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열린책들 세계문학 289
에밀리 브론테 지음, 전승희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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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여러 출판사에서 번역되어 출간된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을 열린책들 번역본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에밀리 브론테는 '제인 에어'로 유명한 작가 샬롯 브론테와 자매였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샬롯 브론테와는 다르게 <폭풍의 언덕> 발표했을 당시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던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폐결핵으로 너무 이른 나이에 사망했다는 사실입니다. 에밀리 브론테가 건강했더라면 좀 더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해요.

<폭풍의 언덕>은 잉글랜드 북부를 배경으로, 두 세대에 걸친 사랑과 배신, 복수와 구원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읽는 동안 장편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더 재미를 느끼기도 했고요. 캐서린은 나쁜 남자에게 마음을 뺏기는 타입인 걸까요? 히스클리프의 자상하지 못한 행동이 전 썩 기분 좋게 느껴지지 않던데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너무도 닮아 있어서 서로에게 끌렸던 것 같네요.

특이하게도 이 소설은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아닌, 히스클리프의 소유인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에 세입자로 들어온 록우드와 세 든 건물에 딸려 온 하녀장 넬리가 들려주는 언쇼가와 린턴가의 이야기입니다.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의 아버지 언쇼 씨가 데리고 와 키운 아이입니다. 아들 힌들리 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은 히스클리프는 캐서린과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는데요. 하지만 캐서린은 안정적이고 돈이 있는 남자를 선택합니다. 자신을 미워했던 캐서린의 오빠와 캐서린의 남편을 좋아할 리 없는 히스클리프. 그는 힌들리의 아들 헤어턴을 통해 복수를 하기도 합니다.

캐서린을 사랑하지만 돈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 없었던 히스클리프는 에드거 린턴의 동생 이사벨라와 애정 없는 결혼을 하죠. 이 책에서 제일 불운한 주인공을 꼽으라면 단연 이사벨라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히스클리프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있지만 상대는 그렇지 않았고, 그녀의 마음을 돌리려 비아냥 거리던 캐서린도 이해되지 않았어요. 광기와 집착에 가까운 이들의 모습이.. 쉽게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내 마음에 폭풍이 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확실히 보여줬던 책이 아닐까 합니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허먼 멜빌의 '모비 딕'과 함께 영문학 3대 비극으로 꼽히는 <폭풍의 언덕>. 야성적이고 본능적인 인물들과 직접 만나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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