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몰락 - 이재용(JY) 시대를 생각한다
심정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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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인 분업 구조에 기반하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Made in China’없이 생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과 동일한 정도로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삼성 제품 없이 생활하기역시 실질적으로 아주 힘들다는 단순한 사실에서 현재 대한민국에서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군이 차지하고 있는 경제적, 사회적인 비중과 영향력은 단지 하나의 사기업 수준을 넘어 한국 경제와 한국이라는 국가적 이미지 전체를 대변한다고까지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GS 건설이 지은 아파트이기 때문에 모든 빌트인 가전이 LG 전자 제품이고,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기기들은 대부분 외국산 프로용 기기들인 저희 집에조차도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찾아보니까 삼성 전자 레인지가 떡 버티고 있을 정도입니다. 비록 선물받은 것이기는 하지만요).

 

한국 경제에서 삼성 그룹이 차지하고 있는 절대적인 비중은 우리나라의 1년 총 예산이 360조 원 규모인데 비해, 삼성 그룹의 1년 총 매출이 20개 주요 개열사만으로도 그보다 훨씬 더 많은 390조 원 규모라는 단순한 수치만으로도 충분히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삼성의 위상은 국제적으로도 확연해, <포브스>가 매년 선정하는 세계 2000대 기업순위에서 삼성전자는 20위라는 놀랄만큼 높은 위치에 올라있으며, 매출액(12)과 이익(11)에서는 시가총액(25)를 뛰어넘는 높은 성과와 효율을 거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애플에 이어 세계 2위라는 절대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브랜드 파워도 세계 7위라는 평가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삼성이 2009년에 베트남에 설립한 핸드폰 공장 덕분에 베트남은 만성적인 무역적자국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데, 삼성전자의 매출이 베트남 전체 수출의 18%를 차지해 베트남 국가 경제 전체를 좌우할 정도로 절대적인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을 정도로 아시아에서 삼성의 위치와 영향력은 거대합니다.

 

대한민국 공화국 안의 삼성 제국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인 이러한 삼성의 슈퍼 파워와 영향력은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 이후 대한민국 국민들의 상당 수가 공공연하게 삼성을 싫어한다고 밝히곤 하는 현실(도대체 어마어마한 언론 홍보비와 접대비를 쓰고도 이처럼 엄청난 안티들을 전혀 돌려 세우지 못한다는 점에서 삼성 홍보 인력들의 무능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에서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몰락하는 날이 대한민국 경제가 몰락하는 날이라는 말을 쉽사리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절대적인 위치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최근 15년 사이에 반도체와 가전을 중심으로 삼성이 이룩한 성공 신화는 대한민국의 국제적인 위상 자체를 결정적으로 높였을 만큼 사실상 기적에 가까운 놀라운 업적임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 기업이 소니를 능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의 일치된 생각이었으니까 말이지요.

 

이러한 대한민국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절대적인 위치로 인해 이건희 회장의 와병과 최근 삼성 휴대폰의 위기는 단순한 일개 기업의 위기를 넘어 전국민적인 주목과 우려를 모으고 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와 이건희 회장이 늘 강조하던 샌드위치 위기론이 본격적으로 현실화되고 있는 급박한 위기 상황에서 정작 삼성전자의 신화를 이끌어 낸 이건희 회장이 사실상 회생 여부가 불투병한 장기 투병에 들어갔고, 그 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과 경영 능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인 까닭에 삼성의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자못 걱정스러운 눈빛을 띨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숨길 수 없는 상황입니다.

 

 

< 삼성의 몰락 >은 삼성이 이룬 기적적인 성과에 대한 찬양 일변도의 책들만이 넘쳐나는 속에서 삼성의 위기 상황과 불안 요소들을 직접적으로 거론하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업체였던 GM의 몰락을 20년 전에 예고했던 메리앤 켈러의 < GM의 몰락 >을 연상시키는 제목으로 삼성의 몰락 가능성을 조목조목 짚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제목과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저자인 심정택이 과거에는 삼성 직원이었지만 현재는 삼성을 떠나 산업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냉정한 평가일 것입니다.

 

책은 크게 4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장에서는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삼성이 반도체와 휴대폰을 중심으로 급속한 성장을 계속해 나간 끝에 마침내 세계 정상에 우뚝 서게 되기까지의 상세한 과정과 애플과 중국의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까지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2장에서는 삼성의 기업 문화와 권력 구조를 상세하게 분석해 나갑니다.

3장에서는 현재 삼성의 후계자 위치에 가장 가까운 이재용과 이부진의 상황을 분석하고, 이학수를 비롯한 제3 세력들의 가능성들도 차례로 고찰해 나갑니다.

4장에서는 현재 삼성이 처해있는 위기 상황을 타계할 방법들을 저자 나름대로 제시합니다.

 

저자가 현재 삼성의 권력 핵심에 밀접해 있는 내부 인사가 아니라 외부에서 공개된 자료들과 과거 삼성 시절의 지인들을 통해 들은 내부 정보에 의존해 서술한 까닭에 엄정하게 말하자면 책의 내용은 다소 구성이 성기고 결정적인 요소들이 적지않게 누락된 느낌을 주기는 합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삼성에 대해 알고 싶은 삼성 신화의 구축 과정과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 삼성 고유의 내부 분위기와 문화, 후계자들과 그 주변 유력 인사들의 성향과 지분 구조 등에 대해서는 비교적 잘 정리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 삼성의 위기를 타계할 방법으로 필자가 제시하는 독자적인 플랫폼과 IT 생태계의 구축이라는 해법은 이론적으로는 옳지만, 소프트웨어와 문화라는 요소들을 무시하는 삼성의 기업 특성상 구축하기도 쉽지않고, 애플과 구글이 이미 구축한 플랫폼과 생태계를 능가하기는 더더구나 쉽지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또 다른 해법으로 내놓은 타 업종과의 컨버젼스, 구체적으로는 자동차 사업으로의 재진출과 IT와의 융합 역시 이론적으로는 타당하지만, 책 내내 반복되는 삼성 자동차 사업부 출신인 저자의 삼성의 자동차 사업 철수에 대한 회한과 재진출에의 주관적인 염원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는 점에서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핀란드의 노키아처럼 하나의 기업이 한 국가의 경제 전체에 절대적인 영향과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 그 기업은 단순한 사기업이 아니라 사회적인 공기업에 가까운 역할과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한국 경제에서 삼성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을 감안하면 삼성에 대한 찬양으로 점철된 성공 신화들만이 아니라, 삼성이 지닌 약점에 대한 냉철하고 준엄한 경고를 담은 비판적인 책과 논문들도 그에 못지않게 많이 나와야만 합니다. 그것들이 결과적으로는 삼성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 줄 쓴 보약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종류의 책이 극히 드문 우리나라의 삼성에 지나치게 경도된 현실에서 이 책은 다소 부족한 함량과 지나친 주관성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성장사와 현재 삼성이 처해있는 위기의 현주소, 그리고 초미의 관심사인 후계 구도에 대해 상당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DJ-노무현 정권에 대한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이나 SK 최태원 회장의 딸이 해군장교 입대한 것을 두고 “딸을 보아 최 회장 그만 풀어주라”라는 댓글을 직접 달았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데에서 드러나는 다소 심하게 우익적이고 친금권주의적인 저자의 시각은 책 전체의 객관성과 지향점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게끔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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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씽 - 스타트업의 난제, 어떻게 풀 것인가?
벤 호로위츠 지음, 안진환 옮김 / 36.5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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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드씽 >의 책 뒷 표지를 보면 구글의 창업자인 레리 페이지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를 비롯해 트위터 CEO 딕 코스틀로, 페이팔 창업자 피터 시엘 등 IT 업계 최고의 거물 스타들의 추천사가 빼곡하게 적혀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 이 책의 저자인 벤 호로위츠는 어떤 사람이기에 이러한 현재 IT 업계의 최고 거물들이 함께 나란히 추천사를 썼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벤 호로위츠는 실리콘밸리의 큰손인 막강한 벤처 캐피탈리스트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150개 이상의 쟁쟁한 신생 기업들에 투자를 했으며, 본인 스스로도 여러 개의 벤처 기업을 설립해 HP 등에 거액에 매각하는 등 실리콘밸리와 IT 업계 전반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파워맨입니다.

그는 또한 수 백만명의 열렬 팬을 거느린 파워 블로그인데, 이 책은 그가 수 년에 걸쳐 직장인, 사업가, CEO, 벤처 캐피탈리스트로 활동하면서 느낀 교훈들을 블로그에 올렸던 것을 정리해 책으로 묶은 것입니다.

 

< 경영의 난제, 어떻게 풀 것인가? >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호로위츠는 먼저 자신이 IT 사업에 뛰어들어 겪었던 일들을 100쪽에 걸쳐 이야기한 후, 기업을 창업하고 경영해 나가는 CEO가 그 과정에서 겪는 갖가지 난제들과 해결을 위한 조언을 직설적이고 간결하게 풀어 나갑니다.

 

그는 CEO가 창업과 경영 과정에서 갖가지 어려움을 겪고 악전고투하는 것은 숙명과 같은 것이라고 전제한 후,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직원이나 임원, 심지어는 충직한 친구까지 해고나 강등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경영자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이야기하고, 결국에는 회사를 해치게 되는 달콤한 거짓말들에 대한 경고를 발합니다.

 

회사를 경영하는데 있어서는 사람이 가장 먼저이고, 그 다음이 제품이고, 수익은 맨 마지막에 고려해야 하는 점이라고 말하며, 직원을 채용하고 스카웃하며 교육시키는 인사 관리의 전 과정에서 부닥치게 되는 문제점들과 그 타개책을 이야기합니다.

 

화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 그 다음에는 운영에 관한 문제들이 대두되는데, 사내 정치를 최소화시키고, 직위와 승진의 원칙을 세우고, 여러 부류의 직원들을 적절하게 배치하고, 회사의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고,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단계적인 성장 정책들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CEO와 회사가 성장과 위기 상황에서 적절한 방향을 잡지 못하는 혼란기에 맞닥뜨렸을 때에 CEO가 가져야 할 용기와 리더십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정해진 규칙이 없이 거의 무규칙 이종 격투기의 세계와도 같은 혼란하고 예측불허한 경영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저자 자신만의 독특한 충고로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저자는 평소에 경제경영서나 자기 계발 서적들을 읽을 때마다 진짜 어려운 문제가 빠졌다고 느꼈다고 말하는데, 그렇기 때문인지 저자가 이 책에서 제시하는 사업의 각 단계들에서 직면하게 되는 문제점들과 위기 상황들은 직접 창업과 사업을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생생하고 사실적이며 현실적인 내용들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들에 대한 마음가짐과 조처들 역시 이상주의적이거나 영웅적인 관점이 아닌 지극히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조언과 해결책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첨단 기술 기업을 세우거나 노래를 연속해서 히트시키거나 NFL 쿼터백이 되거나 대통령에 출마하는 공식은 없는 만큼이나 사세가 기우는 와중에 직원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잇는 동기를 부여하는 공식은 없으며, 만일 있다면 그건 명백한 거짓말일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다만 그 복잡성을 경감하고 일을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경험이나 조언을 자신은 제공할 뿐이라고 말합니다. 바로 이처럼 정해진 규칙이나 공식이 없는 엄혹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살아남는 데에 약간의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조언들이 바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hajin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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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6 01: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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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컨셉의 법칙]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끌리는 컨셉의 법칙 - 세계적 히트상품 속 정교한 컨셉의 비밀 17
김근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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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컨셉이라는 단어는 전문적인 기획이나 홍보 회의에서나 사용되던 비교적 전문적인 용어였지만, 2000년대에 들어선 지도 15년이 지난 현재는 TV의 예능이나 코메디 프로에서까지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어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현대 사회에서 컨셉을 잡고 컨셉에 맞춰 일을 추진하는 것은 일상적인 상식처럼 되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편리하게 컨셉이라는 단어로 뭉뚱거려 말하지만, 실제로 제품이나 이벤트를 기획하고 홍보를 하는 데에 있어서 컨셉을 잡고 그 컨셉에 기초해서 일을 펼쳐나가는 것은 생각만큼 쉽고 간단한 일이 아님은 기획이나 홍보일을 해보신 분이라면 누구나 알고 공감하실 것입니다. , 일이 이미 펼쳐진 상태에서 그 일의 컨셉을 파악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지만, 아무런 결과물이나 완성된 모습이 없는 기획이나 준비 단계에서 컨셉을 만들어내고 적용시키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창조해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어렵고 까다로운 일인 것입니다.

 

제품이나 이벤트를 기획하고 그것을 홍보하는 데에 있어서 컨셉은 가장 기본적인 관점이자 뼈대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과 필요불가결성을 새삼 말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이며, 특히 완성된 제품을 홍보하는 전략을 수립할 때 전략의 기본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컨셉이라는 점에서 마케팅에서 컨셉은 가장 근본적인 전략의 핵심이자 방향을 지시하는 가이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숭실대 경영대학장을 역임했고, 유수의 기업들에 브랜드 개발과 마케팅 조사 자문을 해온 저자 김근배는 이러한 컨셉 개발이 바로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말하며, 컨셉의 개념과 이론들을 이 책 < 끌리는 컨셉의 법칙 >을 통해 낱낱이 펼쳐 나갑니다.

 

 

이 책은 저자가 세리 CEO에서 13번에 걸쳐 진행했던 동영상 강의를 바탕으로 내용을 추가하고 보강해 엮어낸 것으로, 컨셉에 관한 총 17개의 개별적인 법칙들을 통해 전체적인 얼개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컨셉의 어원을 분석하면 여럿을 하나로를 뜻하는 ‘Con-’잡다라는 의미를 지닌 ‘-cept’가 결합된 것으로, 여럿을 묶어 하나로 꿴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저자는 서구의 경영학 이론들이 이론적이고 분석적인 사고의 틀을 구사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컨셉이 지닌 이러한 통합적인 관점에 주목하여 컨셉을 통찰력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을 책의 구성에도 그대로 반영하여, 각각의 법칙들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앞부분에서는 여러 마케팅의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소개하고, 뒷부분에서는 그러한 사례들을 통해 도출해 낼 수 있는 컨셉의 핵심적인 법칙들을 이론적으로 정리해 냅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바로 뒷부분의 이론적인 정리인데, 저자는 이 부분에서 기존 사회과학의 실증주의적인 방법에서 비롯된 서양 경제학의 이론 정립 방식만 아니라 동양고전과 서양 고대와 근세 철학, 심리학, 불교 등에 폭넓게 걸쳐진 인문학적인 통찰을 시도함으로써 단순한 마케팅 기술만이 아니라 보다 높은 차원의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력있는 고찰을 시도합니다.

 

앞부분의 사례 소개가 상대적으로 쉽고 평이란 반면, 뒷부분의 이론화 부분은 경영학과 인문학이 섞여 있는 만큼 마케팅 초보자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바로 이러한 점이 이 책이 지닌 독자적인 시도이자 성과라는 점에서 국내 저자에 의한 마케팅 책으로써는 보기 드문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총 17개에 달하는 컨셉의 법칙들을 통해 컨셉에는 일관성의 유지, 차별화의 필요, 색촉성향미 오감으로 느껴지게 하라, 하나의 키워드로 언어화하라, 기대감을 높여라, PASS(성능, 외관, 부가물, 스마트한 과정)를 차별화하라, 상징으로 브랜드에 의미를 부여하라, 스토리를 개발하라, 숨어있는 사회적 욕구를 파악하라 등의 구체적인 전략들을 상세하게 제시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법칙들의 바탕에 숨겨져 있는 사회학적, 심리학적인 동인들을 인문학적인 고찰을 통해 드러내어 이론화하는 부분들이 특히 눈길을 끄는데, 그중에서도 인간은 언어의 이미지에 지배된다는 것을 인간은 언어가 보여주는 대로 현실을 인식한다는 언어학자 훔볼트의 정의를 통해 그가 영향을 받은 칸트의 인식론까지 연결시켜 줌으로써 마케팅과 홍보에서 언어와 단어의 구사가 소비자들의 구매에 얼마나 결정적인 구매 동인을 창조해 내는가를 철학적, 언어학적으로 고찰해 나가는 마케팅과 인문학과의 결합을 통해 성공적인 마케팅의 바탕에는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해와 통찰이 있어야 함을 적확하게 보여줍니다.

 

(TivoDVD 플레이어 때문에 대중화에 실패했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저자가 예를 든 거치형 DVD 플레이어는, 실제로 가정에서 TV 녹화용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잘못된 분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예에 기초한 분석은 책 전체의 신뢰성을 크게 떨어트릴 위험이 크지요)

 

hajin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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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6 01: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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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제의 대세 패턴은 ‘해체’다. 비즈니스의 모든 것이 훨씬 작은 규모로 파편화된다. 접근성이 확장되면 더 많은 주자가 유입되고, 우리가 하는 것과 만드는 모든 것에서 선택지가 늘어난다. 즉, 경제가 점차 분산화 되는 것이다.

 

 

 

 

 

 

 

 

 

 

 

 

 

 

 

 

 

 

 

청년 시절부터 오늘날의 알리바바까지, 마윈 인생의 결정적 순간을 27개로 나누어 창업가와 매체 종사자의 시각에서 다각도로 심층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위기를 진단함과 동시에, 국가경제 차원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삼성전자, 어떻게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었나?', '삼성전자 이후를 준비하기 위한 학제개편은 어떻게?' 등을 다루고 있다.

 

 

 

 

 

 

 

 

 

 

 

 

 

 

 

 

 

‘요우커’라는 뚜렷한 단면을 통해, 중국인人·중국산업企·중국자본錢의 거대한 물결이 대한민국을 바꾸어가는 과정을 관찰하고 ‘By China’ 시대의 위기와 기회를 함께 그려보고자 한다. 대한민국 미래 경제 지도를 바꾸는 힘과 그 과정을 분석한다.

 

 

 

 

 

 

 

 

 

 

 

 

 

 

 

예측하기 어려운 현재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의사결정 가이드를 제공하는 책. 저자는 대한민국에서 부동산이 어떤 위상을 가지고 있으며, 왜 이렇게 매년 관심과 비판의 중심에 서게 되는지, 또 이런 어지러운 부동산 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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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8 20: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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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갑작스럽게 두툼한 박스가 하나 택배로 도착했습니다. %EC%84%A0%EB%AC%BC%EC%83%81%EC%9E%90


끌러보니 보르 시리즈의 새 책인 시리즈 9권 < 미러 댄스 >가 담겨 있더군요. %EC%A2%8B%EC%95%84


작년 7월에

시리즈 7권인 < 무한의 경계 >와 8권 < 전장의 형제들 >이 나란히 발간된 후

6개월 만에 후속편이 발간된 것인데,


출판사인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의

보르 시리즈의 출간 간격과 전략 재조정이 모두 끝나고

본격적으로 시리즈 후반부를 출간하기 시작하는 신호탄으로 여겨져

반가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EB%8F%8C%EA%B3%A0%EB%9E%98 

 

 

 

위의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이번 < 미러댄스 >는 앞의 7권과 8권을 합한 것과 비슷할 정도로

현재까지 발간된 시리즈 중에서 가장 두터운 두께를 자랑하는데

본문 페이지가 무려 775쪽이나 됩니다. %EA%B3%A0%EB%9E%98


보르 시리즈 전체에서도

< 무한의 경계 >에서 < 미러댄스 >까지의 7~9권이

가장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특히 이번 권에서는 마일즈의 클론 형제인 마크가 전면에 등장해

마일즈가 이전에 맹활약을 펼쳤던 잭슨즈홀에 다시 한 번 침투하고,

마일즈의 일시적인 죽음 등의 극적인 이야기들이 그와 병행해 펼쳐집니다.

 

 

어슐러 K. 르 귄

SF 장르와 순수문학 양쪽에 모두 상당한 독자층을 보유한 작가인 까닭에

작가 중심의 엔솔리지 출판이 잠시 주춤한 최근 몇 년 사이에

거의 유일하게 신간들이 꾸준히 발간되고 있습니다.


특시 시공사에서는 '어슐러 르 귄 걸작선'이라는 이름 아래

< 어둠의 왼손 >에서부터 < 서부해안 연대기 >까지의 작품들을

새롭게 장정해서 시리즈로 묶어내고 있는데,


이 시리즈에서

< 어둠의 왼손 >과 < 바람의 열 두 방향  >, <서부해안 연대기 >는

이전에 발간했던 책들을 표지만 바꿔 재발간하는 것이고,

나머지 3권은 새롭게 발간되는 책들입니다. %EB%8F%8C%EA%B3%A0%EB%9E%98

 

 

작년 9월에 발간된

시리즈 2권 < 용서로 가는 네 가지 길 >

헤인 시리즈의 연작 단편집이고,


연말에 발간된 < 내해의 어부 >

1983~94년에 발표된 중, 후기 단편들을 모아놓은 작품집입니다.


마지막 권인 < 세상의 생일 >에는

최근의 작품들이 모아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시공사는 2003년에 르 귄의 같은 제목의 단편을 포함한 여러 작가들의 SF 단편집 모음을

 < 21세기 SF 도사관 1 - 세상의 생일 >이라는 제목으로 발간한 바 있죠 %EC%BD%94%EC%95%8C%EB%9D%BC )


 

 

시공사와 함께 르 귄의 작품들을 꾸준히 내놓고 있는 출판사가

바로 황금가지입니다.


황금가지사는 어스시 시리즈와 환상문학 전집을 통해

현재까지 르 귄의 작품을 12권 출간했는데,


그중 유일하게 환상문학 전집에 포함되어 출간되지 않고

독립된 낱권으로 출간된 것이 < 라비니아 >입니다. %EC%BD%94%EC%95%8C%EB%9D%BC

 

 

2007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르 귄이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 아이네이스 >에서 영감을 받아

< 아이네이스 >에는 짧게 언급될 뿐인

라티움의 왕녀 라비니아를 주인공으로 하여

완전히 새로운 상상력을 펼친 작품인데,


고대 신화들이 영웅들의 이야기에만 집중할 때

영웅의 아내와 딸, 어머니들은 무엇을 했을까 라는

여성주의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점이 주목할 만 합니다. %EC%83%88%EC%9A%B0


hajin  %EC%B1%85

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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