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의 장편소설 '우미인초'(송태욱 역)로부터 우에노를 찾아봤다.

By Utagawa Hiroshige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 https://en.wikipedia.org/wiki/One_Hundred_Famous_Views_of_Edo


박람회* 때문에 그곳은 필시 혼잡할 것이라 생각하네. 출발할 때는 가급적 급행 밤기차를 이용할 생각이지만, 급행은 승객이 너무 많을 것이므로 차라리 도중에 하루나 이틀 묵으며 천천히 상경할지도 모르겠네.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연락하겠네. 그럼 이만 줄이네. *1907년(메이지 40) 3월 20일부터 7월 31일까지 도쿄의 우에노(上野) 공원에서 열린 도쿄권업박람회를 말한다.

"가끔 바깥바람을 쐬지 않으면 몸에 해로워요. 봄은 일 년에 한 번밖에 오지 않으니까요." "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은 하고 있지만……""일 년에 한 번이라고 해도, 죽으면 올해뿐인 거잖아요.""호호호호, 죽으면 다 소용없겠지요."

두 사람의 대화는 서로 죽음이라는 글자를 관통하고 좌우로 크게 갈라진다. 우에노는 아사쿠사(淺草)로 가는 길목이다. 동시에 니혼바시(日本橋)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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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나쓰메 소세키 지음 / 유은경 옮김)으로부터 발췌한다.



『上野公園開花図』-Blossoming Cherry Trees in Ueno Park (1888) By Toyohara Chikanobu 豊原周延 - CC0, 위키미디어커먼즈

언젠가 벚꽃이 한창 만발했을 때 나는 선생님과 함께 우에노 공원에 갔다. 그리고 거기서 아름다운 한 쌍을 보았다. 그들은 다정하게 꼭 붙어서 벚꽃 아래를 걷고 있었다.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꽃보다는 그들을 쳐다보는 사람이 많았다.

"신혼부부 같군요" 하고 선생님이 말했다.

"사이가 좋아 보이는데요." 내가 덧붙였다.

선생님은 쓴웃음조차 짓지 않았다. 두 남녀가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 선생님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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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보는 법'(황윤 지음)의 ‘일본으로 건너간 유물들’이 출처이다.





1919년 경의 우에노 공원 By San Diego Air and Space Museum Archive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 우에노 공원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87XX37400164

 

일본 도쿄에 주목할 만한 공원이 하나 있다. 바로 도쿄 국립 박물관, 국립 서양 미술관, 국립 과학 박물관이 집결해 있는 우에노 공원이다.

일본은 자국의 역사와 문화재 연구가 충분히 정립된 시점, 즉 19세기 말부터 한반도와 중국의 유물 수집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일본은 각국의 다양한 유물을 수집하고, 박물관 전시라는 형식을 빌려 자국의 위상을 과시하고자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일본은 근대적 역사관을 정립하고 국가의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그 무렵 유럽의 제국, 즉 영국과 프랑스가 자국의 박물관을 이용한 방식과 유사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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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스 버틀러, 지상에서 함께 산다는 것 / 신성한 일시성

'주디스 버틀러, 지상에서 함께 산다는 것'(주디스 버틀러 지음, 양효실 옮김)의 ‘3장 발터 벤야민과 폭력 비판’ 중 ‘살아 있는 것의 이름으로’의 마지막 문단이다.

Watch Tower, Rafa, Gaza/Egypt 2009년4월 By Marius Arnesen - CC BY-SA 3.0 no, 위키미디어커먼즈  * [“구호품 가자 진입로 확대 논의”…유엔 책임자 요르단행 2023.11.30]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29894&ref=A




할 수 있다면 상상해보자.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어머니에게 자제를 부탁하고 그녀의 명령에 복종하기를 거절하는 것을, 또는 군대가 파업 진압을 거부하고 사실상 파업 자체에 가담해서 무기를 내려놓고 국경을 개방하고 검문 병력 배치나 검문소 폐쇄를 거부하는 것을, 또 너무 많은 슬픔과 비탄의 기억과 예감 때문에 차라리 행동을 자제했던 모든 구성원이 복종과 국가폭력을 유지하려는 죄에서 벗어나는 것을,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살아 있는 것의 이름으로 일어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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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 Miri and Morgan Giles, 2020 Translated Literature NBAward Winners, read from TOKYO UENO STATION 작가 유미리는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으로 2020년 전미도서상을 받았다. 

낙성식 당시의 우에노역사 (1932년 4월 3일) By 『歴史寫眞』昭和七年五月號 1932 - 퍼블릭 도메인,위키미디어 커먼즈 * 우에노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87XX37400161


[아쿠타가와상 작가 유미리, 후쿠시마원전 주변에 서점 낸 이유는 2018. 3. 25.] https://v.daum.net/v/20180325174130330 [빈자는 어떻게 폐기 당하나.. 재일 소설가 유미리가 파헤쳤다 2021. 10. 5.] https://v.daum.net/v/2021100504030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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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23-12-02 1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뜻깊은 책인데 우리나라에는 정작 제대로 못 읽히는 듯싶습니다. 대단히 잘 쓴 글이라고 느껴요.

서곡 2023-12-02 16:00   좋아요 0 | URL
초역될 때 언론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전미도서상을 받고 일본 내에서도 재주목받았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조금씩 더 읽히겠지요...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