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수면 패턴이 교란된 편이다. 오늘 밤 숙면을 취할 준비를 하자. '잠들기 전에 읽는 이야기 클래식 - 어린이를 위한 하루 한 곡의 클래식 음악'(김태용)의 '제3장 악기들의 아름다운 소리를 들어요'로부터 옮긴다.



조성연의 하프시코드(쳄발로) 연주로 듣는다.





제목의 ‘골드베르크’는 바흐 시대에 살았던 건반 연주자 고트리브 골드베르크의 이름이에요. 당시 열네 살이었던 골드베르크는 헤르만 카를 폰 카이저링크 백작에게 채용돼 백작의 전속 연주자로 일했어요. 백작은 바흐와 친분이 두터운 바흐의 든든한 후원자였고, 골드베르크는 바흐의 장남 프리데만 바흐와 바흐가 직접 가르친 제자였지요. 그러던 1741년경 라이프치히에 머물던 백작이 불면증으로 어려움을 겪다 바흐에게 자신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음악을 요청했어요. 바흐는 과거 드레스덴 궁정에 취직할 수 있도록 도와준 백작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곡을 하나 썼지요. 그렇게 만든 작품이 <2단 건반의 쳄발로를 위한 아리아와 여러 변주>였고, 이 곡을 골드베르크에게 전달해 연주하게 했어요. 그래서 이 곡이 백작을 위한 수면용 음악이었다고 널리 알려졌답니다.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골드베르크로 인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곡의 제목이 <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 바뀌어 쓰이고 있는 거고요.

저는 이 작품이 정말로 백작의 불면증을 위해 만든 것이라면 이 곡을 들은 백작의 불면증이 호전되었을 것 같아요. 사람의 말소리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조곤조곤 귀에 속삭이는 듯한 느낌을 주거든요.

바흐 시대에는 쳄발로란 악기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이 곡은 어쩌면 쳄발로에 더 적합할지 모르지만 현대에는 쳄발로보다 피아노로 더 자주 연주됩니다. 두 악기의 연주를 들으며 어떤 소리가 자신의 취향과 맞는지 비교해 보면 더욱 좋은 감상이 될 것 같습니다. - 잠이 오지 않을 때 듣는 음악 /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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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야기들'(앤 카슨 지음 / 황유원 옮김)을 펼쳐보았다.

Canadian Rockies in the morning. Banff National Park, Alberta, Canada. By © Sergey Pesterev / Wikimedia Commons (23 September 2017)






나는 『마담 보바리』의 문단들 사이로 보이는 로키산맥의 거대하고 윤곽이 또렷한 어깨를 힐끗 바라보았다. 구름의 그림자들이 거대한 바위로 된 산맥 목구멍을 노곤하게 가로지르며 배회했고, 전나무로 뒤덮인 산맥 옆구리를 더듬었다. - 독서에 대한 짧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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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더 좋아지는 식물 이야기 사전'(찰스 스키너 지음, 윤태준 옮김)이 아래 글의 출처이다.

Elder tree and sheep(2002년 5월) by Patrick Roper (위키미디어커먼즈)






음습한 산골짜기에 숨어 자라는 딱총나무는 초자연적인 힘을 숨기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옛사람들은 딱총나무에 영혼이 깃들어 있어서 나무에 해를 끼치면 재앙이 되어 돌아온다고 믿었다.

딱총나무의 영문 이름 ‘elder’는 북유럽 신화 속 모든 요정의 어머니인 ‘힐다Hilda’에서 따왔다. 덴마크에서는 힐다가 딱총나무 뿌리 속에 산다고 믿고 이 나무를 그녀의 상징으로 삼았다.

딱총나무는 치통을 치료하고, 집에 뱀과 모기와 사마귀 등 해로운 것들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지켜 주고, 마음을 진정시켜 주고, 발작을 막아 주고, 금속 식기에서 독성을 제거해 주고, 가구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해 주며, 이 나무를 기르는 사람이 자기 집에서 편안하게 죽음을 맞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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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더플라워(딱총나무꽃) 차를 샀다. 캐모마일 차와 좀 비슷한데 아주 좋아하는 맛은 아니지만 쌀쌀한 늦가을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구입했다. 안데르센 동화 '딱총나무 어머니'에 바로 이 차가 나온다.

Elder Mother Tree - Kay Nielsen - WikiArt.org







"아, 하지만 그런 동화나 옛날이야기는 쓸데없는 것들이야. 진짜 이야기는 제 발로 찾아와서 내 이마를 톡톡 두드리며 "우리 왔어요!’ 하고 말하거든."

"금방 두드리러 오지 않을까요?"

사내아이가 물었어요. 그러자 어머니는 웃음을 터뜨리며 찻주전자에 딱총나무 꽃을 넣고 팔팔 끓는 물을 부었어요.

사내아이는 침대에 누워 있었어요. 지금까지 꿈을 꾸고 있었는지, 아니면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어요. 찻주전자는 탁자 위에 놓여 있었지만 찻주전자에서 자라나왔던 딱총나무는 어디에도 없었어요.

"엄마, 나 지금 따뜻한 나라에 갔다 왔는데 굉장히 멋졌어요!"

어린 사내아이가 말했어요.

"그랬을 거야. 따뜻한 딱총나무 차를 2잔 가득 마시면 누구라도 따뜻한 나라에 들어가게 된단다."

"그런데 딱총나무 어머니는 어디 있어요?"

사내아이가 물었어요.

"찻주전자 안에 있지! 딱총나무 어머니는 늘 거기 있을 거란다."

어머니가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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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데이비스의 장편소설 '이야기의 끝'은 회고의 방식으로 쓰였다.


Portrait of Mlle C. Lydia Cassatt, The Artist's Sister, 1880 - Mary Cassatt - WikiArt.org 미국 여성 화가 메리 카사트에게 '리디아'란 이름의 자매가 있다.


The End of the Story https://en.wikipedia.org/wiki/The_End_of_the_Story 위키피디어의 설명을 읽어보니 한 비교문학적인 연구에 따르면 이 작품의 화법이 '죽음의 병'(마르그리트 뒤라스)을 연상시킨다고.






하지만 소설 속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 당시에 그가 나에게 신중하게 말하고 내 말을 듣는 데 조금만 시간을 썼더라면 그는 엄청난 수고를, 이 모든 노력을 덜 수 있었을 것이다. 소설은 애초에 쓸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정말 참을 수 없고 지금까지도 절대 참을 수 없었던 건 내가 말하고 싶은 만큼 말할 때까지 상대가 내 말을 충분히 들어주지 않는 것임을 나는 안다. 누군가 관심만 가져준다면 아마 끝없이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방의 전등이 눈이 아플 정도로 밝긴 했지만 그래도 불을 켜고 생각들을 적어내려가다보면 충분히 나아지기도 했다. 아니면 책을 읽거나, 일어나서 따뜻한 우유나 차를 끓여 잠자리로 돌아가 침대에서 마시기도 했다. 무언가를 마시는 게 효과가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어머니나 간병인처럼 나 자신을 돌봐주기 위해 무언가를 했다는 사실이 도움이 된 것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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