조 22년 당대를 뛰어넘는 대학자 율곡 이이와 그에 비견될만한 성혼의 제자로 이름을 날리던 천재 정여립이자신의 능력을 높이사주지 않는 조정에 불만을 품고 고향인 전주로 낙향해 대동계라는 군사편제까지도 가능한 조직을 만들고 정감록이라는 비서를 이용하여 이씨왕조가 망하고 정씨인 자신이 왕이 된다며 민심을 현혹해 일어난 역모사건의 결과로 나타난 대형옥사를 일컫는다. 이후 정여립은 황해도 관찰사 한준 등의 밀서로 음모가 드러나자 아들 옥남과 함께 진안 죽도로 도망하였다가 정여립은 자살하고 아들 옥남은 잡혀 오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기축옥사라고 하며, 그 옥사를 맡아 처리한 이가 바로 송강 정철이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기축옥사가 날조되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한다. 이 책 <조선을 뒤흔든 최대 역모사건>은 그러한 기축옥사의 배경과 관련된 인물들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과연 기축옥사의 핵심쟁점이 무엇이고 왜 그러한 사건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는지 밝혀나가고 있다. 저자 신정일은 우선 시대가 천재를 원했고 그러한 천재들은 자신의 이상을 위해 나아갔지만 당파라는 주어진 현실을 극복해내지 못했기에 이러한 비극의 역사가 잉태되었다고 평가한다. 정여립은 원래 이이와 성혼의 문하에 있으면서 서인에 속하였으나 이이가 죽은 뒤 동인에 가담하여 이이와 성혼을 비판하게 된다. 결국 그것 또한 그가 관직을 물러나게 된 이유가 되기도 한다. 물론 정여립이 어느정도 모반을 계획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누구에게도 그러한 자신의 뜻을 피력하지 않았기고 또한 당시의 시대 상황적으로 충분히 무고의 가능성이 있는 해프닝이었다. 그런데 그가 비밀장계 하나때문에 도망을 갔기 때문에 졸지에 이 사건은 역모로 규정되어지고 반대세력인 서인에게 커다란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결국 단순히 그와 친하거나 편지 몇통을 주고 받은 수많은 동인 계열의 선비들이 죽임을 당하게 되고 만다.

정여립에 대한 연구는 이후의 조선시대나 근대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 역시도 그러한 다양한 연구의 결과를 소개하면서 기축옥사의 진정한 평가를 유도한다. 자신만의 민족사관을 수립 한국 근대사학의 기초를 확립했던 단재 신채호 역시도 정여립을 동양의 위인이나 당대의 인물이라 평가하며 그에 대한 많은 부정적인 기록들이 후세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도 그 정신이 동학이라는 커다란 시대의 변혁을 몰고온 원천이 되기도 했으며 또다른 견해로는 호남이 반역의 고향이라는 아픈 역사를 지닌채 살아가야하는 무거운 무게를 지니게 하기도 하였다.

결국 이 기축옥사는 권력을 쫓는 세력간의 대립이 불러온 시대의 커다란 재앙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정여립이 꿈꾸었던 세상이 무엇이건간에 그룰 둘러싼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수많은 선비들의 죽음은 무엇으로도 설명할 길이 없기도 하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앞에 며칠앞으로 대선이 다가온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둘리다가 결국 커다란 재앙을 몰고오는데 일조를 한 당시의 군주 선조의 선택을 바라보며 무엇보다도 시대를 바로 볼 수있는 식견있는 지도자의 선택이 필요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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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에그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6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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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를 본 독자라면 오기와라 히로시가 어떠한 작가라는 것은 대충 눈치챘을 것이다. 이번 작품 <하드 보일드 에그>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웃기는 소설의 진수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런데 제목에 쓰인 하드보일드란 용어가 작가와는 어쩌면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내 발견하고 만다. 하드보일드란 비정함이나 냉혹함을 말하는 문학의 한 장르이지만 이 책에서는 그러한 냉철한 삶을 살아가고 싶지만 현실은 늘 그렇지 못한 주인공 슌페이의 현실을 빗대어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탐정이라는 청운의 꿈을 안고 도쿄로 올라온 슌페이는 출판사 외판원을 거쳐 마침내 탐정사무소를 열게 된다. 이제 슌페이에게는 자신이 늘 꿈꾸던 멋진 탐정으로서의 일상이 펼쳐질것만 같다. 하지만 위험한 범죄수사를 마다하지 않는 터프한 사립탐정이 되고 싶었던 슌페이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느 순간 부터 집나간 동물을 찾아주는 동물전문탐정이 되어 있다. 그래도 묵묵히 애완견이나 고양이를 찾아 주다 보니 이제 슌페이에게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 자신감이 넘쳐 슌페이는 개인비서를 고용할 생각을 하고 멋진 목소리와 수영복 차림의 사진이 돋보이는 다이너마이트 보디의 아가씨를 채용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멋진 비서와 달콤한 연애를 꿈꾸던 슌페이 앞에 나타난 다이너마이트 보디는 그저 젊은 여자의 목소리만을 흉내낼줄 아는 여든이 넘은 노파다. 하지만 이 노파는 어느새 슌페이의 사무실에 자리를 잡고 들어앉아 버린다. 회계사이며 일본에서 일곱번째로 면허를 취득했고 대륙을 오고 갔으며 멋진 의사 아들을 두고 있다는 아야라고 하는 할머니는 슌페이에겐 온통 의문 투성이이다.

어딜가나 수사에 방해가 되고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 아야지만 결정적일때는 언제나 나타나 슌페이를 돕곤 한다. 그때마다 빠지지 않는 도시락은 아야의 필수품이기도 하다. 그저 떼어 버렸으면 하던 슌페이도 점점 아야가 필요하기도 하다. 의뢰가 들어온 개를 찾다가 우연히 살인사건의 배후를 알아낸 슌페이는 자신의 냉철한 추리로 미궁에 빠져버린 사건을 해결해내기에 이르지만 그 뒤에는 아야의 정체가 기다리고 있다.

계속해서 웃기기만 한 에피소드가 이어지던 이 소설에서 어쩌면 작가가 어쩌면 독자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 아닌가 싶어 지기도 한다. 물론 그 안에는 노인문제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간 자신들과 함께 하며 가족이라고 칭하기까지 했던 애완동물들을 함부로 방치해버리는 인간들의 행태를 따끔히 꼬집는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실제 개를 유기해버리고 슌페이에게 찾아달고 의뢰하며 급히 떠나버린 야베 가족을 통해 극단적인 인간들만의 이기주의를 고발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일까지 저질러버린 가츠유키부부를 통해 인간들의 무책임성을 토로하기도 한다.

늘 아웃 사이더인 슌페이와 독거노인인 아야 콤비는 어쩌면 이 소설의 절정을 이루는 명콤비이기도 하다. 하드보일드 에그란 계란 완숙을 의미한다.
"정말 뭐랄까, 삶은 계란이란 건 사람 사는 세상하고 같아. 벗겨도 벗겨도 내용물이 안 나오니 말이야... 고생고생 해가며 벗겨야 겨우 내용물이 나오잖아. 하지만 아직도 흰자위 안에 있어."

세상은 하드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고, 부드럽지 않으면 살 자격이 없다고 필립 말로가 말했다고 한다. 그저 웃기기만 하지 않은 이 소설은 그래서 우리에게 좀 더 열심히 살아야 함을 일깨워 주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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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하라
앤드류 매튜스 지음, 이주혜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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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관심은 모두 행복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귀결된다. 물론 돈, 사랑, 명예, 권력 등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는 것은 너무나 많지만 그러한 것들의 종착역마저도 행복이 아닐까 싶다. 그처럼 행복이란 쉽게 우리들의 곁에 있을 것 같으면서도 또한 쉽사리 그 실체를 발견하기란 어렵다. 그렇다면 그렇게 쉽고도 어려운 행복이란 과연 무얼까.

 

우리들은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으며 또한 행복을 추구할 권리 또한 있다고 배웠다. 하지만 그 어디서도 행복을 살 수는 없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행복의 전도사이기도 한 앤드류 매튜스는 이 책 <지금 행복하라>에서 그처럼 우리가 쫓는 행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누구나 생각하는 것 처럼 매튜스가 이끌어내는 행복이란 전혀 새로운 발견이 아니다. 그저 늘 우리들의 곁에 있는 일상에서 행복을 찾아야 함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우리들은 가끔 자신만 불행하다고 느끼며 행복한 다른 이들을 질시하듯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애처로운 눈길의 소유자들 역시 그러한 세상을 탓하고 원망하고 세상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자신의 그릇된 생각을 바꾸는 편이 훨씬 쉬움을 충고하고 있다. 두 팔이 없는 매튜스의 친구 파피의 예는 그러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세상이 나를 버렸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남은 두발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삶은 전적으로 자기자신의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삶을 행복으로 이끄는 것 또한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삶을 행복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우리는 그저 주어진 일상에만 빠져 잇는 것 보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것에 정진해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겪어내면서 우리는 때로 힘들기도 하고 고난을 겪기도 하겠지만 자신이 목표한 것을 이루어 냈을때의 행복감은 그러한 목표를 세움으로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이렇듯 행복을 추구하거나 행복에 이르는 삶은 자신의 의지로서 해내야 한다.

 

여러가지 행복의 방법론들 중 눈에 띠는 것을 하나 발견한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흔히 거래처나 자신이 접대해야 할 자리에 많은 호의를 베풀기도 하고 자신을 좀 더 빛나 보이게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부모님이나 가족에게는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 누구보다 사랑해야 하고 나를 위해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실 분들이 바로 부모님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부모님의 내리사랑을 잊고 너무나 소홀히 대하는 것은 아닌가. 수 없이 들었던 말이지만 우린 쉽게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단 한마디를 표현을 하지 못한다. 행복의 시작은 가족이다. 가족안에서 시작되는 행복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의 모습이며 그 행복이 나아가 우리가 일하는 직장이나 사회의 행복으로 우리들에게 다시 다가 올 것이다.

 

행복은 그저 가만히 있다고 내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행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이 순간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나는 오늘 무엇을 했는가를 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나서 그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도달하기 위한 목표에 매달려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현재의 내 모습에서 부터 모든 행복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제 행복하기 위해 뭐든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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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가게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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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참담한 실패를 겪게 되거나 더이상 몰릴수 없는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때 사람들은 쉽게 자살을 떠올리곤 한다. 그것은 현대에 와서 더욱 심해졌으며 인터넷이란 매체를 통해 자살클럽이라는 카페가 생겨나고 실제로 자살을 감행하는 사람들을 뉴스에서 접하면서 우리는 또 한번 놀란다. 그러나 자살할 용기가 있다면 그 용기로 남은 삶을 살아 나가라 라는 말이 있듯 자살에 있어 용기란 자신의 삶을 마감해 낼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요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용기를 내더라도 정작 어떻게 자살을 감행할 것인가란 의문에 부딪히게 되면 의외로 자살이란 행위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장 퇼레의 소설 <자살가게>에서 그 해답을 찾으면 된다. 잊혀진 종교단지내 한켠으로 전통적인 가업을 잇고 있는 튀바슈 가문의 자살가게가 있다. 절대 단골은 있을 수 없으며 '안녕히 가세요'란 인사 대신 '명복을 빕니다.'라는 인사를 써야 하는 자살에 관한한 모든 것을 판매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실패한 삶을 사셨습니까? 저희 가게로 오십시오. 당신의 죽음만큼은 성공을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바로 자살가게의 쇼핑백 문구이다. 남편인 미시마와 아이들의 엄마인 뤼크레스가 이 가게를 책임지고 있는 주인부부이다. 그들은 그들이 판매하고 있는 각종 죽음에 이르는 도구들을 그저 하나의 상품으로만 인식하고 자살에 관한 각종 상담마저도 그저 서비스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는 어쩌면 지극히 상업적인 사람들이다. 다른 사람들이 그저 자신의 분야에서 일을 하듯 그들에게는 아무런 죄책감도 없다. 때로는 고객에게서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해달라는 메세지를 받고 화환을 보내주지만 그것마저도 광고의 한방편으로 생각할 정도니까...

딸 마릴린의 생일날 주인부부는 딸의 생일선물로 맹독을 선물한다. 그것은 앞으로 딸아이와 키스하는 모든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새로운 상품이기도 하다. 오빠인 뱅상은 파편이 튀지 않는 오토바이 헬멧을 열한살짜리 동생 알랑마저도 자살용 흰색 스카프를 선물하든 등 충분히 엽기적인 가족애의 모습을 독자에게 보여준다. 마릴린의 신상품 죽음의 키스는 그 줄이 장사진을 이룰만큼 폭발적이다. 하지만 묘지관리원 에른스트를 보는 순간 마릴린은 더 이상 상품의 판매를 거부한다. 전통적으로 이어져오고 있는 자살가게는 그들 부부의 세 아이들에 의해 위기를 맞는다. 막내인 알랑의 의도로 서서히 자살가게는 그 수명을 다하는 것 같다. 이 세상에 인간이 존재하는한 영원한 호황일줄 알았던 자살가게라는 업종 역시도 튀바슈 가문의 후손들에 의해 어느 순간 그 종말을 고한다. 집안의 가장 미시마 혼자 그것을 막아보려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 다른 목적으로 튀바슈 가문의 가게를 찾는다. 


현대인들의 나약한 세태를 꼬집는가 하면 실제로 상업적인 효과가 있을 것도 같은 자살가게는 이처럼 웃기는 사건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수상쩍은 시트콤같은 코미디 소설이다. 거창하게 인간의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거니와 그저 때때로 나와주는 웃음에 즐겁게 반응하는 그러한 소설인 듯 싶다. 사건이 연속되면서 전개되는 몇 가지 반전속에서 그래도 작가가 정이 있는 가족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 인상깊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까지 그런 것은 너무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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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 나를 뛰어 넘는다
김영범 지음 / 대산출판사(대산미디어)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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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우리의 사서중엔 고려 중기에 편찬된 김부식의 삼국사기가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전한다. 지금도 국사 교과서 그 이름이 전하는 고구려의 유기와 신집, 백제의 서기, 신라의 국사 등은 삼국이 각각의 역사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전해지지 않고 있는 사서들이며, 아직까지도 그러한 기록들을 발견되지 않고 있다. 5천년의 역사를 지녔음에도 몇 안되는 사서들이 우리의 역사를 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그만큼 우리역사에 아직도 밝혀낼 비밀이 많은 것 아닐까. 때로는 그러한 이유를 외세에 의해 우리 고서가 소실되었음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때로는 누군가에 의해 감춰졌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초아>는 그러한 역사적 배경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민족의 역사가 기록된 사서를 지키기 위해 소수의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그 임무를 수행해 왔으며 지금도 그 기록은 살아있다는 전제하에 소설이 펼쳐진다. 단군 조선때부터 시작된 역사의 기록은 민족의 주요한 사건이 터질때 마다 역사적 인물들에 의해 지켜졌으며 외세는 그때마다 그 기록을 탈취하기 위해 사건을 일으켰다는 식의 전개가 펼쳐진다. 일본이 자행한 명성황후 시해사건 역시도 명성황후가 그 기록의 비밀을 지키려다가 일본 낭인들에게 무참히 살해 되었으며, 이전의 시기에도 왕건, 서희, 이종무 등 역사에 자신의 족적을 뚜렷히 남긴 인물들이 그 기록의 보존과 관련하여 계속해서 등장하기도 한다.
 
역사의 비밀에 접근해본다는 것은 어찌보면 즐거운 상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소설이 접근하는 방식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 기록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지만 현대에 와서도 그 기록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린다는 설정이나 그간 우리의 모든 역사가 그 기록을 지켜내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었다는데는 쉽게 수긍하기 힘든 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를 뛰어남는다는 뜻의 이 책의 제목 <초아>만큼은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주인공 대건의 마음이 녹아 있는 듯 하다.
 
최근 들어 발견되어진 고서들은 대부분 위작논란에 휩싸여 있기도 하다. '한단고기'나 '화랑세기'등은 아직도 그 진위여부가 학계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진위여부를 떠나 그 안에는 지금보다 멋진 과거의 영광들이 살아있기도 하다. 이 소설 <초아>를 보며 정말로 그러한 고서들이 발견되어 중국의 동북공정을 단번에 뒤집을 수 있는 장쾌한 역사가 살아날수있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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