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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이비 우즈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7월
평점 :
『사라진 서점』
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는 제목의 책을 만났습니다. 인플루엔셜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비 우즈 작가의 <사라진 서점>인데요. 제목에서부터 불러오는 호기심에 이 책을 안 만나고 넘어갈 수 없었답니다. 과거와 현실을 오가며 환상과 현실을 절묘하게 결합한 글을 쓰는 이비 우즈의 네 번째 소설 <사라진 서점>을 읽고 나니 이전에 독립 출간한 작품에 관심이 가네요. 다행히도 영국에서 차례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에도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남성들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던 여성의 인권, 이 소설의 주인공인 오펄린 역시 오빠로 인해 너무 큰 역경을 겪었어야 했는데요. 남성의 소유물 정도로만 여겨졌던 1920년대를 살았던 오펄린과 현재를 살아가는 마서, 헨리의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됩니다. "책은 그저 종이에 적힌 글이 아니라, 다른 장소, 다른 삶으로 통하는 입구"라고 말하던 아버지를 둔 오펄린은 그런 아버지 덕분에 책과 그 안에 담긴 무한한 세계를 사랑하는 소녀로 자랐습니다. 아버지가 선물한 찰스 디킨스의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판 돈으로 강제로 결혼 시키려는 오빠를 피해 파리로 떠나는 오펄린은 실비아 비치의 도움으로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서 일하게 되며 서적상이라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에밀리 브론테의 두 번째 작품을 찾으려다 서점이 있던 건물을 기웃거리던 헨리, 남편의 폭력을 피해 더블린에서 입주 가정부로 일하게 된 마서는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네요. 마서가 일하는 집의 주인 보든 부인의 존재와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고 운명처럼 다가오는 글자들을 등에 문신으로 새기는 마서도 신비스러우면서도 물음표 가득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게 됩니다. 약혼녀를 두고 고서를 찾아 더블린에 온 헨리와 마서만 보았던 보든 부인의 정체가 무엇인지 책을 다 읽고 난 후엔 가장 큰 궁금증으로 남게 되는데요.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조이스의 '율리시스', 헤밍웨이가 자주 찾던 서점 등 실제 했던 이야기와 판타지가 절묘하게 조합된 <사라진 서점>은 딱 제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이라 더 몰입해서 읽었던 것 같네요. 에밀리 브론테의 두 번째 소설을 찾는 과정에서 사라진 오펄린의 서점을 찾아 나서며 제대로 된 재능을 펼치지 못했을 그 당시 여성들의 모습을 들여볼 수 있었던 <사라진 서점>이었습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