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음식을 공부합니다 - 음식에 진심인 이들을 위한‘9+3’첩 인문학 밥상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1월
평점 :

『음식을 공부합니다』
음식에 진심인 이들을 위한 '9+3'첩 인문학 밥상 <음식을 공부합니다>. 음식을 문화와 인문학, 역사학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연구하는 음식인문학자인 저자 김영하. 부제에 '9+3'첩이라 쓴 것은 12첩의 오류를 알리려고 썼다고 한다. 합하면 12가 맞는데 왜? 하는 의문이 생겼다. 조선시대 왕이 매일 12첩 밥상을 받았다는 역사적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9첩은 중앙의 1과 동서남북의 8개 방향에서 비롯되었고, 9가 부족하다고 여겨 3을 보탠 상차림이 12첩이라고.
이 책은 단순히 음식에 대한 이야기만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1-12강까지 이름의 내력, 음식의 범주, 제조 과정의 핵심, 유행 시점과 장소, 식재료 확보 가능 시기, 시대별로 변하는 품종 등 흥미로운 주제로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요즘 유아들도 좋아한다는 라면을 시작으로 원래 겨울 음식이라고 알고 있었던 냉면, 두부 음식을 즐겨 먹고 있어 두부가 발명된 이야기도 재밌었고 가을 전어로 탈바꿈한 사연, 전주비빔밥은 전주에서 유명해진 것이 아니라는 내용 등 흥미를 유발하는 내용들이 많았다.
보통은 요리법만 적혀 있는 레시피북을 많이 봤었는데 이 음식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와 기원, 시대구분, 사료 비판 등 생각지도 못했던 주제들을 통해 음식을 이렇게도 분류하고, 이런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던 책이다. 우연히 발견된 '와인'과 발명한 '막걸리', 평양냉면이 왜 겨울 음식인지, 양념 배추김치가 등장하게 된 배경 등등 평소 내가 좋아했던 음식들과 그 속에 얽힌 이야기를 읽는 시간은 재미도 있었지만 뭔가 아는 척할 수 있는 자료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이 컸다.
음식을 먹으면서 '음~ 맛있다.'하는 감탄사 외에 주절주절 뭔가 이야깃거리가 생겨 기분 좋았던 책 <음식을 공부합니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