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커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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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커』

이제 '시간 여행'이라는 설정은 낯설지 않은 소재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보통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 후회되던 부분을 바꾸려 노력하고 그렇게 미래가 바뀌는 이야기들이 참 많았어요.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도 바꾸고 싶은 과거로 이동해 어떻게든 미래를 바꿔 놓으려 하죠. 만약 이렇게 낯설지 않은 뻔함이 <셰이커>에도 있었다면 아마 실망하며 책장을 덮었을 겁니다. 그런데 <셰이커>에는 뻔함을 넘어서는 '역시'가 있었네요.

현재를 살아가면서 이미 지나버린 과거를 돌아보며 '만약에'라는 가정을 많이 하게 됩니다. 내가 그때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그때 이런 행동을 했더라면.. 등등 흘러간 과거의 행동에 대한 후회를 하곤 하죠. <셰이커>의 주인공 나우도 바꾸고 싶은 한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친구를 만나고 기분 좋지 않게 헤어지던 그날, 고양이를 따라갔던 바에서 바텐더가 건네는 음료를 마신 후 시간 여행이 시작됩니다.

정말 바꾸고 싶고, 후회로 가득했던 순간으로 돌아가 마주하게 된다면.. 과거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 생각하며 마냥 기분 좋기만 할지 의문이 생깁니다. 그렇게 바뀌어 버린 과거로 인해 나의 미래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과거 속에선 상상이 안 갈 것 같네요. 2018년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페인트'의 작가 이희영의 타임슬립 판타지 <셰이커>의 주인공 나우를 따라 다섯 번의 시간 여행을 하면서 깨닫는 것이 많아집니다.

과거로 돌아가면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지난날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났고, 만나야 할 사람들은 만나는 운명. 이미 지나간 시간이지만 '지금 이 순간'들이 모이고 모여 나의 과거가 되고, 나의 미래가 되는 것이겠죠. '롸잇 나우'하며 주인공 나우를 부르던 친구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푸른 사과 같은 10대의 풋풋한 사랑, 죽은 연인을 가슴에 품은 채 살아가는 하제, 갑자기 세상을 떠난 절친을 놓지 못하는 여인을 사랑하는 나우.. 이제 그들의 이야기를, 자신들의 시간을 살아가길 응원하게 되네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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