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실패는 뒤집어보면 '실패의 선택'이다.

사회는 함부로 망하는 것이 아니라 망할 이유가 있기 때문에 망한다.

사회를 망하게 하는 이유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것이

결정의 오류, 곧 틀린 결정을 선택하고 그것을 따라가기다.

세월호에 관한 이야기 중 적혀 있던 문장이다. 결정의 오류, 틀린 결정을 선택하고 그것을 따라가기.. 한 나라를 다스리는 이의 결정적 선택 오류..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희생당했고.. 아직 제대로 피어보지 못한 꽃 같은 아이들이 바다에서 잠들었다. 그 누군가의 선택이 빨리 이뤄졌더라면.. 어떻게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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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1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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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1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개미' 출간으로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고 이후 '타나토노트', '신', '파피용', '고양이' 등 다작을 출간했다. <문명>역시 프랑스에서 25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로 테러와 전쟁, 전염병으로 인해 인간 문명이 벼랑 끝에 다다른 세상을 무대로 '고양이'의 주인공 바스테트가 활약하는 소설이다.

글자를 읽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는 암 고양이 바스테트. 테러가 일어나고 페스트가 창궐하는 시점에.. 아들 안젤로는 집을 나가버리고 제3의 눈을 가진 피타고라스와 아들을 찾아 나선다. 원래 똑똑했던 피타고라스는 제3의 눈을 가진 후로 더 아는 것이 많아졌고 페스트라는 전염병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쥐들의 공격으로 시뉴섬에 모였던 고양이들과 인간들은 시테섬으로 옮겨갔지만 쥐 군단은 섬을 에워싸고 지원군을 모집하기 위해 열기구를 만들어 떠난다. 열기구가 망가지고 불시착한 곳에서 새로운 쥐 군단을 이끄는 티무르를 멀리서 보게 되고 근처에서 찾은 지원군은 그들을 도울 수 없다 하며 티무르에게 포로로 넘기려 했다. 가까스로 탈출한 집사 나탈리, 피타고라스, 바스테트는 개들이 사는 곳으로 가게 되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게 된다.

그곳은 피타고라스가 살았던 곳으로 여러 동물들을 실험했던 오르세 대학이었다. 티무르 역시 그곳에서 실험했던 쥐였던 것으로 알려졌고 바스테트는 피타고라스처럼 제3의 눈을 가지고 싶은 욕심에 수술을 시도하는데...

테러와 페스트로 인해 섬을 탈출해 지원군을 모집하려는 그들의 시도가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고양이들이 주고받는 대화가 대단하단 생각이 들 정도로 이성적이다. 특히나 바스테트의 엄마가 들려줬다는 이야기들은 정말 말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다. 바스테트는 과연 제3의 눈을 가질 수 있을까? 기대하며 2권으로 넘어간다.

이야기되지 않는 모든 것은 잊힌다.

잊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대상에 불멸성을 부여하는 일이야.

해도 그만이고 안 해도 그만인 일이라면 하는 쪽을 택하렴.

했을 때 생기는 최악의 결과라 해봐야 그걸 하지 말았어야 하는 이유를 깨닫는 거니까.

여태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겠다는 결정에는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건 익숙한 길을 가는 것보다 당연히 위험하지.

삶과 죽음의 결정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란다.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네가 내린 결정은 불평하지 말고 감내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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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생명의 모태일 뿐 아니라 문명 자체의 모태이다.

모태란 유배시킬 수 없고 식민화할 수 없는 것이다.


땅은 지금 우리 자신의 손에 나포되어 유배되고 식민지로 전락한다. 식민 형식의 이 재생산으로부터 우리가 얻는 것은 정확히 광기와 고통이다. 땅은 생명의 모태일 뿐 아니라 문명 자체의 모태다. 말이 어렵다. 아~~ 지금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것은 이 광기와 어리석음의 설득이며 우리를 전율케 하는 것은 그 설득의 사슬 끝에 매달린 죽음의 그림자라 말하는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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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흥미로운 존재인 것은 그에게 비밀이 많기 때문이다.

비밀이 없을 때는 비밀을 만드는 것이 인간이다.

이 문장만 놓고 봤을 때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건 어디 가서 절대 말하면 안 돼. 비밀인데 말이야~~~'라고 운을 떼는 무서운 입들이 눈에 선했다. 인간은 생물학적 존재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문화적 존재이며, 이 문화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생물학적 해명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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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 슬픔을 껴안는 태도에 관하여
박애희 지음 / 수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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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제목을 보면 뭘 견뎌야 할까.. 생각하게 된다. 살아가면서 힘겨운 상황을, 고달픈 상황을.. 마냥 즐겁지만 않은 상황을 견디고 넘겨야 할 때가 참 많다. 그런 이야기일까? 슬픔을 껴안는 태도에 관한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은 박애희 작가의 위로가 충분히 담겨있다.

13년 동안 MBC와 KBS에서 다큐멘터리와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방송작가로 활동한 작가 박애희.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사랑한다면 그들처럼',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을 썼다. 작가님의 전작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와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을 너무 좋게 읽었던 터라 이번 신작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역시 기대가 컸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힘든 일도 참 많고, 난관에 부딪히기도, 좌절하기도 하는 현실 속에서.. 때론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또는 사별)도 경험하게 된다.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겪을 때 큰 상실감과 슬픔은 그 누가 짐작할 수 있을까? 말 못 하는 짐승이라도 함께하는 세월이 크면 그만큼의 시간 동안 쌓인 '정'이 있기 마련.. 특히나 물고 빨고 했던 반려동물의 죽음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동물이 이런데.. 가족의 죽음은 어떠할까.. 할머니들, 아빠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드리고 나니 죽음으로 인한 이별은 없었으면 좋겠다 생각되지만 한정된 삶을 사는 우리에게는 피해 갈 수 없는 과정이라.. 누구나 두 번 이상의 사별은 겪어야 한다. 참 씁쓸한 현실이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야 하는 것.

박애희 작가가 말하는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속에는 그녀가 겪었던 이야기로 위안을 주지만 글 속에서 만나는 가슴속에 박히는 문장들이 한 번 생각하게 만들고, 두 번 곱씹으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가지게 한다. 슬플 땐 슬퍼하고.. 슬프다 내색하자. 안 그래도 아프고 힘든데 꾹꾹~ 눌러 참으며 숨죽이지 말자. 아픔을 표현하고, 또 표현해서 무뎌지게 하자.. 매일을 버티는 우리를 안아주는 문장들을 만나면서.. 직장에서 마주치는 고달픔, 인간관계 속에서 느끼는 고통, 살아가면서 만나는 여러 사람들로 인한 상처들을 꽁꽁 싸매고 있지 말고 바로바로 풀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아름다움은 그렇게 뒤늦게 알게 되는 것일까.

그 안에 있을 때는 모르다가, 떠나고 난 뒤에야 가치와 의미를 깨닫게 되는 일은 여행뿐 아니라

우리 인생에도 내내 반복되는 일이 아닐까 싶다.

가장 위대한 일은 오늘을 살아낸 것, 그리고 자신이 되도록 노력한 것이다.

우리가 막을 수 없는 사랑하는 이의 부재를 견디게 하는 것은 '함께 나눈 이야기'들이라는 사실을.

그리운 이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와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이 내 삶이 되리라는 것을.

많은 받은 만큼 견디려면 많이 주어야 한다. 떠나간 뒤에 우리를 힘겹게 하는 건

언제나 더 사랑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니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이제 막 세상을 깨치고 나가는 20대 일지, 삶을 어느 정도 통달한 4-50대 일지.. 중년 이후의 여유로움을 드러내는 노년기일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책 속에서 만나는 문장들은 느껴지는 크기가 다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에세이를 좋아해서 참 많이 읽었는데 박애희 작가의 글은 진짜 너무 편안하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마음에 와닿는 에세이를 찾는 분이라면 박애희 작가의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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