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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들의 수프 - 셰프의 독서일기
정상원 지음 / 사계절 / 2024년 7월
평점 :
『글자들의 수프』
최근 여기저기에서 '음식'과 관련된 방송이 참 많이 늘었어요. 먹방 유튜버도 많아지고 음식을 해서 마음을 전하는 이야기도 있어요. 이번에 읽게 된 <글자들의 수프> 역시 음식 이야기가 넘쳐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펼쳐들었는데, 요즘 셰프들은 글도 잘 써야 하는 건가요? 정상원 셰프님 글솜씨가 예사롭지 않네요. 보통 작가님들 글보다 어쩜 더 맛깔스럽고 풍성한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책입니다.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된 프렌치 레스토랑의 셰프였던 작가 정상원은 현재 '맞는맛연구소' 소장으로 국내외 음식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고 해요. 이번 책으로 처음 알게 된 셰프 작가님이지만 왜 이렇게 글을 잘 쓰실까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이미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셨네요. 소설의 문장을 맛으로 표현한 '기억의 도서관'이라는 책을 찾아보고 싶어집니다.
셰프의 독서일기 <글자들의 수프>에는 다양한 작가와 책,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음식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음식만을 강조하지도, 그렇다고 책 이야기만을 강조하지도 않아요. 작가님이 언급해 주는 책들 중 이미 읽은 책도 있었지만 제목만 알고 아직 못 읽은 책이 태반이고 처음 들어보는 책도 있어 나중에 기회 되면 읽어봐야겠다 하고 표시하게 되네요. 거기다 이야기마다 만날 수 있는 음식들 중에서 직접 여행하며 먹어본 음식들도 있어서 자꾸만 반가운 마음이 커지는 책이었어요. 작년 초여름에 남원으로 여행을 다녀왔거든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 장터까지 신나게 다녀왔는데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소개하며 제철 재첩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 맛이 입안에 맴도는 것 같았어요. 이렇게 담백하게 소개해 주는 음식 이야기가 저절로 책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에요.
음식과 책을 좋아하시는 독자라면 장상원 셰프 작가님이 들려주는 <글자들의 수프> 속에서 글자들이 전해주는 맛을 느껴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