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읽은 이효석문학상 2017년 대상작 '어른의 맛'(강영숙)으로부터 옮긴다. 'Dark Wood'란 말이 마음 속 깊은 곳을 건드린다. 올해의 마지막 달이 중반으로 가는 중, 13일의 토요일이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Meike님의 이미지





승신은 인형을 든 채 주변을 돌아봤고 커다란 나무들 가운데 밑동이 유독 어두운 색깔인 커다란 나무 한 그루를 발견했다. 나무 밑동이 비어있는, 썩어가는 나무였다. 승신은 인형 두 개를 파인 나무 안에 넣고 천천히 걸어 나왔다. 어두운 나무 안에서 인형들의 다리만 보이던 순간의 기억은 내내 그녀를 따라다녔다. 호연에게 프러포즈를 먼저 한 건 승신이었다. 그녀는 첼리스트 데이비드 달링의 <다크 우드Dark Wood> 레이블을 호연에게 선물했다. 호연은 그닥 뜨거운 반응을 보이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그 음악을 듣고 차분하게 쓴 편지 몇 통을 보내왔다. 승신은 호연을 만났을 때 그 나무를 떠올렸다. - 어른의 맛(강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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