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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 아스트랄 개그 크로스오버 단편집
정재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6월
평점 :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아스트랄 개그 크로스오버 단편집
요즘 TV에서 개그 프로그램 찾아보기가 힘들다. 몇 해 전 개그콘*트를 보면서 깔깔거리고 웃었던 기억이 있다. 개그 코드가 좀 어이없게 낮은 나에게 그 개그 프로그램 속 희극인들의 모습은 언제나 눈물 찔끔 흘릴 정도의 눈물을 선물하곤 했다. 나이가 들어가고 팬데믹 상태인 현재.. 솔직히 크게 웃을 일이 현저히 줄었다. 그걸 어디에서 채울 수 있을까? 내가 사람들을 웃길 재주를 가진 것도 아니기에.. 책을 통해 충족해 보기로 했다.
개그에 진심인 작가들이 뭉쳐 탄생한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는 11명 작가의 각양각색 4차원 개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단편을 모아 놓은 책이다. 단순한 단편이 아니다!! 황당한데 웃기고, 그냥 웃기기만 하는 것이 아닌 기발하다는 느낌이 딱~ 온다.
말 한마디 잘 못했다가 박 부장에게 미운 털이 박힌 나는 아무도 손대지 않는 창고 정리 명을 받았다. "고철 쪽은 손대지 마"라는 말과 함께. 평소 그 창고에는 박 부장의 아들이 있다, 가발이 들어 있다 등 무수한 풍문이 돌았고 아무도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던 곳이다. 그곳을 정리하러 들어간 나는 금고를 발견하는데... 오~ 좋아~ 돈이라도 나온다면 박 부장!! 잘 있어라~ 말도 던졌겠다 홀가분하게 퇴사하면 좋겠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던 정재환 '창고'
자신을 오징어라 소개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쇠를 차지하러 오는 이들을 피해 열쇠를 없애야 한다며 맞선녀에게 자신의 다리를 먹으라고 하는 허무맹랑해 보이는 맞선남 오진오. 말하는 건 순~ 미친X 같은 말만 늘어놓는 그인데 돌아가는 상황은 또 헛소리가 아닌 것 같은 느낌??!! 독자마저 헷갈리게 만들었던 한고요 '오징어를 위하여'
저승사자들도 최애 구독자로 만들어 버린 저승사자와의 로맨스 작가의 죽음.. 망자를 데려가야 하는데 당장 데려갈 수 없다. 다음 편이 궁금하니까!!! 저승사자들의 서명을 받아 조금이라도 작가의 명줄을 늘리려는 저승사자들의 노력이 가상했던 강엄고아 '임여사의 수명 연장기'
사라진 가슴 뛰는 열정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그린레보 '죽음에 이르는 병, 발기부전! 그대로 놔두시겠습니까?', 진짜 평창이 되어 평창 올림픽을 홍보하는 0 '당신이 평창입니다', 상상 외의 외계인을 만날 수 있는 정도경 '생매장 여관의 기이', 내가 곧 먹은 것이 되는 사피엔스 'You are what you eat', 마계 마왕을 처리하는 과정을 그린 삶이황천길 '무한마계지하던전', 인천 상륙작전의 그 맥아더 신을 받은 이의 서해 용왕 신이 내리려는 자와의 만남을 그린 표제작 유기농볼셰비키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제사를 없애려는 자들 앞에 나타난 조상들의 반란!! 이경희 '살아 있는 조상님들의 밤', 목탁계의 신동을 그린 탱탱 '목탁 솔로'.
짧게 이어지는 단편 하나하나가 진짜 기발하다! 감탄을 연발하게 하지만 경각심을 일으키는 내용들도 있어 마냥 웃을 수만 없었던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요즘 같은 더위에 지친 우리에게 잠깐의 더위를 잊게 해 줄, 참신한 웃음을 선물해 줄 이 책을 웃음이 필요한 모든 분들께 과감히 추천해 본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로부터 선물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