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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평점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개미'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된 베르나르 베르베르. 처음 개미를 만났던 기억은 빽빽한 글씨.. 그러다 읽다 말았던 개미로 기억한다. 책장 어딘가에 꽂혀 있던 책이었는데 이젠 어디 있는지 찾기도 힘들다. 그렇게 작가가 내는 신작의 제목만 열심히 보다가 최근 '문명'을 읽으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찾아봐야겠단 생각이 많이 들었더랬다. 그러다 만난 두툼한 책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다.

과학, 인문학, 상상력의 결합. 베르나르 베르베르 창작의 원천이라는 이 책은 열세 살 때부터 하나둘 모으기 시작한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여 어느덧 수백 개가 되었다고. '개미'와 '신'의 백과사전뿐 아니라 '제3인류'와 '죽음'에서 추려 낸 백과사전이 추가되어 지금의 신판이 탄생했다고 한다. 이거 이거 읽을수록 뭔가 새롭고~ 경이로운,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1장 죽음이란 주제부터 흥미롭다. 심령술 운동의 창시자라는 폭스 목사의 세 딸 이야기를 보면서 어렸을 때 친구들이 즐겨 하던 '분신사바'가 생각났다. 혼령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던 이들로 인해 심령술 신봉자가 3백만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에 빠진 세 자매 중 두 동생은 돈을 벌기 위해 언니가 강제로 무대에 세웠다고 고백했고 재기에 힘썼지만 관심은 예전 같지 않았다고. 두 자매가 사망한 후 폭스 자매가 살았던 지하실 벽 뒤에서 해골이 발견돼 심령술 운동 부흥의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데, 뭔가 진짜 있긴 했던 걸까 의문이 생긴다.
문명에 빠져 '기발하다'를 연발했던 기억이 나는데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기발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아프리카 야생 고양이를 길들였던 고대 이집트, 그들은 고양이를 다산과 치유와 삶의 쾌락을 관장하는 바스테트 여신의 화신으로 여기며 숭배했다고 한다. 이 내용만 보더라도 문명이 생각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제3의 눈을 가지려 노력하던 고양이 바스테트가 생각난다.
처음부터, 원하는 부분부터 읽어도 놀랍기만 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읽으면 읽을수록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진짜 인물 중에 인물이구나 하는 감탄사만 절로 나온다. 뛰어놀기 바쁘고 책도 잘 안 읽었던 열세 살 나이에 이렇게 자료를 차곡차곡 모아온 작가가 대단하게만 느껴진다. 고이고이 아껴서 읽고 또 읽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