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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집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홍은주 옮김 / 책세상 / 2024년 10월
평점 :
『노란 집』
가수로 데뷔해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다는 저자 가와카미 미에코. 가수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작가로는 인정받은 것 같네요. 2007년 '와타쿠시리쓰 인 치아. 혹은 세계'로 등단해 '젖과 알'로 아쿠타가와 상, 시집 '끝으로, 찌를 거야 찔릴 거야 자, 됐어'로 나카하라 주야 상, '사랑의 꿈이라든지'로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 '동경'으로 와타나베 준이치 상을 수상했다고 해요. 2010년 발표한 '헤븐'으로 당대 최고의 여성 작가에게 수여하는 무라사키 시키부 문학상을 수상했고, 2022년 부커상 인터네셔널 부문 최종심에 올랐다니.. 화려한 이력 만큼 책에 대한 관심도 커지게 합니다.
페인트가 과하다 못해 아래로 흘러 내리는 듯한 노란 집의 표지가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이 노란 색이 과연 무엇이기에 이토록 덕지덕지 칠했던 걸까요?
사십 대의 이토 하나는 상해 및 협박, 체포 감금 혐의를 받은 요시카와 기미코 기사를 접하고 "내가 몇 살이 되고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건, 그녀를 잊을 일은 없을 줄 알았다"던 , 하나에게 특별한 존재였던 기미코와 함께했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부모님의 보호를 받아 마땅했던 열다섯의 하나는 므낵바에서 일하는 엄마에게서 독립할 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았습니다. 엄마가 남자친구의 집에 머물 동안 엄마의 동료인 기미코가 잠시 집에 머물지만 말도 없이 떠나버리네요. 설상가상 악착같이 모았던 돈을 엄마의 전 남자친구가 들고 사라진 어느 날.. 기미코가 하나 눈앞에 다시 나타납니다.
함께 가자는 기미코의 제안을 받아들인 하나는 기미코와 함께 스낵바 '레몬'을 오픈하며 란과 모모코, 기미코를 돕는 영수와도 인연을 맺게 됩니다. 하나는 노란색의 금운을 믿는 아이였는데요. 모든 것이 불안하기만 했던 하나에게 이 노란색은 삶의 희망이 되어줍니다.
📖
가족도 없고, 낮의 세계와도 이어져 있지 않고, 신분도 대충이고, 오늘 갑자기 사라져도 아무 문제도 되지 않을 사람.
그런 사람이 밤의 세계에는 많아, 어떤 의미로는 물건 같은 거지. 쓰임새가 다양한 물건.
날려버리는 것도 담그는 것도 제일 만만한. 그런 세계야.
가족의 울타리에서 안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던 <노란 집> 속 하나, 란, 모모코. 이들과 역시나 불운하게 성장한 기미코의 조합은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며 서로를 다독이며 성장하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누구나 평범하게 생각되는 가족이 누군가에겐 간절히 바라는 꿈이 될 수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태어나면서 이룬 가족이 아닌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가족의 해체를 막고 싶었던 마음으로 행한 하나의 행동이 안타깝고.. 이해도 되고 그랬던 작품 <노란 집>입니다. 내가 속한 가족을 돌아보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는 무엇인지 곰곰 생각하게 되네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