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무자비한 여왕
코가라시 와온 지음, 양지윤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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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무자비한 여왕』

일본에서만 10만 부가 판매된 로맨스 소설 <안녕 나의 무자비한 여왕>은 '이 하늘 위에서 언제까지나 너를 기다리고 있어'의 작가 코가라시 와온의 신작 소설입니다. 저는 이번 책으로 처음 만나게 되는 작가인데요. 조금은 급작스러운 전개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괜찮았다는 느낌입니다. 표지가 예뻐서 관심이 생겼는데 거기다 로맨스 소설이라뇨~^^ 이 계절에 읽기 딱 좋은 책이다 하며 펼쳐 들었는데 내용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은 책이었습니다.

갑자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아리사카 하토.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이 자신의 탓이라 생각했던 걸까요. 엄마는 그 후로 인터넷 건강 모임에 푹 빠져들었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은 멀리하며 야채 위주의 식단과 집안에는 식물들이 넘치도록 들입니다. 하토가 꽃집 아르바이트를 하는 데엔 이유가 있습니다. 집에서 채우기 힘든 영양 보충과 좀 더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죠. 하토는 요리사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그런데 엄마는 좀 더 안정적이고 미래가 보이는 직업을 선택하길 원하네요. 담임과의 상담에서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대답을 끝내 이끌어내는 엄마입니다.

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하토는 병원으로 화분 배달을 갔다가 소노 마키나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가 주문한 화분을 배달하다 사고가 있었고 수습을 한 마키나는 하토에게 스무고개 게임을 제안하죠. 스무고개 게임은 진실을 알아가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마키나는 이야기하며 화분을 배달하는 날 게임은 진행됩니다. 그렇게 자신이 왜 병원에 입원해 있는지, 하토의 꿈은 무엇인지,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마키나가 왜 죽음을 택하려 하는지 등등 게임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두 사람입니다.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인 하토로 인해 엄마는 그 원인을 찾다 마키나가 입원한 병원까지 찾아가게 되는데요. 아픈 사람에게 끝내 냉정한 말을 퍼붓고 돌아오는 엄마가 이해되진 않네요. 그 사실을 알게 된 하토는 급기야 화초에 불을 지르고 마는데요. 하토는 엄마와의 관계, 자신의 장래, 선의로 행한 행동으로 상처받은 친구와의 관계 등 어긋나버린 문제들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요?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자신의 틀 안에 아들을 가두려는 엄마의 모습은 정말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장래희망을 무조건 지지할 수는 없겠지만 세상을 먼저 살아본 인생 선배로 좀 더 그럴듯하게 조언할 수는 없었을까요?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을 때 달라지는 엄마의 태도가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외모로 따돌림을 당하던 친구를 돕고 싶었던 하토의 행동도 너무 과하다 느껴지긴 했지만 주범이었던 아이가 반성하는 모습은 칭찬할만하더라고요. 특히 자신의 희귀질환의 검체를 이용해 치료제 개발을 돕는 마키나가 너무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본인의 선택으로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걸 마키나는 알고 있었을 겁니다.

가볍게 읽기 좋은 로맨스 소설이라 생각했던 <안녕 나의 무자비한 여왕>은 많은 것을 던져주고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선의에 대해, 선행에 대해.. 바꾸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용기를 내야 한다는 사실까지도 말이죠.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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