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제목을 보면 뭘 견뎌야 할까.. 생각하게 된다. 살아가면서 힘겨운 상황을, 고달픈 상황을.. 마냥 즐겁지만 않은 상황을 견디고 넘겨야 할 때가 참 많다. 그런 이야기일까? 슬픔을 껴안는 태도에 관한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은 박애희 작가의 위로가 충분히 담겨있다.
13년 동안 MBC와 KBS에서 다큐멘터리와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방송작가로 활동한 작가 박애희.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사랑한다면 그들처럼',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을 썼다. 작가님의 전작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와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을 너무 좋게 읽었던 터라 이번 신작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역시 기대가 컸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힘든 일도 참 많고, 난관에 부딪히기도, 좌절하기도 하는 현실 속에서.. 때론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또는 사별)도 경험하게 된다.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겪을 때 큰 상실감과 슬픔은 그 누가 짐작할 수 있을까? 말 못 하는 짐승이라도 함께하는 세월이 크면 그만큼의 시간 동안 쌓인 '정'이 있기 마련.. 특히나 물고 빨고 했던 반려동물의 죽음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동물이 이런데.. 가족의 죽음은 어떠할까.. 할머니들, 아빠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드리고 나니 죽음으로 인한 이별은 없었으면 좋겠다 생각되지만 한정된 삶을 사는 우리에게는 피해 갈 수 없는 과정이라.. 누구나 두 번 이상의 사별은 겪어야 한다. 참 씁쓸한 현실이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야 하는 것.
박애희 작가가 말하는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속에는 그녀가 겪었던 이야기로 위안을 주지만 글 속에서 만나는 가슴속에 박히는 문장들이 한 번 생각하게 만들고, 두 번 곱씹으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가지게 한다. 슬플 땐 슬퍼하고.. 슬프다 내색하자. 안 그래도 아프고 힘든데 꾹꾹~ 눌러 참으며 숨죽이지 말자. 아픔을 표현하고, 또 표현해서 무뎌지게 하자.. 매일을 버티는 우리를 안아주는 문장들을 만나면서.. 직장에서 마주치는 고달픔, 인간관계 속에서 느끼는 고통, 살아가면서 만나는 여러 사람들로 인한 상처들을 꽁꽁 싸매고 있지 말고 바로바로 풀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