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aladin.co.kr/790598133/15123748 작년 이 즈음 알스트로메리아 꽃을 사서 사진을 찍고 '파브르 식물기'로부터 찾아 읽은 내용을 올렸다. 일명 페루백합(Peruvian lily) 또는 잉카백합(lily of the Incas)인 이 꽃은 원산지가 남미로서 꽃도 잎도 특이하게 생겼다.




[네이버 지식백과] 알스트로메리아 [Alstroemeria] - 3초 안에 기분 좋아지는 법 (쁘띠 플라워, 2010. 4. 20., 김혜진)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713257&cid=42912&categoryId=42912



아무튼 이 식물의 납작한 잎자루는 스스로 몸을 180도 회전해 매끄러운 초록색 밑면이 위로, 연하고 주름진 윗면이 아래로 오는 바람직한 자세를 되찾는다.

감히 창조의 과업을 사람의 일에 빗대는 것이 허락된다면, 잉카의 백합은 조물주가 잠시 정신이 딴 데 팔린 바람에 잎의 앞과 뒤를 착각한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이내 실수는 파악되었고, 잎자루가 온 힘을 다해 몸을 비튼 덕분에 뒤늦게나마 사태는 수습되었다. - 17장 잎의 움직임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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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aladin.co.kr/790598133/15123571 작년 오늘에 이어 '판도라는 죄가 없다'로부터 발췌한다.

Penelope and the Suitors, 1912 - John William Waterhouse - WikiArt.org


페넬로페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23p1887a





저는 수의가 아닌 속임수를 짜고 있어요.

‘나는 속임수 혹은 기만을 짠다’라는 표현보다 더 완벽한 것은 없을 것이다.

페넬로페와 오딧세우스에게 속임수나 기만은 공통된 특성이다. 그는 사소한 거짓말을 하지 않고서는 거의 입을 열지 않는다. 그의 아내가 왜 정직을 가치 있게 여겨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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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aladin.co.kr/790598133/15124524 작년 오늘에 이어 한강의 시 '저녁의 소묘 4'를 읽는다. 마지막 세 줄 - 무엇인가/반짝인다//반짝일 때까지 - 은 이탤릭체 표기이다. 그리고 "무엇인가/반짝인다" 두 줄은 여백을 품고 있다.

The Snow Queen on the Throne of Ice - Edmund Dulac - WikiArt.org


한강의 유일한 이 시집은 11월에 큰글자도서로 출간되었다.






잊지 않았다

내가 가진 모든 생생한 건
부스러질 것들

부스러질 혀와 입술,
따뜻한 두 주먹

부스러질 맑은 두 눈으로

유난히 커다란 눈송이 하나가
검은 웅덩이의 살얼음에 내려앉는 걸 지켜본다

무엇인가
반짝인다

반짝일 때까지 - 저녁의 소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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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aladin.co.kr/790598133/15124784 작년 오늘에 이어 '초원의 집' 6권 '기나긴 겨울'로부터 옮긴다. 올 겨울이 필요 이상으로 길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대설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4d2947a 그러고 보니 절기 상 대설이 지나갔다.


By Winkelvi 로라 잉걸스는 '초원의 집' 저자이다.


'초원의 집' 삽화가 가스 윌리엄즈는 '샬롯의 거미줄' 삽화도 그렸다.



읍내를 보려고 고개를 돌렸지만, 읍내는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가게들의 높은 정면과 굴뚝에서 피어 오르는 희미한 연기도 사라졌다. 하늘 밑에 있는 것이라고는 하얀 눈밭과 바람에 날리는 눈발, 그리고 바람과 추위뿐이었다.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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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 포세 희곡집 '가을날의 꿈 외'(정민영 역)로부터. 조용한 겨울을 원한다......근데 글렀지! 일요일 밤이 깊어간다.

Building the Winter Studio. Ekely, 1929 - Edvard Munch - WikiArt.org


뭉크 내년 달력들이다.





고립은 글쓰기를 위해 내겐 삶의 필수 요소와 같은 것이다. 조용한 삶을, 특별한 사회적 삶을 살아갈 수 없다면 나는 작업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내 고향은 무척 조용하다. 특히 겨울에. 사람들은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그들이 무엇인가 말할 경우에는 아이러니로 가득하다. 그들은 의심할 바 없이 강한 자신들의 감정을 직접 표현하지 않는다. 그런 곳에서 성장했다는 것이 나의 언어와 많은 관련이 있다.

의미가 아니라 형식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닫힌 텍스트를 쓴다. 이때 나는 무언가 깊이 생각하고 싶진 않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아는 것을 쓰기 때문이다.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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