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 출간된 '돌연한 출발 - 카프카 탄생 140주년 기념 단편선'(전영애 역)으로부터 옮긴다. '옆 마을'은 2부의 첫 글이다. 

A View of the Village - Willard Metcalf - WikiArt.org


프란츠 카프카 서거 100주년…전시·강연·낭독회까지 풍성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40602_0002757780&cID=10701&pID=10700 작년 기사이다. 카프카는 1924년에 별세했다.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인생이란 놀랍게도 짧구나.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이렇게 한마디로 말할 수 있겠는걸. 예를 들자면 한 젊은이가 — 우연히 맞닥뜨린 횡액이야 제쳐 놓더라도 — 별 탈 없이 흘러가는 평범한 나날조차도 그런 나들이를 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점을 두려워하지 않고서 어떻게 옆 마을로 말을 타고 나설 작정을 할 수 있는지, 나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으로 말이다. - 옆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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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르누스의 매직 아이-발터 베냐민의 시선으로 보는 오컬트와 미래'(김용하 지음) 중 베냐민(벤야민)과 브레히트에 관한 부분으로부터 옮긴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manfred Kindlinger님의 이미지


카프카 단편선 '돌연한 출발'(전영애 역)에는 '옆 마을'이란 제목으로 실려 있다.





베냐민과 브레히트는 1934년 8월 5일과 31일의 대화에서 카프카의 〈이웃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가 카프카의 작품 중 왜 유독 〈이웃 마을〉과 같은 소품에 주목하는지 궁금했다.〈이웃 마을〉에서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자신의 경험을 압축해서 전달한다. 할아버지는 인생무상을 말하면서 과거를 돌아본다. 그는 젊은이가 행복한 일상의 순간에 말을 타고 이웃 마을로 길을 떠나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삶에서 행복과 불운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지나간 시간을 응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젊은이의 삶에 대한 맹목적 결단을 이해하지 못한다. - 에필로그 사투르누스, 벌거벗은 행복을 관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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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인 엘리엇에게 큰 관심은 없었지만 데리다와 연결되어 있어 흥미를 가지게 된 책이다.

Table, 2001 - Jennifer Bartlett - WikiArt.org


T. S. 엘리엇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63XX19000088





"우리가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세계는 테이블 위에, 그저 ‘저기에’ 펼쳐져 있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엘리엇에게 있어서 초월경험은 현실 속에서 가능한 사건이 아니다. 그 대신 엘리엇이 미적 경험을 제시하면서, 엘리엇의 문학적 전환은 완성된다. 절대자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절대자의 절대성을 인정하지 않는 엘리엇의 철학적 입장은, 로고스의 존재는 편의상 인정하면서도 로고스중심주의를 전면 부정하는 데리다의 해체론과 만난다. - 제4장 상대적 관념론 : 엘리엇 전기시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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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말에 읽기 시작했던 책이다. 완독은 못 했다. 황무지에 꽃이 피리라.

사진: UnsplashJordan Whitt


황무지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25h2677a




‘초기의 객관주의’가 극단적으로 전개되는 경우 엘리엇은 문학의 경계를 넘어선다.

"아주 흡족한 것은 아니지만, 햄릿이 인류 역사의 한 단계, 혹은 진보, 혹은 퇴보, 혹은 변화를 표시하는 것 같다."

진술되고 선언된 목적과 명백하게 진술되었다고 말할 수 없지만 묘사된 제스처 사이의 긴장관계를 읽어내는 것이 해체비평의 방법론이다.

인생 최대의 공포를 경험한 사람에게는 비극이라도 여전히 불충분하다.

중세와 근대 사이의 과도기적 인물이라는 최근의 햄릿 해석 등으로 엘리엇 자신이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현재의 독자는 이해할 수 있다.

‘황무지’를 쓰던 당시의 정신상태를 엘리엇은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내 ‘신경’이 아주 가벼운 문제거리라는 사실에 나는 이곳에 온 이래로 만족해요. 과로 때문이 아니라 평생의 고민거리인 의지마비와 정서적 혼란 때문이래요." - 제2장 신비평과 해체비평 : 객관 상관물의 두 가지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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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noza wyklêty (Excommunicated Spinoza), 1907 By Samuel Hirszenberg / Public domain


[류동민의 내 인생의 책] ④ 에티카 | 바뤼흐 스피노자 https://v.daum.net/v/20170503230750193





여느 철학자들과 달리 그는 자신의 학설을 믿었을 뿐만 아니라 실천했다. 내가 아는 한, 그는 아주 격분했을 때조차 윤리학에서 비난하던 흥분과 분노에 휘둘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논쟁할 때에도 점잖고 합리적으로 참여했으며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고 설득하기 위해 정성을 쏟았다.

"우리는 우주적 자연의 일부이고, 우주적 자연의 질서에 따르게 마련이다. 우리가 이것을 명석하고 판명하게 이해하면, 지성intelligence으로 정의되는 타고난 본성의 일부, 달리 말해 우리 자신의 더 나은 부분은 우리에게 닥친 일을 자신만만하게 묵묵히 따를 테고, 묵묵히 따르는 가운데 지속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어떤 인간이 훨씬 큰 전체에 마지못해 따르는 일부라면, 그는 예속되어 있다. 하지만 그가 지성으로 이해함으로써 유일한 현실 전체the sole reality of the whole를 파악했다면 그는 자유롭다. 이러한 학설이 함축한 내용은 『윤리학』의 마지막 권에서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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